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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11 07:26
제 평소 생각을 살짝 얹어보겠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연예인이 공인이라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데 동의합니다. 그런 관념은 그냥 연예인들 스스로 "공인으로서" 하거나 대중들들이 연예인들을 가리켜 "공인으로서" 하다 보니 입버릇처럼 굳어진 거라고 봅니다. 어떤 연예인이 스스로 능력과 인격 등 모든 면에서 타의 모범이 되고 싶어하여 그렇게 되었다면 당연히 훌륭한 일이겠지만 모든 연예인들이 마치 응당 타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듯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것은 고쳐야 한다고 봅니다. 이와 관련 가장 많이 쓰이는 표현이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먹고 사는 연예인"이라는 것인데 여기에 혼란의 원인이 있습니다. 연예인이 누굴 대상으로 어떤 방향으로 열심히 해서 관심과 사랑을 받으려 노력해야 할 지는 연예인 각자의 자유로운 선택이어야 하지 선택의 여지 없이 일제히 "공인" 이라는 허상을 쫓도록 강요당해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연예인들의 사생활 침해를 대중의 관심에 부응하기 위한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는 인식에 대해서 반대합니다. 사생활 요구에 응하든 응하지 않든 연예인들이 자유롭게 선택하게 내버려 둬야 합니다. 심지어는 팬들의 요구에 고의로 응하지 않아서 일부 팬들을 떠나보내고 새로운 성향의 팬들에게 어필하려는 선택을 할 권리마저 연예인에게 있음을 팬들은 인정해줘야 합니다. 연예인이 스스로 자기가 만들어 나가는 이미지에 따라 어디서 사랑받고 어디서 미움받는 지는 본인이 알아낼 일이고 어련히 알아서 대처할 일입니다. 우리는 모두 법의 테두리 안에서 살고 있으며 사법은 사법기관이 할 일이니 먹고 살기도 바쁜 나까지 일일이 이런 저런 우려에 다 참견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래도 내가 굳이 그러고 싶어서 사석에서 지인들과 만나 연예인 사생활과 가십을 즐길 땐 그자리에서 대충 즐기고 끝낼 줄 아는 센스가 필요합니다. 팬심이 "관심과 사랑"이라는 탈을 쓰고 연예인에게 "공인"이라는 굴레를 씌워서 사생활 침해를 강요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휴가(off duty)중인 직장인은 잠시 직장인의 의무를 놓은 휴가인이어야 하는데, "김대리가 없으니까 일이 안 되잖아 김대리가 이해해" 자꾸 전화해서 일에 대해 물어보는 건 선의라 하더라도 질서를 깨는 일이고 선을 넘은 겁니다. 마릴린 맨슨이 안티크라이스트 이미지를 팔아서 장사를 하지만 주말마다 사탄 숭배 의식에 참석하지도 않고 그냥 가족들이랑 놀이공원 다니고 무한도전은 본방사수하고 밤에 케이블로 스타 좀 보다가 잠들고 크리스마스때는 산타 옷 입고 자녀들에게 "메리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다는 안티크라이스트의 상징(?)답지 않은 평범한 사생활이 다음 아고라에서 폭로된다고 해서 팬들이 "x실망이다 맨슨 날 속였어" 하며 그에게 분노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직업은 직업이고 사생활은 사생활이면 정말 안 되는 걸까요? 서로 선을 지켜주는 것, 그것이 평화를 위한 바로 쇼비즈니스의 질서라는 것을 모두가 인정하고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10/06/11 07:42
연예인과 공인론에 대해서는 공인이냐 아니냐라는 이분법적 논의보다는 다른 논의가 pgr에서는 더 생산적일 것 같지만, 일단 글쓴 분께서 미국 학계에서 연예인을 공인으로 보는 것을 찾지 못했다고 말씀을 하셨기에 이 부분에 대해서 학계의 논의를 마지막으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먼저 미국의 경우, http://en.wikipedia.org/wiki/Public_figure 의 설명에도 나와있듯이 public figure에는 politician, celebrity, or business leader 등이 포함됩니다.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 선수는 여기서 celebrity 범주에 속하겠지요. http://books.google.co.kr/books?ei=_mcRTPT8LdTpnQeE-q2RAw&ct=result&q=public+figure+entertainer&btnG=%EB%8F%84%EC%84%9C%EA%B2%80%EC%83%89 구글 북 검색을 통해 각종 전문/교양 서적을 보면 사용 용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스포츠 선수나 아티스트를 넣어보셔도 좋습니다. 아, 참고로 미국 학계 내에서도 이런 주류적 입장도 반대하는 소수 견해도 있습니다. 특히 한 미국 스포츠 선수가 자신이 공인인 것과 롤 모델이 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인터뷰 기사를 흥미롭게 본 적이 있습니다. 미국 헌법학계의 논의를 소개하고 있는 한국 서적 http://book.naver.com/bookdb/text_view.nhn?bid=1443020&dencrt=JYgEnD2wr54NB%252BOhNDpIOrGH7vPl70%252Fw6yA%252FvmhXXGQ%253D&query=%EA%B3%B5%EC%A0%81+%EC%9D%B8%EB%AC%BC+%EC%9D%B4%EB%A1%A0+%EC%97%B0%EC%98%88%EC%9D%B8+ (미국은 처음에 공무원에서 시작하여 오늘날은 연예인, 스포츠 스타를 공인에 넣고 있다고 소개합니다) 독일에서는 Person des öffentlichen Lebens라고 하여 공적 인물 이론을 말하고 있고 공인에 연예인, 스포츠선수를 포함합니다. (Ämter, Künstler oder berühmte Sportler) http://de.wikipedia.org/wiki/Person_des_%C3%B6ffentlichen_Lebens 일본의 경우, 유명 연예인, 스포츠 선수를 みなし公人(準公人)라고 하여 준공인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한국 학계에서도 유명 연예인, 스포츠 스타 등을 공적 인물에 포함시켜 거의 유사한 논의를 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내에서 일반 언중에서의 공인 개념의 파악의 언어 생활에 대해서는 별론으로 하고, 위에서 미국 학계를 언급하셨기에 이 부분만 적어 봤습니다. 한국의 판례는, 말씀하신 대로 현실적 악의론은 대법원이 수용하지 않았지만, 대법원 2008.2.14. 선고 2005다75736 판결에서는 "언론·출판의 자유와 명예보호 사이의 한계를 설정함에 있어서는 표현된 내용이 사적 관계에 관한 것인가 공적 관계에 관한 것인가에 따라 차이가 있는바, 당해 표현으로 인한 피해자가 공적인 존재인지 사적인 존재인지, 그 표현이 공적인 관심 사안에 관한 것인지 순수한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사안에 관한 것인지 등에 따라 그 심사기준에 차이를 두어 공공적·사회적 의미가 있는 사안에 관한 표현의 경우에는 언론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완화되어야 한다" 라고 하여 공적 인물 이론의 취지를 상당 포용한 판시를 보였다고 평가받습니다. 네티즌 개개인의 자유로운 상상력을 제한하는 쾌쾌한 학술적인 논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타블로 사건에서는 기존 이론에 기대는 공인론보다는 , 보다 창의적이고 폭넓은 주제를 포괄하여 앞으로 다시는 이런 류의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성찰하는 활발한 논의의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10/06/11 07:59
옆동네에서 연예인이 공인이냐를 주제로 싸운 1인 입니다만, '연예인은 공인이다'를 해석 하는 기준은 상식(윗분께서는 전문적인 문제라고 하지만, 미디어에서도 수차례 등장하는 단어이니까요.)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써놓고 보니 오해를 살 수 있는 댓글이네요. 상식의 문제라고 지칭한 것은 어떤 잣대나, 가치관을 기준으로 판단할 일이 아니다라는 것을 말한것입니다
10/06/11 08:00
연예인은 그냥 유명인이라고 봐야죠. 공인의 책무라던지, 공인에 걸맞는 행동이라던지 이런걸 강요할 수 없는 사람들이고, 유명인이라고 말해야 됩니다. 요즘 우리 말의 조어 기능이 현저하게 저하되고 있어서 새로운 말을 거의 못만들어 내고 있는 현실이라서 이런 공인 논쟁이 생기는 것 같네요. 새로 생긴 말은 그냥 다 외래어를 끌어다가 쓰고 번역해서 쓰고 하니.......
10/06/11 08:24
김어준씨의 '건투를 빈다' 책 중에 이러한 구절이 있어서 인용합니다
연예인, 그들은 공공의 영역에서 공적 책무를 수행하는 공복이 아니라 공공연한 영역에서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직업인이다. 국민투표로 그들 선발해 성금 각출로 그들 무명 시절 자금 조달해주고 반상회에서 순번 정해 그들 출연하는 프로 의무 방청한 게 아니다. 그들의 영업 내용이 퍼블릭한 것이 아니라 그 영업 장소가 마침 퍼블릭할 뿐인게다. 유명하다? 그럼 공적 가치 추구가 아니라 사적 싸가지 관리나 잘하면 될 일이다. 그마저 의무 아니라 개인 품성의 영역이고. 저는 이 문장이 연예인과 공인 사이의 관계를 가장 명확히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이 드네요.
10/06/11 08:33
타블로가 성적증명이나 학력을 인증해야하는 의무는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타블로가 왜 학력인증을 했느냐 굳이 적을 만들어 자신의 상품가치를 떨어뜨리는 일을 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봅니다. 연예인이 팬들에게 충성해야할 의무는 전혀 없죠. 하지만 팬들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자신의 음악과 상품 좀 더 많이 팔려면 어쩔수 없습니다. 타블로 자신은 처음부터 이런 학력위조 사건은 어이없고 인증을 할 필요도 없는 우스운 애기쯤으로 치부했을수도 있습니다. 저라도 내가 스탠포드를 나왔는데 니들이 믿든 안믿든 난 상관없어 이런식으로 생각했지만 사건은 일만만파로 커지고 많은 네티즌들이 궁금해 하는 큰사건으로 변해버렸습니다.
이때 타블로의 대응은 2가지가 있겠죠. 1. 니네들 맘대로 생각해 난 스탠포드를 나왔고 너희가 믿든 안믿든 난 별 상관없어 2. 그래 니네가 원하는거 다 보여줄게 나를 믿어. 타블로가 유명연예인이 아니고 1번의 대응에도 살아가는데 지장이 없었다면 굳이 2번을 해야할 이유가 없겠죠. 하지만 1번의 대응은 연예인인 타블로가 선택하기에는 얻는거 보단 잃는게 많습니다. 제가 보기에도 이번의 타블로의 대응은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를 위해서가 아닌 타블로 본인을 위해서도 좋은 선택인 것 같네요 연예인들이 좋은 이미지를 유지할려고 하는 이유는 자신의 상품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굳이 인증 안해서 의혹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면 자신의 상품가치에 문제가 되지 않겠습니까
10/06/11 09:47
연예인들이 공인으로 불러야 하는 가에 대해서는 저도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언론 및 네티즌 그리고, 연예인 스스로 공인이라고 말했을 때 그 공인은 사전적 의미의 공인을 생각해서 공인이라고 한 것 같지 않습니다. 즉 다양한 매체들을 통해 수 많은 대중들에게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어떤 행위를 함에 있어서 모범까진 아니더라도 평소에 느껴지는 이미지에 반하는 행적을 보여서는 안된다고 할 때 쓴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예인은 앞으로 공인으로 언급조차 하지 말아야 한다고 못박는 것 또한 동의하지 않습니다. (의미까지 왜곡해서 쓰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어떤 연예인이 술집에서 시비가 붙어서 싸워서 혹은 방송에서 욕하는 것이 연예기사에 떴다고 보면, 마치 죽을 죄라도 진 것 처럼 앞 다투어 기사들이 쏟아지고, 대부분은 그 연예인을 비난할테고, 소수 팬들만 태어나서 싸움도 한 번 해보지 않았냐는 등, 욕 한 번 해보지 않았냐는 등 이런 말도 안되는(?) 쉴드를 치게 됩니다. 그러나 전 신기하게도 그런 개념없는(?) 쉴드를 좀 더 이해하는 입장입니다. 말 그대로 싸울 수도 있고, 혹은 욕도 할 수 있습니다. (방송 중에 하는 입모양 혹은 가벼운 욕은 편집실수로 나왔겠지만요) 왜냐하면 전 연예인 외모나 기타 재능에 비례하여 다른 품성과 인성이 따라온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공부에 별로 관심없고, 다만 노래하고 춤추는 것 좋아하는 잘 노는 아이들이 연예인에 주로 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꼭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지 않는 부류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술, 담배, 싸움, 욕설, 기타 문제 등에 조금이라도 더 노출되어 있다고 봅니다. 그렇게 연예계에 데뷔하여, 속칭 기획사에서 만들어준 이미지에 따라서 잘 행동하다가 방송에서 친한 동료끼리 할 수 있는 욕 혹은, 자꾸 기자나 팬들이 지나치게 따라붙어 실제 짜증나는 상황이라 욕 한번 튀어나올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들은 원래 그런 이미지의 삶이 애초부터 있었던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 이미지로 연기(?)하다가 실수한 것 뿐이니까요. 대중들은 사실 만들어진 이미지가 그 연예인이 진짜 모습일 거라고 믿고 있기 때문에 실망도 크게 하고 비난도 커지겠지요. 그들에게 모범을 보이라는 이유 혹은 실수를 하지 말라고 하는 이유는 바로 그 자신을 위해서입니다. 말 그대로 보통의 사람도 할 수 있는 약간의 실수들도 연예인들이 하면 크게 보이고, 인기 추락이 불가피 하기 때문입니다. 수 많은 저를 비롯한 많은 분들이 열광하고 있는 순수한 연예인이 술 담배는 물론 욕한번 안해봤을 것 같은 천사같은 그 연예인이 술 담배에 찌들어서 살고 있을 지, 욕을 입에 달고 살고 있을 지 혹은 마약 및 기타 성스캔들이 있을 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 입니다. 이미지 좋으신 분들 중에 폭행, 학력 위조, 마약, 성스캔들이 실제로 많이 일어났었고. (개인적으로 허준에 출연하셨던 분이 가장 충격이었고요.) 화려한 연예계 뒤에 숨겨진 그 어두운 면은 간혹 터지기도 해도, 지금도 일어나고 있겠지만 현실은 화면 속의 연예인의 모습만 즐길 뿐입니다. 쓸데없는 소리만 많이 했는데;; 조금 관련있는 말을 하자면, 연예인에게 도덕적 의무를 강요할 필요는 없습니다. 위법이 아닌 다음에야, 본인이 알아서 판단하고 행동할 문제겠고요. 혹은 어떤 의혹을 푸는 일 조차 마찬가지입니다. 강요할 문제 아닙니다.(법에 저촉되지 않는 한) 그러나, 도덕적으로 행동하지 않은 연예인이나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지 못한 것에 대한 인기하락은 감당해야 할 몫이겠지요. 결국 기획사 혹은 본인, 기타 환경적으로 잘 만들어 놓은 이미지 잘 지켜서 연기 잘 해내는 연예인은 수익활동 잘 하면서 성공하는 것이고, 그걸 해내지 못한 연예인은 여론의 뭇매를 맞다가 사라지겠지요. P.S. 연예인이 본인의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순수한 분들에겐 그 연예인이 진리입니다. 최소한 이 분들은 실망시키지 않았으면 좋겠고요. 타블로씨 관련해서는 너무나 많은 사회적 논쟁과 의견 대립이 첨예화되고 있으며, 그러한 이유로 거대한 사회적 기회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성대 이호우 교수님의 말씀처럼, 꼭 밝혀야 하는 의무는 아니지만 밝히는 것이 좋겠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타블로씨 반대편의 분들은 거의 다 밝히라는 쪽이었지만, 중립 또는 타블로씨 쪽에 섰던 분 중에도 궁금하긴 하다 혹은 깔끔하게 밝히고 심하게 xx한 분들 고소했으면 좋겠다는 분들도 나름 계셨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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