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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9/03 00:37:51
Name Geradeaus
Subject [일반] 강간에 관한 페미니즘 이론 비판
1.

페미니즘 이론에 대해서 잘은 모르지만, 개별 이론에서 설득력이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강간의 원인에 관한 페미니즘 이론인데, 이 글에서는 이와 관련된 논의를 할 생각입니다. 밝혀두고 싶은 점은 제가 페미니즘 이론 자체를 부정하거나, 그것이 무의미하다고 보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제가 그런 가치판단을 내릴 정도로 페미니즘 이론에 정통하지도 못하구요. -_-;; 겉핥기 식으로 공부한 부분이라 부족한 부분이 많으니 잘못된 부분이나 설명이 부족한 부분에 대한 지적은 환영합니다.




2.

강간에 관한 페미니즘 이론들을 먼저 간략히 살펴봅시다. 1993년 유엔 선언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 강간은 폭력과 지배력을 과도하게 사용해 강간범이 희생자를 수치와 굴욕과 당혹과 자괴와 공포로 몰아넣는 행위다. 강간의 1차적 목표는 타인에 대해 권력과 지배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주1)

이는 강간에 관한 페미니즘 이론의 정의와 부합하는 내용입니다. 대부분의 페미니즘 이론에서 강간의 동기 내지 원인은 폭력과 지배력의 행사욕구로 해석하고, 성욕은 그 원인이 아니라고 해석합니다. 결국 많은 페미니즘 이론들은 "강간을 하나의 성범죄로 분류하는 것을 반대하고, 이를 힘, 지배, 굴욕, 착취, 가학성에 관련된 폭력행위로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다시 말해 강간은 여성을 기본적으로 지배하고 통제하는 범죄, 또 힘을 무기로 여성을 공격하는 범죄" 라는 것입니다.(주2)


이러한 강간 이론의 시금석을 제공한 사람은 수잔 브라운밀러 (S. Brownmiller)입니다. 그가 남긴 유명한 말은 다음과 같습니다.

"자신의 성기가 두려움을 일으키는 무기로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은 불의 사용이나 최초의 돌도끼와 더불어 선사 시대에 이루어진 가장 중요한 발견 가운데 하나임이 분명하다. 선사 시대부터 오늘날까지 강간은 중요한 기능을 수행해 왔다.  그것은 바로 모든 남성이 모든 여성을 두려움의 상태로 몰아넣는 의식적인 협박의 과정이다."(주3)


3.

이러한 이론들의 근거와 문제점은 어떤 것일까요?


첫 번째 근거로는, 강간범들에 대한 일부 연구에 따를 때, 강간의 동기로 제시되는 것은 불만이나 분노, 소외감이며, 남성다움을 과시하거나 자신의 능력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강간을 범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들에 대한 비판점으로는, "강간범들이 그와 같이 이야기하는 이유는 더 이상 자신들이 위험 인물이 아니라는 인상을 주기 위해서 성적 충동을 최소화해서 말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다른 통계 자료들은 강간범들이 성욕을 강간의 원인으로 지목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합니다. S. Smithyman의 조사에서는 84%의 강간범들이 성적 동기가 유일한 혹은 부분적으로 그들의 행동 원인이라고 말하였습니다.(주4)


두 번째로는 강간 희생자들이 대부분의 경우에 폭력의 피해자가 되는데, 이것이 강간범들의 강간 동기가 성욕이 아님을 보여주는 증거라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본말이 전도되었다는 비판이 가능합니다. 대개 강간범은 강압적인 섹스에 필요한 만큼의 폭력만을 희생자에게 사용합니다. 심각하거나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는 경우가 드문 것은 임신과 출산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일 것입니다. 심각한 상처를 입는 경우는 강간 희생자의 4퍼센트이고, 살해되는 경우는 500분의 1에 불과합니다. (주5) 이러한 통계가 보여주는 것은, 강간에서 사용되는 폭력은 어디까지나 수단이고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는 겁니다. 폭력 그 자체가 목적이라면 굳이 강간을 할 것이 아니라 구타로도 간단하게 목적달성이 가능합니다.


연결되는 근거로, 강간범의 동기에 섹스가 포함되지 않는다는 페미니즘 이론에서는 나이 많은 불임 여성을 목표로 삼는 강간범들, 성기능 장애가 있는 강간범들, 임신과 무관한 성행위를 강요하는 강간범들, 콘돔을 사용하는 강간범들을 예로 듭니다. 이러한 주장들은 두가지 이유에서 설득력이 없다는 점을 핑커는 지적합니다. 첫째, 위와 같은 예들이 어디까지나 소수에 해당하고, 따라서 그 주장은 대부분의 강간이 성적 동기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역으로 보여준다는 겁니다. 두 번째로, 위와 같은 현상은 모두 동의 섹스에서도 발견되므로, 동 이론의 주장은 섹스 자체가 섹스와 무관하다는 모순으로 이어집니다. 특히 데이트 강간은 강간이 섹스가 아니라는 이론에 특히 문제가 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성에게는 성행위 도중 어느 때라도 싫다고 말할 권리가 있으며, 그래도 남자가 고집한다면 그것은 성폭행이라는 점에 동의하지만, 위 이론에 따르면 남자의 동기가 갑자기 섹스를 하는 것에서 여성을 억압하는 것으로 바뀐다는 말이 됩니다. (주6)


4.

그렇다면 강간의 동기가 섹스의 동기와 중복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다음은 그  증거들의 목록입니다.(주7)


- 강압적인 성교는 동물의 왕국에 광범위하게 존재한다. 이것은 강압적 성교가 도태되기는 커녕 때로는 자연에 의해 선택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것은 많은 종류의 곤충, 새, 포유류에게서 발견될 뿐 아니라 인류의 친척인 오랑우탄, 고릴라, 침팬지에게서도 발견된다.

- 강간은 인간이 사는 모든 사회에서 발견된다.

- 강간 희생자들은 대개 성적 번식력이 가장 왕성한 13세에서 35세까지의 여성으로 집계된다. 어린이(16세 미만)로 분류되는 숫자도 많지만, 대부분의 데이터 세트의 평균치가 14세인 것으로 보아 그들 대부분은 사춘기 청소년인 것을 알 수 있다. 강간 희생자의 연령 분포는 다른 폭력 범죄의 희생자들의 경우와는 아주 다르다. 그리고 강간범이 희생자를 그들의 신체적 취약성이나 그들이 힘있는 지위에 있을 가능성을 보고 골랐을 때의 연령 분포와도 아주 다르다.

- 강간 희생자들은 임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강간을 당했을 때 더욱 큰 충격에 빠진다. 그것은 임신 가능한 연령의 여성들에게 그리고 (다른 형태의 강간과는 대립된다는 의미에서) 강압적 성교를 당한 희생자들에게 심리적으로 매우 고통스럽다.

- 강간범은 남성의 인구 통계학적 분포와 비례하지 않는다. 강간범 중에는 성적 경쟁이 가장 치열한 젊은 나이의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른바 강간하도록 "사회화"되었다고 하는 젊은 남성들은 나이가 들면서 그 사회화의 효과를 잃어 버린다.

- 대부분의 강간은 임신으로 연결되지 않지만, 임신으로 이어지는 강간도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임신 능력이 있는 강간 희생자 가운데 5퍼센트가 임신을 하는데, 매년 3만2000명의 희생자가 강간으로 인해 임신한다. (강간 희생자의 낙태가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장기적인 여성 피임법이 없었던 선사 시대에는 그 비율이 훨씬 높았을 것이다. 브라운밀러는 "번식 전략으로서 단 한번 운에 맡기고 사정하는 방법은 지속적인 동의 섹스에 비해 러시안 룰렛과 같기" 때문에 강간에 대한 생물학적 이론들은 "공상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속적인 동의 섹스는 모든 남성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며, 운에 맡기는 섹스를 하게 만드는 성향은 섹스를 전혀 못하는 성향보다는 진화론적으로 더 성공적일 수 있다. 자연 선택은 1퍼센트 정도의 미미한 성공에도 효과적인 보상을 제공한다.



5.


강간에 대한 다윈주의적 설명을 최초로 시도한 사람은 [강간의 자연사] 를 쓴 손힐과 팔머입니다. 강간은 임신으로 이어질 수 있고 그로 인해 강간범의 유전자가 퍼질 수 있으며 그 속에는 강간을 가능하게 만들었던 유전자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강간의 가능성과 관련된 남성의 심리적 특성은 도태되기보다는 선택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물론 둘은 데이터 분석에 관한 견해 차로 인해 강간이 적응이냐 부산물이냐에 대해서는 확실한 정리를 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이론이 더 설득력이 있는지는 전문적인 연구가가 아닌 제 수준으로는 판단하지 못하겠습니다.


둘은 페미니즘 진영으로부터 강간을 정당화한다거나 성 차별적인 사이비과학이라는 부당한 비판을 받았습니다. 진화심리학이 비판받는 일이야 맑시즘, 페미니즘, 심지어 심리학 내부에서도 흔히 있는 일이지만, 이 둘이 받은 비판의 정도는 도를 지나쳤습니다. 시위는 물론 강의방해, 왜곡된 인용으로 이어졌지요.


분명히 선을 그어 둬야 할 점은, 진화심리학을 연구하는 학자들도 자연주의적 오류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진화심리학에서 어떤 특성이 자연선택으로 발생하였다고 설명한다고 해서 그것이 윤리적으로 옳다는 주장은 그 속에 전혀 내포되어 있지 않습니다. 손힐과 팔머는 정책선택에 있어서 다소 도를 지나친 주장을 하긴 했지만, (예컨대 강간을 예방하기 위해서 여학생들은 옷차림을 단정히 해야 한다는 황당한 주장을 했습니다. -_-;;) 그들이 받은 비판은 확실히 부당한 점이 있었다고 보입니다.


6.


진화심리학은 자연선택을 통해 진화해온 인간의 심리적 기제들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즉, 진화심리학은 인간이 텅 빈 상태에서 사회화, 학습을 통해 채워진다는 빈 서판이론을 근본부터 부정하고, 인간이 '선천적으로 지니는' 본성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인간이 선천적으로 지니는 본성이 있다는 전제는 때로 페미니즘 이론과 충돌할 수 밖에 없는데, 그 이유를 강간에 관한 이론에서 찾아 보자면, 사회화, 학습에 의한 폭력적 지배적 성향 습득을 주된 원인으로 주장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인간이 지니는 본성을 사회화, 학습만으로 설명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보입니다. 강간에 관한 진화심리학의 설명이 맞다면, 페미니즘 이론은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기각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글의 앞 부분에서도 밝혔지만, 전 페미니즘 이론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무지합니다. 그렇기에 '강간의 동기에는 성욕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페미니즘 이론이 학계 내에서 어느 정도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Gender feminism의 한 이론일 뿐이고, 학계의 정설 입장이 아니라면, 본문의 글들은 어느 정도는 허수아비 공격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 이 글을 쓴 주된 목적이 '강간의 동기에 성욕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페미니즘 이론을 반박하기 위한 것이니까요.


어쨌든, 저는 강간의 원인을 분석함에 있어서, 성욕을 제외하는 것은 정책선택에 있어서 잘못된 방향으로 인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핑커의 주장에 동감하는 바입니다. 예컨데, 화학적 거세를 정책으로 선택할 것인가의 문제에 있어서, '강간의 동기에는 성욕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페미니즘 이론을 전제로 깔고 논의를 시작한다면, 화학적 거세는 그야말로 논의할 가치도 없는 황당한 정책일 것입니다. 애초에 강간의 동기에는 성욕이 포함되지 않으니까요. 화학적 거세가 정당하냐 정당하지 않냐의 문제가 아니라, 정책에 관한 논의를 이어감에 있어서 방향 자체가 이상하게 흘러갈 위험성이 있다는 거죠.


대충 빨리 쓰다보니 논문 짜집기 식으로 되어버렸는데, 어쨌든 정보전달이 주 목적인 만큼 좋게 봐 주셨으면 하네요. 앞으로 이런 잉여짓도 자주 못 할듯 합니다. ;;



주1. 핑커, 빈 서판, 김 한영 역, 629pg에서 재인용
주2. 김성한, 강간에 대한 진화심리학의 설명 비판은 타당한가, 158pg에서 재인용
주3. 핑커, 빈 서판, 김 한영 역, 631pg에서 재인용
주4. 김성한, 강간에 대한 진화심리학의 설명 비판은 타당한가, 158pg에서 재인용
주5. 핑커, 빈 서판, 김 한영 역, 642pg에서 재인용
주6. 핑커, 빈 서판, 김 한영 역, 641pg
주7. 핑커, 빈 서판, 김 한영 역, 642pg에서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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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키.D.루피
11/09/03 00:59
수정 아이콘
진화심리학에서는 남성사회에서 소외된 남성들이 가장 효율적으로 종족번식본능 욕구를 채울수 있는 방법이 강간이고 그렇게 강간유전자(?)를 지닌 남성이 자연선택으로 인해 계속 살아남으면서 현대사회에 이르렀다는 건가요?
충분히 납득할만한 설명이긴 합니다만 그렇게 따지면 모든 남성은 강간유전자(표현이 좀 웃기네요;;)를 지니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건가요? 그렇게 따지면 현대사회에서 권력관계에서 밀려난 소외된 남성은 모두 강간유전자(에효..)가 발동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잠재적 범죄자인 건가요? 좀 논리적 비약이 심한 것 같지만 충분히 할 수 있는 문제제기라고 생각합니다.
절름발이이리
11/09/03 01:01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뜨거운눈물
11/09/03 01:03
수정 아이콘
주석이 달린 피지알글은 처음이네요
많은 노력이 들어가있는 글이네요
눈시BB
11/09/03 01:05
수정 아이콘
저번 slut 운동 관련 글에서 느낀 거였지만, 보통 인터넷 공간 등 비교적 비전문간들의 얘기에서는 경험과 통설이 크게 차이나지 않는데 유독 강간에 대해서는 보통의 인식 (성욕도 큰 이유다) 과 정설이라고 할 만한 것 (성욕은 관련 없이 지배욕구가 이유다) 이 크게 차이나는 걸 느꼈는데 그에 대한 반론글이 올라왔군요.

관련 전문 지식이 없어서 반박이나 부연 설명은 할 수 없지만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절름발이이리
11/09/03 01:06
수정 아이콘
사실 성욕이 강간에 전혀 작용하지 않는 다는 건 다소 정치적인 판단이 개입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순수히 성욕만으로 강간이 유발된다는 판단도 문제가 많으니, 결국은 적당히 섞인 결과가 아닐까 싶군요.
눈시BB
11/09/03 01:24
수정 아이콘
폭행이나 아무튼 사회에서 문제 되는 여러 사건들에 대해서도 몇 가지로 이유를 나누어서 설명하는 반면에 강간에 대해서 설명할 때는 성욕에 대한 것을 아예 없다는 듯이 서술하는 경우가 많아서 이상하긴 했습니다. 위에 절름발이이리님의 말씀처럼 정치적인 이유도 그렇고 "옛날에 치마만 입힐 때처럼 여자는 아무것도 입지 말라는 거냐"는 이유가 있을 것 같구요. (이것도 정치적인 이유일 수 있겠습니다만)

성욕 하나로 모든 걸 설명하는 것 역시 아니겠지만, 성욕이 아예 아무 이유도 안 되는 거라고 여기는 것 역시 지나치다고 봅니다. 그리고 오히려 남자들이 더 경계하는 것에서 볼 수 있듯 (아빠만 빼고 다 늑대다 아니더라도 "남자는 문지방 넘을 힘만 있어도 딴 생각을 한다"는 식으로 남자의 성욕을 조심하라는 건 왠만하면 남자 입에서 나온 거죠) 이걸 무조건 여자를 억압하는 거로 봐도 안 될 거구요.
11/09/03 01:26
수정 아이콘
이런 전문적인 느낌이나는 글에는 댓글달기도 부담스럽니요. 글을 읽으면서 드는 궁금증은 '성욕'이 무엇이냐는 겁니다. 강간도 성행위에 포함될텐데 강간에 대한 욕구도 성욕이라고 봐야하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성욕 더 나아가 욕구 자체에 폭력을 일으키는 어떤 성질이 있는것 아닐까요. 폭력이라는게 욕구와 규범의식 간의 균형이 깨진 상태이지, 성욕vs폭력 식으로 나눌 순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m]
11/09/03 01:26
수정 아이콘
만약 이런 논쟁이 일어난다면 "과연 화학적 거세가 효과가 있는가..." 에 대한 것도 같이 논의될 것 같네요.
성욕을 배제한다면 강간이라는 것 자체가 성립이 안될텐데 말이죠.
진리탐구자
11/09/03 01:35
수정 아이콘
근데 강간에 성욕이 개입하지 않는다, 강간의 동기는 힘의 우열의 확인이다-는 것이 페미니즘 이론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 경우에는 여성에 대한 남성의 강간과 남성에 대한 남성의 강간의 차이가 무의미해지고, 그로 인해 페미니즘에서 주 타겟으로 삼는 <여성에 대한 남성폭력>이라는 것이 허상의 개념이 되어버리기 때문입니다. 페미니스트들이 이런 걸 원하지는 않겠지요. 현실에 부합하지도 않고요.

요컨대, <성폭력은 단순히 폭력일 뿐이다.>라는 주장에 대해서, 페미니스트들은 <그것만 가지고는 왜 성폭력의 피해자의 대다수가 여성이고 가해자의 대다수는 남성인지가 해명이 안 되지 않느냐? 성폭력은 폭력이 아니라 남성 폭력이다.>라고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Nowitzki
11/09/03 01:54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저도 페미니즘에는 지식이 없는지라..
본문에 예시가 되어있긴 하지만 과연 강간의 원인에서 성욕이란것을 인정하지 않는게 어느정도 다수의 페미니스트들에서 나온 이론인지
단지 일부 페미니스트들에서 나온것인지 궁금하네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무리 페미니즘이라 할지라도 성욕을 완전 배제하긴 어려울것 같아서 말이죠..
소수의 이론이라고 생각하고 글을 읽었지만 만약에 다수 패미니스트들로 부터 공인(?)된 이론이라면 놀랄 것 같습니다
제랄드
11/09/03 02:03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생각하게되는군요.
11/09/03 12:57
수정 아이콘
저도 좋은 글 잘읽었습니다. 강간에 대한 페미니즘적인 해석은 페미니스트에게서 나타나는 종종나타나는 논리적 비약의 전형이네요. 더이상 성문제는 여성에 대한 남성의..류의 해석은 생명력이 없다고 봅니다. 근거는 위의 사례에서 강간에 해당하는 부분만 다른 상황으로 바꿔도 그대로 들어맞는다고 봅니다.

그리고 의아한것이 하나 있습니다. 제가 이상한건 지도 모르지만 글쓴님께서 강간을 예방하기 위해 여자가 옷차림을 단정히 해야 한다는 주장을 말도 안되는 짓이라고 하셨는데. 저는 그게 여성들에게 있어서 상당히 도움이 되는 조언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이 주장이 강제성이 띈것이 아니었다면요. 강간과 섹스의 욕구가 서로 공유하는 부분이 성적욕구라면 야한 옷차림은 강간을 부추길수도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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