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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2/09 11:52:00
Name Eternity
Subject [일반] [리뷰] 파닥파닥(2012) - 세상을 향한 몸부림, 당신도 들리시나요? (스포 있음)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 있습니다.*
*반말체인 점 양해바랍니다.*




[리뷰] 파닥파닥(2012) - 세상을 향한 몸부림, 당신도 들리시나요?



한가한 저녁, 컴퓨터를 켜고 의자에 앉아 영화를 다운받아 보는 것도 귀찮고 '그래, 이불 덮고 누워서 휴대폰으로 아무거나 다운받아 보자.' 라는 생각으로 접속한 휴대폰 마켓. 마침 '인기 애니메이션 특집관'이라는 메뉴가 눈에 들어왔고 애니메이션 제목들을 훑어보던 중, <파닥파닥>이라는 국산 3D 애니메이션이 눈에 들어왔다.  

우선 물고기를 소재로 한 국산 애니라는 점이 신선했고, 무엇보다 미리보기 영상의 애니메이션 퀄리티가 무척이나 뛰어났다. 실사를 방불케 하는 극사실적인 작화와 현실감이 고스란히 담긴 뛰어난 디테일은 영화에 대한 기대를 고조시켰다. '그래, 오늘은 이거다.' 그렇게 별 생각 없이 심심풀이 땅콩, 이른바 킬링 타임용으로 선택한 애니메이션이 <파닥파닥>이었다. 하지만 이 작품은 따뜻한 전기 장판 위에 이불 덮고 누워있던 나를 어느새 각 잡게 만들만큼 신선하게 다가왔다.

한 마리 등 푸른 고등어의 횟집 탈출기 - "나 돌아갈래!"


어느 날 바다 그물에 잡혀 영문도 모른 채 '자연산횟집' 수족관에 들어가게 된 고등어 '파닥파닥'. 1미터 남짓한 수족관 안에는 그 안에서 독재자처럼 군림하는 지배자 올드 넙치, 그를 보위하며 권력을 뽐내는 2인자 장어, 그리고 그 밑에서 지배에 순응하며 하루하루를 연명하듯 살아가는 곰치, 도미, 줄돔, 놀래미가 함께 살아가고 있다. 바다를 그리워하는 고등어 파닥파닥은 수족관 안이라는 답답한 현실에 순응하지 않고 '보이지 않는 벽' 너머로 끊임없이 탈출을 꿈꾸고 쉴 새 없이 도전하지만 그 탈출기는 녹록하지가 않다. 그 속에서 그를 고깝게 여기는 절대 권력자 올드 넙치와의 대립, 다른 물고기들과의 다툼, 놀래미와의 교감 속에서 세상을 향한 한 마리 고등어 파닥파닥의 사투는 멈추지 않는다.

수족관 세계, 그리고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사실 <파닥파닥>은 어른들을 위한 애니이다. 바다 속에서 이루어지는 물고기들의 신나는 모험이 주를 이루는 <니모를 찾아서>류의 헐리웃 애니메이션과는 판이하게 다른 <파닥파닥>은 상당히 극사실적이면서도 어두운 색채가 주를 이룬다. 우선 횟집에서 생선을 잡아 손질하는 잔인한(?) 모습이 있는 그대로 리얼하게 그려지며, 죽음을 기다리는 사형소 혹은 도축장과 같은 분위기의 수족관은 전반적으로 어둡고 음울한 톤으로 그려지며 작품의 전체적인 내용도 현실을 반영하는 상징적인 이미지와 메시지를 상당 부분 담아내고 있다. 그래서 오히려 신선하다. 이러한 극사실적인 디테일이 작품에 빠져들 게 만드는 몰입감과 흡입력을 만들어내고 작품 중간 중간에 삽입되는 뮤지컬 같은 영상과 노래들은 무언가 몽환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현실과 비현실이 적절하게 섞여있는 어른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이 바로 이 <파닥파닥>이다.

이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이문열 소설 원작의 영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 떠오른다. 자유당 정권이 막바지 기승을 부리던 시기, 공무원인 아버지를 따라 서울에서 시골 학교로 전학을 오게 된 주인공 병태가 시골 학급 안에서 절대적인 권력을 누리며 자신만의 왕국을 구축하고 있던 급장 엄석대와 만나며 벌어지는 권력과 개인의 욕망의 충돌, 그리고 드러나는 야만 등을 그려낸 이 작품과 유사하게 닮아 있는 것이 바로 이 <파닥파닥>이다. 좁은 수족관 안에서 절대 권력을 구축하며 지배자 행세를 하는 올드 넙치에게선 엄석대의 포스가 느껴지고 그를 추종하는 다른 물고기들의 모습에선, 자신의 안위를 위해 엄석대를 떠받드는 반 아이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우리는 고등어인가, 넙치인가, 놀래미인가


이러한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과 <파닥파닥>의 가장 두드러진 차이점이라면 세상(현실)을 마주하는 병태와 파닥파닥의 자세일 것이다. 엄석대에게 나름의 저항을 시도하다가 결국은 저항을 포기하고 권력의 달콤한 열매의 일부를 맛보며 현실에 안주하는 병태와 달리 수족관 속 고등어 파닥파닥은 끊임없이 바다로의 탈출을 꿈꾸고 계속해서 올드 넙치와 갈등한다. 결국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초등학교 학급이 우리 사회의 축소판이라면 <파닥파닥> 속의 작은 수족관도 다르지 않다. 수족관 뿐만 아니라 우리의 현실에서도 올드 넙치는 존재하고, 2인자 장어, 권력에 숨죽인 곰치, 도미, 줄돔, 놀래미도 존재하며 그리고 끊임없이 꿈을 향해 사투하는 고등어 파닥파닥도 존재한다.  

사실 작품을 보며 이런 생각을 해봤다. 현실 속의 나는 고등어인가, 넙치인가, 아니면 장어 혹은 곰치, 도미, 줄돔, 놀래미인가? 생각을 해보니 내 개인적으로는 놀래미에 가장 가까운 인간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극중 놀래미는 현실에 순응하지 않는 파닥파닥을 공격적이고 배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다른 물고기와는 다르게 파닥파닥의 이야기에 유일하게 귀를 기울인다. 수족관 속 다른 물고기들과 다름없이 현실에 순응하며 다른 물고기를 뜯어먹고 배를 뒤집는 죽은 체로 하루하루 연명하듯 삶을 살아가던 놀래미는 바다에서 온 고등어 파닥파닥을 통해 잊고 있던 자신의 꿈을 발견한다.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죽음의 공포와 스트레스 속에 짓눌리듯 반복되는 팍팍한 수족관 속 현실 속에 파묻혀 미처 떠올리지 못했던 '바다' 라는 꿈. 비록 '최초'라는 이름으로 앞장서지는 못해도 고등어 파닥파닥을 통한 자극으로 잊고 있던 꿈을 떠올리고 그 뒤를 열심히 좇고자 하는 놀래미의 모습에서, 소심하고 겁 많지만 숨죽이듯 남 몰래 자신만의 희망을 꿈꾸며 살아가는 수많은 우리네 소시민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세상을 향한 몸부림, 당신도 들리시나요?


그래서였을까, 킹크랩들의 날카로운 껍질과 가시에 온몸이 난도질당한 채로 돌아온 놀래미의 모습에서 개인적으로 큰 충격과 아픔을 느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포기할 수 없는 일 아닌가. 한 마리 등 푸른 고등어 파닥파닥을 통해 횟집 수족관에 녹아든 '바다' 라는 꿈은 결국 한줄기 희망으로 바뀌어, 아픔을 간직한 어두운 독재자 '올드 넙치'의 삶까지도 바뀌게 만든다.

결국 이런 것이다. 물고기 한 마리의 세상을 향한 몸부림이 좁디좁은 수족관 안을 넘어서서 작품을 감상하는 나에게까지 전해지는 느낌. 한 마리 고등어의 횟집 탈출기가 전해주는 묵직한 삶의 메시지, 그리고 삶의 희망과 절망을 동시에 표출하는 그 순수한 몸부림이, 분명 나에게도 들렸다.

<파닥파닥>, 한국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진화


지난 해 전주국제영화제(JIFF) CGV 무비꼴라쥬상, 서울 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며 평단과 관객들의 호평을 동시에 받았던 애니메이션 <파닥파닥>. 이 작품을 두고 한국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진화이자 신선한 활로라 평해도 부족함이 없다는 게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굳이 픽사, 디즈니 등의 헐리웃 애니메이션이나 재패니메이션을 쓸데없이 추종하거나 모방할 필요 없이 우리 애니메이션들은 이처럼 우리만의 감성과 우리만의 기술력으로 있는 힘껏 승부하면 그 뿐이다. 다른 어떤 외국 애니메이션에서 느낄 수 없었던 한국적 감성과 감동이 <파닥파닥>에는 있었다.  

이번 설 연휴, 무료함에 빠져 재미거리를 찾고 있는 당신에게 삶의 활력을 불어넣어 줄, 등 푸른 국산 애니메이션 <파닥파닥>을 권한다.  


p.s 예고편 링크  
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VideoView.do?movieId=70838&videoId=38164&t__nil_main_video=thumbn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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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bolous
13/02/09 12:13
수정 아이콘
상당히 괜찮게 봤습니다. 제한된 공간안에서 지루하지 않게 스토리를 풀어내는것도 좋았고
우울한 색감들도 좋았죠 흐흐
Eternity
13/02/09 12:31
수정 아이콘
동감합니다. 헐리웃 애니메이션의 과도함과 화려함에 지쳐있던 심신이 위로받는 기분이었습니다.
마스터충달
13/02/09 12:31
수정 아이콘
이거 보고만 있어도 비린내 납니다...
칭찬할려고 쓴글인데 왠지 까는 글이 된기분이네요;;
Eternity
13/02/09 12:32
수정 아이콘
오히려 제작자 입장에선 가장 반가운 칭찬이죠.
말씀하신 대로 활어의 생동감과 비린내가 진동을 하는 애니, 맞습니다 흐흐
하늘이어두워
13/02/09 17:45
수정 아이콘
작화가 진짜 사실적이네요. 언제한번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p.s 7번방의선물보면서 Eternity님의 생각은 어떨까하고 영화보는도중 생각해봤습니다, 7번방의선물 리뷰 기다리고있습니다. 크크크...
Eternity
13/02/09 18:10
수정 아이콘
네, 정말 강추합니다. 꼭 한번 보세요.^^

그건 그렇고 <7번 방의 선물>이라..-_-;
흐음.. 사실 이 영화는 제 감상 리스트에 없는 영화였습니다. 한국영화를 무척이나 사랑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억지 감동이나 진부한 설정 등을 무척이나 싫어하기에, 억지 감동이 심하다는 몇몇 평을 보고 나니 이 영화를 보고 싶은 마음이 싹 가시더라구요. 그래서 원래 계획은 개봉 날 관람했던 <베를린>을 이번 연휴에 찬찬히 한번 더 보고, 그리고 <남쪽으로 튀어>를 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영화를 보면서 제 생각까지 해주셨다고 하니 이 두편의 영화를 보고 기회가 되면 <7번 방의 선물>도 관람해봐야겠습니다. 꼭 본다고 약속까지는 못 드리겠지만 이렇게 리뷰 요청까지 해주셨는데, 감상 리스트에 일단 올려놓는 것이 리뷰어의 예의(?) 아니겠습니까. 다만 리뷰를 쓰더라도 호평보다는 혹평이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되네요.

여담이지만 요즘 극장가에 볼만한 영화가 넘쳐나는듯 합니다. 이제 곧 있으면 <신세계>도 개봉이고 말이죠. 저도 부지런히 감상하고 리뷰해야 할듯 싶네요 흐흐
마스터충달
13/02/09 22:53
수정 아이콘
저도 같은 이유로 관람할 생각이 없는 영화였는데... 이상하게 흥행중
13/02/09 18:00
수정 아이콘
애니메이션을 좋아했을 땐 한국 애니에 너무 많은 실망을 했고,
이젠 애니메이션에 큰 관심은 없는데 이 작품은 위의 대강의 내용과 화면만으로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 드네요.

다음에서 구매도 쉽게 되니 한 번 다운받아서 봐야겠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드려요.
Eternity
13/02/09 18:15
수정 아이콘
사실 그동안 애니메이션 리뷰를 쓴 적이 없었는데 이 영화가 저의 첫 애니메이션 리뷰작이네요.
그 정도로 저에겐 신선함과 임팩트가 컸습니다.

아마 후회 안 하실 거예요. 재밌게 감상하시길 바랍니다.
치킨마요
13/02/09 21:26
수정 아이콘
예전에 기억이 안나지만 엄청난 자금을 들여서 만든 한국애니매이션이 나왔다고 해서 봤는데 엄청많이 실망한터라 그 다음부턴 한국애니메이션이라고 하면 쳐다 보지도 않았는데 리뷰를 보고있으니 보고싶은 욕망이 불끈하네요.

다음에 시간나면 한번 찾아봐야겠어요.
Eternity
13/02/10 12:48
수정 아이콘
혹시 <원더풀 데이즈>인가요? 말씀하신 대로 엄청난 투자로 화제를 모았다가 폭망한 대표적인 한국 애니메이션이 <원더풀 데이즈>인데 말이죠.

암튼 <파닥파닥>은 정말 잘 만들었습니다. 시사하는 바도 크고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애니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꽤나 흥미롭고 재밌다는 사실이죠.
인간실격
13/02/10 15:34
수정 아이콘
괜찮아 보이는 한국 애니메이션이 종종 나오기 시작하나봐요. 예전에 암탉 나오는 거도 재밌던데요.
Eternity
13/02/10 17:49
수정 아이콘
<마당을 나온 암탉> 말씀이시군요? 저도 재밌게 봤습니다.
그리고 2011년에 나온 작품 중 <돼지의 왕>이라는 애니도 (약간 잔인하지만) 괜찮다는 얘기가 있더라구요.
이번 연휴 때 이 작품도 감상해 볼 생각입니다.
마스터충달
13/02/10 18:04
수정 아이콘
돼지의 왕은 내용과 메시지는 탁월합니다.
그 외의 작화나 더빙은 기대하지 않으시는게;;
독립애니메이션으로써의 가치는 높습니다.
Eternity
13/02/10 18:11
수정 아이콘
아 그렇군요? 참고하겠습니다.
정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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