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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2/12 12:55:18
Name 헥스밤
Subject [일반] 사실 나는 영화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사실 나는 영화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한 때는 '싫어했다'라고 말하는 쪽이 솔직할 것이다. 물론 오늘 세 편 정도의 영화를 볼 계획을 세워 둔 상태에서 '나는 영화를 싫어한다'라고 현재 시제를 사용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 되겠지만 말이다.

전 국민의 취미란에 독서와 영화감상이 써 있는 나라에서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싫어한다' 라고 말하는 것은 아마 실제로 취미가 독서 혹은 영화감상인 사람들 만큼이나 소수일 것이다. 하지만 내가 싫다는데 어쩌겠는가. 언젠가는 이에 대해 한번 스스로를 정리해보고 싶었는데 그럴 기회가 통 오지 않았다. 인생을 살아가며 굳이 싫어하는 대상에 대해 생각을 정리하는 귀찮고 불쾌한 작업을 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피할 수 있는 불쾌감은 피하는 게 낫다. 하지만 직시해야 하는 불쾌함이라면 그 근원과 상황을 직시해야 하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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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에는 영화를 참 많이 봤었다. 아마 중학교 때 쯤으로 기억하는데, 하루의 일과는 보통 가족들과 빌려온 비디오를 보는 것으로 마무리되곤 했다. 아마 TV는 싫어하지만 (TV는 사람들을 멍청하게 만든다, 는 아버지의 소시민적/가장적 의견에 기반한다) 가족들과 공유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은 아버지의 가장적인 바램과 관련되어 있지 않았나 싶다. 생각해보니 아버지는 대학 시절 연극을 했다고 한다. 우연히 집안의 서재를 정리하다가 보게 된, 내가 태어난 이후로 단 한번도 소시민의 범주에서 벗어나는 생각과 말과 행동을 보여주지 않은 아버지의 대학 시절 사진을, 그 장발족 히피의 사진을 아마 나는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영화였나, 싶기도 하고. 아무튼 매일 한 편씩 봤는지 삼일에 한편씩 봤는지 일주일에 한편씩 봤는지, 그 시절에는 영화를 제법 많이 보았다. 당시 우리 가족이 살던 상도동의 집 근처에는 신혼 부부가 하던 비디오 대여점이 있었다. 부부는 아기와 함께 있었는데, 아기에게는 왼손인지 오른손인지 기억나지 않는 한쪽 손의 약지 중지 검지 세 손가락이 없었다. 엄지와 새끼손가락으로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던 아이의 모습이 떠오른다. 기괴하다, 라고 말하기 미안해서인지 아니면 실제로 그렇게 느꼈는지 모르겠지만 상식적으로 제법 기괴한 그 장면에서 나는 기묘한 가족적인 따듯함과 안도감을 느꼈던 것 같기도 하다. 선불을 내고 이것저것 많이 빌려보았는데, 대체로 재미없었다. 그렇고 그런 전형적인 헐리우드식 가족 영화를 많이 봤던 것 같다. 아무 고민 없이 떠올릴 수 있는 영화 제목은 두 개 정도다. 자메이카 봅슬레이 팀을 다룬 영화였던 '쿨러닝'과 기계 외계인이 나오는 따듯한 영화 '8번가의 기적'. 그 시간을 찬찬히 되집어 본다면 몇 개의 영화를 더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그다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중요한 혹은 인상적인 문제라면 아버지의 장발 사진이라거나 비디오 대여점 아기의 손가락처럼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나겠지.

고등학교 시절에는 가끔 친구들과 18금 영화를 보곤 했다. 야동이나 성인물은 홀로 조용히 보는 것이고, 친구들과 본 영화는 그냥 18금 영화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는 역시 두 편. '세기말'과 '해피엔드' 였다. 해피엔드는 러브레터와 동시상영을 한 덕에 영화관에서 봤고, 세기말은 비디오로 봤던 것 같다. 해피엔드는 지금 생각해보면 개미밖에 떠오르는 게 없고, 세기말은 정말 강하게 인상에 남았다. 한 일이년 전인가, 영화 일을 하는 친구 K군(앞으로 이 글에서 한두번 더 등장하게 될 것이다. 글이 생각한 대로 쓰여진다면 말이다) 에게 영화에 대해 좀 공부해보고 싶다고, 이론 서적이나 세미나 좀 도와주지 않겠냐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그 이야기를 하면서 재미있게 본 영화를 몇 편 읊었는데, 아마 그때 한국 영화 중에 가장 재미있게 본 영화를 '세기말'로 꼽았던 것 같다. 그리고 친구는 대답했다.

'야. 그냥 영화 공부하지마. 넌 왜 다 망한 영화만 좋아하냐. 넌 안돼 임마.'

아니 난 세기말이 굉장히 성공한 영화였다고 생각했다. 일단 고등학교 시절 즈음부터 영화를 자주 보지 않은 편이었고, 그 와중에 내가 이름을 듣고 직접 볼 정도의 영화였는데 심지어 내가 재밌게 보기까지 했다면 당연히 뜬 영화였겠다 생각했었던 같다. 망한 취향이다. 나는 정말로, 심미안이 형편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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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가면서 이런저런 잡짓을 하면서 영화와는 더 멀어졌다. 일 년에 영화관을 다섯 번 갈까 말까. 그 즈음에 나는 느꼈다. 나는 '시간예술'을 버티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이를테면 나는 소설과 만화책과 미술을 정말 좋아한다. 괜찮은 소설과 미술과 전시회를 당장이라도 몇 개 소개해서 사거나 보게 할 자신이 있다 (이 오만방자한 자신감은 그저께와 어제 다이지로 모로호시의 '바이오묵시룩'과 호시노 노부요키의 '스타더스트 메모리즈'를 영업해서 지인에게 책을 사게 한 데 성공한 데서 나온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을 보는 건 고통스러운 일이고-평생 본 애니메이션의 수가 20편이 절대로 안 될 것이다. 어쩌면 열 편도 안 될지도 모른다-영화를 보는 것도 비슷하게 고통스러웠다. 음악을 듣는 것도 마찬가지다. 무한한 시간 속에서 나의 감상을 즐기는 것은 정말 좋아하는 일이었지만 창작자가 펼쳐 놓은 시간을 함께 걸어가며 감상하는 일은 영 별로인 일이었다. 나는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의 별로 안 중요한 마지막 단락을, 도망치는 남자의 대사도 없고 컷도 몇개 없는 두 페이지를, 로트렉의 위대한 작품 한 점을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편하게 감상할 수 있다. 그것들은 내가 도망치기 전까지는 내게 도망치지 않는다. 하지만 영화와 애니메이션과 음악은 작가가 마련해둔 시간이 넘어가면 훅, 하고 도망쳐버린다. 이는 극도로 자기중심적이고 충동적이고 집착적이며 도착적인 성격과 관련된 문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성격 덕에 시간 예술을 감상하는 것은 너무 힘든 일이었고, 지금도 종종 그러하다. 성격을 고쳐먹지 않는 한 이를 극복하는 건 쉬운 문제가 아니리라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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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라는 예술의 본질적인 문제 다음으로 집고 넘어가야 할 문제는 사람의 문제이다. 역시 나는 시보다 소설을, 음악보다 미술을 좋아하는데, 이는 내 삶의 궤적에서 만난 사람들의 문제와도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물론 훌륭하며 인성 좋은 시인도 얼마든지 있을 것이며 (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덕에 이름을 읊을 자신은 없다) 쓰레기 같은 소설가도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패기가 부족한 덕에 이름을 읊을 자신은 없다). 언젠가 자립음악생산조합에 관한 글을 썼을 때 밝혔듯이, 음악인을 나는 신뢰하지 않는 편이었다. 반면에 디자이너로 일하는 좋은 친구들을 몇 명 알고 있고. 그리고 나는 영화가 좋네 영화를 찍겠네 하는 한심한 무뢰배들을 인생에서 수도 없이 많이 보아 왔다. 물론 괜찮은 친구도 꽤 보아 왔고, 정말 좋은 친구도 만났다. 글의 앞부분에서 언급한 K군 말이다. 하지만 한 줌의 소금과 같은 그들로 구제할 수 없는 엉망진창인 놈들을 너무 많다. 편견을 가지지 않으려 노력하는 편이지만 아직 인격이 덜 성숙된 탓인지, 나는 시인과 영화인을 대할 때 아직도 기묘한 긴장감을 느낀다. 하지만 이 문제는 다행히 수많은 괜찮은 영화인들과 K군 덕에 많이 해결되었다. 헐리우드의 대규모 영화를 좋아하는 K군은 학원 강사를 하던 시절 동료 강사였다. 비슷한 연배였고, 심지어 집도 걸어서 10분 거리였다. 기묘한 술버릇을 가진 것 빼고는 참 괜찮은 친구였고 그 기묘한 술버릇도 기묘할 뿐이지 민폐를 끼치는 형태는 아니었기에 별 문제 없었다. (술을 마구 퍼마시다가 야 나 10분만 잘께. 하고 10분 자고 일어나서 또 술을 마구 퍼마시다가 야 나 5분만 잘께. 하고 5분 자다가 일어난다) 그는 삶에서나 연애 문제에서나 굉장히 성실하고 올곧은 친구였고, 영화에 대해 떠들 시간에 영화를 보고 만드는 편이었다. 물론 안타깝게도 개성보다 완성도를 우위에 두는 그의 습관 덕에 그의 시나리오는 언제나 무난하게 재미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지나치게 성실한 덕에 대사가 모조리 문어체라 내가 몇 번 그의 단편 시나리오 대사를 첨삭-이라고 하고 거의 재창작에 가까운-해 준 적이 있지만. 게다가 그는 명언 제조기였다.

내가 생각하는 그의 최고 명언은 '대학 시절 독립영화 작업을 할 때 느낀게 있는데, 사람들은 영화 자체에 대해 고민해야 할 시간에 누가누가 더 발음하기 힘든 제3세계 감독의 영화 이름을 외우는 데 시간을 보내는 것 같아'라고 생각한다. 아, '몽상가들'에 대한 그의 한줄평도 치명적이었다. '386짓거리도 양놈들이 하면 다르다니까. 우린 망했어. 저런 후일담 텍스트를 생산하는 선배들이 있었더라면 우리 삶도 더 행복했을텐데.'

그는 정치적으로는 좌파였지만-나와 같은 사회당원이었다-예술적으로나 생활론적으로 상당히 보수적이고 자신의 예술에 성실한 매력적인 젊은이였다. 마루야마 겐지는 그의 명저 '소설가의 각오'의 상당 부분을 '진짜 문학인'이 아닌 '문학인의 분위기만을 전유하는' 머저리들을 비난하는 데 할애한다. '문학인의 분위기만을 전유하는' 사람들은 말이 많고, 작품을 고민해야 할 시간에 술이나 퍼마시며, 그걸로 여자를 꼬시는 데 삶을 소진한다. 그런 말이야 누구나 할 수 있겠지만 '언어의 수도승'이라는 평가를 받는 소설가가 저런 말을 하면 그 힘은 달라진다. 그리고 역시 아무래도, 문학보다 힙한 영화의 측면에서, 머저리들을 너무 많이 봤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K군에게 정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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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정도로 고민해 볼 문제는 예술의 상업성과 평가성에 대한 문제이다. 나는 한 때, 상업적인 예술은 예술이 아니라는 정말 멍청하고 막돼먹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상업을 고려하고 창작되는 예술은 예술이라 부를 수 없으며, 상업적인 기준에서 평가되는 예술 또한 예술이라고 할 수 없다, 고 대충 예비군 훈련을 빡세게 받던 시절까지 생각했던 것 같다. 사실 이것은 당시에 내가 말하면서도 좀 개소리같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하지만 나는 그 시절 순수 예술과 순수 학문의 우위를 신봉하던 머저리였기에, 어떻게든 순수 예술에 대한 방어 논리를 만들어내고 싶었고 가장 편한-그리고 가장 조악한, 마치 뗀석기같은-논리를 집어들었던 것 같다. 지금의 내 기준은 글쎄, 복잡하다. 사실은 나도 지금의 내가 어떤 관점에서 예술과 학문, 혹은 그 외의 '순수'와 '실용'이 대립하는 그 모든 영역들을 바라보고 있는 지 모르겠다. 다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나는 순수가 순수하지 않다는 것을 더 이상 머리로만 이해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멍청한 나는 학부 때 사회학을 공부한다면서 대체 뭘 공부한 건지 모르겠다. 저 당연한 전제를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데 그렇게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니.

순수는, 과학과 마찬가지로 시대적/상황적 배경 위에 서있는 '순수의 세계'의 행위자들의 것에 불과하다. 그것에 '순수'라는 표현을 쓰는 건 지나치게 근대적이다. 물론 '순수의 세계'의 행위자들, 그 모든 미식가들과 평론가들과 감상자들은 분명히 나와 같은 가벼운 사람보다 더 체계적인 고민을 지녔으며, 그러한 고민이 그 세계 안에서 어떠한 방식으로든 인증된 사람들이기에, 그렇게 구성된 세계를 무의미한 세계로 규정하는 것은 역시 또다른 머저리짓이 될 것이다. 만일 훈련되지 않은 누군가가 내가 좋아하는 사회학 이론에, 혹은 술에 대해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한다면 나는 시간이 남는 한 그를 강하게 공격할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명확한 것은, 이 시대에 순수의 영역 외부에 존재하는 자본이나 대중의 영역은 우리들 이전 시대의 종교가 만들어낸 수 많은 건축학적 성취들 (물론 종교 자체야 대체로 장점보다 단점이 많으나, 단점은 내 시대의 것이 아니다)이나 귀족이 만들어낸 수 많은 음악적 성취들 (물론 귀족도 대체로 장점보다 단점이 많으나, 이하생략) 을 만들어낼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다. 독립 영화에서 화려한 특수효과나 압도적인 연기를 기대하는 것은 역시 힘든 일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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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기의 이유와 다른 소소한 이유들로 나는 한때 영화를 정말로 혐오해왔다. 하지만 역시 사람의 사고나 취향은 변하는 것이 아닌가. 무엇이 우선하는 지는 알 수 없겠지만. 아무튼 바로 지금의 나는 이전의 나에 비해 영화에 조금 더 열려 있다. 모르는 일이다. 또 몇편 보다가 찍 싸게 될지도. 대학 시절이었나, 우연히 라스 폰 트리에의 도그빌을 보고 완전히 패닉했었던 기억이 있다. 뭐야, 영화가 이렇게 훌륭한 예술이었던가. (아직도 나는 인생의 영화로 도그빌을 뽑는다) 그리고 몰아서 어둠 속의 댄서와 백치들을 보고 오, 영화란 정말 좋군. 영화를 자주 봐야겠다 하고 마음먹었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마음만 먹고 이런저런 영화를 몇 편 보고 그 이후로 한동안 영화 같은 건 보지 않았던 것 같다. 또 그렇게 될 지도 모르지. 안 그럴 지도 모르고. 모르겠다. 대충 토마토 수프를 끓여 밥솥에 굳어진 며칠 된지 기억도 안 나는 밥을 먹고, 인사이드 르윈이나 보러 갈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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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2/12 13:40
수정 아이콘
제가 드라마나 영화, 애니매이션을 보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군요. 정해진 요일과 정해진 시간에 한 자리에 찐득하게 앉아서 봐야하는 드라마를 제대로 텔레비전에서 '시청'해본 적이 언제였나 싶고, 뒤늦게라도 20여편을 몰아서 보는 행위는, 그 작품이 아무리 재미있다해도 얼마나 지루한 작업인지 모릅니다. 그나마도 음악을 듣는 건 좋아한다고 생각합니다만, 막상 저의 스피커는 제가 컴퓨터를 하고, PGR을 하고 있음에도 조용할 때가 더 많습니다. 음악 들어야지! 하고 마음을 먹어야 그제서야 멜론을 킨다거나, 유튜브를 연다거나 하죠. 공감되는 부분이 많네요.

저 역시 취미란에 쓸 것이 너무 없다는 것을 깨닫고, 기타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취미가 '기타연주'라니, 제가 생각해도 멋드러진 취미이다 싶었죠. 1년을 넘게 나름대로 열심히 연습하다 보니, 취미란에 쓰기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는 되는 것 같습니다.

사실 헥스밤님의 글을 읽을 때면, 2008년 즈음 군대에 있을 때 한 줄기 오아시스가 되었던, 책마을이라는 곳이 생각납니다. 왠지는 모르겠네요. 거기서는 모두들 치열했던 것 같은데, 헥스밤님의 글에서는 그런 치열했던 흔적들이 남아있는 것 같아서일까요.
헥스밤
14/02/12 13:41
수정 아이콘
어 저 책마을 출신인데..반갑습니다.
14/02/12 13:44
수정 아이콘
이야 댓글을 달 때도 쓸까 말까 망설였는데, 촉이 기가 막히군요. 아마 제 예상에는 저보다 빨리 군생활을 하셨을 것 같은데, 책마을에서 근근히 이어져오던 텍스트들에서 마주쳤던 이름이셨을지도 모르겠군요. 크크
애패는 엄마
14/02/12 14:59
수정 아이콘
책 마을 출신들이시네요. 인다큐알은 활동 안하셨겠네요. 음악 안 좋아하시니.
14/02/12 16:19
수정 아이콘
좋아합니다만, 그 당시에는 인터넷창 하나 켜는 것도 벌벌 떨면서 했던지라.. 다른 데 쏟을 심정적 여유가 없었습니다? 크크
애패는 엄마
14/02/12 17:17
수정 아이콘
저도 책 마을 활동은 했는데 인다큐알의 운영진 할정도로 참여해서. 크크
헥스밤님 글 보니깐 시인부락도 있었죠+그리고 축구까지
헥스밤
14/02/12 15:34
수정 아이콘
촉이 굉장하시네요. 05-06 시절에 사회학과 연애에 대한 글을 쓰던 책마을 필징이었습니다 흐흐. 08때면 제 동생이 활동하던 시기였겠네요.

책마을과 인다솔큐알, 미완의 필름, 큐브, 시인부락에서 활동했었습니다 흐흐
LG twins
14/02/12 15:53
수정 아이콘
프린터 매뉴얼을 보고 감상문을 쓰던 그런 시절에, 저도 거기 있었는데 반갑습니다!
14/02/12 16:15
수정 아이콘
사회학과 연애, 그리고 동생분이 활동하셨다는 말씀에 바로 누구신지 깨달았습니다. 동생분이랑은 몇 마디 주고받았던 기억이 있네요.
사실 이전의 글을 읽을 때에도 뭔가 비슷하다!는 느낌을 갖고 있었는데 들어맞으니 기분이 묘하군요.
책마을 시절에는 더 거칠고 마초적이고 강렬한 분위기였는데, 여기서 보는 글들은 더 정제되고 가라앉았지만 세월이 담겨 깊어진 느낌입니다. 그 때에는 헥스밤님도 지금보다 훨씬 어린 나이였으니까 그랬으려나요.
반갑습니다.

그때는 이런 저런 논쟁에도 피튀기게 참여하셨던 것 같은데, 피지알에서는 그런 모습이 안 보여서 못내 서운합니다? 크크
一切唯心造
14/02/12 13:41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상업이라는 글자가 붙지 않은 채 예술이라는 탈을 쓰면 사람들과 멀어지는 것 같아요
순수문학들도 상업이라는 글자를 좀 달았으면 좋겠습니다
돈이 되면 쓰레기도 늘어나겠지만 어차피 지금도 쓰레기가 많은 터라 그거 조금 더 늘어도 별반 차이가 없을 것 같거든요
좋은 소설도 쓰레기 가운데 몇 개 튀어나오지 않을까 뭐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14/02/12 13:49
수정 아이콘
영화가 훌륭한 예술이었음을 다시 확인하는데 인사이드 르윈은 참으로 탁월한 선택같습니다
인사이드 르윈이라면 한동안 다시 영화를 볼 수 있게 만들 수 있을 듯 하네요
뭐 이어지는 영화로 조선미녀삼총사같은 것만 선택하지 않으면 되겠죠 크크
헥스밤
14/02/12 15:35
수정 아이콘
지금 막 보고 주저없이 다음 상영작, 시네도키 뉴욕 표를 바로 질렀습니다. 말씀대로의 영화네요.
Darwin4078
14/02/12 13:56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스타더스트 메모리즈 작가는 호시노 유키노부입니다.
어쨌건, 스타더스트 메모리즈는 참 좋은 작품이죠. 동명의 건담0083 외전도 명작이구요.
하지만 건담0083에는 니나 퍼플톤이라는 생각만해도 빡치는 우주 double year가 있는데..-0-; 아.. 이건 아니고..

자본주의 시대에 순수라는게 의미가 있는 개념인지도 잘 모르겠네요.
아니, 애초에 예술이란게 다수의 공감대를 얻어야 하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순수가 어떻고 하는게 창작자의 자위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지니쏠
14/02/12 13:59
수정 아이콘
앗. 저도 도그빌이 인생의 영화예요! 흐흐. 글 재미있게 봤어요.
yangjyess
14/02/12 14:10
수정 아이콘
순수의 영역과 자본,대중의 영역이 분리되어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순수의 영역 외부에 존재하는 자본과 대중이 글쓴분에게 인정받을만한 성취를 이루어낼 수 있었던것은, 자본과 대중이 순수가 가지지 못한 힘을 가지고 있어서가 아니라 순수의 영역과 겹쳐지는 부분의 장점을 겹쳐지지 않는 부분의 도움을 얻어 잘 살려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쓴분께서 지적한 양쪽의 '머저리짓'만 하지 않고 순수는 순수대로 자본과 대중은 자본과 대중대로 그 장점을 살려 본분을 다하면 그만인 것입니다.
我無嶋
14/02/12 14:15
수정 아이콘
그래서. 음악은 한곡만 끊임없이 돌려듣곤 합니다. 이틀, 삼일..
아직 영화는 그게 힘들어요. 구간반복이 감흥을 줄 수 없는 방식이라 그렇겠지만 내가 그들이 제시하는 시간의 총량뿐 아니라 속도와 리듬이 어긋나면 그걸 맞출 능력이 없는 것 같아요.
14/02/12 14:28
수정 아이콘
"시간예술을 버티지 못하는 사람" 정말 와닿는 말이네요 저랑 똑같아요 크크 그래서 영화보다 게임을 합니다?
도들도들
14/02/12 15:27
수정 아이콘
영화는 지난 백년간 꾸준히 문학을 닮고자 했습니다. 서사의 내용이 아니라 근대예술의 패자로 불리는 문학이 가진 그 '지위'를요. 사실 순수예술과 상업예술의 구분 또한 근대문학이 저 고결한 세계로 올라가기 위해 지난 2백년동안 분투했던 결과물이죠.
SuiteMan
14/02/12 15:33
수정 아이콘
숨쉬는것만큼 만만한 취미 독서와 영화감상..중학교때 취미가 영화 포스터 모으는것일 정도로 비디오 가게에서 살았는데 나에게 그런 시절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영화를 보는 횟수가 많이 줄었네요. 그리고 영화를 보는 관점도 많이 변했구요. 말씀해주신 도그빌은..(최근 섬노예 사건 보면서 생각난 영화였어요..) 첨 봤을때 이 감독은 천재다라고 말하며 주위에 추천하고 다녔는데, 다들 말씀하신 시간을 버티지 못하더라구요. 속도감을 따라가지 못한것은 아니고, 이뭐병 이러지 않았나 싶고요. 현재는 솔직히 고백하면 디씨나 마블의 영웅류 블럭버스트 쾅쾅이 좋네요.
사티레브
14/02/12 16:19
수정 아이콘
인사이드르윈 진짜 버텨내야되는 영화인데...
개인적으로는 가끔나오는 캐리멀리건 그리고 르윈의 음악만 종반의 전의 지루함을 달랬고(캐리멀리건이 노래할때만 만족했던듯) 종반에 와서야 이걸보려고 여태까지 버텼구나 했습니다
열혈둥이
14/02/12 16:46
수정 아이콘
앗.. 저도 비슷한 사람입니다.

소설이나 만화는 나의 감상시간을 내가 컨트롤 하는데 비해 영화나 애니매이션은 그런게 없죠. 집에서 볼때의 스페이스 바 정도?..
싫어하는건 아니고 가끔 영화도 위대하다고 느끼는데 감상의 방법 자체가 제가 책쪽이랑 더 맞는거 같더라구요.

제 옛 여자친구는 정반대로 그런 이유로 애니나 영화만 좋아했었죠.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저절로 흘러가지 않느냐며..
王天君
14/02/12 17:58
수정 아이콘
저랑 비슷하시네요. 그런데 전 영화는 기꺼이 버팁니다. 드라마는 아예 보지를 못하고요.
영화는 미술, 음악, 소설, 연극, 모든 것이 결합되어 있는 장르라서 그런가부다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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