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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2/06 16:43:35
Name 리콜한방
Subject [일반] [후기] 12월 31일 전화 고백 그 후
(2번 글은 일기성 글이라 반말체 양해바랍니다.)

0.
새해 첫 날, 12월 31일에 전화로 고백했다고 pgr에 글을 올렸었습니다.
오프라인으로는 고백 후 처음으로 만나기 전에 걱정반 기대반으로 글을 썼죠.
당시 첫 댓글에 Love&Hate님께서 4가지 예상 답변을 올려주셨는데
그 중에 하나인 '생각해보겠다' 가 그 사람의 대답이었습니다.
이후에도 꾸준히 만나긴 하였지만 '머리가 터질 것 같다'며 결정을 미뤄왔었어요.

그 미뤄짐의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자신은 한 번도 길게 연애를 못해봤고, 그 이유가 본인에 있었기 때문에
나랑 사귀어도 결과가 보인다는 것이었습니다.
저와 사귀고 헤어진다면 다시는 저 같은 친구를 만나지 못할 것 같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전 얘기했습니다.
이 전까지 사귀기 전에 이렇게 자신의 연애성향에 대해, 과거에 대해 말해본 적이 있냐고요.
없다고 말하더군요.
그럼 나와의 경우에선 미리 이렇게 얘기를 해주고 거기에 대해 대화를 해보는 것이기 때문에
결과가 달라질 수 있지 않겠냐고 다시 물었습니다.
거기에 대해 또 수긍하더군요.

미뤄짐이 계속되던 어느 날 카톡이 왔습니다.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고요. 바로 전화했습니다.
그 사람이 말하길, 혼자 고민하는 것이 힘들어서 가까운 지인-친구들에게 상담한 결과, 하는 말들이 다 똑같았다는 겁니다.
'너는 대체 그걸 왜 고민하고 있는 거냐' 고. 좋은 일이고 행복한 일인데 고민할 게 뭐가 있냐고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3주 간의 시간을 지나 결국 성사가 되었습니다.


1.
매우 연애 초반이긴 하지만 제가 예상한 것 이상으로 저와 맞는 부분이 많습니다.
사실 위에서 얘기했듯이, 그 사람이 자신의 치부적 연애 스타일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땐
과연 나와 맞을까 의구심이 조금 들기도 했습니다.
허나 막상 제 성향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을 해보고 만나고 하니 오히려 진짜 제 자신과 맞는 부분이 되더군요.
그런 점들이 만날 수록, 대화를 나눌 수록 많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그 사람과 반대로 저의 과거는 너무 빨리 타오르고 뜨거웠었기에 문제가 되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과거를 타산지석삼아 천천히 나아가고 싶었고,
다행히 그 사람도 이런 방식을 원하고 있었습니다.
결혼 적령기의 직장인 여자와 그보다 어린, 아직 사회인이 되지 못한 예비 졸업생의 연애는
일단 좋게 시작하고 있습니다.

혹시 고백할 상대가 있다면 쓸데없는 고민들을 버리고 지르세요.
4개월 가까이 저 혼자 끙끙 앓며 고민한 시간들이 아까울 따름입니다.
만약 상대가 거절했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끼다가 아무 것도 안되는 것보다 질러서 어떤 결과라도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너무 큰 후폭풍일 경우는 제외.)


2.
윤종신의 노래 '길'을 들었다. 가사가 지금 내 상황과 상당 부분 닮아있다.
그래서 순간 걱정이 들었다. 좋은 만큼 나중에 또 아파질텐데 라고.
하지만 아픈 건 그때 아프면 된다. 힘들고 괴롭겠지만 미리 땡겨서 상처입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설렘과 떨림이 가득한 이 시기도, 시간이 가면 영원히 오지 않을 수 있다.
나를 흔들었던 그 사람과 다시 만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의 설렘을 현자의 마음인양 당연하게 취급하며, 마음을 죽이고 싶지 않다.

가수 이승환이 말했다. 6년 아파도 6개월 사랑하는 게 맞다고.
무념무통무감정으로 영원히 고통없는 행복을 사는 것보다
하루라도 사랑하고 거기에 아파하는 것이 삶을 부여받은 사람의이 아닐까.






- 길 : 윤종신  -

더 행복한건 없었죠
늘 그대와 팔짱한채 그 길을 걸을때면
모두다 그대를 쳐다보는것만 같았죠
내겐 너무나 아름다웠기에

더 아쉬운건 없었죠
늘 그대를 바래다준 그길을 걸을때면
하루만 지나면 볼수있는대도
하지만 돌아서던 발길 섭섭할 뿐이죠

비가 오면 가려진 우산속에 더 가까이 그대의 내음 느꼈죠
눈이 오면 미끄러진 길 덕분에 사랑스런 그댈 안을 수 있었죠

그댄 아직 기억하나요
만나고 헤어졌던 우리의 이길을
다행히 아직도 변한건 없어요
하지만 혼자 걷는게 어색할뿐이죠

나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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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호떡a
13/02/06 16:46
수정 아이콘
! 축하드립니다
BeelZeBub
13/02/06 16:51
수정 아이콘
Aㅏ.. 전형적인 pgr 스러운 글은 아니네요...

하지만 축하드립니다!!
알리스타
13/02/06 17:09
수정 아이콘
아이디와 어울리는 결정과 결말이네요. 축하드립니다.
피와땀
13/02/06 17:21
수정 아이콘
반대 시스템 도입이 시급합니다.
더미짱
13/02/06 17:24
수정 아이콘
아 그때 글 기억이 나네요. 어쨌든 축하드립니다.!!
제레인트
13/02/06 17:38
수정 아이콘
전형적인 pgr 스타일 글의 결말이 아니라니...왜죠? 그래서 제 점수는요, 축하드립니다 크크 좋은 시간 보내셔요 크크
부평의K
13/02/06 17:38
수정 아이콘
...아... 갑자기 왜 천장에서 비가 새는걸까... 축하드립니다.
메지션
13/02/06 17:49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아는 누나가 1년 못넘기면 사귄것도 아니라고.... 그러니 침착하게 가요~~
13/02/06 22:43
수정 아이콘
리콜한방이군요
쎌라비
13/02/06 23:18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안철수대통령
13/02/07 06:46
수정 아이콘
PGR과 어올리지 않는 결말이라 씁쓸하네요...는 훼이크이고 축하드립니다!
리콜한방
13/02/07 18:35
수정 아이콘
축하해주신 모든 분께, 읽어주신 모든 피쟐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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