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3/11/03 14:42:25
Name The xian
Subject [일반] [일상] 나쁜 소식, 좋은 소식
본업 외에 저는 또 한 가지 비정기적인 일을 해 왔습니다. 글을 써 왔지요.

자유로운 글을 쓴 적도 있었고, 글을 청탁한 사람의 필요와 주제에 맞는 글을 쓴 적도 있습니다.
주로 본업과 관련된 글을 쓰지만 때로는 본업 아닌 부분에서도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본업이 있었는데도 계속 일을 한 건. 뭐. 간단합니다. 돈이 필요하니까요. 하지만 제때 주면 많이 주든 적게 주든 따지지 않았고.
오는 일 막지 않고, 가는 일 잡지 않았고, 돈을 받고 쓰는 글을 제 쪽에서 그만두는 일은 없었습니다.
그렇게 약 1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 계속 글을 쓸 수 있었지요.


그런데 최근 두 달 사이에, 제가 연재 중인 두 곳에서 모두 일감이 중단되고 말았습니다.

한 곳은 요즘 본업과 관련된 세간의 풍파를 이기지 못하고 잠정 휴간 되어서 아예 없어지고 말았고,
다른 한 곳도 요즘 위태위태한지 갑자기 모든 외고를 잠정 중단한다고 통보해 왔습니다.


어쨌거나 그래서.

나쁜 소식은, 제가 글 쓸 곳 없는 글쟁이가 된 것이고.
좋은 소식은, '마감'에서 약 10년 만에 자유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보잘것없는 글이라 해도 한 건의 글을 위해 짧게는 며칠, 길게는 1주일에서 10일 정도의 자유시간과 휴일을 다 소모해야 했고.
마감일 며칠 전이 되면 본업에서 무슨 일이 있든 말든 잠도 거의 못 잘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지요.
(참고로 가장 긴 작업을 했을 때는 게임 단행본 한 권 혼자 썼을 때인데. 한 달이 걸렸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이런 저를 보며 몇억원짜리 글을 쓰는 것도 아닌데 뭐 그리 유별나냐. 라고들 하지만.
어떤 일이든 기한에 임박하면 그래왔던 습관은 글을 쓸 때도 마찬가지이기도 했고.
얼마짜리 글이든 배우고 성장하는 기회라 여기고 일을 받아들였기 때문에 더 그랬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 동안 원고를 부탁하던 사람들도 다른 곳으로 많이들 떠나고,
이제 저도 나이가 적지만은 않아서 이렇게 일이 끊기면 다른 일이 언제 또 들어올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마 요즘 본업과 관련된 헛짓거리들이 너무 많아서 영원히 일이 안 들어올지도 모르겠네요.
이 참에 '부탁받은 글'이 아니라 '내 글'을 쓰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아직은 머리 속에 잘 그려지지 않습니다.


그래도. 지난 10년 동안 글을 쓰고 많이 배울 수 있어 좋았습니다.


- The xian -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그대지킴이
13/11/03 15:32
수정 아이콘
매번 감사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yurilike
13/11/03 15:43
수정 아이콘
수고 많으셨습니다. 앞으로 부탁받은 글이 아닌 내 글을 쓰시는 모습 기대해 봅니다.
13/11/03 15:51
수정 아이콘
해 온 일이 여러 가지일수록 경험이 있으시니 좋은 글 쓰실걸요
가만히 손을 잡으
13/11/03 19:42
수정 아이콘
그럼 여기에 글 써주시면 되겠네요. 시안님.
마감은 없고 원고료는 추천으로 드릴게요. 글 써주세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47508 [일반] 보아의 No.1에서 보여지는 달 (by Apatheia) [21] 6718 13/11/05 6718 6
47507 [일반] 올시즌 프로야구 골든글러브를 예상해 봅시다 [48] 원효로6109 13/11/05 6109 0
47506 [일반] 공직자의 정치중립성에 대하여. [10] nickyo4114 13/11/05 4114 2
47505 [일반] [잡담] 풍납동 영파여고 니네집 [17] 언뜻 유재석6481 13/11/05 6481 5
47504 [일반] <단편> 카페, 그녀 -32 (연애하고 싶으시죠?) [13] aura4408 13/11/05 4408 0
47503 [일반] 올시즌 프로야구 FA들 가격을 예상해 봅시다. [100] why so serious6240 13/11/05 6240 0
47502 [일반] 할머니께 배운 사투리 단어들 [18] ramram8714 13/11/05 8714 0
47501 [일반] 클래식 음악가가 듣는 대중가요... [15] 표절작곡가4873 13/11/05 4873 6
47500 [일반] [야구] 두산은 FA 시장에 불참하기를 권합니다. [57] 삭제됨6265 13/11/05 6265 1
47499 [일반] 미투데이. 내년 6월 서비스 종료 [29] The xian6023 13/11/05 6023 0
47497 [일반] 원고지 삼 매의 무게: 김훈 "거리의 칼럼" [21] js8614 13/11/05 8614 3
47496 [일반] 이번 프라이머리 사태를 보고.. [46] 로랑보두앵7734 13/11/05 7734 0
47495 [일반] 김국방장관, 대국민 심리전 사과할 일 아니다. [121] 삭제됨7091 13/11/05 7091 0
47494 [일반] [잡담] 텍사스 시골 마을의 할로윈. [39] OrBef7498 13/11/05 7498 6
47493 [일반]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청구안 국무회의 통과 [232] 분수8242 13/11/05 8242 0
47492 [일반] 소녀시대/임창정/성시경/김조한/피에스타/ZE:A의 MV, 태양/missA의 티저가 공개되었습니다. [15] 효연광팬세우실5779 13/11/05 5779 1
47491 [일반] 이상우 노래 10곡이요. [18] 10823 13/11/05 10823 0
47490 [일반] 2년차 공돌이 직장인이 본 경제 - 1. 미국과 달러 [17] 타인의 고통5677 13/11/05 5677 1
47489 [일반] 어디든지 가고 싶을 때 - 2-1. 별밤열차 V-Train [32] ComeAgain6241 13/11/04 6241 15
47488 [일반] 워크래프트 영화 이야기나 잠깐... [44] 동지5522 13/11/04 5522 2
47487 [일반] 시계 이야기: 추게특집, 무엇이든 물어보려면? [33] 오르골11395 13/11/04 11395 10
47486 [일반] 이석기의 RO, 온라인 정치선전조직 운영 [25] 넷째손가락4590 13/11/04 4590 0
47485 [일반] 2014년을 기다리고 있는 할리우드 영화들... [25] Neandertal5699 13/11/04 5699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