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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3/20 14:01:50
Name 너에게힐링을
Subject [일반] 술 마시고 한 최악의 실수담.
작년 6월 여름이네요.
한 남자가 주말인 토요일에 일하게 되서 매우 짜증이 났나 봅니다. 투덜투덜하면서 현장에 가게 됩니다.
현장거래처 직원이 여자였고 그 여자분께 첫눈에 호감을 느끼게 됩니다. 일을 빌미삼아 연락처를 물어보게 되고 그녀도 흔쾌히 알려줍니다.
그리곤 연락을 합니다. '오늘 너무 고생하셨는데 시간 되시면 제가 밥이라도 대접하고 싶습니다'라는 뻔히 보이는 멘트로
그러자 그녀도 '내일 괜찮으시면 저녁 같이 먹을까요?' 문자가 옵니다.

그렇게 다음 날 저녁에 같이 식사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눕니다.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바래다주는 길에 그녀가 아쉬운데 가볍게 술 한잔
하자고 합니다. 남자는 거절 할 이유가 없어 좋다고 합니다.
남자의 주량은 소주 반병, 여자의 주량은 소주 한 병입니다.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 소주 5병을 마시게 됩니다. 둘 다 주량을 오바했네요.
남자는 썩은 동아줄처럼 간신히 정신을 잡고 있습니다. 그녀를 쳐다봅니다. 그녀도 많이 취했습니다.
빨리 계산하고 그녀를 집으로 보내줘야겠습니다. 택시를 잡으러 가는 길에 둘은 어깨동무를 하고 노래를 부릅니다.
'사랑보다 깊은 상처만 준 날~~'

택시를 탑니다. 택시가 달리기 시작하니 남자의 속이 매우 안 좋습니다. 오바이트를 할 거 같습니다.
다행인 건 안주를 맥주와 물만 마셔서 물토라는 점으로 비쥬얼이 봐줄 만한 다는 정도
남자의 오바이트 한방에 택시기사는 썩소를 짓고 여자는 정신을 번뜩 차립니다.

택시기사가 세차비를 요구합니다. 남자는 지갑을 열어봅니다. 현금이 5만 원짜리 2장밖에 없습니다.
5만원짜리 2장을 드립니다. 여자는 남자를 '뭐 이런 놈이 다 있지' 표정으로 쳐다보면서 남자의 지갑에 돈을 돌려 넣은 후 자신의 돈으로
세차비를 드립니다.

우여곡절 끝에 둘은 택시에서 내립니다. 앗, 그런데 남자가 소변이 급하답니다.
10분만 걸으면 자신의 원룸이 나온다고 그녀가 얘기하지만 남자는 10분 동안 걸어갈 의지력이 없어 보입니다.
결국 남자는 후미진 곳으로 가서 노상방뇨를 합니다. 여자는 그래도 안 도망가고 기다려줍니다.

그렇게 긴장이 풀렸는지 남자는 갑자기 다리가 아프고 엄청난 피곤함이 몰려옵니다
초면에 가까운 그녀에게 '나 쉬고 싶어. 너희 집에서 자고 가면 안 될까'를 시전합니다.
그녀는 콧방귀를 뀌며 '안돼! 정신 좀 차려'라고 말하면서 본인의 작은가방에 남자의 지갑을 넣어 남자의 목에다 걸어줍니다.
그리곤 콜택시를 불러줍니다.

택시를 태워 강제로 집으로 보내려고 하나봅니다.
그녀가 남자에게 '지갑 잃어버리면 안돼 이 가방은 꼭 챙겨 가지고 가'라고 말하고 택시에 태워 보냅니다.

남자는 어떻게 택시를 타고 어떻게 집에 왔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침대에 시체처럼 있는데 어제 했던 행동들이
동영상이 아닌 캡쳐하듯이 한장면씩 떠오릅니다.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습니다. 그녀 얼굴을 어떻게 다시 볼수 있을까 별 생각이 다 듭니다.
일단 그녀에게 어제한 행동에 대해 사과의 문자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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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3/20 14:05
수정 아이콘
현재는 그녀가 아내가 되었다는?
너에게힐링을
13/03/20 14:14
수정 아이콘
아내는 아니고 그냥 지금도 만나고 있네요.
미메시스
13/03/20 14:06
수정 아이콘
그래도 될놈될 입니다. 화이팅
허공에삽질
13/03/20 14:08
수정 아이콘
으악 크크크크크크크크크 제 실수담하고 너무 비슷합니다 택시에서 오바이트까지 덜덜.. 소름돋네요 크크 다만 상대방이 같이 스터디하던 친구(5살 연상 누나)였어요~ 쿨한 친구여서 그런지 그이후에도 몇번 썸을 탔었었지요~ 근데 그게 다였습니다 흐흐 인연이 아니었나봐요. 빨리 다음내용 올려주세요 크크크
너에게힐링을
13/03/20 14:15
수정 아이콘
그런가요? 저도 4살 연상이였습니다. 크크
절름발이이리
13/03/20 14:09
수정 아이콘
파워 힐링
채넨들럴봉
13/03/20 14:09
수정 아이콘
해피엔딩은 안됩니다 제발...
13/03/20 14:09
수정 아이콘
현기증 나네요 2편 기다립니다.
최종병기캐리어
13/03/20 14:14
수정 아이콘
현기증 난다...
Love&Hate
13/03/20 14:28
수정 아이콘
최악X 최고O
어리버리
13/03/20 14:37
수정 아이콘
왜 중단 신공을 보여주시나요. 크크. 후일담이라도 간단히 쓰셔서 올려주세요. 아님 아예 정규 시리즈로 만들어 주시던지요. 크크.
대니얼
13/03/20 14:51
수정 아이콘
진상중에서도 상진상인데... 계속 만나고 있다고요???
너에게힐링을
13/03/20 15:02
수정 아이콘
제가 쓰면서도 상진상이더군요..
대답 안해?
13/03/20 14:56
수정 아이콘
"너희 집에서 자고 가면 안될까?" 라니;;;; 그럼에도 만나고 있다는게,
여자분이 힐링 님에게 무지하게 호감을 가지고 있나 봅니다.
연애박사
13/03/20 15:07
수정 아이콘
그녀가 아쉬운데 가볍게 술 한잔 하자고 합니다. 이 대목에서 여성분이 남자분에게 호감이 있었나보네요.
저런 진상에도 참고 넘어주다니 훗날 꼬투리 좀 잡혔겠네요
一切唯心造
13/03/20 16:03
수정 아이콘
대단하당~
메지션
13/03/20 16:04
수정 아이콘
먼저 술먹자고 하고, 주량이상의 술을 먹고, 자신의 작은가방에 남자지갑을 넣어서 보내주다니 이게 가능한 일입니까?
소설이라고 말해주세요 흑흑
13/03/20 18:53
수정 아이콘
판타지 소설이네요. 어떻게 봐도, 그럴 수 밖에 없잖앙.. ㅠㅠ
네오크로우
13/03/20 16:23
수정 아이콘
꽐라의 완성도 얼굴인 건가요, 혹시...!!!!!!

주량을 넘어서 둘이 저렇게 마셨다는 건 뭐... 서로 서로 호감이 넘쳤으니 뭐 진상 짓 봐줄 수도 있을 만 합니다만...
소주 5병 나눠마셨다고 하시면서 안주로는 맥주와 물이라는 거 보니 -_-
설마 제 사촌 형님이신가요???? 소주랑 맥주 같이 놔두고 소주 마시다 '아우..써' 그러면서 맥주로 입 헹구고
다시 소주 마시는 ......
너에게힐링을
13/03/20 16:33
수정 아이콘
저녁먹고 술을 먹다보니 안주가 안땡기고..주량을 초월했던건 제가 당시 소주 한병만 넘기면 그냥 물처럼
쭉쭉 들이키거든요. 여까지 오면 이미 안되는거..상대도 주량 넘기면 소준지 물인지 분간 못하고 마시는 스타일이고..
싸구려신사
13/03/20 17:23
수정 아이콘
소변을 참았어야죠ㅜ.ㅜ
13/03/20 19:15
수정 아이콘
"그녀가 아쉬운데 가볍게 술 한잔 하자고 합니다."
자작이네요
13/03/20 22:29
수정 아이콘
반병 주량이신데 두병반 여를 그래도 정신을 완전히 놓지 않은 것은 대단하시네요.
하지만 정말 최악의 상황 모두를 곁들인 이 적절함은.....
이지은지
13/03/21 00:09
수정 아이콘
그녀가 아쉬운데 가볍게 술 한잔 하자고 합니다. <- 이게 포인트.
여성분이 호감이 있었는데 이런 모습까지 사랑해주는 해피엔딩은 노~우 ㅠ
13/03/21 01:43
수정 아이콘
저는 오바이트 순간에 여자분이 정신 차리라고 잡아주다가 제 오바이트를 손에 뒤집어썼습니다. 그리고 길에 드러누운 제 옆에서 오들오들 떨다가 지나가던 경찰이 살려줬지요.

그 분이 지금 제 마님이 된 건 함정
홍승식
13/03/21 11:34
수정 아이콘
아~ 토해야 하는 거군요.
찌르거나 똥싸거나 토하거나 해야만 커플이 될 수 있다니 너무 어렵네요.
켈로그김
13/03/21 11:35
수정 아이콘
제 생각엔 잘 진행되고 있는 중이라고 봅니다.
노상방뇨하는 남자를 기다려주는 여자는 그 남자의 베필이 될 운명이라고 하거든요.

제 마누라는 제가 번화가에서 노상방뇨 할 때 우산으로 저를 가려줬습니다.
13/03/21 22:29
수정 아이콘
피지알에 자작글이 올라오다니, 말도안되죠.
13/03/21 22:29
수정 아이콘
...아! 화자를 나 자신으로 설정함으로서 몰입감을 높이는 작법인가요. 그렇군요. 한수 배우고 갑니다.
스타트
13/03/22 09:41
수정 아이콘
싸고 찌르고 보여줘야 생기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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