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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10/31 18:21:46
Name 밤의멜로디
Subject [일반] 4명의 100승 투수, 그들을 기억하며<2>-박명환
지난번 이대진 편에 이어서 2012년 현역이었던 100승투수 시리즈 두 번째 편, 박명환입니다





박명환은 다른 세 투수와는 다르게 팀의 프렌차이즈, 레전드로 남아있는 것이 아니라 먹튀로.... 각인되어 있는 안타까운 투수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100승 투수, 그래서 글을 써 봅니다.

파워피쳐 박명환, 데뷔하다

박명환은 충암고를 졸업하고 96년 OB에 고졸우선지명으로 입단합니다. 김선우 등의 동기는 대학진학을 선택한 반면 박명환은 바로 입단을 결정하면서 계약금 3억원을 받습니다.
데뷔시즌, 박명환은 공익근무로 빠진 15승 투수 권명철을 대신하여 시작부터 선발진에 들어갑니다. 145~148km의 직구와 136km의 빠른 슬라이더를 선보이며 선동렬 이후 가장 빠른 슬라이더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기대감을 품게 했지만 시작은 3경기 13볼넷으로 제구면에서의 불안감도 노출합니다. 하지만 이후 제 궤도를 찾으면서 3연승을 달리고, 완봉승도 여러차례 선보이며 6월까지 6승 3패로 화려한 데뷔시즌을 보내는 듯 했지만 다시 컨트롤이 문제가 되며 9연패를 기록하지만 계속된 김인식 감독의 믿음 속에 선발로테이션을 꾸준히 지키며 7승 12패 방어율 3.84를 기록합니다. 제구는 안좋았어도 피안타율도 2할 초반대에 삼진도 139삼진으로 제구보단 구위로 승부보는 파워피쳐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다음 시즌에서도 초반 잘 나가던 박명환은 7~8월 연패를 기록하며 데뷔시즌과 비슷한 모습을 보이며 8승을 기록합니다. 특히 LG전 13전 0승 8패를 기록하며 LG 좌타자들에게 약한 모습을 보입니다.
98년, 박명환은 드디어 10승을 넘기고 14승 11패로 팀내 최다승을 기록하며 준PO 진출에 일조합니다. 탈삼진도 181개로 이대진에 2개차로 2위를 기록합니다. 다만 사사구가 120개로 1위인 것과 3년동안 폭투를 15-21-18개를 기록하며 3연속 폭투 1위를 기록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박명환 - 진갑용 조합, 진갑용은 당시에는 신인 포수로 그저 그런 수비 능력이었습니다. 거기에 박명환의 제구가 더해지니...) 그렇다고는 해도 박명환은 떠오르는 OB의 1선발 에이스 투수였고, 제구만 잡힌다면 최고의 투수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었습니다.

부상과 부활, 한국의 우완 에이스로
하지만 99년, 손가락 부상과 어깨 부상으로 1선발 박명환은 전력에서 이탈합니다. 병원들을 돌아다녀도 딱히 치료법도 없었고, 재활을 거듭하던 박명환은 01년, 복귀하여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전천후 투수로써 8승5패3홀드7세이브를 기록하며 OB에서 두산으로 바뀐 팀의 우승에 기여를 합니다.
그리고 02년, 박명환은 화려한 부활을 보여줍니다. 여전한 탈삼진 능력과 꾸준한 로테이션, 줄어든 사사구를 보여주며 14승 10패 3.44를 기록합니다.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차지하며 병역문제도 해결합니다.
03년 잠깐 부진하지만 04년, 루키에 문제되었던 제구가 사사구 59개로 확연히 줄어든 모습을 보이며 국내 최고의 우완투수로 거듭납니다. 12승 3패 방어율 2.50, 승리가 부족해 다승왕은 못따 트리플 크라운은 실패했지만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합니다.
그 이후로도 05년에도 2점대 11승 3패, 이닝은 부상을 염려하여 적게 먹었지만 최고의 투수의 위용을 보여줍니다. 06년에는 다시 전천후 투수로써 여전한 성적을 거둡니다.


박배추? 약물?

박명환은 재미있는? 사건이 몇 개 있습니다.
우선 박배추라는 별명을 얻게 된 배추 사건입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020&aid=0000304197&
05년 6월, 투구 중 모자가 벗겨진 박명환의 모자 안에는 왠 양배추가 있었습니다. 갑상선 항진증으로 열이 많던 박명환이 무더위에 머리의 열을 식히기 위해 모자 안에 양배추 잎을 넣었던 것입니다. 이 사건으로 KBO에서는 부정투구라고 하여 더 이상 모자 안에 양배추를 넣지 못하게 합니다.

약물은 WBC에 한국대표로 출전한 박명환이 도핑테스트에서 노르안드로스텐디아올이 검출된 사건입니다. 99년부터 있었던 어깨통증으로 진통제 약물을 복용하고 있었다고는 하나, 국제대회에 2년간 참가할 수 없게 됩니다.


FA, LG로 이적, 그리고 먹튀가 되다

http://sports.khan.co.kr/news/sk_index.html?art_id=200611221720063
06년 시즌이 끝나고, 박명환은 FA를 선언합니다. 처음 박명환은 일본 진출을 시도하지만, 결국 4년간 최대 40억원에 라이벌 LG와 계약합니다. 인저리프론이고, 전성기가 지나가고 있는 것에 조금 우려도 있었지만 어쨌든 국내 최고의 우완 투수였고, 07년 시즌에는 10승 6패로 나름 제 몫을 해 줍니다.
하지만 08년... 박명환은 계속 달고 다녔던 어깨 통증에 시달리며 여러 크고 작은 부상들로 경기에 제대로 출전하지 못합니다. 4년간 40억에 데려왔던 투수가 08~09 2년간 23이닝, 16이닝만 소화하며 LG 구단에게 FA 잔혹사 명단에 한명을 또 추가하게 만듭니다. 잠깐 올라와도 예전의 그 귀는 어디 없고, 제구도 엉망, 4패만을 기록합니다.
(이 때 나오는 기사들을 보면... 박명환, 부상 딛고 돌아온다. 박명환, 최악 피칭. 박명환, 1군 엔트리 제외. 박명환, 2군 등판, 복귀 임박. 박명환, ?월 중 복귀 목표.  순환....)


10년 4월, 오랜만에 선발진에 오랫동안 합류한 박명환은 4월 8일 롯데전에서 972일만의 승리를 기록하며 통산 99승을 기록하고, 24일, 드디어 통산 100승 투수의 고지에 오릅니다. 하지만, LG의 4~5선발로 활약하던 것도 잠시, 4승 6패 방어율 6.63 76이닝의 기록을 남깁니다. 76이닝동안 피안타는 94개, 이제 부상으로 피안타율 2할 초반을 기록하던 파워피쳐는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이런 모습마저도 이제는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다시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간 박명환은 더 이상 올라오지 못합니다. 연봉은 5억에서 5000만으로 90% 삭감당합니다. LG 4년 계약동안 270.1이닝 14승 16패 185삼진만을 기록하며 FA 먹튀라는 오명을 얻었습니다. 파워피쳐 우완 에이스 박명환은 이제 먹튀 박명환으로 더 기억에 남게 되었습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10/05/2012100501184.html
그리고 2012년 10월, LG는 박명환과 재계약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힙니다. 이제는 36세의 노장이 된 박명환은 은퇴의 기로에 놓였습니다. 과연 박명환은 새로운 팀을 찾아 재기를 노릴 수 있을까요. 하지만 이미 오랜 부상으로 신음한 팔은 다시 돌아올 것 같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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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0/31 18:26
수정 아이콘
07년 박명환은 진짜 에이스였죠
연패는 끊어주고 연승은 이어주고

재박량도 40억을 주고 사온만큼
철저히 관리해주면서 잠깐이나마
'이야 비싼값 한다'라고 생각했지만

정말 거기까지였고
08년은 군대에 가서 야구를 거의 못 봤지만
못본게 다행일정도...
09년 역시 제대후부터 야구장에 찾아다녔지만 배추는 거기에 없었고...

2010년 초반에 몇게임 뛰는 듯 하다가
귀신같이 2군행......

짜증도 나고 별로 안 좋아하는 선수인 것은 사실이나
2군에서 오랜 재활을 겪고 올라온 투수들 모두
하나같이 '박명환 선배가 큰 도움을 줬다'고 말하는걸 봐서는...
나름 주어진 현실 안에서는 뭐라도 할려고 했나보다 생각합니다.

아무튼 더 이상 다른팀에서 뛸 기회는 없을 듯 싶네요.
ST_PartinG
12/10/31 18:37
수정 아이콘
전설의 연봉 90% 삭감의 주인공이죠..
12/10/31 18:44
수정 아이콘
부활시전만 몇년하다가 은퇴......... 엘지의 자랑이죠 2명의 100승투수가 2군에 있다는거?
호돈신
12/10/31 19:30
수정 아이콘
애증이란 표현을 많이하는데 LG팬에겐 그냥 증이죠...
제 시카입니다
12/10/31 19:40
수정 아이콘
전 LG팬인데 07년도엔 군대에 있어서 야구를 못 봤습니다.... 이 아저씨 미워요. 진필중도 미워요...
12/10/31 20:04
수정 아이콘
두산 출신 fa는 더 이상 영입하지 않는걸로..
12/10/31 20:15
수정 아이콘
박명환은 그렇게 술을 많이 마셨다고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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