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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11/04 23:56:02
Name 스웨트
Subject [일반] 취직의 스웨트 스킨
-반말체 죄송합니다-

"그러니까 시즌이 끝나기 전에 금장을 찍으면 잔나 한정판 스킨을 준다고?"
친구에게 들었던 그말은 별 생각도 안했던 랭겜 레이팅에 대한 승부욕을 발동시키게 되었다. 하..한정판이라 .. 그말인가? 노..놓칠수 없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난 그 달콤해 보이는 열매를 따낼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들었다. 왜냐면 아직 난 취직을 못했기 때문이다.

일년에 너댓번 손가락에 셀만큼 pgr 자유게시판에 글을 썼던 나는 언젠가부터 글을 쓰는것에 두려움을 느꼈다. 난 도대체 무슨 글을 써야한단 말인가? 그동안 이런글 저런글 도둑잡던글 좌절했던 글 등등 써왔다. 어쩔땐 쾌활하게, 어쩔땐 우울하게 키보드를 두드려 댔던 내자신에게 있어서 다음 글은 어떤글을 써야 할까?
사실 난 제일 쓰고 싶었던 글이 있었다. 뭐니뭐니해도 자랑질이 최고다. 그래 다음엔 꼭 취직해서 취직자랑글을 올릴테다. 그래서 지금까지 취직축하 리플을 달면서 담배필줄을 몰라 커피나 쓰디쓰게 끓여먹던 내모습을 집어치우고 나도 멋지게 사람들에게 축하인사나 받아봐야지. 기분 참 좋겠군. 자..자랑글이라니.. ( 서..성공하면 다음엔 염장글을 도전.. )

아무튼 그러한 와중에 하루에 짬짬히 하던 lol에 있어서 무언가 목표의식이 생겨버렸다. 친구의 그 넘겼어도 될 말은 이력서를 써야할 내자신을 흔들리게 만들었다. 당시 레이팅이 1420이었으니 7판만 이기면 한정판 스킨이 나에게 생기는 것이다. 한번 도전해 볼만한 일이기도 하지. lol은 그만큼 재미있으니까


그리고 그만큼 lol은 사람의 멘탈을 파괴시키는데도 한 능력 한다.
1488을 찍고 나서 이후 한판만 이기면 되겠네 하다가 열판을 지고 스무판을 져서 1270을 찍어냈다. 허탈감이 들면서 인생에서 들던 자괴감을 이곳 lol에서까지 느끼게 되었다. 안될놈은 안되나.. 서폿은 캐리가 안되나..?.. 왜 좀 흥하면 숨어있던 트롤러들이 활개를 칠까? 심지어 lol을 같이 시작했던 친구녀석들이 하나둘씩 금장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니 그 마음은 배가 되었다.

이력서는 쓰는 족족 떨어졌다는 더러운 이메일만 답장으로 날라왔다. 내려온 레이팅은 은장찍는것도 가능할까 생각될정도로 지지부진 했다. 그래.. 취직해야 하는놈이 게임에 시간을 투자한 다는 자체가 글러먹은거다. 그럴만 하다. 인생도 게임도 안되는거야.
나도모르게 마우스를 집어던졌다. 괜시리 눈물이 날거같았다. 내가 지금 뭘하고 있는건지도 모르겠다. 아무것도 마음먹은대로 안되니 그 마음을 게임에 두었을지도.. 적어도 게임은 이길때가 있으니까.. 내 자신이 이길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믿어지니까.. 그런 인생회피자에게 있어서 게임마져도 마음대로 안되는 이 상황이 모든게 싫어지고 슬퍼졌다. 내자신이 정말 한심스러울 뿐이었다.
라는 순간 한 이메일이 도착했다. 서류를 합격했다.

관련서류를 제출하고 일주일밖에 남지않은 인적성을 위해서 난 잠시 lol의 세계에서 도서관의 세계로 위치를 옮겼다. 이번에 찾아온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정말.. 언제 또 다른 서류가 붙을지 모르니 이 곳에 무조건 붙자고 다짐하면서 외워댔다. 영어는 정말 쥐약이지만, 추리나 공간능력, 수리 등은 자신이 있으니 짧은 준비 시간이지만 희망을 가질뿐이었다. 가진거라곤 그거뿐이니까..

시험을 보고 난후 희망반 절망반이었다. 영어를 포기하고 나머지에 올인한 이 전략이 먹힐지 잘 모르겠다. 시험자체는 잘본거 같은데.. 영어를 다 찍어냈으니 합격한다고 장담도 못하겠다.... 천안에서 터미널로 도착한 나는 뭐할까 잠시 생각후에 그동안 못했던 lol이나 하자 pc방에 갔다. 정글러로 금장을 찍은 녀석의 조언처럼 스카너를 한번 파보자. 그리고 스카너는 참 좋은 캐릭이었다. 내 꼬리맛을 보여준다는 그녀석은 단숨에 내 점수를 궁극기처럼 끌어올려 주었다. 그리고 레이팅 점수가 은장을 돌파하고 1450을 갈 즈음 발표날이 되었다.
... 인적성을 합격했다.

면접준비를 하면서 느꼈다. 왠지 면접이 끝나고 lol을 해서 금장을 찍어 "전쟁의 잔나"스킨을 받으면 내 인생의 "취직의 스웨트" 스킨도 얻을것 같다는 알수 없는 느낌이 들었다. 면접에 5명을 뽑는 정원에서 현재 10명. 2:1의 경쟁률이지만, 지금껏 뚫어낸 경쟁률에 치면 가능성이 있는 경쟁률이기도 하다. 그래.. 꼭 전쟁의 잔나도.. 취직의 스웨트 스킨도 받도록 두마리 토끼를 얻도록!! 힘내야겠다.

면접이 끝나고 면접을 본 시지부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합격을 하게 된다면 이사진을 인증샷을 써야지. 스킨을 최대한 멋지게 한번 찍어봐야지 찍어내고 정장을 입은채로 길거리를 터벅터벅 걸었다. 긴장이 풀려서인지 잠이 왔다. 아무것도 먹지 않았지만 배는 고프지 않았다. 난 pc방으로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새로산 정장에 담배냄새가 배이지 않도록 금연석에서 내 아이디를 로그인 했다.


그리고.. .. 난 금장을 달았다. 시즌종료까지 일주일 남은 상황에서 드디어 나도 잔나 스킨을 얻게 되었다. 이후 계속해서 이기는 것에 나는 알수없는 기쁨과 희열이 느껴졌다. 무언가 두근두근 대었다. 잘될것 같은 이느낌. 무언가 이상스럽게 잘풀리는 이느낌. 그래서 어딘가 모르게 위화감이 드는.. 이 알수 없는 느낌이 들때 내 핸드폰에 문자 한통이 왔다.

그리고 그 문자를 본 나는 무언가 먹지 않으면 버텨낼수 없을것만 같았고, 바로 피시방을 나와 주변 우동집에서 아무 우동이나 시켰다. 우동을 먹는 도중에 우동 국물에 파동이 일어났다. 난 젓가락질을 하지 않았지만 국물은 자꾸 일렁 일렁 대었다. 10분이면 먹을수 있는 그 우동을 나는 30분동안 붙잡고 있었다. 젓가락을 들 힘조차 나지 않았다. 대신 다른 무언가를 눈에서 내보낼 힘은 조금 있었나 보다.

슬램덩크에서 마지막 멘트처럼 그 사진이 쓰일일은 없었다. 뭐.. 전쟁의 잔나는 얻었으니 그걸로 위안을 삼아봐야 겠다. 앞으로 lol은 시즌이 바뀌고 내인생에 있어서도 또다른 계절이 찾아온다. 지금은 실패했지만, 언젠간 나도 금장, 플래티넘 인생이 될수 있겠지 생각을 하면서,
그리고 다음엔 꼭 pgr에 목표했던 자랑글을 올리도록 해야겠다.

아 금장 찍었으니 이 글도 자랑글이 되려나. 크크.... 이런 자랑은 하고싶지 않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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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1/05 01:33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발표기다리는 입장으로 밤마다
잠이안옵니다.. 그렇게 컴퓨터 켜고 엘오엘 하다가 늦게자고 에휴..
지나가는회원A
12/11/05 02:04
수정 아이콘
화이팅
다음닉변경전까지취직
12/11/05 09:51
수정 아이콘
화이팅!
저도 9월부터 20여군데 써서 서류통과 5개 됐는데
지금 3개 떨어지고 2개 남았습니다...흐흐
Paranoid Android
12/11/05 14:21
수정 아이콘
이번에잔나를위한조금의노력이 다음취직에 더해진다면 준명히 합격할수있으리라 생각합니다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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