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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5/15 18:21:23
Name 유유히
File #1 12728348781563_295.jpg (1.41 MB), Download : 63
Subject [일반] MBC의 항복, 그리고 시작되는 보복


MBC파업을 알기쉽게 설명한 다음까페 'MBC를 구해주세요'의 웹툰을 가져와 보았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어제 MBC노조가 조합원 투표를 통해 파업 중단을 선언하였습니다.
아무리 찾아보아도 사측으로부터 얻어낸 어떤 성과도 보도되지 않았고, 어떠할 경우 다시 파업에 들어가겠다는 조건부도 달려 있지 않았습니다.  흡사, 히틀러 자살 후에 베를린에 입성한 연합군이 독일측에게 조인하게 했던 문서가 생각이 났습니다. 그 문서의 전문은 이러합니다.



"무조건 항복함."
- 독일 대표 카를 되니츠



조합원들은 총파업 기간인 2개월 동안 집에 한푼도 가져다주지 못했습니다. 그렇잖아도 박봉과 격무에 시달리는 피디며 아나운서며 프로그램 제작진들인데, MB의 방송장악 저지라는 큰 대의만을 바라보며 가족까지 계속 굶길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저는 그들을 이해합니다. 적군이 포위한 성 안에서 백기를 올린 것을 두고, 모두 옥쇄玉碎하지 않았다고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더불어 슬퍼하려 합니다.

저들의 보복이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http://news.nate.com/view/20100515n00307
MBC뉴스데스크 앵커가 교체되었습니다. 신임 앵커는 권재홍. 대표적인 MB의 앞잡이로, 100분토론의 신임 진행자로 편파진행 때문에 욕을 바가지로 퍼잡수시는 분입니다. 그간 파업에 참여했던 권순표 앵커는 '파업 때문은 아니다'라고 어색한 꼬리표가 붙은 교체 통지를 받게 되었습니다. 삼척동자라도 그 의도를 능히 짐작할 법한 인사조치입니다.

이것은 시작일 뿐입니다. 이제 MB의 충실한 청소부 김재철은 큰집에서 까인 쪼인트를 움켜쥐며 가카의 의도대로 MBC내의 '좌파'들을 가을철 은행잎처럼 싹싹 쓸어 버릴 테니까요. PD수첩은 '이명박 대통령의 성장과정 집중추적' 을 제작하게 될 것이며, 100분토론은 '4대강 사업, 어떻게 대운하로 발전시킬까?' 를 입에 침이 마르도록 토론할 것이고, 무한도전은 '청와대특집'으로 멤버들이 이명박에게 찾아가 실없는 질문이나 던지며 '영광'을 노래하게 할 것입니다.

이 비참한 MBC의 미래가 눈앞에 선할진대,
저는 감히 다시 촛불을 들 때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예전 촛불 때, 겸허히 반성한다던 한분이 이제 와서는 갑자기 반성하라며 눈을 희번덕거리더군요.
만약 촛불이 거리를 가득히 메운다면, 다시 반성하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거리는 고요하며, 인터넷에서 몇몇만이 분개할 뿐, 나머지는 무한도전의 방송재개 소식에 들떠하고 있습니다.
저는 혹시라도 이 진실을 모르고 계실 분들에게 알려드리기 위해서 이 글을 썼습니다.

앞으로도 계속될 MBC의 '보복에 대한 투쟁'에도, 부디 관심을 가져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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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15 18:28
수정 아이콘
안타깝습니다. 어떻게 이 파업을 도울 수 있을지... 어찌 이렇게 언론을 장악하는 정부가 새로운 시대에 나올 수 있는건지...
언론학도로서 정말 비참함을 금할 수 없습니다...
10/05/15 18:29
수정 아이콘
괴롭네요.. 제가 아무런 도움이 될수없다는 사실이..
카이레스
10/05/15 18:34
수정 아이콘
어떻게 해야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ㅠ_ㅠ
10/05/15 18:37
수정 아이콘
권재홍 씨가 MB의 앞잡이인 것은 확실한 것인가요.
아니면 후임앵커가 되었다는 이유로 까는 건가요.

제 기억에 의하면
엄기영 전 MBC사장이 자신이 이사로 추천한 사람중에서 '권재홍 씨'가 있었습니다.
황의만, 윤혁 씨는 방송문화진흥회쪽에서 추천한 사람이고요.
엄기영 씨가 사장을 사퇴한 이유중의 하나가 자신이 추천한 인사를 거부하여 인사권이 제한되어서 사실상의 식물인간 상태가
되느니 사장을 사퇴하겠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권재홍 씨가 추천 거부된 인사중의 하나이죠.

어떠한 자세한 근거로 '권재홍 씨'가 MB의 앞잡이가 되나요......

http://blog.naver.com/dualgundam?Redirect=Log&logNo=30080205116
엄기영 전 사장은 '함께 일할 사람'이라고 칭했는데
10/05/15 18:51
수정 아이콘
어떤식으로 도울 수 있을까요?

투표는 기본이지만 그 이상으로 무언갈 해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논트루마
10/05/15 19:02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자본주의 사회가 갖는 가장 큰 맹점은, 이러한 기득권적인 장악행위를 저지하고자 할 때 그저 권력 및 명성 혹은 재력을 가진 누군가의 "의리"에 기댈 수 밖에 없다는 점입니다.(특히 대한민국에서) 잔인한 말입니다만, 절대 다수의 힘을 가진 자는 반대하지 않습니다. 힘이 없기 때문에 저들의 행동에 큰 반감을 느끼는 것이죠. 이미 썩을 대로 썩어버린지라, 그 근간을 뿌리뽑는 행위(시도 자체조차도)가 대한민국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 지 감조차 잡히지 않습니다. 한가지 확실한 건 썩은 부위를 도려내지 못하면 더이상 발전할 수 없다 정도일까요...
순모100%
10/05/15 19:50
수정 아이콘
이미 kbs에서도 비슷하게 진행되었죠.
제가 아는 사람이 그 쪽에서 일하시는데 정치적 성향을 이유로 지방쪽으로 좌천되는 사람들이 꽤 많이 나왔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왠만하면 정치적 소신은 밝히지 않는 분위기로 가게 되었다는데...
mbc도 비슷한 전철을 밟게 되는 건 아닌지 싶군요.
네오제노
10/05/15 21:51
수정 아이콘
곯아터진 대한민국을 조만간 볼 수 있겠네요
도시의미학
10/05/15 21:58
수정 아이콘
MBC노조가 파업을 접었다는 소식을 듣고 무한도전을 다시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에는 굉장히 기뻤지만 그 어떠한 소득도 없이 복귀하는 거라 조금은 씁쓸 하기는 했습니다. 다만 그들을 이해합니다. 본문과 마찬가지로 저는 MBC노조를 지지하기는 하지만 그들 가족의 생계를 위해서 해줄 수 있는게 전혀 없으니까요. 파업철회는 참으로,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10/05/15 23:51
수정 아이콘
으아..2010년 한국 진짜 무섭네요
10/05/16 00:57
수정 아이콘
현 정권에서는 노조가 제 목소리 내기 힘들죠..
그래도 2개월간의 고통스러운 파업을 해낸 MBC 정말 대단합니다..
10/05/16 07:58
수정 아이콘
이미 훼손될 대로 훼손된 독립성을 완전히 회복시킬 수 있을까요. 촛불시위가 대규모로 일어날 수 있을 거란 전망도 전혀 안보이는 상태에서, 만약 그렇다 해도 얼추 달래기용으로 몇몇 인사만 바꾸는 척 하고 촛불이 사그러들자마자 다시 수를 부릴 텐데...개인적으로 진보정당을 지지하고 후원하는 것도 간접적이고 장기적인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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