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5/08/01 00:20:40
Name 식별
Subject [일반] 검과 바람과 늑대의 시대


941028ilsdl.jpg 검과 바람과 늑대의 시대


《검과 바람과 늑대의 시대》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시대에 적응한 자들의 시대이기도 하다. 이 새로운 사람들은 잔혹하고 폭력적인 자들, 위대한 전사 귀족들이었다. 그들은 비열하고 사악한 살인자들의 신이자 간통과 속임수를 쓰는 자들의 신, 그리고 위대한 지혜와 승리의 신인 오딘의 후예들이었다. 그들은 토지를 중심으로 권력 관계를 재편했다. 새로운 전쟁 군주들은 자신들의 충직한 부하들에게 직접 알짜배기 땅뙈기를 떼어다 주었고, 옛 전쟁의 신들을 자신들의 직계 조상으로 숭배하는 성대한 의식을 치렀다. 



941032ilsdl.jpg 검과 바람과 늑대의 시대


 거대한 고분군이 형성됐고, 최초의 왕조가 탄생했다. 왕조의 강력한 힘이 거대한 고분을 쌓았고, 곧 그 거대한 봉분의 위세가 왕족의 고귀한 신분을 정당화했다. 잉글링(Yngling) 가문, 스쿌둥(Skjöldung) 가문, 볼숭(Völsung) 가문 등 반쯤은 전설적인 전사들의 일족이 처음으로 그들의 종사들을 거느리며 가난한 농민들에게 소작을 강요했다. 사가에서 영웅들은 살인죄를 저지르고 이곳 저곳을 쏘다니다가 그들의 왕조를 세운다. 아마 사가에 기록되지 못한 영웅들과 잊혀진 왕조의 창건자들 또한 그러했을 것이다. 

 유력한 군장들의 롱하우스는 많은 손님들을 접대하기 위해 그 크기가 점점 거대해졌으며, 실내건축은 여러 용도를 위해 더 복잡하게 분화되었다. 최대 80m 길이의 이 거대한 홀의 중앙 구역에는 기다랗게 늘어진 화톳불이 놓여 있었고, 군장의 거대한 옥좌가 그 뒤에 놓였다. 손님들은 그 주위에 둘러앉아 술을 마시며 서로의 선물을 교환했다. 말하자면 이 곳은 사람이 사는 곳이자, 거대한 연극이 이뤄지는 무대장치인 동시에, 시와 노래가 흘러나오는 문명 세계의 중심이었다. 이 바깥에는 어둠, 혼돈, 그리고 괴물들이 우글거리고 있었다.

 군장의 무덤 부장품으로는 갖가지 것들이 껴묻어졌다. 이웃인 사미족의 텐트를 형성하는 데 쓰이곤 했던 자작나무 껍질(장례식장에서 사미족 주술사들은 이웃 종족에 대한 오랜 우호의 표시로서 망자의 안녕을 빌었을 것이다), 페르시아에서 온 코끼리 상아 세공품, 옛 로마 제국의 보석과 유리 제품, 인더스 강 유역의 홍옥수나 아라비아의 희귀한 조개 껍데기들이 바로 그것들이다.

 바이킹의 무역로는 비록 로마 제국의 멸망으로 쇠퇴하여 끔찍한 겨울의 시대를 맞이했을지언정, 여전히 군장들의 부가 흘러들어오는 주요한 경로였으며, 이 길은 무려 동쪽으로는 당나라와 한반도의 남북국, 그리고 일본 열도에까지 이르렀을 것이다. 자유로운 전사들은 이 바닷길을 통해 온갖 것들을 거래했고, 그 상품 중에는 사람도 있었다. 해변가의 사람을 약취하고 그 인신을 매매하는 것은 바이킹 전사들의 문화에 있어서 핵심적인 요소였다.


(끝.)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5/08/02 00:22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얼마 전부터 그동안 올려주신 글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혹시 의복에 대해 다루어주실 생각도 있으신지... 여쭈어봅니다.
25/08/02 18:29
수정 아이콘
네 다음에 한 번 다뤄볼게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4981 [일반] 제미나이 챗유령 [29] 티아라멘츠12682 25/09/12 12682 4
104980 [일반] 수렴이라니 그 이야기 재미있다 [198] esotere19563 25/09/12 19563 13
104979 [일반] 인간이 F=ma 를 이해하는 방법을 알려주마 [61] CanadaGoose11816 25/09/12 11816 16
104978 [정치] 한학자 통일교 총재에게 큰절 후 억대금품 수수 의혹, 권성동 체포동의안 가결 [37] 린버크14213 25/09/11 14213 0
104977 [일반] Shorts영상을 PGR에 넣어보자. [6] 유머8513 25/09/11 8513 3
104976 [일반] 농심 주가 근황....jpg (feat 케데헌) [55] 크산테12587 25/09/11 12587 0
104975 [일반] 찰리커크 사망으로 미국에 다가올 혼란을 걱정하는 미국인들 [56] 하프-물범13018 25/09/11 13018 3
104974 [정치] 이재명 대통령 100일 기자회견 3시간 기사별 정리 [349] 빼사스18566 25/09/11 18566 0
104973 [일반] 다 같이 게임하는 가족을 꿈꾸며 - 왜 게임을 하는가 [13] 바이올렛파파5001 25/09/11 5001 16
104972 [일반] (극한 직업) 육식 동물 사냥 장면 촬영하기... [13] 포졸작곡가6774 25/09/11 6774 17
104971 [일반] 뉴턴과 귀멸의 칼날 [148] 번개맞은씨앗12501 25/09/11 12501 0
104970 [정치] 한국인 316명 구금 7일만인 11일 귀국길…"美재입국 불이익없다" [97] Davi4ever9496 25/09/11 9496 0
104969 [일반] 미국 극우 인플루언서 찰리 커크 총격 사망 [287] 김티모16776 25/09/11 16776 2
104968 [일반] 화성에서 "생명체의 증거" 발견(NASA) [48] Dowhatyoucan't8702 25/09/11 8702 5
104967 [일반] 여전히 양이 울음을 멈추지 않는 양들의 침묵 - 살인자 리포트 [1] 닉언급금지4519 25/09/11 4519 1
104966 [정치] 특검이 채상병 사건 기록회수 최초지시자를 특정하였습니다 [56] 짭뇨띠10438 25/09/10 10438 0
104965 [일반] 100억 넘게 모았는데 소개팅 안들어오네요 [108] 사와무라14818 25/09/10 14818 13
104964 [일반] 코스피 - 대한민국 역사상 최고점 돌파! [89] This-Plus12086 25/09/10 12086 7
104963 [정치] [단독] 정부, ‘외국인 가사 사용인’ 시범사업 공식 폐기 [80] 유머9086 25/09/10 9086 0
104961 [정치] 협치하자면서 쿠데타 때 대통령과 여당대표가 잡혀 죽었으면 좋았겠다는 야당 [96] 삭제됨10136 25/09/10 10136 0
104960 [일반] 이재용 아들 이지호, 미국적 포기 후 해군 입대 예정 [50] 다크서클팬더6490 25/09/10 6490 8
104959 [정치] 언론사의 징벌적 손해배상에 대해서 유튜브는 제외되는군요. [190] petrus9965 25/09/10 9965 0
104958 [일반] 연결주의와 초지능 [5] 번개맞은씨앗6286 25/09/09 6286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