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3/12/10 00:45:26
Name 스테비아
File #1 001.jpg (1.81 MB), Download : 80
File #2 002.jpg (356.4 KB), Download : 9
Subject [일반] 훈련병들의 수기.




국방일보에서 훈련병들을 대상으로 수기를 공모한 적이 있었습니다.

제가 있던 신병교육대대에서도, 훈련을 받고 있던 훈련병 중 희망자를 대상으로 주말에 수기를 받았습니다.
국방일보에 자신의 글과 사진이 올라가고, 집으로도 보내진다는 게 좋았는지
생각보다 많은 편지들이 행정반 책상 위에 쌓였습니다.


베스트만 몇 개 추려서 대대에 올리고, 나머지는 전부 버려야 했지만
정말 구구절절히 쓰여진 편지들이 혼자 읽기엔 너무 아까워서 따로 보관해 뒀습니다.
저도 군생활을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았을 때라, 보면서 너무 공감이 돼서 눈물이 날 정도였습니다.



마지막 편지의 주인공은 약간 지능이 부족하고 자폐 증세가 있는 친구였습니다.
모포 개는 법을 알려준 다음 날. 다들 아침점호 준비를 마쳤는데도 모포가 똑바로 개지지 않는다고 처음부터 다시 개고 다시 개기를 반복하던...
사격장에 올라오면 그 누구보다도 긴장하고(교관도 같이 긴장;) 조준도 느려서 도저히 못할 것 같았는데 어찌어찌 기적적으로 합격도 했던...
수류탄 교장에선 맨 마지막으로 밀려있다가 연습용 수류탄으로 대신하려 했지만, 대대장님 지시로 저랑 같이 한 발 남은 수류탄을 던졌던...(ㅠㅠ)

그런 친구가 이렇게 예쁜 글씨로 의젓하게 글을 써 와서 더 감동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고, 때로는 그 때가 할 일이 정해져서 마음은 편했다고 느낄 군생활이지만
저처럼 수천의 훈련병/이등병들의 모습을 보게 되면 절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게 됩니다.....ㅠㅠ

아무튼... 여러 말보다는 그냥 같이 느껴보셨으면 하는 마음에 올리게 되었습니다.
훈련병 시절 추억을 떠올리며 같이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p.s.
제가 내일부터 오키나와로 여행을 가게 되었습니다.
자랑글....이 아니고 혹시 보안상의 문제가 발생하거나 피지알에 적절치 않은 글이면 운영자분들께서 삭제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3/12/10 07:12
수정 아이콘
요즘 젊은 남자분들은 글씨 정말 예쁘게 쓰네요. 전 악필인데.... -_-
13/12/10 10:27
수정 아이콘
아마 잘 쓴 글씨만 모아놓은 것이 아닐까 합니다. 저도 악필이라....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48377 [일반] 운전면허를 땄습니다. [40] 구라리오3710 13/12/10 3710 0
48376 [일반] 골든글러브 발표 ... 투수 골글은 손승락 [117] Duvet8479 13/12/10 8479 0
48375 [일반] "교과서에 동성애 옹호 반론도 실린다"라는 기사입니다. [67] 오카링5560 13/12/10 5560 3
48374 [일반] 퇴원했습니다...+ 간단한 돌직구 후기!! [22] kogang20015895 13/12/10 5895 8
48373 [일반] 새누리당, 양승조 장하나 의원 제명안 제출 [84] 삭제됨5509 13/12/10 5509 5
48372 [일반] 호빗 서울지역 cgv 상영불가 [46] Rorschach8973 13/12/10 8973 0
48371 [일반] 책을 냈습니다 + 축구 서적 추천 [29] 구밀복검8509 13/12/10 8509 12
48370 [일반] 졸업유예자와 유급자도 동원훈련갑니다. [72] 영웅과몽상가6684 13/12/10 6684 0
48369 [일반] [추천곡] 이적 - 서쪽 숲 [23] 쌈등마잉5152 13/12/10 5152 1
48368 [일반] 2014 K리그 드래프트 명단이 발표되었습니다. [12] 삭제됨4015 13/12/10 4015 0
48367 [일반] 결국... 의결되었습니다. [162] 포포탄13198 13/12/10 13198 16
48366 [일반] 넥센의 맹공이. 박병호 5억으로 마무리되고 있습니다. [33] Leeka7651 13/12/10 7651 0
48365 [일반] 한화 이글스 Felix Pie 영입 [25] Duvet6176 13/12/10 6176 0
48364 [일반] [MLB] 텍사스, 추신수에 6년 138m 오퍼 [58] 리콜한방8152 13/12/10 8152 1
48363 [일반] 오오츠카 아이, 10주년 기념으로 써보는 글. [23] 민머리요정5931 13/12/10 5931 0
48362 [일반] 산업기능요원의 변화로 느껴지는 것 [30] 금붕어4375 13/12/10 4375 0
48361 [일반] [영상] Every Little Thing을 추억하며 [24] 처음이란4252 13/12/10 4252 0
48360 [일반] 탁월했던 더 지니어스 시즌2 배경음악들. [30] 냉면과열무13569 13/12/10 13569 10
48359 [일반] [MLB] 로이 할러데이 은퇴.jpg [27] 김치찌개5543 13/12/10 5543 0
48358 [일반] 책 나눔? 을 할까 합니다. [12] 삭제됨3262 13/12/10 3262 1
48357 [일반] 우리나라의 막걸리를 가장 사랑하는 국가 Top10 [9] 김치찌개4538 13/12/10 4538 0
48356 [일반] 미국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신차 브랜드 Top10 [1] 김치찌개3552 13/12/10 3552 0
48355 [일반] 전 세계 500대 기업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국가 Top10 [4] 김치찌개3806 13/12/10 3806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