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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1/16 02:39:20
Name Pray4u
Subject [일반] [펌] 지역감정에 대하여 -유시민-
온게임넷 전라도 비하 문제로 뜨거운 오늘.. 머리 식히기에는 좋은 명문이 생각나서 가져와 봅니다.








유시민
지역감정에 대하여



우리나라에서 지금 문제가 되는 것은 일반적인 '지역감정'이 아니라 다른 지역 사람들이 모두 전라도 사람을 싫어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것은 단순한 '감정'의 수준을 넘어서 일종의 '편집증' 단계에 이른 '질병'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지역감정' 이라는 말 대신 '전라도 혐오증' 이라는 단어를 써야 제대로 이야기 할 수 있다고 본다.

내가 겪은대로 말하자면 경상도 사람들의 전라도 혐오감은 '전라도 사람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어린 시절'에서부터 형성된다. 주로 서울에 살거나 살다온 가족과 친지들에게서 듣는 좋지 못한 이야기 때문이다. 예컨대 '아무개 집주인이 전세금을 띠묵었는데 전라도 사람이라 카더만' 이라든가, '아무개네 가게 경리직원이 돈을 빼돌리다가 들켰는데 전라도 어디 여자라 카더라'는 식의 구체적인 '피해사례'가 화재로 오르면, 사실 여부나 그런 못된 짓을 한 '바로 그 사람'은 중요하지 않고 오직 '전라도 사람'이라는 것만 부각된다.

그래도 무슨 구체적인 사건을 근거로 말하면 좀 나은 편이다. 너도 나도 맞장구를 치다 보면 '전라도 사람은 배신을 잘하기 때문에 아무리 충성 하는 것처럼 보여도 조심해야 한다' 거나 '군부대 철조망이 누구 때문에 생겼나' 하는 따위의 일반적 이고 추상적인 주의 주장까지 거침없이 튀어나오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자리기 때문에 경상도에는 아무리 입이 심심해도 해태 껌은 사지 않는 아이들이 있다. 곧바로 출발하는 광주고속 버스에 빈자리가 있는데도 30분씩 기다렸다가 (광주고속이 정말 전라도 사람의 회사인지도 모르면서) 다른 회사 차를 타는 젊은이도 드물지 않다. 나는 대구에 사는 동안 이런 아이와 젊은이들을 많이 보았다. 나 역시도 예외가 아니어서 대학에 들어갈 때 까지는 전라도 사람들이 '아무래도 좀 그럴 것' 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다.

한 번도 전라도 사람을 만난 적이 없으면서 편견을 가지기로는 어른들도 마찬가지 이다. 88고속도로가 뚫리기 전 대구와 광주는 서로 왕래가 드문 도시였다. 그래서 전라도 사람에 대한 대구 사람들의 '혐오증'은 거의 전적으로 서울 등 객지에 나갔다 온 사람들이 주는 정보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은 강원 충청, 경기도 등 다른 지역에서도 다르지 않다.

어떤 사람들은 이것이 매우 '한국적인 특수문제'인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것은 일정한 사회경제적 환경이 조성되면 어느 나라 어느 시대에나 생기는 현상이라는 말이다. 나는 대구를 떠난 이후에는 경상도 출신 치고는 전라도 사람들을 많이 겪어본 편이다. 대학 기숙사 식당 주방 아주머니들에서 봉천동 고개 꼭대기 달동네 자취방 주인 아주머니, 단골로 다니던 봉천 중앙시장 순대집 아저씨가 그랬고, 신산스러웠던 80년대를 헤쳐 나갔던 동지들 중에도 유난히 그 동네 출신이 많았다. 당원들이 거의 백 퍼센트 전라도 출신이었던 평민당에 들어가 관악을 지구당(신림동) 교육부장으로 일한 기간에 사귄 사람들도 많다.

나는 전라도 사람들을 좋아한다. 그들은, 내가 겪은 바로는, 다른 지방 사람들에 비해 싹싹하고 정이 많으며, 기회가 생기면 적극적으로 재미있게 잘 논다. 물론 어느 지방이나 그렇듯 개중에는 '욕심 많은 사람'과 '나쁜 사람'이 있고 '너그러운' 사람과 '좋은 사람'도 있다. 특별히 어느 한쪽이 많다는 느낌을 받은 적은 없다.

그런데 문제는 어느 쪽에 속한 사람이건 하는 일이 대개 '험한 직업'이라는 사실 이다. 예컨대 무슨무슨 부장이나 대의원 등 직함을 가지고 있거나 지구당 사무실에 자주 나타나는 사람들을 보면 공사판 노가다, 포장마차 사장, 중국집 종업원, 복덕방 주인 등이 적지 않고 중고자동차 매매업을 하거나 이른바 '마치꼬바' 사장, 약사 또는 제법 번듯한 점포를 가진 상인쯤 되면 성공한 편에 속한다.

물론 가끔은 부동산을 좀 가졌거나 작은 기업체를 경영하는 사람도 없지는 않다. 대학을 나와서 사무직 근로자로 일하거나 의사 등 전문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선거 철에 특별당비 모금 구좌로 후원금을 넣기는 하지만 '김대중 당'의 지구당 사무실에 나타나는 일이 거의 없다. 빈손을 쥐고 서울에 올라와 남들이 꺼려하는 험한 일을 해서 먹고 살다 보니 특별히 머리가 좋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공부를 제대로 시키지 못해 자녀들 역시 생산직이나 하급 사무직 근로자, 음식점 등 서비스업체 종업원으로 일하는 경우가 많다.

87년 대선 당시 김대중과 김영삼의 선거 유세를 다 가본 사람은 누구나 느꼈겠지만 '양김'의 지지자들은 행색이 판이하게 다르다. 김대중 유세에 나오는 사람들은 잠바를 걸친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옷차림 뿐만 아니라 얼굴이나 손을 보아도 고생하며 사는 흔적이 역력하다. 반면 김영삼 유세장에는, 그가 이직 야당 후보였던 시절에도 말끔하게 넥타이를 매고 바바리를 입은 신사들을 흔히 볼 수 있었다.

전라도 사람들이 업신여김을 받는 이유를 찾으려고 '차령 이남은 지세가 배역의 기운이 있으니 그 곳 사람은 중용하지 말라' 고 한 고려 태조 왕건의 훈요십조 까지 거슬러 올라갈 필요는 전혀 없다. '전라도 혐오증' 의 원인은 딱 하나, 전라도 사람들이 가난하다는 것이다. 돈 없고 '빽' 없고 배운 것 없이 객지에 가서 그 사회의 맨 밑바닥 일을 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특정 지역 출신이든 특정한 인종 집단이든 멸시를 받게 되어 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70년대와 80년대의 우리나라 텔레비전 연속극에서는 목욕탕 때밀이, 작부, 깡패, 도둑놈, 식모, 사기꾼, 노가다, 노점상 등은 거의 예외 없이 전라도 사투리를 했다. 시나리오 작가와 프로듀서가 전라도 사람을 미워해서가 아니라 실제 사회가 그랬기 때문이다. 만약 이런 직업을 가진 등장인물들이 주로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를 했다면 그 드라마는 '리얼리티가 없다'는 핀잔을 들을 수밖에 없을 것이며, '높으신 분들'께서 호통을 쳐서 당장 바로잡았을 것이다.

대한민국 사람 셋 가운데 하나가 사는 수도권에서 이런 밑바닥 직업을 거의 다 전라도 사람들이 하는데, 그들이 멸시 받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라 해야 할 것이다.

서울에 사는 경상도 사람들이(다른 지역 출신도 마찬가지이지만) 보는 전라도 사람들은 가난하고, 제대로 배우지 못했고, 행색이 초라하고, 몇 푼 되지도 않는 돈 가지고 악착같이 다투고, 대낮에도 술 먹고 다니고..., 한마디로 말해서 함께 어울리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다. 그래서 고향에 가서 '그런 전라도 사람'들에 대한 험담을 주저없이 한다. 그러나 그들은 고향에 뿌리박고 사는 전라도 사람들이 어떤지는 전혀 모른다. 뿐만 아니라 서울에서 자기네가 본 전라도 사람들이 왜 그렇게 가난한지를 따져보지도 않는다.

나는 전라도 사람들의 '상대적 빈곤'이 박정희 시대에 진행된 지역적 불균등 발전의 결과라고 본다. 알다시피 80년대까지 대한민국의 공장이라는 공장은 거의 모두 수도권과 경남북에 몰려 있었다. (경남북이 전남북보다 산업 입지가 좋았기 때문이 라는 주장은 타당성이 없다고 보지만 여기서 따지지는 않겠다.) 따라서 경기도와 경남북의 시골 사람들은 농사만 지어서는 먹고 살 수가 없는 경우에도 그렇게 멀리까지 갈 필요가 없었다. 가까운 지역 공장에서 일하다가 유사사에는 언제든 고향집에 갈 수 있었고, 서울까지 가는 것은 확실한 일자리가 있는 경우뿐이었다.

다시 내 경험을 가지고 이야기 해 보자. 우리 친척들은 친가와 외가를 막론하고 대부분 대구와 영천, 경주 일대에서 살았는데, 내가 중학교에 다니던 70년대 초반에 나보다 나이가 서너 살 많은 친척형과 누나들은 학교를 다니지 않으면 모두들 대구에서 공장을 다녔다. 누나들은 모두 시집을 가서 지금은 살림만 하지만 형들은 기술을 배워서 조그만 공장을 차리기도 했고, 그런 누나와 형들의 도움으로 공업 고등학교나 대학 공부를 한 내 또래 사촌들은 서울이나 수원 등지의 대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반면 한반도의 곡창 전라도 사람들은 60년대 후반 이후에 진행된 농업의 해체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았고 그 지역에 산업시설이 없었기 때문에 무작정 서울로 갈 수밖에 없었다. 나이들어 간 사람들은 몸으로 때우는 궂은일 밖에 할 수가 없었고 기초교육이라도 받은 젊은이들은 공장으로 갔다. 내가 개인적으로 충격 받은 것은 특히 젊은 여성들의 경우였다.

대학 신입생이던 78년 여름부터 나는 구로공단 노동 야학에서 선생노릇을 했는데, '호남선 완행열차를 용산역에서 내려서, 길을 건너지 않고 버스를 타면 구로공단 행이요, 길을 건너서 타면 청량리 588' 이라는 말을 들은 것이 그맘 때였다. 야학 학생이 약 40명 쯤 되었는데 거의 다 섬유, 봉제, 전자 공장에 다니는 열일곱에서 스물 사이의 내 또래 전라도 처녀들이었다. 학생들의 신상자료에는 월 평균 급여액이 나와 있었는데 매주 60시간 정도 일한 대가가 2만5천원 정도였다. 당시 학교 기숙사에 식비로 내는 돈이 월 2만1천원, 신림9동 골목의 2인 1실 하숙비가 월 3만 5천원 이었고, 나는 고2짜리 남자아이에게 매주 여섯시간 영어와 수학을 가르치는 일로 월 6만원을 버는 참이었다.

야학 학생들의 근로시간과 월급 액수는 나에게 적지 않은 정신적 충격을 안겨 주었다. 당신 많은 젊은이들이 그랬던 것처럼 나도 노동자들과 어울리면서 비로소, 이른바 명문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이 누리는 안정된 생활과 높은 지위가 불평등이라는 사회악에 '오염된 열매' 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별 힘은 없지만 박정희 정권의 유신독재를 끝장내기 위한 싸움에 참여해야 하겠다고 마음먹은 것도 이때였다. 이야기가 조금 엇길로 나갔지만 내가 말하려고 하는 것은 분명하다. '서울의 전라도 사람들'을 그렇게 만든 것은 '전라도의 지세' 도 아니고 '전라도 사람의 타고난 근성'도 아닌 박정희 정권의 과격한 농촌 해체 정책과 경상도 위주의 불균등한 산업유치 정책이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전라도 혐오증'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특히 경상도 사람에게는 치료하기가 매우 어려운 정신적인 '질병'이다. 경상도 사람들은 (물론 다 그런 것은 절대로 아니다) 자기네가 30년 동안 대통령을 배출했다고 자랑하면서도, 그 대통령들의 잘못된 정책 때문에 피해를 본 전라도 사람들에 대해서 미안해 하기는 커녕 그들을 싫어하고 업신여긴다.

장기간에 걸쳐 반복해서, 주위의 충고와 권유를 무시하면서, 이치에 맞지 않는 주장이나 행동을 하는 사람을 보면 보통 '저사람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이런 의미에서 다른 지역사람이라면 모를까, 경상도 사람이 스스로 '전라도 혐오증' 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고 있으면서, 또 그것을 노골적으로 내보이기까지 한다면, 이것을 '정쉰병' 말고 다른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이 표현이 옳지 않거나 지나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구체적인 예를 몇 가지만 들어보자. 청와대를 포함해서 우리나라 정계, 군부, 관계, 학계, 재계의 의사결정 구조 꼭대기에는 '부산 복국집'에서 '지역감정이 확 일어나야 한다'고 말한 전직 법무장관과 내무관료들 같은 경상도 출신 '나으리'들이 앉아 있다. 이 사람들은 평소에 인사권을 행사할 때 경상도 출신을 우대해 중요한 자리에 기용하면서도 전라도 사람들은 '출세길' 을 막아 버린다.

그러고는 아주 중요한 직책에 사람을 쓸 때는 '능력에 따른 인사를 하다 보니 경상도 사람이 좀 많게 되었다' 고 주장한다. 김영삼 대통령도 집권 중반기 내각에 전라도 출신이 거의 없는 것을 기자들이 지적하자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옳은 말이다! '노른자위 보직을 여럿 거친 사람일수록 업무능력이 뛰어나다' 는 기준을 가지고 사람을 찾으면 전라도 사람이 보일 리가 없다. 원래부터 노른자위 보직은 그 사람들에게 주지를 않았기 때문이다.

만약 어떤 대학교에서 재단 이사장과 총장이, 아무리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도 전라도 출신은 교수로 뽑지 않는다는 것을 교수 인사의 원칙으로 삼고 있다면 (지금은 달라졌기를 바라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그런 대학이 정말 있었다), 그런 사람들이 정쉰병 환자가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할 때는 전라도 청년이 경상도 청년만큼 수가 많은데, 별을 단 사람을 보면 전라도 사람이 거의 없는 이유가 '경상도 사람이 유전적인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지휘업무를 더 잘하기 때문에 별을 많이 달았다'고 누가 말 한다면, 이 사람을 제정신이라고 할 수 있을까?

우리 언론과 국민들은, 경상도 사람이건 전라도 사람이건, 일본에 사는 우리 동포들이 일본 사람에게서 차별을 당하며 사는 것을 보고 매우 분개한다. 이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그렇게 분개하는 사람들이 자기가 사는 대한민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지역차별에 대해서는 별로 분개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민족차별 이나 인종차별은 나쁘지만 같은 민족 안에서 지역 차별을 하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 하는 것일까?

일본 사람들은(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예나 지금이나 '조센징은 더럽다'고 한다. 그런데 식민지 주민 '조센징'이 일본 사람들이 '더럽게' 여기는 일을 하면서 '더럽게' 산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 일에 부려먹을 생각이 없었다면 그네들이 조선을 집어 삼킬 이유가 없었을 것이니까. 그들은 또 국적을 포기하지 않는 조선인 또는 한국인이 일본 사회에서 정상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자기네 손으로 오늘날까지 여전히 막아 놓고 있다.

'조센징'이 자기네가 '더럽다'고 여기지 않는 일은 할 수 없도록 해 놓고는 그 입으로 '조센징은 더럽다' 고 하는 것이다. 이런 짓을 하는 일본 사람을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점에서는 경상도와 전라도 사이에 아무런 차이가 없다. 그런데 경상도 출신의 '나으리'들은 자기네도 똑같은 짓을 하면서 자기가 정신나간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으며, 다른 지역 사람들 역시 정신 나간 짓 그만두라고 충고하는 법이 별로 없다. 모두가 정신이 나간 것일까?

전라도에도 요즘에는 공단이 생기고 있다. 중국경제가 번창하고 서해안 고속도로가 다 뚫리면 더 좋아질 것이라고 하지만 그 정도로는 '전라도 혐오증'이 치유될 수 없다. 달동네에 몰려 사는 '서울 전라도 사람들'이 호화 빌라와 고급 아파트에 사는 '서울 경상도 사람들' 만큼 잘 살게 되어야 비로서 이 질병의 '발병 원인'이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문제의 본질을 덮어둔 채 막연히 '우리 모두 지역감정을 청산합시다!' 하고 외치는 분들께 제발 좀 가만히 있어 주시라고 부탁하고 싶다. 그런 개탄 보다는 속마음을 열고 소근소근 조용하고 끈기있게 토론하고, 팔도의 시민들이 저마다 다른 지역을 오가면서 그 곳의 실정과 거기 사는 사람들의 심정을(특히 전라도 사람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상호교류를 지원하는 것이 당장 효과가 눈에 보이지는 않겠지만 문제 해결에 차근차근 다가서는 바른 길이기 때문이다.

나는 '전라도 혐오증'이라는 이 '집단적 정쉰병'을 그 자체로서는 별로 해롭지 않은 '지역감정' 수준으로 완화하는 데만도 몇십 년이 걸릴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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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군
13/01/16 02:53
수정 아이콘
이글이 처음 쓰였을 때만 해도 욕많이 먹었던 글로 기억하는데... 지금 보니 다 맞는 말이네요. 딱하나 달라진게 옛날에는 경상도가 제일 심했고 지그은 전국을 안 가린다 정도? 하아

생각 해보니 온라인 전라도 드립의 시작이 야갤의 기아 우승이후라는 이후군요. Sk, 삼성이 우승하는건 괜찮고 기아가 우승하면 안되는 건가

일베를 필두로한 전라도 혐오증은 오프라인의 전라도 혐오증이 온라인으로 표출된 거에 불과 하다고 봅니다.
단빵~♡
13/01/16 03:05
수정 아이콘
일베를 필두로한 전라도 혐오증은 오프라인의 전라도 혐오증이 온라인으로 표출된 거에 불과 하다고 봅니다.(2)
인간실격
13/01/16 03:36
수정 아이콘
왜 욕을 먹었을까요? 하긴 뭐 보나마나 요즘 심심찮게 나오는 그 선민의식이라고 까였겠네요.
아이군
13/01/16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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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때가 노무현 전인가 노무현 때인가 그럴겁니다. 언제까지 캐캐묵은 지역감정 타령인가 뭐 그런거죠
궁상양
13/01/16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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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호를 하기 위해서 그렇다기보다는 사실관계를 바로잡는 차원에서 말씀드리면, SK 우승할 때도 별별 얘기 다 나왔습니다. 삼성 우승 때는 좀 덜한 편이긴 한데 그래도 제법 나왔죠. 다만, 기아 우승했을 때는 이게 여러가지 요소가 혼합되면서 야갤 밖으로 기어나왔다는게 문제죠. 어느 팀이든지 우승하면 욕먹습니다.
13/01/16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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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참 아이러니하게 수도권에서 태어나고 자란 제가 20대에 주로 들었던 특정 지역 출신에 대한 혐오는 거의 "대구"였습니다. 주로 예비역 형들이 그런 얘기를 많이 했었죠.
저는 살면서 좋은 대구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대구 사람들을 오히려 특별히 좋아합니다만
고담 대구란 말도 있고.. 대구도 유독 비하받는 지역 중 하나 아닌가요?
사실 대구에서 터진 많은 사건 사고들 역시 5.18 못지 않은 대구 시민들의 트라우마일텐데요
13/01/16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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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대구라는 도시 자체에 대한 비방입니다. 악재가 있었고 그래서 대구를 비판하는 여론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대구사람들은 어떻다 라고 하는 부정적인 일반화 까지 가지는 않았기에(가야 할 동기도 없구요) 전혀 다른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13/01/16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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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구에 대한 비하(?)는 예전에 지하철 화재와 가스 폭발 일어난 이후 '고담대구' 를 들은게 다였습니다.
호남에 대한 비하는 어릴때 부터 꾸준히 들어왔네요. 다들 대놓고 말하진 않지만 좀 그렇대~ 하는 식으로요.
레지엔
13/01/16 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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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든 광주든 인터넷, 혹은 젊은이들 사이에서의 유머와 비방이 섞인 조롱은 그냥 유행입니다. 단지 호남비하는 그 뿌리가 원체 깊고, 5.18이라는 아주 직접적인 비극이 결합되었다는게 문제죠. 대구 시민에게 대구의 사건 사고가 5.18급의 트라우마일지도 모르겠고(5.18에 비교하려면 4.3 정도는 나와야 한다고 봅니다만), 정치적인 무게감도 아주 다르다고 봅니다.
13/01/16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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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답변들을 보니 저 혼자 느낀거 보면 아무래도 제 주변 사람들이 유독 대구 사람을 싫어했나봅니다 ㅠ
레지엔
13/01/16 03:56
수정 아이콘
그렇지는 않습니다. 제 주변에도 대구 싫어하는 사람 꽤 됩니다. 저같은 경우에도 대구 사람을 싫어하진 않습니다만, 대구 사람 혹은 그 지역에서 별로 좋지 못한 경험을 했고 그로 인한 선입견이 없다고는 못합니다(이게 잘못되었다는 걸 인식하고 있고 안 그러려고 하고 있을 뿐입니다). 단지 '대구가 싫다'라는 건 기본적으로 그 동네와 내 동네의 문화적 차이, 지극히 파편화되고 개인적이기만 한 불쾌한 경험 등에 기반하지만, '광주가 싫다'라는 건 그 자체가 하나의 명제화될만큼 사례가 많고,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들이 존재하고, 그야말로 '진지하게' 사회문제로 다뤄진 적이 있다는 차이점이 두드러진다는 거죠.
안산드레아스
13/01/16 04:09
수정 아이콘
고담 대구는
과거 디시인사이드 사건 사고 갤러리에서 대구를 혐오하는 광주 고정닉들이 있었는데 부르스 웨인과 그 머시기 패밀리들.
그 사람들이 유독 대구를 비방하는 사건 사고 기사를 전문으로 올렸었는데, 정확히 2006년 이전일 겁니다. 년도가 기억 안나요. 아무튼 디시가 건재하고 스갤이 디시의 대표급 갤러리로 영향력을 과시하던 디시 황금기였죠.
당시 사건 사고 갤러리는 전국에서 일어난 사건 사고의 기사 게시물들을 올려놓고 그에 대해 토론하고 욕도 하고 그런 분위기의 게시판이었습니다. 즉 기사들을 퍼와서 올리고 그에 대해 댓글달고 드립치면서 노는 사이트였죠. 사람도 그닥 많지 않았죠. 그러다가 부르스 웨인이라는 사람이 쓴 어느 게시물이 초히트하게 되는데 바로 고담대구였습니다. 정확히는 대구는 배트맨에 나오는 고담 도시와 같다. 내가 대구 살아보니 이런 막장 도시가 없다. 배트맨이 필요하다. 이런 글이었고 당시 저도 그 글을 직접 읽었죠. 과거 디시인이었고 전 갤러리를 떠돌던 사람이라서.
그런데 이게 폭팔적인 반응을 얻게 되고, 그 고담대구라는 표현이 굉장히 재미있고 신선해서인지 그 여파로 사건 사고 갤러리는 순식간에 대구가 필수요소가 되어서 대구의 사건 사고를 전문적으로 올리는 갤러리가 됩니다. 이후로 배트맨 합성 짤방도 생산되었구요. 그러다가 지역 시리즈가 더욱 더 강화되어서 씬시티 서울, 갱스 오브 부산, 라쿤 광주, 마계 인천으로 시리즈가 나왔는데 어느 것도 고담대구만큼 히트는 치지 못했고.. 그렇게 고담대구를 필두로 각 지역에 별명을 붙히면서 서로 낄낄거리면서 놀다가 후에 누군가가 부산을 비방하면서 부산은 음식들을 막장에 찍어먹는다면서요? 라면서 꾸준글을 올리면서 갤러리가 더욱 더 개난장판이 됩니다. 보다 못한 김유식 운영자는 사건 사고 갤러리 이름을 '막장'갤로 바꿔버렸고, (아마 장난의 의도였을 겁니다.) '진짜 사건 사고 갤러리'라면서 갤러리 하나를 따로 만들었습니다. 아무튼 그 이후로 막장갤이 흥하면서 수많은 사건 사고가 터지면서 디씨의 대표적인 찌질갤러리가 되는데..
암튼 그것이 고담대구의 유례입니다. 그후로 재미로 인해, 고담대구가 디시 전역에 퍼져서 수많은 갤러리에서 쓰이는 단어가 됩니다. 결국 시간이 지나서야 흥미가 사라져서 식어버렸지만..
애초에 대구를 비하한다기 보다는 어느 게시물에서 쓰인 표현이 대박 히트를 쳐서, 일종의 유행어가 되어버린 겁니다. 대구에서 일어난 대형 사건 사고와 당시 디시인사이드의 반 한나라당 정서와 맞물려, 대구가 가열차게 까였죠.
아이군
13/01/16 07:07
수정 아이콘
고담 대구는 한때 유행했던 인터넷 농담이었습니다. 대구에서 벌어진 황당한 사건 모음덕에 나왔죠. 지금와서 생각하면 지금의 작태의 전초전 이었습니다
13/01/16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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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입장에선 고담대구라는 말에 1g도 기분나빠하지 않는 사람이지만
왜 고담대구는 단순한 인터넷 농담이고 전라도에 대한 비하는 절대 해선안돼는 패드립가 같은걸로 보여지는거죠?
그런 면에서 되게 기분나쁘게 보일수 있을거같은데요
어찌됐던 고담대구도 지역을 기반으로 한 비꼼과 비하발언이고 그 시작은 위에분들이 말씀하셨듯이 대구라는 도시에 대한 혐오증을 가진 전라도사람들이 만들어낸 발언입니다.
그건 전라도에 대한 비하발언과 차등다를게 없어야 되니다
그걸 차이를 둔다는 것은 관념속에서 전라도와 경상도는 다르다를 전제로 둔거라 생각합니다
13/01/16 03:13
수정 아이콘
저도 지역감정 관련 추천글 한 트럭 운반해봅니다.
인터넷에서 '산하'라는 필명으로 유명한 SBS 긴급출동 SOS 김형민 전 PD님의 글입니다. 부산출신이시구요.
글을 워낙 재미있게 쓰셔서 지루하진 않을겁니다.

<아버지, 나, 그리고 빌어먹을 지역감정 1,2,3>
http://hadream.net/zb40pl3/zboard.php?id=seoul&no=50
http://hadream.net/zb40pl3/zboard.php?id=seoul&no=51
http://hadream.net/zb40pl3/zboard.php?id=seoul&no=52

<1997년 12월 17일>
http://hadream.net/zb40pl3/zboard.php?id=seoul&no=2856
이 글은 진짜 전라도 사람이 아닌 저도 읽으면서 눈시울이 붉어지더군요..
하리잔
13/01/16 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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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에서 태어나 경상도에서 자랐습니다. 울산에서 태어나, 국민학교(현 초등학교)1학년때 창원이란 도시로 이사와서 대학을 진학하기 전까지 살았습니다. 창원(통합 창원시 전 구 창원시)이라는 도시는 자연 발생적으로 생긴 도시가 아니라, 박정희 대통령 시절 전쟁을 대비하면서 만들어진 도시라, 다른 지역에 비해 타지인 비율이 상당히 높은 도시입니다. 그래서인지, 전라도 혐오가 눈에 뛰게 나타나는 도시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친구들이 전라도 혐오증을 가지고 있었죠.

한 친구가 있습니다. 남부럽지 않은 대학을 나온 배운놈이죠. 그 친구가 모 자동차 기업에 취직을 했습니다. 그리고 상용차 관련파트에서 일을 하게 되었죠. 그런데 그 회사 상용차 파트가 전라도에 있었죠. 그리고, 그 친구가 부딪치고 일해야하는 사람이 전라도 사람이 된거죠. 그리고 술 한잔 할때마다 이야기 합니다. 어른들이 말하는게 틀린거 하나도 없다고, 전라도 사람들은 어쩌고 저쩌고. 그리고 제가 말했습니다. 울산 공장 사람들을 대상으로 일했으면, 똑같이 느꼈을거라고. 하지만 아니랍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이 그놈 혼자만의 편견이 아닌걸 알았을때 슬펐습니다. 우리 부모님이 전라도분이신데 친척들을 보면 그렇지 않다고 말을 했지만, 그 부분은 인정하지만, 그놈의 인식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슬픈일이죠.
어린시절 명절때, 할머니 외할머니댁을 가면, 저의 경상도 사투리를 어른들이 듣고는 경상도놈 다됐다고 서운해 하셨습니다. 어린나이에 전 이렇게 말했죠.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 그곳이라고, 그 곳도 똑같다고....
그래도 노통이 당선되고, 점점 지역색이 옅어지고 있구나.... 하지만, 이번 대선을 통해서 내가 생각했던것 보다 이 감정의 골이 크구나를 느낍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되실때, 너무 좋아 하시던, 부모님과 짧은 대화가 생각나네요. 지역감정을 뭐라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말했죠. 전라도 득표율 공산당 같다고.... 이것도 이상한거 아니냐고? 그러니 부모님이 언짢아 하시더라구요.... 그때는 그 감정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조금 알것 같네요. 그동안 느끼셨던, 서운함들을....

왠지 모르게 슬픈 밤이네요.
13/01/16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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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12년만에 와서 제일 많이 들은 말 중 하나가 "전라도"입니다. 물론 비하용도로 말이죠. 미국에서 지역관련으로 제일 많이 들은 말 중 하나인 "Southern" 즉 남부출신에 대한 말보다 훨씬 더 큰 비하와 증오가 담겨있었습니다. 전라도 사람들은 뒤통수를 잘친다, 장가/시집을 가더라도 전라도는 안된다, 걔 알고보니 부모가 전라도 출신이더라, 전라도 사람하고는 어울리면 안된다 등등..

개인적으로는 전라도가 독립한다고 해도 이해가 갈만큼 전라도는 심한 왕따를 당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뭐, 말이 그렇다는 거지요.
나이렁
13/01/16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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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부모님도 충청출신인데 전라도 비하 많이 하십니다. 어렸을적에 그런말을 듣고 자라서 크면서 지역비하 발언도 많이 하고 그랬는데 지나 보면 참 부모님이 원망스럽습니다. 전혀 사실무근인데 말이죠. 전라도 분들 많이 교류해봤지만 나쁘신분들 못봤습니다. 친구들도 전라도 친구들이 많은데 의리 차고 넘칩니다. 배신이라뇨!
유시민님 말은 참 깊이 공감가네요.
지역감정 일으키는 분들이야말로 사회악입니다!
포켓토이
13/01/16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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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감정의 실체가 지역간 경제불균형으로 인한 특정 지역 비하 감정이라..
이런 식으로 생각해본 적은 없었는데.. 생각해보니 정말 맞는 얘기군요.
전라도 비하와 동남아인/조선족 비하가 본질적으로 차이가 그다지 없는 것 같기도 하고..
13/01/16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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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감정을 가진 사람의 생각을 이해할 가능성은
이 사이트에서는 없을 겁니다.

매번 민주당에 투표하면서도
전라도는 싫어하는 분이 계신데
왜 이유가 정말 궁금해서 물어보니
사회생활을 하면서 자신이 느낀 것 때문이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경제'의 관점이 아니라 '성향'의 문제입니다.

이 부분을 어차피 이 커뮤니티에서 이해할 리는 없습니다.
13/01/16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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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살면서 경상도 친구들이 예의도 없고 지멋대로라고 느꼈다고 해서 경상도를 싫어한다면 정당화 될 수도 없고 엄청 멍청한 짓이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흑인이 발음이 어눌하고 피부가 어둡고 하위직종 근로자가 많아 매너도 예의도 적절하지 못하고 사회생활에서 빈번하게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일지라도 그걸 보고 디스 니거 퍼킹 한다고 했을때 백인사회/흑인사회 전체가 그것을 용납하지 않는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해'의 대상이 아닙니다 근본적인 부분들에 대한 차별은.
무플방지위원회
13/01/16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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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느낀 것이 온전히 자신이 느낀 것인가 하는 문제죠.
자신이 느낀 것 자체가 사회에 형성되어 있는 편견에 기초해 있을 확률이 대단히 높습니다.
에이멜
13/01/16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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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지역 사람들이 전라도 사람을 싫어한다 -> 그 이유는 전라지역에 일자리가 없어 서울에 상경한 많은 전라도인들이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은 직업에 종사하기 때문

감정을 자극하는 발언들과 자신의 경험을 근거로 제시하는 부분을 제외하면 지역감정의 원인을 경제에서 찾는 글인데, 주장에 근거가 없네요.

1. 전라도가 타 지역에 비해서 (고소득) 일자리가 부족하였나?
2. 전라도의 일자리 부족이 서울로의 대규모 이주를 유도하였나?(일자리가 부족한 다른 지역도 전라도와 같은 대규모 이주가 일어났는가?)
3. 서울에 이주한 전라도인들이 서울로 이주한 타 지역민들에 비해서 높은 소득의 직업을 가지지 못하고 있는가?

어디에 쓰신 글인지 모르겠으나 경제학 석사를 하신분이 어떻게 이렇게 두루뭉술하게 글을 쓰시는지 이해가 안갑니다.
나다원빈
13/01/16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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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부터 시작된 산업화에서 호남지역이 수도권 영남지역에 비해 소외되었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고..
그 사실을 바탕으로 일자리가 부족한 호남지역 인구가 상당수 수도권으로 이주했다는 것도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죠.
본문에 제가 말한 첫줄은 써 있는 거 같은데
3번은 모르겠네요.
에이멜
13/01/16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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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을 입증하려면 최소한의 통계적 자료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Falloutboy
13/01/16 18:30
수정 아이콘
통계적 자료가 왜 없나요?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면 통계청 자료가 있습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1980~2000년까지 사망, 출생 인구를 보면 자연적 변동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적이 단 한번도 없습니다. 그럼 권역내 이동만이 이루어진다면 인구가 증가되야겠죠. 하지만 사회벽 변동, 전입 전출을 보면 자연적 변동에서의 증가치보다도 넘치게 사회적 변동으로 빠져나가는 인구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권역외 전출인구 중 74%가 수도권이고 중부권 14%, 영남권 12%로 전출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구 변동의 심각성은 호남지역의 인구가 줄었다는 것도 문제가 있지만 전체 인구대비 호남지역의 인구 비율의 변동을 보면 확연히 들어납니다.

66년 호남지역 인구는 657만명 전체 인구 대비 23%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2000년에는 인구가 524만명으로 감소하고 전국 인구 대비 11%로 감소하였습니다. 이렇게 인구가 줄어드는 이유중 하나는 경제 활동 연령의 급감입니다. 2000년 통계 자료를 따르면 전국적으로 경제 활동이 활발한 35~39세 인구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호남권에서는 경제 활동에 진입하기 전인 15~19세 인구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즉, 경제 활동 시기가 시작되는 나이가 되면 호남지역에서 일을 찾지 못하고 권역외로 이탈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객관적인 자료를 놓고만 봐도 이촌향도의 사회적 인구 변동의 근거라고 충분히 해석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 아닙니까?
에이멜
13/01/16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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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주장을 하려면 응당 그에 글맞는 근거가 있어야 하고, 글을 통해서 주장을 하려면 근거자료를 제시하면 됩니다.
그런데 본문 글은 그러한 근거가 전혀 제시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저의 지적인데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면 통계청 자료가 있습니다.'라는건 글쓴이에 대한 변호가 될 수 없겠죠.

그냥 의견 개진 차원에서 말씀을 드리자면, 말씀하신 논리와 똑같은 도식을 타 도시에 적용해볼 경우 동일한 현상이 나타남을 볼 수 있습니다.
75년에서 2010년으로 시간이 흐르면서 강원도는 인구 비율 기준 5.4%에서 3.0%로 급감하였고, 경북은 9.6%에서 5.4% 로 급감하였습니다. 인구비중이 줄어든 것이 호남만의 문제는 전혀 아닌 셈이죠.
즉 제가 제시한 2번 사안에 대한 반박이 되지 않습니다.
Falloutboy
13/01/17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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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하신 자료하 정말 허접해서 저도 간단히 님의 자료가 제 의견에 전혀 반박이 되지 않는지만 알려드릴께요. 강원도의 인구 감소는 맞습니다. 행정 구역상으로 더 나뉜 곳이 없고 산업 자체가 없기 때문에 권역외로의 유출이 일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급감이란 말을 쓰기에는 호남권의 인구 유출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강원도 역시 호남권과 같이 경제 개발을 혜택을 보지 못한 곳이기 때문에 이 지역은 논외입니다.

그렇다면 님이 주장하신 경북을 볼까요? 66년 경북의 인구는 4,472,895 명입니다. 당시 전국 인구수 대비 15%가 살고 있는 지역입니다. 그런데 님이 주장하신 2010년까지 갈 필요도 없이 2000년 통계자료가 집계될때 경북은 광역시가 2개나 만들어져서 경북과 소재지가 나뉘게 됩니다. 즉, 경북의 인구 감소는 권역외의 이동이 아닌 같은 경상북도 권역내의 광역시로 소재지가 바뀐것입니다.

2000년 통계를 보면 경북의 인구는 2,716,218 명으로 님이 주장처럼 줄었습니다. 하지만 대구와 울산의 인구를 볼까요? 대구 2,473,990 명, 울산 1,012,110 명입니다. 이를 합쳐 66년 처럼 하나의 경상북도 인구로 산출하면 6,202,318 명입니다. 님의 주장대로 이것이 인구의 감소입니까? 제 눈에는 급감이 아니라 급증으로 보이네요.

경북 뿐만이 아니죠. 경남까지 볼까요? 66년 경남의 인구는 3,175,146 명, 부산 인구는 1,426,019 명으로 경남지역에 4,601,165 명이 이였습니다. 2000년에는 경남 2,970,929 명, 부산 3,655,437 명, 합 6,626,366 명입니다. 이 역시 님이 주장하고 싶으신것처럼 경남인구는 줄었습니다. 하지만 경남의 줄어든 인구와 자연적 변동을 고려하더라도 부산의 인구 증가율이 이를 넘치는 상황입니다.

이를 합치면 경상도권의 인구는 66년 9,074,060 명에서 2000년 12,828,684 명으로 늘어났습니다. 무려 41%의 인구가 증가했습니다. 이게 님이 주장한 급감인가요? 경상도의 인구 이동은 권역내의 인구 이동입니다. 즉, 경상남도, 경상북도의 인구는 주변의 광역시의 성정으로 대구, 울산, 부산으로 인구 이동이 수도권의 인구 이동보다 더 많은 비중을 차지 하고 있습니다.

호남권의 인구 변동은 위쪽에 써놓은 댓글로 대신합니다.
13/01/1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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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저도 그게 당연히 상식적이겠거니 생각했는데, 선거와 관련해 몇 번 수도권 표심에 대한 토론을 거치면서 호남지역의 인구만큼이나 영남지역의 인구도 일자리를 찾기 위해 수도권에 집중되었다, 그래서 수도권에서도 마냥 이기기가 쉽지 않다는 자료를 본 기억이 나네요.
나다원빈
13/01/16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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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형으로 인간의 성격을 구분짓는 사람들이 상당히 있고, 심지어 확신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듯이..

지역으로 인간을 구분짓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죠.

다만 문제는 혈액형 구분은 4혈액형이 비교적 밸런스가 맞는 편인데.. 지역문제는 밸런스가 안맞아도 너무 안맞아요.
착한밥팅z
13/01/16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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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자꾸 전라도 지역차별의 반대쪽으로 경상도를 내세우는지 모르겠네요.
지역차별의 반대쪽을 경상도로 설정하지 마세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전라도 차별의 주체가 경상도입니까? 오히려 전 지역의 따돌림 현상이라고 보는게 맞죠. 차별하고 따돌려놓고 차별하고 따돌린다고 욕먹는건 또 경상도에요. 따돌림 당하는 전라도와 방패막이로 이용되는 경상도입니다. 결국 두 지역간의 골은 더 깊어지고있구요.
13/01/16 11:43
수정 아이콘
예전에도 지역감정에 대한 PGR의 토론이 있었는데
그 때 제가 데이터로 본 것은

전국적으로 전라도를 차별화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주체가 경상도인지가 불분명했습니다.
에이멜
13/01/16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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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도 시작은 '전라도 혐오증'으로 시작하는데 뒤로 갈수록 경상도 vs 전라도 구도로 글이 흐릅니다.

글을 일부러 이렇게 쓰신 것 같네요.
안산드레아스
13/01/16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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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베 방문자 통계에서 수도권과 충청권이 경상도보다 높았죠
경상도가 지금의 지역감정론의 주체가 되서 좌지우지할 영향력이 있지도 않지요 적어도 인터넷에서만큼은
왜 자꾸 전라도를 까는 것이 경상도라고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지 모르겠네요 원망할 대상을 하나로 좁히는 편이 수월해서인가
아니면 경상도가 타지역사람들을 선동해서 전라도를 깐다고 생각하는 건지
일베에도 수시로 올라오죠
왜 쟤들은 경상도만 갖고 그래?

너희도 낙후된 지방이니 만만한게 너희라서^^ 감히 서울분들에게 대들수가 없으니까

결국 이런 방향으로 교묘히 이간질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두 지역간은 골이 깊어지죠
iAndroid
13/01/16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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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유시민의 글에서 전라도 혐오증의 원인이 결국은 경제문제로 귀결된다는 게 본문의 요약인데요.
저렇게 문제를 단순화하면 전국 최저 지역내총생산을 가지는 제주도는 왜 지역감정을 희생양이 되질 않았을까요?
그리고 강원도도 마찬가집니다. 전라북도와 비교해서 낮은 지역내총생산을 가지고 있는 강원도입니다. 근데 강원도에 지역감정을 적용하진 않죠.
오히려 유시민의 말 대로라면 제주도/강원도가 지금의 전라도 역할을 해야죠. 그런데 둘 다 지역감정과는 거리가 멉니다.
근대역사에서 정치가들의 기반이 어디인지 어떤 행보를 보였는지를 따져봐야지, 그런 걸 전혀 고려하지 않고 단순하게 경제로만 따졌기 때문에 유시민의 이 글이 옛날에 까인거죠.
13/01/16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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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씨의 관점대로 해석하면
'박정희 XXX'로 결론이 스무스하게 연결되죠.
Zenosblead
13/01/16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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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집을 전라도 밖으로 옮겨본 적이 단 한번도 없지만.. 사실 지역감정 발언을 오프라인 상에서 들어본 적은 단 한번도 없었는데, 생각보다 오프라인 상에서도 뿌리깊군요..
사악군
13/01/16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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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글에서도 말한 적 있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전라도의 맨파워가 지역중 2위이기 때문에 1위인 경상도의 견제를 받는 겁니다. 헤게모니 싸움이죠. 충청도는 킹메이커 역할을 하고 있고(예전엔 다른 지역처럼 그냥 소외되어 있었으나) 나머지는 파워게임에서 소외되어 있죠.
에이멜
13/01/16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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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인 1위는 수도권이고, 경상남북도는 서로가 같은 지역이라는 인식이 희박합니다. 물리적인 거리도 매우 멀어서 대전-대구간의 거리와 대구-부산간의 거리가 크게 차이나지 않아요.
몽키.D.루피
13/01/16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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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이 부각된 건 최근이고 예전에는 수도권도 경상도에서 올라온 사람 + 전라도에서 올라온 사람으로 취급했었죠.
에이멜
13/01/16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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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식으로 따지자면 6.25직후의 인구분포는 '서울에서 피난 온 사람 + 북한에서 피난 온 사람 + 충청도...+ 강원도...' 이렇게 따져야 하나요?
그럼 더더욱 맨파워 1위가 영남이라고 할 근거가 없어지는 셈인데요.
사악군
13/01/16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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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인구를 말하는 게 아닙니다. "아버지", 나아가 "할아버지" 고향이 어디인가 하는거죠. 이촌향도 현상이 일어나기 전의 인구수, 마음의 뿌리를 두고 있는 인구수의 맨파워를 말하는 겁니다.

수도권에 사는 사람 중 옛날부터 수도권에 살던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인구통계로 보았을 때 서울경기는 3위에요. 경상>전라>경기>충청>강원>제주 순이죠.

경기는 가만히 있어도 수도권 혜택을 보아왔으며 워낙 다른 사람들이 많이 와서 같이 섞여살기에 지역감정이 희박합니다.
에이멜
13/01/16 12:22
수정 아이콘
1925년의 자료를 보면 영남을 다 합쳐도 대한민국에서 17.8%의 비중밖에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마음의 뿌리가 어디 있는지는 알지 못하겠지만, 25년의 자료를 놓고 보면 호남인구가 영남인구보다 30%나 많습니다.
사악군
13/01/16 13:24
수정 아이콘
http://image.fileslink.com/48c73643850aaa7/%EC%9D%B8%EA%B5%AC%EB%B3%80%ED%99%94.png

1950~60년대 인구를 봐주시기 바랍니다. 1935년만 되도 영남인구가 호남인구보다 많죠.
1925는 일제강점기 초반쯤입니다..
13/01/16 13:31
수정 아이콘
이미 반대자료가 나온것으로 의미가 없어진거죠. 언제부터 자르는 게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1925년이나 1935년이나 다 이촌향도 현상이 일어나기 전이고 할아버지 세대들 출생하던 시기인데요.

1925년에 없던 마음의 뿌리가 1935년 부터 생기는 것도 아닐텐데요. -_-;;;;
사악군
13/01/16 13:35
수정 아이콘
1925에도 수도권은 인구수가 3위였고 호남이 인구수 1위 영남이 2위였습니다. 그래프상으로는 1930경 대등했고 이후로는 계속 영남 인구가 많죠. 영호남 사이의 반목이 인구수 1, 2위의 맨파워에서 오는 파워게임의 성격이 있다는 제 주장에 반론이 되는 자료가 아니라 오히려 도움이 되는 자료죠. 영호남이 전통적으로 곡창지대여서 인구수가 많았고 그 결과 두 지역이 정치적 역량, 힘이 강했다 라는 것이니까요.
13/01/16 13:45
수정 아이콘
1925년엔 호남인구가 영남인구보다 30%나 많았고 그럼 그 인구층은 그 지역에 살든 이주를 하든
그 '마음의 뿌리'라는 걸 가지고 살아왔을테니 호남이 영남에 비해 우위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거죠.
수도권은 3위였으니 지금도 그 수준이어야할텐데 실제로는 모든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고.

자료를 바탕으로 주장을 해야지 주장에 자료를 끼워맞추니까 모순이 생기죠.
13/01/16 13:57
수정 아이콘
정치적 헤게모니는 아직 영남에서 쥐고 있죠. 직선제 도입 이후 김대중을 제외한 모든 대통령이 영남 출신인데요 뭐. 최대 정당인 새누리당도 영남쪽에서 꽉 쥐고 있고.
사악군
13/01/16 14:03
수정 아이콘
자료를 바탕으로 주장한 겁니다. 이촌향도 현상이 일어나기 전에 이미 영호남 인구역전 현상이 있었다는게 자료에서 보이시지 않나요? 제가 '마음의 뿌리' 라는 애매한 표현을 사용한 것도 이주해서 살다가, 몇차례 세대가 지나고 나면 정체성이 바뀔 수 있기 때문에 그런 표현을 쓴겁니다. 시기를 언제 자르는 것이 무슨 의미냐 라고 물으시면 계속 거슬러 올라가 김이박씨 외에는 거의 모두 중국에서 온 사람들이니 중국에 마음의 뿌리를 두고 있다고 해야 할까요?

현재 상황에 영향을 미칠만한 시기로 이야기한 것이고, 자료를 바탕으로 주장을 한 것입니다. 저 그래프를 보고 현재 인구분포에서 연령대가 중년층은 부모, 청년층은 조부모의 출신지역을 볼 때 1순위 영남 2순위 호남일 것이다 라는 주장이 주장에 자료를 끼워맞춘 것이라고 생각되시나요?

수도권에 모든 혜택이 집중된 것은 수도라서 모든 혜택이 집중되었고 이촌향도 현상으로 인구가
폭발하면서 모든 수혜를 장악하게 된 것이죠.
에이멜
13/01/16 15:58
수정 아이콘
말씀하셨듯이, 시기를 언제로 놓고 자르느냐에 따라서 인구의 유동이 심각하기 때문에, 그것을 기반으로 하는 분석이 큰 타당성을 지니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수도권 과밀화가 이루어진지 수십년이 지난 상황에서 맨파워1위가 영남이라는것이 와닿지 않는것이 사실이고요. 영남지역의 1인당 GDP는 전국 꼴지입니다.
무플방지위원회
13/01/16 12:43
수정 아이콘
이런 접근은 대단히 위험한 논리라고 봅니다. 지금의 호남차별의 원인을 헤게모니 쟁탈 실패에서 비롯된 것으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파워게임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차별도 없었을 것이다라는 논리로 발전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죠
사악군
13/01/16 13:19
수정 아이콘
아뇨 이런 건 참여를 선택하거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죠. 누가 잘못해서 그렇다 이런 게 당연하다 그런 얘기가 아니라 그냥 현상이 그렇다는 겁니다. 파워게임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파워 게임이라는 게 진짜 게임이 아니니까요. 무슨 주체나 지도자가 딱 정해져 있고 그들이 권력을 얻으려고 나아가고 그런 문제가 아니라 그냥 사람 수가 두번 째로 많으니까 그 자체로 두번째로 표가 있고, 힘이 있고, 그러니 견제를 당하고 차별을 당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차별을 소리높여 말할 수도 있었구요. 강원 제주 이런 곳도 발전에서 소외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워낙 소수니까 목소리도 들리지 않을 뿐이고, 탄압할 필요성조차 없었을 뿐이죠.
13/01/16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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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년대 중반 넷상 2-30대 야권(당시는 여권이죠) 성향을 띠는 네티즌을 중심으로 고담 -> 수꼴서식지 등 TK에 대한 공격이 이뤄졌었고, 그 당시만 해도 인터넷 상에 현 여권성향을 띠는 사이트가 거의 없었습니다. 기껏해야 정사갤(그마저도 여권성향을 띠게 된 건 흔히 얘기되는 '전여옥 대첩' 이후였고) 정도가 외딴 섬으로 고립되어 있었기에 파이어가 일어날래야 일어날 수가 없었죠.

그런데 참여정부 후반기에서 MB 정부 초기의 광우병 시위, 경제위기를 벗어난 00년대 후반, 10년대로 접어들면서 젊은 층의 보수화로 인해 넷심 역시도 급격한 보수화가 이뤄지게 됩니다. 현 야권 성향 네티즌의 성지처럼 여겨졌던 아고라가 급격히 힘을 잃고, 디씨는 몇몇 사이트들을 제외하고는 완전히 여권성향으로 돌변합니다. 이렇게 균형추가 맞춰지면서 그간 일방적이었던 온라인 상에서의 여권 야권 지지자의 싸움이 점점 파이어되고 고담 수꼴에 대항하기 위해 홍어 슨상 7시멀티 같은 단어가 등장하게 된거죠. 여기까지는 그냥 흔히 볼 수 있는 파이어 수준이었습니다만, 00년대 초중반과 결정적으로 달랐던 건 인터넷과 스마트폰 사용률 - 특히 어린 세대들의 - 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이들이 인터넷 상의 용어들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게 되었고 이들이 즐겨하는 게임을 통해 인터넷 전반으로 마치 유행어인 양 확산되게 된 겁니다.

그 전까지의 싸움은 어디까지나 정치적 영역에서 이루어졌고, 싸움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물론 저 단어의 뜻과 의도를 누구보다도 잘 알았죠. 그래서 자연히 바깥으로 퍼질 수가 없었습니다. 상대를 노골적으로 비하하기 위해 자신을 깎아내리면서까지 좌빨 수꼴 같은 말을 쓰는 것이기에, 쓰는 사람들조차도 자신이 깎아내려진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요. 하물며 남들 다 보는데서 쓴다니 창피해서라도 못할 짓이었죠. 하지만 오며가며 주워들은 사람들에게는 이런 최소한의 제한조차 통용되지 않습니다. 그들은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상대에 대한 공격을 위해 이런 단어를 쓰는 게 아니거든요. 그냥 '재미있어서' 쓰는 거죠. 군인들은 누구보다 오발을 겁내지만, 군대를 겪어보지 않은 민간인들은 총을 멋진 장난감처럼 인식하는 것과 똑같은 겁니다. 그 결과가 이번 온게임넷 사태로 드러난거죠.

투표권도 없을 미성년자들과 신문 한 번 제대로 펼쳐보지 않았을 게이머들이 과연 새누리당을 지지하고 박근혜에 대한 충성심이 강해서 저런 단어를 쓸까요? 당장 이번에 물의를 일으킨 방청자나 선수들에게 박근혜에 대해서 질문하면 '그 할머니 꼴통 크크크크' 정도의 대답밖에 못들을 겁니다. 경상도 지역주의에 대해 물어보면 '아 몰라 깡촌들끼리 알아서 싸우라고 해 난 서울사람임 크크크' 라고 대답하겠죠. 그래서 어제도 얘기했지만, 현 상황을 영호남 지역감정이나 혜택받은 경상도-악의적인 전라도 차별 구도로 보는 건 완전히 핀트를 잘못 잡는 겁니다. 유시민의 이 글은 명문이긴 하나 벌써 15년 전의 글이고, 무엇보다도 본인이 경상도 출신이라는 가해자 컴플렉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죠. 그 자체가 참 뜻깊은 일이고 멋있는 말이지만 지금 사태와 별 관련은 없죠.

오히려 현 상황은 끊임없이 주장되어 왔지만 또한 끊임없이 고루한 얘기라고 무시당한 인터넷 상의 문화 자정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봅니다. '인터넷인데 뭐 어때?' '욕질 좀 하고 까고 그럴 수도 있지' '성인군자도 아니고 답답해서 어디 살겠냐'고 무시하고 넘어갔던 얘기들이, 이제 부메랑이 되어서 그대로 돌아온 겁니다. 그래서 전 안타까운 와중에도 이번 사건이 어느 정도 전환점이 될 수 있지 않겠나 싶습니다. 셧다운제니 교사 신고제니 뻘소리 할 거면, 인터넷과 현실에서 일어나는 언어폭력에 대해서나 진지하게 고민하고 이잡듯이 잡는 게 이런 사고의 재발을 막는 길이죠. 이번 사건에만 국한해봐도 그렇습니다. pgr에서조차도 '서로 부모님 안부 물어보는 게임'이라는 말을 농담섞어서 해대는 유저들 사이에서, 하물며 자신과 관련이 없는 지역에 대한 말이 뭐 그리 대수였겠습니까?
될대로되라
13/01/16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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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살았는데 친척들 모이는 자리면 밥상머리 교육으로 배웠습니다. "전라도놈들은 믿지못할 종자이고 범죄자들이다."
삼촌 한분이 "군대가 보니 다 똑같더라. 전라도라고 무슨 남다른 사람들 아니다." 이렇게 말했다가 집중 포화 맞고 바로
자기말을 번복해야 했지요.
지금 일베에서 벌이는 운동(?)을 그땐 친인척 커뮤니티로 했던거죠.
제가 봤을 때 전라도폄하는 그때나 지금이나 본질이 바뀌지 않았습니다.
사회적인 불평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부조리와 분노의 배출구로 특정 지역을 희생양 삼아 축제를 벌이는 것.
여기에 정권창출에 있어 큰 도움이 되는 지역대립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모리배들의 유착.
새누리당이 알바조직 돌려서 악성댓글 유포하고 일베 옹호하는거 보면 딱 답이나오죠.
지역간에 라이벌의식은 어느 나라나 존재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런 레벨이 아닙니다. 그냥 이지메일뿐입니다.
DarkSide
13/01/16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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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 그냥 굳이 한 마디 하자면,

제 아버지와 할아버지 본관은 경기도 파평이고, 저희 어머니와 외가 쪽 본관은 경남 밀양인데,
저는 정작 서울 혜화동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런 저조차도 아무런 지역 연고가 없는 전라도에 대한 말을 들을 때 마다 어르신들 반응이 대부분 다 부정적이더군요.
어르신들 하시는 말씀 들어보면 "전라도 사람들은 돈을 안 갚는다" "한국 절도범이나 살인범 대부분이 전라도 사람들이다"
뭐 대충 이런 논조로 말씀하시는데, 그걸 듣는 내내 아무 상관도 없는 제가 다 마음이 불편하더군요.

속된 말로 요즘에 넷상에서 전라도 비하 발언으로 전라디언이나 홍어 드립치는 것도 그렇지만,
그 이전에 이미 어른들의 전라도 사람들에 대한 비판과 부정적인 선입견이 강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도대체 전라도가 뭘 그렇게 잘못했길래 못살게 구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
13/01/16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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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 보태보자면

전라도사람들이나 특정지역을 비하하는 어른들이나 어른들의 의해 교육을 받은 세대들도

그것이 전체적으로 옳은일이 아니다라는건 알고있더군요

부산출신에 서울명문대를 나온 친구에게 물어본적이 있습니다. 넌 알만큼 알고 배울만큼 배운놈이 왜 그런 잘못된 편견에 편승하냐고

그친구의 대답은 간단하더군요

"그게 나한테 유리하고 이득이니까 가만있는다"

상대적약자나 특정지역을 터부시해서 그반대편에 속해있는 자들이 얻는 이득이 상당하다고 생각하더군요.
그친구의 말을 반박할수도 반박하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인간은 자신의 이득을 최우선시하는게 자연스럽다고 생각하니까요

지금은 전라도지역이 따돌림 받지만 대한민국 상류사회에 약진하는 대상이 달라지면 터부당하는 지역은 바뀔수도 있을겁니다
물론 전라도 지역은 세트로 계속 따라가겠지만요
13/01/16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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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이 하나의 지역으로 각성을 하는 순간 수도권 대 나머지 구도가 되는거죠. 서울 사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호남이나 영남이나 어차피 지방 사람일 뿐입니다. 아직까지는 수도권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출신지역 또는 자신의 부모의 출신지역에 대한 소속감이 있습니다만 한 세대 정도 더 지나면 거의 희박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부모님은 두분다 전주 출신이고 저는 서울에서 자랐습니다만 호남 아이덴티티가 있습니다. 하지만 제 동생은 없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호남 아이덴티티라는 것도 '전라도 사람은 뒷통수를 잘친다' 뭐 이런 말 들으면 기분이 나쁜 정도와 민주당이 친근한(?) 정도이지 그렇다고 제가 호남사람이다라고 생각하진 않으니까요. 제 자식대로 내려가면 아예 이런 아이덴티티도 없어지겠죠.
13/01/16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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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는 한번도 부모님이나 친척들로부터 이런 얘기(전라도 비하)를 들은적이 없었거든요.
근데 여기 고백되는 사례들을 보니 제가 특수한 케이스라 그런얘기를 듣지 않고 자라왔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조부모쪽은 친가 외가 전부 이북 출신이고 전란 후 다 수도권에 정착하셔서 부모님도 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데다
몇 안되는 친척들 중 유일하게 비수도권에 있는 분이 영동이었으니... 그런면에서 운도 좋고 하네요.
조현영
13/01/16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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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가 전라도 까는게 인터넷문화수준까지 와버렸는지 모르겠네요

고쳐지는건 쉬운일이 아닐꺼란 생각이들고 안타깝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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