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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5/17 20:49:04
Name The xian
Subject [일반] [쓴소리] 대법원의 '보도지침'
부제 : 대법원, 미쳤구나. 썩었구나.

[연합뉴스] 대법, 판사들에 `자제 촉구' 전화 논란

대법원 법원행정처 소속 판사들이 18∼19일 판사회의가 열릴 서울가정법원, 부산지법, 인천지법, 울산지법, 서울서부지법, 의정부지법 판사들에게 전화를 통해 판사회의에서 논의내용 수위를 낮춰달라는 취지의 당부를 했다고 합니다. 정말이지 할 말을 잃었습니다. 정말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여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나라를 수호하기 위해 절대 무너져서는 안 되는 토대 두 개 중 나머지 하나인 '법'까지 이 따위일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참고 - 제2 롯데월드 때 '군'은 이미 무너졌습니다.)

그들의 해명에 따르면 '판사회의를 여는 것은 어쩔 수 없겠지만 신 대법관의 거취 및 대법원의 조치와 관련한 부분을 논의할 때는 수위를 적절히 조절해 달라'는 게 취지랍니다. 그러면서 '너무 관여 쪽으로 보지 말고 충정도 이해해 달라'라고 합니다. 이건 뭐 유신독재나 5공, 그리고 지금 이명박 정부에서 하는 것처럼 언론에 '보도지침'내리는 행동을 그대로 닮아가는 것인가요? 말 조금만 바꿔보겠습니다. '기사를 쓰는 건 어쩔 수 없겠지만 정부와 관련한 부분을 쓸 때는 수위를 적절히 조절해 달라'라고요. 어디에선가 참 많이 보고 들었던 말들입니다. 과연 독재적인 '보도지침'과, 오늘 대법원에서 건 전화의 차이는 대체 무엇입니까?

이런 말을 판사들에게 전화를 걸어서 했다는 것 자체가, 법을 집행하는 중심 기관 중 하나인 대법원이라는 곳이 이번 사태를 얼마나 무사 안일한 시각으로, 얼렁뚱땅 넘어가려고 하는지에 대한 속내가 너무도 빤히 보이는 일입니다. 그리고 추가로 하나 더 꼬집자면 이런 행동을 했다는 건 대법원이라는 곳에서 이번 신 대법관의 재판 개입사태가 얼마나 중대한 문제인지에 대해 아직도 자각하지 못하는 증거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대법관이라는 작자가 법관의 양심과 법이라는 공평한 저울에 의해 내려져야 할 재판에 자신의 직권을 이용해 개입하여, 재판의 배당과 양형에 관여했습니다. 거기에 그런 행위를 저질렀음에도 그런 부분에 대한 잘못을 끝끝내 회피하다가, 겨우 인정했습니다. 이는 사법권의 독립을 침해하여 사법권을 훼손한 행동이며 나아가 대한민국 국법과 법관들의 명예에 먹칠을 한 행동입니다. 그런데 이런 중대한 범죄행위의 끝이 '엄중 경고'로 끝나리라 생각했습니까.

그런 같잖은 조치를 내렸으니 일선 판사들이 들끓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법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거기에서 더 나아가 신 대법관의 수위 운운하는 소리를 하시다니요. 이젠 대법원 자체에서 여론을 무마하고 조작하시겠다는 것입니까. 법에는 문외한인 나이지만, 적어도 법이라는 것은 원인과 결과가 명확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묻고 싶습니다. 이런 행동을 스스럼없이 하는 행위가 법에게서 난 것입니까, 아니면 과거부터 이어져 내려 온 독재, 부패권력에게서 난 것입니까?

사법부에 씻을 수 없는 치욕을 가져다 준 신영철 대법관님에게도 한 마디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번 사태로 얻게 된 굴레와 낙인은 대법관으로 있는 동안은 물론 평생 짊어지고 가겠다"라고요? 참 거지같은 해명입니다. 그게 법관으로서의 '양심'과 당신이 평생 배우고, 당신을 그 자리에까지 있도록 만든 은인이나 다름 없는 '법'을 걸레쪽같이 훼손해 버린 데에 대한 속죄라 생각하십니까? 당신은 고의로 법관으로서의 양심과 법을 깔아뭉갰습니다. 그런 주제에 혐의를 감추고 숨겼습니다. 명색이 대법관이라는 자가 말이죠. 이제 와서 그런 해명 아닌 해명으로 속죄(?)의 뜻을 밝혀 봤자 제 눈에는 대법관이라는 개인의 영달과 사회적 직함을 놓치고 싶지 않은 망집으로 보이며, 법의 기본 정신에 비춰볼 때 이런 행동은 정말 더럽고 추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런 정신줄 놓은 짓거리를 한 대법원과, 그것을 바로잡기 위해 일어서고 있는 일선 판사님들이 과연 어떤 행동을 할지 지켜보겠습니다. 법을 읽은 것이 당신들 개인의 영달과 정치적 타협을 위해서인지, 아니면 법이라는 기준으로 나라를 바로 서게 하기 위함인지를.


- The xi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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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플레인
09/05/17 20:53
수정 아이콘
이런 걸 보고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는다고 했던가요. 이젠 포크레인을 갖다대도 못 막겠습니다그래. 후아아.
달덩이
09/05/17 21:00
수정 아이콘
아휴.....-_-
정말, 하늘 보기가 부끄럽지 않은가..라고 바보같은 질문을 하고 싶네요. 부끄러운거 알면 이러지도 않을텐데...참.
뭐야 요건!!
09/05/17 21:46
수정 아이콘
법조계 특유 프라이드와 폐쇄성 아시는 분은 당연히 저래야지 느끼고 있을겁니다..
저두 잘 알아왔던 정의감 넘치시던 분이...
막상 저 세계에 발을 들어놓으니 똑같이 권위적인 사람으로 변해가는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는 사람으로써...

어쩔수 없죠...특히 윗물이 맑아야지 어떻게 하죠..이용훈대법원장님부터 어떻게 해야죠..
서정호
09/05/17 21:54
수정 아이콘
저래놓고 자기 자식들에게 당당하게 '법관' 이라고 말할 수 있나요??
그렇다면 정말 '초특급 철면피' 겠군요. ㅡㅡ;;
자유인바람
09/05/17 22:41
수정 아이콘
이번 사건 어떻게 끝나나 반드시 지켜봐야합니다.
DowntoEarth
09/05/17 23:27
수정 아이콘
사회 일반에 만연해 있는 '자기가 무엇을 하는지 모르는' 전형적인 맹목증후군(?)의 일종입니다.


판사란 무엇을 하는 사람입니까?

사법부 스스로도 그것을 일순 대답할 수는 있을지라도 이것과의 연관성은 잘 설명할 수 없지요.

판사들의 명예와, 사법부의 권위를 따지다 보니 본래의 목적을 잊어 버린 것이지요.


단독판사등의 궐기는 매우 바람직합니다만은..

그들의 궐기 안에도 역시 본래의 목적을 가리는 저런 잠재의식이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판사가 무엇인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에 대한 지속적인 질문을 던져 주는 것이 그들이 빠지기 쉬운 최면에 대한 가장 궁극적인 비판이 될겁니다.
몽키.D.루피
09/05/17 23:33
수정 아이콘
사법부가 뭐가 아쉬워서 행정부의 개가 되려고 하는 것일까요. 자존심도 없나 봅니다.
09/05/18 00:24
수정 아이콘
판사도 짤리니까요. 예전 유신시절에 중요한 재판에서 소수의견낸 대법관판사들 6명이 옷을 벗게 된일이 있습니다. 제생각에는 대법관은 미국처럼 종신제 했으면 하네요. 판사중에 옥석만 가려서 대법관 임명시키고(뭐 청문회 거치는건 당연하고요.) 정부 압박 못들어오도록 완전히 독립 시켜야 합니다. 입김도 미치지 못하게요.
앙앙앙
09/05/18 01:41
수정 아이콘
신영철은 이미 법조인이 아니라 정치인의 길을 택했다는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사전에 거취 문제에 대해 청와대와 교감이 이루어졌다는 분석도 나오더군요. 정권 입장에서는 이번 신영철 거취 문제를 단순히 사법부의 문제가 아닌, 향후 mb식 드라이브를 위해 빼놓을 수 없는 주춧돌 정도로 생각하더군요. 마치 지난 정권에서 무슨 수를 쓰더라도 전효숙 헌재소장 카드를 묵사발 시켜야 한다는 강박관념 처럼요...

대한민국에서 가장 보수적이고 폐쇄적이며 권위주의적인 법조계에서, 개별판사들의 몇몇 행동은 결국 법복을 벗어야 하는 비극으로 종결되었기에 (작년에 한창 반mb성향이라고 낙인찍힌 지방법원장 몇분이 좌천되었습니다. 메멘토 모리...라는 퇴임사를 밝히신 한 분이 떠오르는군요.), 이번 단독판사들의 집단행동에는 나름의 절박성이 보입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신영철(+ 청와대, 주사파 판사들을 제거하라고 선동하는 조선일보, 뉴라이트 등) vs 단독판사 집단..의 싸움에서 후자 집단이 힘에서 밀린다면, 그들의 장래는 암울해질 겁니다. 인사상 불이익, 조직 내 왕따 등 그들이 겪게 될 일들이 눈에 훤합니다.
토스희망봉사
09/05/18 02:33
수정 아이콘
브라보 한나라당
오늘도데자뷰
09/05/18 13:14
수정 아이콘
어차피 신영철 대법관도 깃털에 불과한데요 뭐. 놀랍지도 않습니다.
뒤에 계신 그분은 참 수족들 다 잘려나가도 저렇게 굳건하게 자리 지키고 계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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