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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5/08 01:45:35
Name 스웨트
Subject [일반] [잡담]안녕.. 서점..
날씨가 따땃해지다 못해 조금 땀도 흘리는 요즘 타닥타닥 키보드에 손을 얹고 이력서를 써봅니다. 쓰다보면 언젠간 뭐 되겠지 되겠지 어느센가 긍정적인 마인드인지 해탈한 고래까와님 마인드인지 모르겠지만 쓰다보면 항상 고심을 하게 되는 란이 있답니다.
"취미"
... 취미라.. 뭐라 쓴다. 스타10년인생 스타 쓸까.. 요즘 안하니까 lol이라고.. 그랬다간 바로 휴지통으로 쳐박히려나..
무난한걸 쓰자. 근데 뭐라고 하나. 난 음악도 잘 안듣는데 음악감상이라 하기도 좀 그렇자나. 그래 독서다 예전엔 책 정말 많이 읽었거든 요 근래 들어 손을 떼서 그렇지... 좋아! 그래서 독서!....
라고 쓰긴 했는데.. 최근 읽은 책에 대해 물어보면 어쩌나..

음.. 안되겠다. 예전책 읽으면 좀 그러니까 오랜만에 서점이나 한번 가봐야 겠다.

평일이지만 평일같지 않은 백수에겐 그날이 그날같은 어느날. 햇빛이 따뜻하게 머리카락을 쐬고 들어와 가마가 가려워 글적글적 거리며 도착한 그곳은 내가 알던 그곳이 아니었습니다.
"cafe been..???"
심해of 심해가 있듯 촌동네 of 촌동네인 우리동네에 유일하게 있었던 서점이 검은색 씁쓰름한 맛을 내는 시럽타먹는 음료를 주는 곳으로 바뀌어 버렸습니다. 아니 이런 세상에.. 왠지 모를 허탈감. 옛날부터 키워온 개가 왠 이름모를 아저씨에게 끌려가 누군가의 배속에 들어간 느낌 냉장실에 넣어놨던 요플레가 문열어보니 흔적조차 사라진 듯한 그느낌.. 아무튼.. 그런 커피맛같은 씁쓸하면서도 공허한 느낌이 들더군요.

사실 이 서점은 추억이 많은 곳이었습니다.

터미널과 가까워 버스를 기다리기 전에 항상 들려 책을 사지도 않을거면서 살것처럼 두리번 거리며 괜찮은 책없나 눈으로 둘러보던 그곳.

학생일때 문제집 사오라고 학교에서 이야기해서 투덜거리며 들렸던 그곳.

군대있을 때 다리 불편하신 분이 서점에 들어가려 하시길래 문을 열어주는 찰나 때마침 안의 알바생이 동시에 문을 열어줬는데 그 알바생이
내 첫사랑이었던 그곳.

사람들에게 마음의 양식을 팔던 그곳이 커피란 음식을 파는 곳으로 변환되어 버린것을 보니 여기까지 온 헛걸음 보단 예전에 추억들이 그저 하나 둘씩 생각이 나더랍니다. 요즘 사람들이 책을 안읽는다 안읽는다 그러고, 다들 인터넷으로 책을 사다보니 그런것일까..
시대에 뒤쳐지는 것처럼 서점들이 망해간다던데 그중의 하나가 이곳이 되었다니.. 그래.. 하나둘씩 그렇게 추억속에서 사라져 가는 것일까
제가 아주 꼬맹이일적부터 알아왔던 그곳의 상실은 참으로 느낌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 서점아. 미안하구나. 나라도 자주 들렸어야 했는데.. 서점아 안녕.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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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ngjyess
12/05/08 02:30
수정 아이콘
오프라인서점과 온라인서점의 가격차이가 너무 심합니다...
주본좌
12/05/08 03:39
수정 아이콘
저도 버스올때까지 자주 시간때우던 서점이 있었는데 얼마전에 보니 폐업했더군요..
구경만하지말고 구입좀 할걸..
12롯데우승
12/05/08 04:22
수정 아이콘
얼마전에 2011롯데 팬을위한 책을 샀죠..
집에와서 검색해보니 .. 한 5000원 싸더군요.

이제 서점갈일은 없을것 같습니다.
발가락
12/05/08 10:08
수정 아이콘
확실히 인터넷에서 책이나 음반등을 사는게 싸기는 훨씬 쌉니다.
저도 왠만하면 온라인으로 사구요..

그래도.. 간혹은.. 조금 돈을 더 내는걸 알면서도..
서점에 가서 한두권, 음반 한두개, 좋아하는 영화 한두개 쯤 집어오는 그 재미가 있는거죠.

그러고보니.. 총선전에 인기있는 정치서적 몇권 빼고는..
요즘 구입해온것들이.. ;; 케인의 기록, 죄악의전쟁..등이네요.. 크크

특히나 음반쪽은 근래 2년쯤 아예 보지도 않았죠.. 저질 녹음상태.. 정말 실망이라서..

화폐가치 대비 만족감을 얻을수 있다면.. 정당하게 지불하는게 당연한것인데..
만족감을 얻었는데.. 다른 누군가의 금액과 비교가 되면서 그 만족감이 급락한다는거 자체가..
좀 씁쓸한 현실입니다.

같은 물건을 사놓고도... 나는 더 싸게, 더 빠르게, 더 많이 사왔다고 경쟁하고 비교해야 하는..
.
.


즐거운 5월 보내시길..^^
강가딘
12/05/08 11:59
수정 아이콘
몇년사이에 저희동네 근처에 서점은 아에 없어졌고 음반가게는 딱하나 남았는데 그나마도 건물 리모델링하면서 평수가 줄었습니다. [m]
앉은뱅이 늑대
12/05/08 20:24
수정 아이콘
읽는 맛이 있게 글 잘 쓰시네요.
재밌게 읽었습니다 ^^ [m]
12/05/08 23:12
수정 아이콘
책냄새 맡으면서 책둘러보고 사는맛에 서점에서 책을 삽니다. 물론 인터넷이 싸긴 싸지만 그래도 서점에서 산 책과 인터넷에서 산 책과 애정이 다르다고 할까요... 먼가 더 아끼고 한번더 보게되고 하게 되더군요. 아직까지 우리동네 서점은 살아남았지만 책있던 자리가 카페가 되고 음박시디를 파는 자리가되고 문구를 파는 자리가 되는걸 보니 먼가 허전하긴 합니다.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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