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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5/02/10 00:03:28
Name aDayInTheLife
Link #1 https://blog.naver.com/supremee13/223754569708
Subject [일반] <9월 5일: 위험한 특종> - 미디어의 맨얼굴을 보다.(노스포)
1972년의 서독 뮌헨, 하계 올림픽이 한창이던 그곳에서 갑작스레 총성이 울립니다. 그리고, 그곳에 있던 미국의 방송사 ABC는 현장 생중계를 시도합니다.

<9월 5일: 위험한 특종>은 흔히 '뮌헨 참사'로 불리는 1972년도 선수촌에서의 사건을 보도하는 이야기입니다. 먼저 영화에서 눈에 띄는 건 접근 방식입니다. 저는 이런 방식을 '폴 그린그래스 방식'이라고 부르고 싶은데요, 핸드헬드로 흔들리는 화면구도(물론 원류만큼 과격하게 흔드는 영화는 아닙니다.), 다양한 자료화면과 시대상을 반영한 이런 저런 그림을 통해서 영화는 실화의 힘을 강하게 밀어 붙이는 영화입니다. 영화가 길지 않고, 사건도 굉장히 빠르게 시작하는 만큼, 영화의 이야기가 밀도 높게 가득하다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영화가 담고 있는 이야기는, 여러가지 의미로 저널리즘의 '민낯'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적나라하거나 막 보기 싫은 그런 민낯이 아니라, 그냥 말 그대로의 맨 얼굴이요. 가끔씩은 서늘한 비판이나 비꼼이 드러나기도 하고, 가끔씩은 난무하는 이야기와 루머 사이에서 무엇이 진실인지를 골라내기 위한 사실들이 있기도 하구요. 어찌보면, 영화가 현장이지만, 정확하게는 현장이 아닌 언론사의 조종실에서 일어나는 일이기에 다룰 수 있는 방식이기도 하지 않나 싶기도 해요.

그래서, 영화는 <나이트크롤러> 같은 공포스러운 저널리즘이나, <인사이더> 같은 프로페셔널한 저널리즘의 중간 지점을 다루고 있는 영화라고 생각해요. 가끔씩, 이것이 과연 '누구의 이야기인가'라는 물음을 던지기도 하고, 오류에 대한 이야기를 담기도 하고, 단어 선택에 대한 논란과, 또 엔딩에서의 자막처럼 '처음으로 생중계된 테러'로써의 이야기를 담기도 하구요.

다만, 이 모든 물음들이 충분히 다뤄졌냐는 생각해볼만한 지점이긴 해요. 영화 자체가 1시간 30여분 가량으로 짧기도 하고, 또, 실화 기반 서스펜스에 집중하기 위해 영화가 의문을 던지되 그 의문을 오래 끌진 않으니까요. 그렇기에, 이 영화는 추악하다거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같은 수식어 없는, 그저 '민낯'에 가장 가까운 영화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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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도미닉
25/02/10 01:28
수정 아이콘
뭔가 재밌어 보이는 영화인데, 스크린이 적은 거 같아 아쉽더라고요. 더 포스트, 스포트라이트가 생각나는 소재네요. 누군가는 악마와의 토크쇼 느낌이라고도 하고.
aDayInTheLife
25/02/10 07:42
수정 아이콘
네 확실히 적긴 하더라구요ㅠㅠ
훨씬 냉소적이긴 합니다. 말씀하신 악마와의 토크쇼 분위기가 맞을 수도 있겠어요.
간옹손건미축
25/02/10 09:13
수정 아이콘
궁금합니다. 한번 보고 싶어지네요.
aDayInTheLife
25/02/10 09:21
수정 아이콘
흐흐 근데 이미 상영관이 너무 적더라구요..ㅠㅠ
Dr.Strange
25/02/10 11:12
수정 아이콘
뮌헨 참사를 한번 더 훑고 가면 보이는게 더 많겠지요? 소개 감사합니다
aDayInTheLife
25/02/10 12:05
수정 아이콘
영화 자체는 꽤 친절합니다.
굳이 찾아가지는 않아도 될 정도로요. 재밌게 보세요!
25/02/10 19:09
수정 아이콘
모르고 보는 게 더 쫄깃하고 재미있을 것 같아요.
25/02/10 18:47
수정 아이콘
뉴스 부조 경험이 있어서 아주 재밌게 보았습니다. 그 시절의 영상을 만드는 과정이나
보도국이나 타사와의 관계, 그리고 주인공이 보도국 출신으로 훈련을 받지 않아서 나오는 보도윤리에 관한 너그러운 해석이라든지
부조에서 시시콜콜한 잡담 등 아주 재밌게 보았습니다.
aDayInTheLife
25/02/10 20:12
수정 아이콘
흐흐 나중에 썰풀이 함 해주시죠. 기대됩니다..
25/02/10 23:39
수정 아이콘
개인적인 감상으로 흥미로운 건 룬 - 베이더 - 메이슨 세사람의 입장입니다. 먼저 언론사에서 스포츠뉴스는 한직 비슷한 느낌이 있습니다.
스포츠 채널에서는 다르겠지만 종합 뉴스에선 정치 경제 사회면이 더 중요시 되는데 룬은 초반부터 정치색을 드러내는걸 숨기지 않는걸 보아서
한직인 스포츠보도보다 메세지성이 높은 정치적 뉴스가 메인인 것으로 보이며 사건을 통해 승진내지는 공을 잡으려는 움직임이 보입니다.
베이더는 보도윤리에 관해 철저히 해야한다는 입장인데 이런 포지션으로는 승진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니 한직인 스포츠보도쪽에 있는 느낌입니다. 보도에 있어서 윤리적인 사람이지만 언론사 입장에서는 숫자에 도움이 안되니 평가가 박하게 되겠죠.
메이슨은 초반에 나오는 기자를 따라간 카메라맨 보조처럼 큰 프로를 처음 맡은 사람입니다. 앞으로의 승진도 있고 아직 젊은 패기도 있는데 중간에 나오는 실수처럼 보도의 영향력이나 보도 윤리를 배우기 어려운 스포츠 방송에서 성장했기에 사건을 스포츠 보도와 정치 사회보도와의 구분이 아직 덜 된 모습으로 세사람의 상황만으로도 현재 언론의 모습을 살짝 엿볼 수 있는 느낌이 아주 좋았습니다.
그리고 그 시절에도 프롬프터는 있었겠지만 의미가 없어지는 긴 생방송에서 피디의 정보 전달 이후 빠르게 이어지는 아나운서 짐의 멘트가 정말 감탄이 나오는 부분이였네요.
aDayInTheLife
25/02/11 05:23
수정 아이콘
세 사람간 묘한 입장차이가 좀 느껴지긴 하죠.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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