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 링크:
https://pgr21.co.kr/zboard4/zboard.php?id=humor&page=1&sn1=&divpage=15&sn=off&ss=on&sc=on&keyword=사라진&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90766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갑자기 네이버 지식인에 있는 질문에 답변을 했습니다,
쓰다보니 너무 많이 써서 그런지 네이버에 놔두기가 아깝네요.
<네이버질문 >
푸엥카레 추측의 의의가 머죠?
우주밖을 나가지 않고도 우주의 모양을 알 수 있다는데
이부분에 대해서 좀더 자세하게좀 알려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덧붙혀서 이것 말고도
푸엥카레의 추측을 통해 알수 있는게 있나요?
<답변>
푸엥카레 추측으로 우주의 모양에 대해 알수있다고 방송에서 나온건 사실 상당히 과장된 겁니다.
물론 우주의 모양과 아예 관련이 없는것은 아니지만
우주의 모양을 알수있다기 보다, 모양을 예상할수 있는 아주아주 약간의 근거를 가지게 될뿐입니다.
이를테면 이렇게 생각해보죠.
지구가 너무 너무 커서 인류가 아직 지구 밖에서 지구를 못본다고 가정해봅시다.
하지만 수많은 모험가들이 열심히 탐험한끝에 계속 가다보면 다시 원래자리로 돌아온다는 한가지 사실을 알았습니다.
이 상황에서 인류는 지구가 공같이 둥근 모양이라고 확신할수 있을까요?
얼핏생각하면 "예"일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지구가 흔히 말하는 도너츠모양이라고 해도 그 표면에 살고있는 사람이 계속 가면 원래자리로 돌아옵니다.
하지만 생긴 모양이 공모양과는 많이 다르죠.
그렇다면 공모양과 도너츠 모양을 어떻게 구별할수있을까?
이를 위해서 수학자들이 생각한 개념이 있는데, 방송에서 나온 "닫힌 곡선이 연속적으로 축소하여 점이될수있는가"를 확인해보는겁니다. 이를 줄여서 "연속적축소"라고 해보겠습니다.
지구의 모양을 알고싶은 모험가가 아주아주 긴끈을 달고 열심히 앞으로 나가서 원래 자리로 돌아왔다고 해봅시다. 그 모험가가 탐험한 루트를 따라 긴끈이 놓여있겠죠?
이제 원래자리로 돌아온 그 모험가는 그 긴끈을 잡아당겨봅시다. 그 끈을 잡아당겼을때 끝까지 잡아당길수 있는가? 모험가가 어떤 루트로 탐험을 했더라도 언제나 참이라면 지구가 도너츠표면은 아니라고 확신할수 있을겁니다. 왜냐하면 도너츠표면에서는 끝까지 잡아당길수 없는 경로가 존재하거든요. 그냥 단순히 도너츠고리를 따라 한바퀴돌아서 원래자리로 온 모험가가, 자신의 탐험경로에 놓인 끈을 잡아당기기 시작하면 끝까지 잡아당기지 못하고 중간의 도너츠 고리에 걸리게 되죠.
자 대부분 이론과학에서 그렇듯 수학에서도 사고실험이 매우 중요합니다.
수많은 모험가들이 탐험한 끝에
우리 인류가 최소한 지구위에서는 어떤 경로로 탐험하더라도 언제나 끝까지 잡아당길수 있다는 사실을
이제는 우리가 알았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구가 공모양이라고 확신할수 있을까요?
안타깝게도 여기까지만 가지고 아직은 확신할수는 없습니다.
도너츠 표면이 아니라는 것만 알았지 공모양인지 아닌지는 아직 단정할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공모양표면이 아닌 다른 어떤 우리가 알지못하는 모양이 있어서 같은 성질을 만족할 개연성이 있기 때문이죠.
우리가 공모양이라는것을 확신하려면 "연속적축소"가 성립하는 다른 가능성이 없다는것을 알아야 합니다.
수학자들은 오랜노력끝에 대충 백여년 전에 다른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것을 증명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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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앙카레 추측의 2차원 버젼)
2차원(공모양표면, 도너츠표면,등등 )곡면에서는 "연속적 축소"성질이 성립하고 무한히 크지만 않다면(그냥 잠깐 생각해봐도 무한히 넓은 평면위에서도 "연속적 축소"가 성립하죠. 무한곡면은 빼고 생각합니다) 공모양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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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지구의 모양에 대해 좀 알것같으니 스케일을 넓혀서 우주의 모양에 대해 생각해보죠.
우주의 모양을 생각해보려면 지구의 모양을 생각할때와 가장 큰차이는 차원입니다.
지구위에서는 전후좌우 즉 2차원적으로 탐험한다면 우주에서는 전후좌우위아래 까지 3차원탐험을 해야합니다.
2차원과 마찬가지의 사고실험을 해봅시다.
무한하지는 않다.( 즉 계속가다 보면 언제나 원래 자리로 돌아온다. )
"연속적 축소" 성질이 만족한다.
이 사실을 알았다면 우주가 3차원 구면일까?
3차원 구면이 이해가 잘 안되는 사람을 위해 잠깐만 설명하자면,
x^2 + y^2 = 1 을 만족하면 1차원 구면(원),
x^2 + y^2 + z^2 = 1 을 만족하면 2차원구면(공모양표면),이며 이와 비슷하게 3차원 구면은
x^2 + y^2 + z^2 + w^2 = 1 을 만족하는 모양으로 생각합니다.
혹시 방정식을 보고 3차원 구면의 모양이 정말 머리속으로 이미지가 그려지는 분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수학자가 되는걸 심각하게 고려해보길 추천하겠습니다.
수학자들도 장님코끼리 만지기 식이지 3차원구면의 모양을 우리가 눈에보이는 구면생각하듯 상상하지 못합니다. 어쩌면 2차원적인 시각의 족쇄가 없는 맹인분들은 상상이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이것이 백년동안 미해결이었던 푸앙카레 추측입니다.
잘 보시면 1차원 구면즉 원 위에서는 "연속적축소"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2차원 구면위에서는 "연속적 축소"성립하구요.
3차원 구면위에서도 "연속적 축소" 성립합니다.
사실 1차원을 제외한 모든차원의 구면에서는 "연속적 축소"가 성립한다는 사실이 쉽게 증명이 됩니다.
푸앙카레 추측은 위 명제들의 "역" 을 묻는 질문입니다.
"연속적축소"가 성립하면 구면일까?
2차원에서는 참이라는 가장 먼저 증명됩니다. 이건 사실 쉽습니다. 그리고
6차원이상에서도 거짓이라는게 증명되고, 차례로 5차원 ,4차원까지도 거짓으로 증명이 됩니다.
하지만 3차원구면에서는 참인지 거짓인지 참으로 오랫동안 풀지못한 난공불락이었죠.
지금은 페렐만에 의해 참으로 증명된 셈이지만요.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푸앙카레추측으로 우주의 모양을 알수있다고 하기엔 사실 민망한 수준입니다.
물론 먼 미래에 우주의 모양을 판단하는데 아주아주 약간의 도움을 줄수는 있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