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적인 선거라면 조작이나 부정의 가능성이 언제나 원천봉쇄되어야 합니다. 헛점이 있으면 안되죠. 아예 없는건 무리겠지만 찾기 힘들정도는 되어야죠. 후보자들 모두 결과에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더라도 시스템에 심각한 문제가 드러났을 경우 그 선거는 무효가 됩니다.

문제점이 지금 보면 대략 이렇습니다.

전화받은 사람이 연령대 선택 -> 마감되었을 경우 알려줌 -> 전화받은 사람이 선본에 알려줌 -> 선본은 그 사실을 트윗이나 문자 등으로 배포함 -> 그 사실을 알게 된 사람이 자신의 나이를 속일 가능성 존재

일단 특정 연령대 마감여부를 조사기간중에는 누구도 몰라야 합니다. 알면 결과적으로 누군가가 속이게 될 수 있죠.
제대로 하려면 표본수도 몰라야 합니다. 숫자만 알아도 연령대별 지지율 조작이 가능하니까요. 근데 그 부분은 넘어갑시다.

선본이 단순히 연령대 마감이라는 정보만을 제공하더라도 그 자체로 당락을 가를수도 있을 정도의 여론조작 가능성이 생깁니다.

"50대 마감되었습니다"

라고만 트윗이나 문자를 뿌렸을때 단 열명만 그 사실을 이용하여 나이를 속여도 당락이 바뀔 수 있죠.
열명 아니라 단 한명만 그럴 가능성이 존재해도 마찬가집니다.
따라서 최소한 조사 기간 중 후보자의 정보 제공 금지라는 룰이 있었어야 합니다만, 그렇다 하더라도 후보자 측이 아닌 누군가가 그것을 조직적으로 행할게 뻔하기 때문에, 아예 전화받는 사람도 몰랐어야 합니다.

즉, 이건 뭐 애초에 여론조사 방식 자체가 완전 잘못되었고, 이걸 경선용으로 쓰기에는 무리라는 얘깁니다.


1. "50대 마감되었습니다"
2. "50대 마감되었습니다. 40대 이하 분들의 참여가 필요합니다."
3. "50대 마감되었습니다. 40대 이하 분들의 참여가 필요합니다. 연령대는 누구나 자유롭게 선택가능합니다."
4. "50대 마감되었습니다. 40대 이하로 연령을 선택해주세요."


지금 문제가 되는 이정희는 4고, 2는 심상정입니다.

1에서 3까지는 단순정보제공. 4는 조작권유입니다.
근데 3이 조작권유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단순정보제공이지만 의미는 4와 완전히 같습니다.
쉽게 말하면 그냥 말투만 다른거죠.

즉, 이 경우에 조작권유와 정보제공 사이에 명확한 선을 긋기 힘듭니다. 연령대 선택이 가능하다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과 선택을 권유하는 것은 표현만 다르지 내용상으로는 완전 같습니다. 정보제공만 했어도 조작권유와 같습니다.

조작권유가 아니라고 할지라도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가 있었다면 그 선거는 무효입니다.
즉 2도 무효죠. 트윗이나 문자로 1이나 2만 날려도 선거에 영향 바로 있습니다.
선본 측이 아닌 일반 지지자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행했다 할지라도, 이건 책임 문제가 아니라 절차와 신뢰성 문제이기 때문에 행위 주체와는 상관없이 무효입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영향이 있었느냐 없었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영향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었느냐 없었느냐가 가장 핵심적 문제입니다.
즉, 1이나 2가 가능한 방식의 선거는 그냥 그 자체로 무효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