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1/07/21 14:35:27
Name Ariossimo
Subject [일반] 어빌리티
ability

1. (~을) 할 수 있음, 능력   2. 재능, 기량

온라인 게임을 하다보면 반드시 밸런스를 잡아줘야할 캐릭의 능력

게임이 현실과 다른점은 게임에서는 객관적인 수치로 타 캐릭과의 절대적 비교가 가능하지만

현실에서는 이것을 수치화 할수 없다는것이다. 심지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고효율의 어빌리티가 어떤건지 모르는 경우도 많다.

최근에 나는 내가 몰랐던 능력에 대해 새삼 깨닫게 되었고 , 그로인해 (사실은 훨씬 이전부터 있어왔던) 에피소드가 이해되기 시작했다.

타인의 단점(주로 외모)을 상당히 민감하게 캐치해 내는 능력, 바로 그것이었다.


#1

이전 회사에서 조금더 경력스펙을 쌓기위해 현재의 회사로 전직을 했다.

계약직이긴 하지만 어쨌든 경력직 사원으로서 , 나의 동기는 4명이 있었다.

놀라운것은 그중에 한명이 , 이전회사의 부장과 굉장히 닮아있었다는 것이다. 이것이 놀랍다고밖에 할수없는 이유는,

부장은 액면가(죄송합니다) 40이상의 실제연령 30대 후반이었고, 나의 입사동기는 이제 갓 30라인으로 노선변경한 여성이었기

때문이다. 이전 회사에서 같이있었던 나의 선배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 어떻게 그럴수가 있냐며 의구심을 갖길래 , 실례를 무릅쓰고

그녀의 이름을 알려주었고, 얼마안가 혼자서 대폭소하는 선배를 발견할수 있었다.

남자와 여자가 닮았다고 해서 그것이 그녀의 단점이 될수가 있냐고 물을수도 있다. 하지만 그 부장이 풍채에 비해 상당히 순한

빅 쌍커플을 소유하고 있다는것 외에는 , 남자중에서도 검은 피부에 언제나 번들거리는 얼굴, 슬슬 시작되는 탈모......

더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어쨌든 나는 무의식중에 반사적으로 그분을 항상 깍듯이 대했고 , 지금은 퇴사했지만

내 과잉 친절을 어떻게 받아들였을지 궁금하다.



#2

요즘 이슈가 되고있는 부킹호프 , 그 온상을 직접 확인하기(즐기기) 위해 친구들과 직접 뛰어들었다.

강남의 블xx찹에 무려 한시간 반을 기다려, 가까스로 테이블에 앉을수 있었다.

평소에 헌팅을 즐겨하지 않는 나이지만 , 술만 먹으면 2개의 항목에서 거리낌이 없어지는 어빌리티(싸움,헌팅) 소유자와

함께있었기에 별 문제는 없었다.※지금은 이놈의 어빌리티를 너프시키기 위해 노력중이다.

분노의 천원쿠폰(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 뿌리기 시전중, 다행히도 인원수가 맞고 우리에게 적당히 호감을 가진 테이블을 발견,

근처의 술집으로 같이 이동을 했다. 그 4명은 정말 다양한 매력의 소유자들이었고, 마찬가지로 나의 어빌리티는 극대화 되기 시작했다.


그중에 가장 돋보이는 외모를 가진 여성이 있었다. 늘씬하고 키도크고 얼굴도 예뻤다. 내 친구들도 아마 그녀의 호감을 사기위해 가장

많은 노력을 했을것이다. 나역시 호감이 있었으나 , 불행하게도 나의 어빌리티는 어김없이 작동하고 있었다.

친구들은 하나같이 그녀와 닮은 연예인으로 이민정을 거론하고 있었다. 그들이 충분히 취했다는점을 배제하더라도, 내 눈으로도

흡사한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왜 나의 두뇌는 이민정을 닮은 그녀가 아니라 이현(에이트)을 닮은 그녀로 먼저 각인이 되었던 것인가.

이민정과 이현이 어떻게 동시에 닮을수 있냐고?... 그녀를 보면 알수있다 -_-;;

어쨌든 분위기는 화기애애했으나 , 전성기적 쿨가이 박용택을 능가하는 나의 찬물(내가 "너 이현도 닮았어" 라는 멘트와 함께 무려

[넌 내꺼중에 최고]를 반복해서부름) 행위로 인해 그 모임은 풍비박산이 나버렸다.



# 3

나의 정체성(어빌리티)를 슬슬 깨닳아 가고 있을무렵 , 이렇게해서는 내 장기간의 솔로부대원 생활에서 벗어날수 없을것이라고 생각,

이성의 장점을 잘 발견하는 어빌리티의 향상을 목표로 자기최면을 걸고 있었다.

가령 내가 강남역에서 내려 회사로 걸어갈때 , 내앞에 마주치는 모든 여성들에게 "저여자는 저게 괜찮아 , 저여자는 저게 괜찮군~"

하는식으로 트레이닝을 하는 것이었다.

말이야 바른말이지 나에게는 지금의 능력이 전혀 쓰잘데기 없는것이다. 연예인 기획사에서 캐스팅하는 직원도 아니고 , 하늘은 어째서

이런 그지같은 능력을 주어 시련을 준단 말인가. 아무리 거울을 보며 "니깟놈이 뭐라고 니주제에 사람의 단점만 캐내는거냐"라고

물어봐도 ,  거울속의 나는 똑같은 질문만 내게 퍼부어 댈 뿐이다

하여간에 , 그런 트레이닝 속에서 [이제 나도 장점을 잘 발견하는 사람이야]라는 착각에 빠질무렵 , 기회가 찾아왔다.

부서 회식을 끝내고 강남역의 버스정류장으로 터덜터덜 내려오는 도중,  미모의 여성을 발견한 것이다.

키는 약간 작은편이지만 스타일이나 얼굴 모두 상당히 예뻤다

...어차피 지금 적당히 취했겠다 , 미친척하고 연락처를 물어봐야겠다 하고 그녀에게 걸음을 옮기는 순간,

맙소사.... 나의 착실한 어빌리티는 취한 이와중에도 본연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그녀의 코가 ,

정확히 4,5mm정도 좌에서 우로 틀어져있는것을 보고만것이다 !!!!!!!!

어빌리티는 나에게 "지가 처음에 옆모습부터 봐놓고는" 따위의 궁색한 변명을 하고, 그녀의 단점을 내 머리에 각인시키고

토낀-_-;후였다.

이 미묘한 , 어떻게보면 아무것도 아닌 그 부분을 보고 난 후 , 나는 엄청난 번민에 휩싸였고 , 타미잉 좋게 집으로 가는 버스가 도착

해버렸다. 발견하지 않았으면 모르지만 이미 그녀의 단점(장점이 훨씬 많은데도!!!!)을 캐치해버린 나는 , 우물쭈물하다가 버스에

올랐고 , 속으로 "나이스 캐치!! 이 등신아" 따위의 혼잣말을 하며 , 자기혐오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이 이야기는 90% 논픽션 실화바탕의 이야기이다.

개버릇은 남 못준다던데,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1/07/21 14:58
수정 아이콘
으하하하. 읽으면서 내내 키득거렸습니다. 흠... 언젠가는 그 모든 걸 상쇄시켜줄, 정말 맘에 드는 어여쁜 분을 만나실 겁니다.^^;;
一切唯心造
11/07/21 15:33
수정 아이콘
재미있네요 병원이라 소리내서 웃지는 못하고 혼자 키득거렸습니다. [m]
11/07/21 15:51
수정 아이콘
저는 반대로 둔감한 스타일인데.. 둔감해도 문제이긴 하지만 이런 글을 보면 가끔은 둔감한 게 오히려 낫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쿨럭;;
11/07/21 16:52
수정 아이콘
저는 최근에 저의 엄청난 어빌리티를 발견했습니다.
그것은... 저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는 어떤 여성이라도 '친구'로 만들 수 있는 어빌리티죠... (여자친구가 아닌 걍 친구...)
그동안 자각을 못했다 뿐이지, 패시브스킬이더라구요...;;
Ariossimo
11/07/21 17:07
수정 아이콘
Artemis,一切唯心造 /재밌게 봐주셨다니 감사합니다.
AhnGoon / 저 못지않은 마이너스적 능력이시군요 =3=.. 본인에게 호감이 있는 이성을 반드시 친구로 만드는건.. 본인의 의지인지 , 의지와 무관하게 그렇게 되는건지 궁금하군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0478 [일반] 유인촌 막말 민비??????? [84] MelOng7615 11/07/23 7615 0
30477 [일반] 라면의 신들............ [37] 김치찌개12425 11/07/22 12425 0
30476 [일반] 호주 워킹홀리데이 와있습니다~ [8] 아스날5700 11/07/22 5700 0
30475 [일반] 암 환자분들의 가족의 경험담을 도움을 구합니다.. [32] 핸드레이크4638 11/07/22 4638 0
30474 [일반] [야구] 전반기 결산 [17] 信主4785 11/07/22 4785 0
30472 [일반] 추가)엄마의 폭력을 못 이겨 이제 독립하려고 합니다. [176] 신묘13003 11/07/22 13003 0
30471 [일반] 황당한 as 사기사건... [15] 마재곰매니아6486 11/07/22 6486 0
30470 [일반] 요즘 군대는 동네북?? [26] 마음을 잃다5271 11/07/22 5271 0
30469 [일반] 각팀에서 200홈런, 100승, 100세이브 한 선수 [33] 케이윌5119 11/07/22 5119 0
30468 [일반] 전반기 끝난시점 골든글러브 예상해봅시다 [40] 럼블4889 11/07/22 4889 0
30467 [일반] [강연후기]고산의 Shoot The Moon [6] 순욱4651 11/07/22 4651 2
30465 [일반] 4대강 정비효과로 이번 장마에 피해를 많이 줄였다네요~ [32] 부끄러운줄알아야지7081 11/07/22 7081 0
30464 [일반] 프로야구의 전설 최동원, 김성한 인터뷰 [6] 5391 11/07/22 5391 0
30462 [일반] [KBO]전반기 팀별 이야기 해봐요(댓글로 이어가는거 어떨까요?) [38] 아우구스투스3904 11/07/22 3904 0
30460 [일반] 삼성 사후지원 안 좋다는 말도 이제 옛말이네요. [32] Physiallergy6838 11/07/22 6838 0
30459 [일반] 키워드로 고른 노래 -고등어- [2] 마실4030 11/07/22 4030 0
30458 [일반] 결정론의 제반 문제 [12] Geradeaus4605 11/07/22 4605 0
30457 [일반] 정신 번쩍 들게 될 블랙박스 사고영상 [37] viper7038 11/07/22 7038 0
30456 [일반] 태어나서 처음 좌절해본 오늘입니다.(운전면허관련) [35] 비내리는숲6515 11/07/22 6515 0
30455 [일반] 이 두곡 간의 연관성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3] 붉은바다4596 11/07/22 4596 0
30453 [일반] 애프터스쿨 블루의 뮤직비디오와 틴탑의 티저가 공개되었습니다. [6] 세우실3814 11/07/22 3814 0
30452 [일반] 서울에서 나만의 공간 마련하기.. 우울하네요 [12] 어떤날5135 11/07/22 5135 0
30451 [일반] 항상 고맙고 오늘 다시 들어갑니다. [8] 영웅과몽상가4456 11/07/22 4456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