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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1/14 23:41:26
Name swordfish
Subject [일반] 역사를 바꾼 발명품과 사회적 특성의 관계
아래 글을 보고 한 자 적어 봅니다.

아마 인류 역사 상 가장 중요한 발명품 중 하나를 적자면 아마 바퀴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구대륙적 특성이었고 신대륙에서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갖게 되죠.
신대륙 인들도 바퀴를 발명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정확히 이야기 하면 북중미 문명은 말이죠.
남미 잉카는 아니었습니다.

문제는 이들은 이 물건을 알았어도 사회를 바꾼 물건은 아니었습니다.
그냥 장난감으로 사용되다 구대륙인들의 침략 후에나 적극적으로 사용되게 되죠.

그럼 왜 이런 차이를 냈을까요?
사회 생산량의 문제? 아즈텍 문명은 충분히 하나의 문명으로 바퀴를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단 한가지만 없었을 뿐이죠. 바로 바퀴로 된 수레를 끌 가축 말이죠. 아메리카 자체에 말이 없었고
소 역시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나머지는 이런 물건을 끌기에 큰 도움이 안되는 가축들이었죠.

반면 잉카에는 리마는 있었지만 바퀴가 없었죠. 이 이야기는 총균쇠에 나오는 이야기죠.

이는 단순히 발명이 세상을 바꾸는 지에 대한 의문을 던져 줍니다. 발명이 있고, 니즈가 있고, 능력이 있어도
단 한가지가 결여 되면 세상을 바꿀 수 없는 것이죠.

한편 헤론의 증기기관의 경우도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증기기관 원리 자체는 헬레니즘 시대에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알렉산드리아의 헤론은 재미있는 장난감 혹은 종교적 장치(혹은 사기 장치)를 만들었죠.
문제는 이게 혁명으로 연결되지 못했던 건 역시 사회적 생산력 문제 였을 것입니다. 농업 생산량이 적고, 인구가 많은
체제에서 인력은 쌌기 때문에 그냥 인력을 이용하면 끝이었기 때문이죠. 즉 기술이 있었도 사회적으로 못받쳐 주고
욕구가 없으면 당연히 이는 뭍히게 되는 거죠.

한편 현대에는 당연히 무언가를 만들기 위한 기술은 있는데 욕구도 있고 사회적 규모도 되면 이게 초월적으로 실현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게 바로 로마의 상하수도죠. 거대 도시에 대한 욕구도 있고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적어도 도시 규모의
능력이 있었기에 과학에 대한 지식이 상당히 부족하고 큰 동력적인 기술이 부족한데도 로마는 이를 실현 시켰습니다.
이러한 시설이 18~19세기에나 다시 실현되긴 하지만 이런 재반 조건 없이 로마는 정말 이를 이루었습니다.

그리고 로마 뿐만 아닌 다른 고대의 오버 테크놀로지도 이런 현상을 통해 설명할 수 있는 것이죠.

이렇게 보면 발명자체가 중요한 게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이 발명이 세상을 바꾸게된 욕구와 사회적 구조, 그리고 그 요소를
찾아 보는 게 더 중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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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15 00:05
수정 아이콘
경영학에서 주구장창 떠드는 얘기랑도 일맥상통하는것 같습니다.
뛰어난 기술과 제품스펙만이 중요한게 아니라, 시장이 얼마나 성숙되었는지, 언멧니즈에 부합하는지가 더 중요하다라고들 많이 강조하죠
12/01/15 00:06
수정 아이콘
싫어하는 시인이지만 김춘수씨의 꽃을 인용하자면 누군가 불러주기 전까지는 꽃이 아니죠.
발명도 마찬가지죠. 애초에 아무도 부르지 않고 아무에게도 유용성을 주지 못하는 것은 발명품이 아니라 그저 사물(thing), 그냥 존재하는 것이죠. 혹시나 그 사물이 시간이 지난 어떤 시점에서 유용할 수도 있지만 어쨋든 당시 시점에서는 그냥 그건 쓰레기(쓸모가 없기에)입니다. 그러니 엄연히 말하면 발명을 했다기 보다는 쓰레기를 만들어낸거죠.
The finnn
12/01/15 00:07
수정 아이콘
애플의 아이패드는 기술결정론적 분석이 우세한 것 같더군요.
시장의 필요에 의해 발매를 하기보단 발매가 혁신을 가져왔다는 의미로요.
12/01/15 00:31
수정 아이콘
어떤 문명이 일종의 원시문명을 벗어나지 못하는 가장 공통점이 바로 말이더군요.
유럽, 중동, 북아프리카, 아시아 지방에선 언제나 말이 생산되는데 반해
아메리카,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대륙에서는 그렇지 못했고요.

말이 생산되는 국가에선 산업혁면 전까지의 문화적 발전을 이룩한 반면,
말이 생산되지 않는 국가에선 1차적인 문화적 발전조차 제대로 벗어나지 못한다는 식으로
어디서 들은 적이 있는데, 어떠한 개연성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몽키.D.루피
12/01/15 00:45
수정 아이콘
밑에 글에는 안 나오지만 인류의 발명품 중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이자 가장 오래된 것 중에 하나는 바늘과 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아프리카에서 이주한 인류가 그 혹독한 빙하기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환경에도 적응할 수 있게 만들어 준 기술이죠.
12/01/15 01:22
수정 아이콘
무언가가 쓰이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 중 하나는 효율이라고 봅니다. 본문의 예로 나온 바퀴(혹은 수레나 마차)가 쓰이지 않은 이유는 결국 꼭 필요한 물건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12/01/15 11:23
수정 아이콘
동의합니다. 열하일기에서 박지원은 항상 수레의 필요성을 역설했지만
얼마든지 인력으로 해결할 수 있고, 거대규모의 물자이동을 위해서는 내륙수운이 발달했기 때문에 수레가 필요하지 않았던 것 뿐이죠.
영원한초보
12/01/15 18:48
수정 아이콘
스마트폰의 혁신이 과장되있는 점은 분명합니다만
자스민 혁명의 무기인 SNS와 직접연결되있다는 점을 든다면 역사적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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