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3/04/17 18:24:17
Name 알고보면괜찮은
File #1 918618.jpg (170.8 KB), Download : 71
Subject [일반] 명릉과 홍릉1-죽을 때도 타이밍을 맞춰야 한다


  명릉은 조선 숙종과 그의 계비 인현왕후, 두번째 계비 인원왕후의 능입니다.  보면 꽤나 이상한 구조의 능입니다.  단순히 왕과 왕비 둘이 함께 있는 능이라서가 아니라 그 배열이 특이합니다.  업로드된 사진을 보면 가장 왼쪽에 있는 단릉이 인원왕후의 무덤이고 그 오른쪽에 나란히 놓인 쌍릉이 숙종과 인현왕후의 능입니다.  셋이 같이 있다지만 하나는 어쩐지 곁방살이하는 느낌입니다.  더군다나 정자각이라든가 홍살문도 숙종과 인현왕후의 쌍릉에 맞춰져있구요.  즉 애초에 명릉은 숙종과 인현왕후 둘만을 위한 능이였던 거죠.
  1701년 인현왕후가 37살의 나이로 죽자 숙종은 명릉을 만들고 인현왕후 옆자리를 비우고 표시하여 나중에 그 곳에 자신이 묻히기로 결정합니다.  그리고 1720년 숙종이 죽고 생전에 정해놓은 그 자리에 묻혀 숙종과 인현왕후 쌍릉이 이루어집니다.
  
   영조 33년인 1757년 3월 26일 숙종의 두번째 계비이자 당시 대왕대비였던 인원왕후가 죽습니다.  당시 나이는 71,  어느 정도 죽음에 대한 준비가 되어있었고 묫자리 또한 정해져 있었죠.  지금 인원왕후가 묻혀있는 곳에서 약 400보 떨어진 자리가 원래 인원왕후가 정해놓은 자신의 묫자리였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아니, 문제가 이미 있는 상황에서 인원왕후가 죽은 거였죠.  인원왕후가 죽기 한달 전에 영조의 왕비 정성왕후가 죽었거든요.  그래서 한창 능을 만드는 중이었습니다.  바로 홍릉이었죠.  나중에 영조도 같이 누울 자리였기에 그 공사에 어마어마한 비용이 들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또 능을 만든다?  왕릉을 만든 다는 건 단지 무덤 봉분 하나만 덜렁 만드는 게 아니라 주변 석물에 정자각을 비롯한 온갖 부속 건물에 등등 많은 비용과 인력이 소모되는 일이었습니다.  거기다 원래 정해놓은 인원왕후의 묫자리에는 소나무 숲이 있었는데 그 숲을 벌채하려면 또 막대한 비용이 들 게 뻔했습니다.  그리고 조선 정부는 그런 역사를 동시에 할 만큼 그리 부유한 정부가 못됐죠.
  결국 영조는 인원왕후를 명릉 근처의 언덕에 묻고 명릉에 포함시켜버렸습니다.  봉분이나 주변 석물은 새로 만들어야 했지만 부속 건물은 기존에 있던 걸 그대로 쓰면 그만이니까요.
  
  인원왕후는 어떤 심정일까요?  왕세제 시절부터 보호해왔던 양아들이 자신을 팔자에 없는 곁방살이를 시키는 것에 언짢아할까요,  아니면 예정보다 더 가까이 남편 곁에 있게 된 것을 기뻐할까요.

  다음은 정성왕후의 능인 홍릉입니다.  위에서 홍릉은 원래 정성왕후와 영조의 능으로 만들어졌다고 했습니다만 결국 정성왕후만이 그 곳에 잠들어있죠.  그 사연에 대해서 말해드리죠.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강준희
13/04/17 21:46
수정 아이콘
얼마전에 왕릉에 관한 책을 읽었는데 여기도 그런 주제가 있으니 반갑군요. 피지알은 역시 여초사이트이자 역(사)덕(후)사이트군요!
곧미남
13/04/18 01:12
수정 아이콘
오~ 여기 저희 동네 서오릉옆에 있어서 얼마전에 가본곳인데 이런 역사적인 사실이 있군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43281 [일반] 싸이의 '포르노 한류', 자랑스럽습니까? [117] Neandertal16437 13/04/18 16437 0
43280 [일반] 국정원 댓글녀 수사 발표가 났군요... [231] Lv39113 13/04/18 9113 0
43279 [일반] [국내축구] FA컵 안양 VS 수원 성사 & 아챔 우승 상금 인상설 [9] 잠잘까5820 13/04/18 5820 3
43278 [일반] 4월 17일 <공연장이> 편 라디오 스타 비판 [26] 王天君8974 13/04/18 8974 4
43276 [일반] [펌] 의경 17명 불법감금 사건. [22] par333k8547 13/04/18 8547 0
43275 [일반] 개인적인 주절거림 [26] 목화씨내놔4856 13/04/18 4856 0
43274 [일반] 진주의료원 퇴원강요 할머니 하루만에 사망 [65] kurt9488 13/04/18 9488 1
43273 [일반] [역사] 정사 삼국지 저자 진수는 정말 제갈량까일까? [24] sungsik11457 13/04/18 11457 2
43272 [일반] 명릉과 홍릉2- 살아서도 죽어서도 독수공방 [2] 알고보면괜찮은4291 13/04/18 4291 0
43271 [일반] 넥센 히어로즈 - NC 다이노스 3대2 트레이드 단행 [127] The xian9453 13/04/18 9453 1
43270 [일반] 아두(阿斗)? 아두(疴頭)! [24] 후추통9207 13/04/18 9207 0
43269 [일반] [여섯번째 소개] 13 계단 [9] par333k5257 13/04/18 5257 0
43268 [일반] 펄스 나인이란? [41] 그리메14187 13/04/18 14187 0
43267 [일반] 세제믿윤 그리고 팽당한 이들의 설움 [13] 막강테란5071 13/04/18 5071 2
43266 [일반] 울산 모비스 김시래 LG 이적. [54] Walk through me5956 13/04/18 5956 0
43265 [일반] 중종반정 - 드라마의 끝 [5] 눈시BBbr7109 13/04/18 7109 2
43264 [일반] 해외봉사 전국시대(불면증 ver.) [13] Kemicion4964 13/04/18 4964 3
43263 [일반] ASKY의 마음을 대변하는 노래 세 곡. [8] 비타에듀4232 13/04/18 4232 0
43262 [일반] 조금은 짭짤한 노래 세 곡 [6] Vver3753 13/04/18 3753 1
43261 [일반] 김치찌개의 오늘의 메이저리그 [5] 김치찌개4604 13/04/18 4604 0
43260 [일반] 부산시 7급에 변호사채용 공고하니 로스쿨생이 발끈? [103] JimmyPage8958 13/04/17 8958 4
43258 [일반] 김보경 선수의 카디프 시티가 53년 만에 EPL로 승격했습니다 [18] 젊은아빠7340 13/04/17 7340 0
43257 [일반] 새누리당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추진 [30] empier6543 13/04/17 6543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