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1/11/21 21:05:47
Name ohfree
Subject [일반] 3개의 생일
어느날 생각해 보니까 나에겐 생일이 3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5월 14일
민증상의 생일
회사 사람들이 축하해 준다. 평소 대화를 나누지 않았던 이들도 생일 축하한다는 말을 건네 준다. 그리고
.
.
.

5년전에 한번 가고 다시 찾지 않은 광주 유스퀘어 박승철 헤어커커에서도 축하해 준다.
컷 한번에 2만원이지만 디자이너 얼굴이 이뻐서 자주 찾아갔던 홍대 박준 미용실 송XX 아가씨도 축하해준다.
8년전 전남대 정문에서 안경 맞춘곳에서도 축하해 준다.

4월 1일 (양력)
간혹 양력과 음력을 구분 못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O라는 내 친구가 꼭 그러하다.
O는 내 고등학교 때 친구로 음력과 양력에 대해 백날 설명해 줘도 말귀를 알아 듣지 못한다.

- 그러니까 내 생일은 음력 4월 1일이야. 여기 달력 봐봐. 날짜 밑에 조그마하게 숫자 써진거 보이지? 이게 음력이야.
- 그러니까 니 생일이 4월 1일이 맞아? 아니야
- 맞어. 4월 1일
- 그럼 며칠 안 남았네?
- 아니 그게 아니라니깐. 올해 음력 4월 1일은 5월달에 있어. 여기봐봐. 여기 있네. 그러니까 올해 내 생일은 5월 9일인거지
- 니 생일 4월 1일 아니야?
- 맞어.
- 그럼 며칠 안남았네?
- 이 새퀴가......

나의 친한 친구이면서 음력을 상대성 이론 정도의 학문으로 여기고 있는 O라는 내 친구는 16년 동안 4월 1일에 전화하고는 '생일 축하한다' 라고 한다.


4월 1일 (음력)
아버지, 엄마, 형, 누나가 축하해 준다. (아. 형은 아니다. 형은 내 생일 축하해 준적 없다.)

엄마는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서 잊지 않고 미역국을 끓여 주신다.
내가 고기 좋아하는 것을 알아 고기도 꼭 넣어 주신다.
내가 미역국과 배추김치 같이 먹는 것을 좋아하는 것을 알고 배추 김치도 같이 내어 놓으신다.
배추김치도 내가 새 김치를 좋아하는걸 아셔서 꼭 새김치로 내어 놓으신다.
그 새김치도 내가 굴 들어간걸 좋아하는걸 아셔서 굴도 빼먹지 않고 넣어 주신다.
내가 허겁지겁 먹는걸 바라보시다가 미역국이 바닥을 보일라 치면 바로 새로 떠다 주신다.
밥을 다 먹고 남산만만 배를 '어어' 좋다 라며 두드리고 있으면 엄마가 소화시키라고 커피 타다 주신다. 스타 벅스보다 훨씬 맛있다.

아버지는 나에게 다가와 생일 축하한다. 라고 한마디 해주신다.
"예. 아버지 고맙습니다" 라고 말은 못하고 '예' 라고만 얼버 무린다.

형은...형은...아마 마음속으로는 축하해 줬을 것이다.

누나는 많이 축하해 줬을텐데 잘 기억이 안난다. 누나 미안.


어느날 생각해 보니까 나에겐 생일이 3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난 굉장히 행복한 삶을 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1/11/21 21:48
수정 아이콘
민증상의 생일이 양력생일이신가보네요. 아니어도 잘하면 같은 날이 될 수도 있겠어요.
맨발낭자
11/11/21 23:27
수정 아이콘
저도 음력 생일이라 매번 친구들이 생일 못챙길꺼같아서 제가 한달전부터 미리 연락함!!
언제 내생일이니 선물 사들고 몇시 어디로 모이라고 ^^~
글구 엄마랑 생일이 하루차이라(둘다 음력 제가 하루 빠름) 우리집 식구들이 엄마생일을 못챙겨 엄마가 서운해 할일 절대없음
내가 내생일 챙기면 다음날 엄마 생일인걸 모두 알아서.
11/11/21 23:45
수정 아이콘
전 실제 생일이 2월 14일 양력입니다.
친한사람들은 그래서 저에게 초콜렛을 주죠.
부럽죠? 하하하
남자들에게 생일날 초콜렛 받아봐요. 10년 가까이
하하하
하하하하하하
이상하게 생일날떄쯤되면 애인이 없더라고요. 하하하하
아 즐겁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3328 [일반] 태권도와 비보잉의 만남 - The King of ConneXionZ (코리안 익스트림 퍼포먼스) [7] k`3479 11/11/23 3479 0
33327 [일반] 나는 꼼수다 29회 나왔습니다. [13] 왼손잡이5702 11/11/23 5702 0
33325 [일반] 생활툰 : 길에서 [66] 삭제됨12011 11/11/23 12011 4
33324 [일반]  [개혁?진보?] FTA 비준 통과를 통해 '진보'진영을 보다. 그리고 묻다 [26] 격수의여명5125 11/11/23 5125 3
33323 [일반] 세계를 놀래킨 한국의 광고천재 이제석 [10] 김치찌개7912 11/11/23 7912 0
33322 [일반] 1950년대 세계 주요도시 [13] 김치찌개5756 11/11/23 5756 0
33321 [일반] 조선이 망한다 - 세도 정치 [40] 눈시BBver.28367 11/11/23 8367 2
33320 [일반] FTA, 야당, 신자유주의, 이제는 비겁한 나. [103] nickyo5679 11/11/22 5679 12
33319 [일반] [프로농구] 4강형성 및 부진에 빠진 전자랜드 [23] 소주의탄생3251 11/11/22 3251 1
33318 [일반] 국회의원들에 대해서 한숨 나오는 이유 [293] 지바고6011 11/11/22 6011 0
33317 [일반] 당신이 놓쳤을 만한.. 자게에 어울리기 위한 애니메이션 추천^^ [35] 레닌5376 11/11/22 5376 0
33316 [일반] 에프티에이 및 의료민영화 영향을 받으면 약값이 어떻게 될것인가에 대한 사견. [57] parting6828 11/11/22 6828 5
33315 [일반] [농구] 김승현 선수복귀 합의 [9] giants5172 11/11/22 5172 0
33313 [일반] 아이유 정규 2집 트랙 리스트 [40] 6656 11/11/22 6656 0
33312 [일반] 명품 구매 = 과소비일까요? [263] 로렌스6199 11/11/22 6199 0
33310 [일반] 노인 틀니가 보험화 됩니다. [11] 밍밍밍4468 11/11/22 4468 0
33309 [일반] 에효.. 결국엔 통과 되었군요 [463] 레닌10273 11/11/22 10273 0
33308 [일반] FTA 비준기념 투자요령 [65] KARA6588 11/11/22 6588 0
33307 [일반] 한미 FTA의 장미빛 환상은 거짓입니다. [49] 레닌7708 11/11/22 7708 0
33306 [일반] 다단계 피해 예방 혹은 ‘Anti’를 위한 글(+링크 모음) 本(본) 편 : 사업Ⅳ-③ [10] 르웰린견습생7877 11/11/22 7877 2
33305 [일반] 내일 출근을 해야 하는데... (푸념) [9] Heaven4122 11/11/22 4122 0
33304 [일반] 한나라당, FTA 단독처리 시도... 본회의장 진입 [421] 뜨거운눈물7825 11/11/22 7825 0
33303 [일반] [야구] 2차드래프트 결과 나왔습니다.(최동수 LG컴백, 오정복 NC행, 이두환 기아행 등등) [139] Wicked5716 11/11/22 5716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