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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4/11/15 21:12:06
Name 헤일로
Subject [정치] 상법개정안과 재벌해체
제목을 좀 자극적으로 썼습니다. 보통 재벌 해체 재벌 개혁이라고 하면 강성 노조나 운동권 같은 느낌이 들죠.
하지만.. 우리나라 재벌에 대해 유독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집단이 따로 있는데, 아이러니 하게도 미국 월가를 비롯한 금융권 보수주의자들 입니다. 한국 금융이나 자본 시장이 후진 적인 이유를 한국 내 내부적 문제로 판단하고 있죠.

외신 특히 경제 신문에서 한국 관련 토픽을 읽을 때마다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바로 Chaebol 이죠. 왜 다른 나라처럼 company, enterprise 등의 기업을 지칭하는 일반 명사가 사용되지 않고, 한국 기업들만 특정해서 쓰는 것에 대해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중국의 guanxi(꽌시), 일본의 karoshi(과로사) 등 그 나라에 한정해서 특징을 지칭하는 명사를 사용한다는 것은, 그 나라의 '특수 적인 면'이 존재한다는 것이며, 우리나라의 재벌도 마찬가지라는 거겠죠. 또한 이러한 단어들 대다수가 긍정적인 의미를 가지지 않는 다는 것도 고려하면, 그 나라의 문제점을 내포하는 단어라고 추측도 가능합니다.


우리나라 재벌의 경우 근본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는데, 바로 남의 돈을 받아 키운 주식회사이면서, 자기 돈으로만 키운 비 상장 회사처럼 운영을 한다는 거겠죠.

외국도 재벌, 가족 중심으로 운영되는 기업들이 존재하지만, 남의 돈이 안 들어가거나 적게 들어간 비 상장 기업이거나, 최소 전체 지분의 절반 정도는 보유한 창업주 가문 출신인 경우이겠으나, 한국은 창업주 가문이 한 자리 숫자의 주식만 보유한 채 나머지 주주의 의사가 무시되는 경우가 너무 많다는 건, 국장을 해보신 분이라면 다들 체감을 하실 거라고 봅니다.

그럼에도 주식회사를 창업주 가문 출신들이 그렇게 운영한다는 건, 창업주 이상의 권력을 누리고 싶고, 주식회사에서는 실행하기 상당히 어려운 것, 바로 자식에게 경영 승계를 하고 싶기 때문이겠죠. 그나마 다행인 점은 한국 경제가 성숙해지고 민주화된 시점에서 기업집단을 이룬 기업들.. 미래애셋, 네이버, 카카오, 넥슨 등의 기업들은 기존의 재벌과는 거리가 있다는 점이겠으나, 당장 재계서열만 봐도 이들은 소수입니다.

해외에서 왜 경제적으로 성숙하고 민주화된 나라에서 이런 형태의 기업들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지 분석하는 칼럼을 읽었던 적이 있는데 내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한국은 반 백년 전 까지만 해도 국민 대다수가 농업에 종사하였고, 이들에게 금융과 신용이라는 시스템은 신뢰의 대상이 아니었으며, 오로지 믿을 건 혈연 뿐이었고, 여기에 기반한 것이 재벌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상법 개정안이 이러한 고질병?을 한번에 해소하기는 힘들 지라도, 추가적인 개혁의 신호탄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가진 자들은 언제나 저항을 하는 법이고, 이번에도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혹시나 모르죠. 이것도 거부권이 나올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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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쥐
24/11/15 21:14
수정 아이콘
주식은 의결권을 나눠갖는건데 이 기본적인 게 안 지켜지고 있어요. 제도 이전에 문화적인 수준에서부터 자각이 안되어있는 듯합니다.
안군시대
24/11/15 21:18
수정 아이콘
사실 재벌의 원조는 일본이죠. 사실 재벌이라는 말도 일본의 자이바츠를 한자어 그대로 가져온거고요. 다만 2차대전 이후 일본의 자이바츠는 미군정에 의해서 해체됐지만, 그걸 그대로 답습한 우리나라의 재벌들은 아직도 이어져오고 있다는게 아이러니하죠.
허락해주세요
24/11/15 21:48
수정 아이콘
사실 뭐 미국도 옛날엔 별 다를바 없었습니다. 적대적 M&A라는 것이 활성화 되고 나서 지금처럼 바뀐 거지요.
전기쥐
24/11/15 21:56
수정 아이콘
반독점법 낸 시어도어 루즈벨트가 큰일했죠.
24/11/15 21:52
수정 아이콘
남의 돈으로 사업할거면 이자라도 잘 챙겨줘라
못할거며 그만둬야지
전기쥐
24/11/15 21:59
수정 아이콘
주주환원율도 미국의 1/3인가 그렇더군요.
일각여삼추
24/11/15 22:20
수정 아이콘
근데 미국에는 황금의결권 제도가 있어서 경영권을 철저하게 보호합니다.
소독용 에탄올
24/11/15 22:31
수정 아이콘
미국은 차등의결권이지 황금주(비토권)는 아니지 않나요?
일각여삼추
24/11/15 22:33
수정 아이콘
네 차등의결권으로 일반주주는 주식을 아무리 가져도 경영권을 확보할 수 없는 종목이 많습니다.
24/11/15 23:56
수정 아이콘
차등의결권도 상속이 되나요? 거래만 해도 날아가는 걸로 아는데
소독용 에탄올
24/11/16 01:30
수정 아이콘
합병/상속시에는 유지되고, 양도시에 날아가는 경우가 많을겁니다.
소독용 에탄올
24/11/16 01:23
수정 아이콘
황금주는 독자적 비토권이 있는 형태라 차등의결권하곤 다를겁니다.

유럽 친구들처럼 소유연차 따라서 의결권 더주는 형태도 가능하고요.
24/11/15 23:02
수정 아이콘
(수정됨) 상법개정 찬성합니다. 대주주일가만 배불리는 물적분할 막아야합니다. 후속으로 경영권 방어 관련 입법도 됐으면 좋겠습니다. 차등의결권이든 지분으로 증여상속시 과세이연이든 해야지 경영권 방어 때문에 일어나는 이상한 일들이 안 일어날 거라고 봅니다.

그런데 뒤의 것이 안 이뤄진다고 상법개정을 반대하는 정부여당 및 한동훈도 한심합니다. 저거 받고 저거 얹어서 민주당한테 제안을 하는 게 맞고 패키지로 가자고도 해보고 안되면 상법개정 먼저 하고 경영환경 개선 꼭 입법하자고 상징적으로라도 민주당한테 약속받고 공론화를 시켜야지 무슨 주주포퓰리즘? 무식하죠
No.99 AaronJudge
+ 24/11/16 08:58
수정 아이콘
상식적으로 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주식시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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