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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5/11 23:13:27
Name 항즐이
Subject [일반] 야구, 아버지, 아들, 어머니, 그녀

1. 아버지

http://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baseball&ctg=news&mod=read&office_id=295&article_id=0000000250

박동희 기자는 야구를 좋아하지 않았다면 한 사람의 감수성 풍부한 작가가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눈물이 왈칵, 나는군요.

야구 이야기에 눈물이 나는 건, 야구장을 "직장"으로 불렀던 삼성의 3루수, 김한수 선수의 은퇴 기사 이후 처음입니다.

(아, 물론 야구 경기를 보고 운 적은 꽤 있어서 베이징 결승전도 아내와 보다가 꽤 볼썽사나운 얼굴을 만들었습니다.)


날 미치게 하는 남자 (Fever Pitch, 2005)라는 영화에는 Boston Redsox(Let's go Redsox!! Sweet Caroline. Good times never seemed so good ~ 아아아)의 광팬인 주인공이 나옵니다.

그는 야구를 전혀 모르는 드류베리모어와 사랑에 빠지고, 그녀에게 자신이 비정상적인 야구광이라는 걸 숨기고 그녀를 조금씩 야구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가 임신했다는 소식을 알리고 그는 얼떨떨해 해야 할 말을 하지 못하고 보여주어야 할 표정을 짓지 못한 채로 그녀에게 실망을 안깁니다.

그녀는 그에게 실망하지만, 혼자 돌아온 그가 서랍에서 꺼낸 건,
자그만 유아용 Redsox 져지였죠.


저는 안동에서 태어나 경북 여기저기를 전전하다가 경산과 대구에서 추억을 시작하게 됩니다. 세상은 온통 파란색이었고 아시안 게임과 올림픽은 우리를 선진국으로 보내주는 듯 했으며, 노태우는 보통사람이었죠. 무엇보다 .. 네 다시 한 번 세상은 파란색이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아들은 아버지가 틀어놓은 티비 채널에서 나오는 것을 보며 자랍니다. 아들은 아버지에게서 처음으로 안타를, 홈런을, 백어택을, 3점슛을, 마라도나와 펠레, 그리고 차범근의 이름을 듣게 되는 법이죠. 하지만 그 모든 이름 앞에 아버지가 들려주었던, 아버지가 틀어놓은 채널에서 등장하는 영웅은 이만수였습니다.

"오직 야구만이 공을 넘겨버리면 칭찬받지. 야구는 세세한 규칙대로 하는 거지만 홈런만은 예외야."

아버지 탓인지, 아니면 아버지를 그렇게 만든 삼성 탓인지, 홈런을 펑펑 치는 이만수와 나오면 탁탁 안타를 치는 장효조가 있는 삼성은 세상에서 가장 멋진 팀이었고 이만수는 나중에 대통령이 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세상에 그보다 더 훌륭한 영웅은 없었으니까요.

아들은 불행히도 라이온즈 어린이 야구단에 차례를 받지 못해서 OB bears옷을 입고 슬퍼해야 했지만, 유독 삼미슈퍼스타즈나 청보핀토스가 오는 날이면 찾아갔던 야구장은 아들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장소였습니다. 대구 시민운동장 야구장, 그 옆에 있던 문화회관에서 보았던 파리나무소년 십자가 합창단의 노래도 꼬마에게 신비한 감동 저편을 보여주기에 충분했지만, 시내버스가 대구역 근처에 도착하기도 전에 가슴부터 뛰던 야구장 가는 길의 풍경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무더운 날 30도는 새벽 온도일 뿐이었던 대구의 한 복판에서 내리쬐는 햇살을 가려주던 파란 꼬깔모자에 기대어, 넉넉한 것과 거리가 너무 멀었던 가족의 간만의 그득한 사치는 표면이 꼬불꼬불했던 90원짜리 컵라면이었습니다. 우리팀 선수가 홈런을 치지 못하면 어느 새 3루쪽에서 슬금슬금 잠이 들었던 꼬마는 어둑어둑해진 밤하늘에 별보다 달보다 환한 라이트 불빛이 하나 둘 켜지면 눈을 비비며 일어나서 아버지에게 묻곤 했었죠.

"아빠! 우리팀이 이기고 있어?"

이기는 날은 신나서 하나, 지는 날은 슬퍼서 하나, 야구장 바깥으로 나오는 길에 입에 문 눈깔왕사탕은 영원히 녹을 것 같지 않았지만 어느새 반월당을 지나 강구경을 하는 새에 녹아 없어지고, 야구장의 함성 소리도 차츰 흐려져 가며 다시 스르르 눈이 감기어갔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과학상자를 구해다 주고, 남들보다 더 큰 전구회로 세트를 가져다 주었으며, 넉넉하게 부려뜨려먹고도 다시 만들만큼 고무 동력기 남은 부품들을 안겨 주기도 했습니다.

그 아들은 아버지 만큼 배구를 잘하지도, 테니스를 잘하지도, 수영을 잘 하지도 못하지만 아버지가 교장선생님이 되고, 시아버지가 된 올해 봄에도 아버지와 함께 같은 팀을 같은 화면으로 바라봅니다.

"오늘은 이길라는지. 요즘은 영 파이라. 승여비도 일본 가뿌고, 요미우리 틀어바라."
"왜요. 그래도 봐야지. 오늘 저도 선발 별로라가주고 이길수도 있다. 남우 나라 야구 자꾸 봐가 뭐하는데요."

모처럼 어버이 날이라 내려갔던 주말, 아들은 올라오는 버스 안에서 DMB로 승리를 확인하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아버지, 마저 보셨어요? 우리팀, 이겼어요.





2. 어머니, 그녀

어머니는 운동을 참 못하십니다. 아마 제가 운동에 젬병인 것도 어느 정도는 어머니 탓일거라 생각하지만, 어머니는 보통의 어머니보다 훨씬 똑똑하시고, 또 해박하셨습니다.

아이는 질문을 통해 세상을 배우기 마련이지만, 어머니는 1학년도 되지 못한 학생을 가르치는 일에는 관심이 없으셔서 한글을 가르치거나 길을 찾는 방법 같이 당연한 일들을 알려주는 것은 고모나 친구들의 몫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집 아이들이 이만수가 한국시리즈에서 투수로 나오지 않아서 졌다는 엉터리 소리에 아이들이 열을 낼 때에도 (사실 포수라서 투수로 못 나온다는 이야기는 그럴싸 했지만), 아들은 야구장에서 어머니가 지명타자를 설명해 주시는 것을 들었습니다.

어머니는 김용희, 김성근, 김영덕 등등의 이름을 알려주셨고, 아들은 야구에는 감독도 있고 코치도 있으며 지명타자와 투수와 포수와 유격수 같은 독특한 위치들이 있으며 도루를 하는 선수도 있고 홈런을 치는 선수도 있다는 것을 하나씩 기억해 나갑니다. 플레이오프와 준 플레이오프, 그리고 참 인연이 없다는 한국시리즈도 다른 아이들에게 설명할 수 있는 꼬마 야구 팬이 되는 과정이었죠.

어버이날 부자가 이리저리 도쿄돔과 대구 시민운동장을 오가며 야구를 보고 있는 모습에 어머니는 며느리와 함께 고기를 사 오시며 20년 전의 일을 입으로 떠올려 보십니다.

"그래 가끔 갔었지, 대구 시민 운동장. 아직도 거긴가? 요새는 잘 못하지?"
"올해 그래도 신인들도 좀 나오고 괜찮아. 어애도 어차피 4등은 하잖아. 또 올라갈 걸?"
"그래, 플레이오프는 어째도 올라가드라. 그라만 뭐하노, 그때도 맨날 해태한테 지고."
"요새는 해태 아이고 SK."

여자도 대학을 나와 직장을 가지면 갑갑한 자신의 어머니들을 닮지 않아도 되었던 시대를 열기 위해 좀 더 부지런해야 했던 인생. 그 가운데의 젊은 날, 아이와 남편의 손을 잡고 입술을 앙다물며 행복하겠다고 열심이었던 어느 젊은 주부가 생생히 그려집니다. 그 주부는, 아이에게 포볼을 가르쳐주고 있네요.


어머니가 결국은 떠넘기듯 챙겨주신 고기를 꽁꽁 잘 챙겨들고 버스에 올라, 아슬아슬한 점수차이던 야구가 궁금해 어쩔 줄을 모르는 철없는 남편 때문에 새색시는 핸드폰을 꺼냅니다.

"오늘 나올라나? 다른데 경기 틀어줄 거 같은데. 우리는 운이 없잖아."
"그래도, 스코어라도 보자."

야구를 해 주던 채널은 지방이라 잡히지도 않은채 낙담하며 끄기 직전.
"어라? MBC에서 왜 해주지?"
"어, 정말?"
"아, 대구 MBC다! 9회다! 오승화이다! 방금 삼진 잡았네! 원아웃이다! 아싸!"

연거푸 삼진을 3개 잡으며 경기는 끝났고, 아내는 목소리큰 사람과 함께 다니는 일이 창피했던 10여년이 늘 창피했음에도 이번 만큼은 기분이 좋아 타박을 그만둡니다.

"세판 다 지진 않았네. 다행이다."
"이번 주말에 두산이랑 잠실이던데, 가까?"
"두산... 빡신데? 하기는 이번에 보이 엘지도 그 엘지가 아이라매."
"..엉. 그 엘지 아이드라."

지난 주, 연휴에 철 들 줄 모르는 부부는 아이들이 바글거리는 과천 과학관에 갔었고, 무겁지 않냐는 핀잔에도 아랑곳 않고 글러브 가방을 챙겨간 남편 덕에 놀이터 옆 잔디밭에서 두 사람은 제법 긴 시간 동안 캐치볼을 할 수 있었습니다. 보라매 공원, 일산 호수공원에서 보다는 좀 어깨가 풀린 탓인지 여전히 철없는 야구팬이 던진 공을 주으러 이리 저리 다니는 늦깍이 야구팬은 앙칼진 소리를 냅니다.

"살살 던지라고!"

지나가는 아이들이 흘끔흘끔 보는 낯선 아줌마는 청바지를 입고 운동화를 신은 채 짧게 자른 단발머리가 날리도록 열심히 공을 던져 봅니다. 비록 어린이용 스펀지 공에 어린이용 글러브지만 어설픈 야구팬이 알려준 데로 검지와 중지를 이용해 포심 그립으로 회전을 열심히 넣어 던지느라 땀이 나는 것도 잊고 시원해 합니다.

학교 농협 지점 앞 대형 티비에서 WBC 결승전을 보던 남편은 아내가 회사에서 문자 중계를 보며 안타까워하는 문자를 받았었습니다. 이승엽, 박찬호를 아쉬워하고 KBO 진리의 꽃을 찬양하며 고장난 가제트에 탄식하는 여사원은 사무실에서 참 유별난 모양새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 젊은 새색시는 언젠가 아이에게 글러브를 사 줄 것이고, 가족은 삼각형 사각형으로 서서 멀리 멀리 공을 던지게 될 것입니다. 가끔은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갔었던 야구장에 가서 컵라면보다 훨씬 맛있는 것들을 사먹으며 아버지와 어머니가 쓸데없이 늘어놓는 이야기들을 듣다 곤히 잠이 들 것입니다.

"예전에 말야, 우리나라가 올림픽에서 결승까지 갔는데 말이지 그때 이승엽이..."
"이 사람 또 씰데 없는 소리한다. 아들이 이승엽을 아나? 저기 있는 김상수 이야기를 해라."
"상수는 그때 나오지도 않았잖아."
"만두씨까지 이야기하면 되잖아."




이 밤이 깊어가도록 돌아오지 못하고 일에 치여 지쳐가는 삼성팬 아줌마가 힘 나는 일이 좀 있어야겠네요.
주말에 잠실 야구장 3루석에서 양신의 파울 타구라도 하나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거실에 있는 글러브 가방에, 라이온즈 수건을 넣어 놔야 겠습니다.


아버지와 아들, 어머니와 아내,
언젠가 다시 또 아이들

그리고 야구.

한 번 더, 특별하고 행복한 추억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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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덩이
09/05/11 23:20
수정 아이콘
오늘 박동희 기자의 글 정말 좋았지요.
항즐이님의 글도 박기자님 글 만큼 좋네요..
저는 짝이 없지만, 친한 오라버니가 아버지가 되었다는 소식에 '줄무늬 유니폼, 모자 돌 선물로 준비해줄께요'라고 말했었지요
언젠가 제 아이이게 그 유니폼을 입히고 야구장에 같이 가면 좋을텐데, 아주 작은 소망인데 쉽지 않아보이네요. ^^

아. .. 토요일엔 비온다네요. 가급적 금요일 경기에 가심을.. 아마 그날에 저는 삼성팬인 선배 하나와, 두산팬인 친구한명사이에 마음편하게 야구를 보고 있을 것 같네요 ^^
나는 고발한다
09/05/11 23:23
수정 아이콘
장효조, 이만수, 양준혁, 이승엽의 빅4....언제 이런 타자들을 다시 가져볼지요. 그동안 너무 운이 좋아서, 요즘 타선이 이 모양인가봐요.
09/05/11 23:24
수정 아이콘
저도 언젠가 어머니에 대해 글을 써보고 싶은데, 대충 이런 느낌의 글이 되었으면 했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좋은 부모님을 두셨네요 ^_^
Wanderer
09/05/11 23:34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참 뭐랄까... 아스라한 느낌의(적절한 어휘 선택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글이네요. 박동희 기자의 글도, 항즐이 님의 글도. 서늘서늘한 월요일 밤, pgr와서 따뜻함 안고 갑니다.
09/05/11 23:37
수정 아이콘
야구,,

저에겐 유년시절의 모든 것이죠.

엘지 유니폼을 입고 국민학교에 다니며 94년 우승 당시 세상을 다 가진 기분.

당시 국민학교에 박용택, 심수창으로 구성된 막강팀으로 전국대회 석권.

저도 당시 동네에서 야구 좀 한다는 소리를 들었기에

지금도 그냥 야구에 미쳐있습니다.



야구는, 그리고 엘지는,,

사랑입니다 :)
학교빡세!
09/05/12 00:01
수정 아이콘
참 생각해보면
지금 야구를 더 많이 보고 더 잘알고 더 예측도 잘하지만
어린시절 아빠와 같이 야구장 가서 본 게임은 정말 지금보다도 훨씬 재밋었던 추억이 남아있네요.....
사인회가서 악수하고 정말 좋아했는데......

다만 집하고 야구장하고 너무 멀어서 자주는 못갔지만요......
내일은
09/05/12 00:38
수정 아이콘
아버지 글러브를 몰래 동네야구 하는데 가지고 나갔다가 걸려 배트로 (그러니까 나름 야수, 포수, 1루수용 글러브에 배트까지 풀셋으로 갖춘...) 맞은 기억 밖에 없는 저로써는...
그래도 85년 MBC청룡 어린이 회원에 야구 잠바, 여름방학 캠프까지 보내주셔서 지금까지 청룡-트윈스 팬으로 즐겁게 야구 보며 살게 해주신 것은 감사하고 있습니다.
Paul Smith
09/05/12 00:51
수정 아이콘
저희 어머니는 대학교때 장효조선수랑 미팅도 했었답니다.

저는 바쁘신 아버지대신 어머니가 가르쳐주신 야구룰이 훨씬 많았었죠.

지금이야 아직도 류중일이 빠르냐고 물어보시는 수준이시지만

어릴땐 친구들도 다 어머니한테 야구 배우는 줄 알았었습니다^^;
Zakk Wylde
09/05/12 02:14
수정 아이콘
어렸을땐 그저 아버지와 야구장 가는게 최고였습니다.
한 양동이 가능 있었던 파울볼들도 지금은 남아있지 않지만 그때의 추억은 아직도 남아있죠...^^

이순철, 한대화, 김성한, 장채근..선동렬, 홍현우, 조계현, 이강철, 이종범...아 ㅠ_ ㅠ
09/05/12 03:54
수정 아이콘
지난주에 아버지께서 저보고 고교야구 같이 보러가자고 했을때 시험 얼마 안남아서 못갔던 기억이 나네요.
(아버지 친구분의 아드님이 선수라서요. 저보다 1살 어린...)

만약 수능 끝나고 나서도 프로야구가 한다면, 꼭 아버님과 같이 가야겠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내년이구요 ^^
Into the Milky Way
09/05/12 09:00
수정 아이콘
아버님이 삼성에 다니셔서 어릴때 삼성라이온즈 경기를 같이 가자 하시고
또 매년 어린이 회원을시켜 주실려고 노력 하셨으나.....

오로지 청룡과 엘지만을 사랑하며 아버지의 제안을 매몰차게 거절해버린 불효자는 웁니다.

아 그리고 엘지는 사랑입니다.(2)
09/05/12 09:13
수정 아이콘
말없이 추천때리고 갑니다. 개인적으로 축구팬인데 아버님이 축구를 그다지 안좋아하셔서 조금 속상해하던차였습니다. 물론 국대경기야 온가족이 잘 챙겨보곤 하지만요. 제가 처음이 됐으면 합니다. 그녀와 자식들 데리고 축구장가서 신나게 축구보고올날을 생각하니 그 생각에만도 웃음이 절로 나오네요.
항즐이님 그런면에서 부럽습니다!!
소군과이교
09/05/12 12:38
수정 아이콘
전 기아팬으로써 대학다닐때 야구장 참 많이 갔습니다.
LG와 해태의 라이벌전...
조계현과 선동렬의 완변계투도 멋지고...
야구장 가면 항상 두가지보면 기분이 좋아지고 왔습니다.
극렬하게 비교되는 스타일....

해태가 LG에게 이기고 있을 경우...
7회말이 끝나면 스트레칭을 합니다.
8회말 또는 9회가 시작되면 선동렬선수가 올라옵니다.
무언의 실력행사라도 하듯이 천천히 마운드로 올라옵니다.
보통의 걸음보다 더 천천히 올라오면 상대편 LG응원석은 조용해집니다.

LG가 해태에게 이기고 있을 경우...
8회초 또는 9회가 시작되면 불펜에서 한 사람이 미친듯이 전속력으로 달려옵니다.
흡사 축구 선수가 하프라인부터 페널티박스까지 뛰듯이 전속력으로...
그리고 긴머리를 휘날리면서 연습투구를 합니다.
그럼 상대편 LG응원석은 들썩들썩 합니다.

야구 참 재미있죠...

PS : 프로토를 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팀보다는 픽한팀을 응원하는 나쁜 버릇이...
PS : 삼성이야기에 괜한 팀들 이야기만 했네요...
항즐이
09/05/12 13:30
수정 아이콘
소군과이교님//

삼성 이야기 아닙니다. ^^ 야구와 추억에 관한 이야기일 뿐이죠.
Operation_Man
09/05/12 15:37
수정 아이콘
역시 저에게는 현대유니콘스가.....

박재홍, 박경완, 박종호, 박진만의 4박과 18승트로이카의 00년도 좋지만

역시 정명원의 노히트노런이 있는 96년과 인천연고 첫우승인 98년이 훨씬 더......
Noam Chomsky
09/05/12 17:51
수정 아이콘
박동희기자의 글도, 항즐이님의 글도 참 좋군요. 더불어 기사에 실린 사진까지.

'오늘도 야구경기는 열리고 야구소년은 자란다.'
이 말이 참 와닿는군요. 그 야구소년은 자라 아버지가 되고 그 아들은 또 야구소년이 되고.

몇 년 후에 제 아이를 데리고 아버지가 제게 해주셨던것처럼 무심하게 사자를 응원하는 모습을 그려봅니다.
율리우스 카이
09/05/13 16:36
수정 아이콘
박동희기자님 글이 기본으로 깔리고 나니, 항즐이님글을 보고도 눈물이 또르르 떨어지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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