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4/11/08 11:34:07
Name 종이컵
Subject [일반]  같은반 농구부원에 대한 기억
중학교때 학교에 농구부가 있었습니다.
스포츠도 좋아하고 농구도 좋아해서, 자연스레 농구부원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죠. 중2때까진 같은반에 농구부가 없었고 중3이 되어서야 2명이
같은반이 되었습니다.

한명은 전형적인 운동부 이미지로 덩치도 크고 수업에 들어오는 날도 엎드려서 잠만
자는 학생이었던 반면, 다른 친구는 그 간 상상해오던 운동부 학생 이미지와는 달랐습니다.
여리여리한 체구에 곱상한 얼굴에,  수업들어온 날에는 공부도 열심히 하는 모습이었죠.
그런가 보다 싶었는데 첫 중간고사에서 성적도 45명중 20등 정도였던가 중간 정도는 나와서 다들 놀라워했어요. 그 밑인 친구들한테는 넌 농구부보다도 성적이 안나오냐라고 놀리는
분위기도 있었구요. 보통 운동부는 대부분 공부에 신경쓰지 않으니까 시험도 형식적으로 보고
성적도 바닥인데, 이 친구는 뭐지 싶은 호기심은 들었죠.
운동으로만 인생을 걸기에는 부족해서 공부도 놓지 않고 병행하고 있는건가 라는 생각도 했었는데, 웬걸 타학교랑 연습시합 하는거 단체로 관람갔을 때 보니 경기는 졌지만 이 친구가 팀에 에이스더라구요.
그제서야 이 친구가 농구도 잘하지만 참 성실한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요즘 표현으로 리스펙이라는 감정이 생겼어요. 나중에 농구선수로 성공한 모습을 볼수 있을까 라는 생각에 기억날때마다 한번씩 검색도 해봤었죠.

대학농구부를 거쳐서 프로까지 가더라구요. 다들 알다시피 운동해서 프로 가는 문이 생각보다 좁은 길이고, 저도 그걸 알고 있어서, 와 대단하다 싶었죠.
저도 KBL은 안보는 편이라서 한동안 잊고 지내다가, 직장에서 상사분이 프로농구 즐겨보시는 분이라서 이 친구 생각이 나서 물어본적이 있었어요. 잘 아시고 긍정적으로 얘기하더라구요.
그래서 검색해보니 수비좋고 근성있는 성실한 선수라는 평이었죠. 학창시절에 옆에서 지켜보며 긍정적으로 보였던 이미지 그대로라서 아 역시 그렇구나 싶었습니다.
누군지 얘기하는걸 잊었네요. 서울삼성썬더스에서 뛰었던 이시준(개명전 이원수) 얘기입니다. 학창시절에 친분은 전혀 없었지만 그래도 같은반이었고 인상깊은 기억이 있었던 친구라서 나중에 은퇴기사나, 여자농구프로팀 코치로 가는 소식은 듣고 있었죠. 여자농구는 즐겨보는 팬으로서 한번 직관 갔을 때 먼 발치에서 본적도 있었습니다.
이번에 신한은행 구나단 감독이 건강상의 이유로 이시준 코치가 감독대행이 되고 어제 첫승 기사를 보니 예전 생각이 나서 글 쓰게 되었어요.
갑작스레 감독대행직을 맡게되어 고충이 있겠다 싶으면서도 성실했던 모습에 대한
기억 때문에 열심히 잘 해내겠다라고 생각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及時雨
24/11/08 11:40
수정 아이콘
누군가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는다는 것이 참 인생에서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감독대행이라는 중책에 올라서 부담도 많겠지만, 이 글을 보시게 된다면 무척 뿌듯해하실 거 같네요.
24/11/08 12:08
수정 아이콘
고등학교때 농구부가 꽤나 잘 나갔었는데
저희 반에도 한 명인가 두 명 있었습니다.
모 성실 그런걸 떠나서 수업을 아예 안들어왔네요.
일년에 한 번인가 두 번 본 기억이.....
수리검
24/11/08 12:22
수정 아이콘
오 저도 어제 보면서 곱상한 모범생 이미지가 떠올랐는데
학창시절부터 그랬나 보군요

썬더스 시절에도 이런 선수가 있었다 정도로는 알고 있었는데
이분이 그분인줄 몰랐네요 ..
GUCCI n PRADA
24/11/08 12:25
수정 아이콘
저도 농구로 유명한 모 중학교 출신인데, 3학년때 제 뒷자리에 앉았던 농구부 친구가 하나 있었습니다.
당시의 운동부 애들은 다소 껄렁하거나 기들이 쎄서 보통 두려움의 대상이었는데, 이 친구는 굉장히
서글서글하면서도 앞자리 작은 친구들과도 두루 잘 어울리는, 키만 좀 큰 보통의 학생같았었지요.

농구를 기가 막히게 잘했는지 중3때 벌써 고려대 츄리닝을 입고 다녔고 실제로 입학도 했습니다.
청소년 국대로 중국을 꺾었다는 뉴스도 봤었지요. 근데 고대 들어가고부터 소식이 뜸하고,
농구 커뮤니티엔 또 소풍을 갔네 운운의 요상스런 글들만 올라왔던 기억이 납니다.
그럼에도 고교 때 명성 하나만으도 프로까지 갔고(일반인 드래프트), 경기도 잠깐 뛰었지요.

그 친구는 지금 감옥에 있습니다. 야구의 이호성같은 존재가 됐고, 2033년 출소라네요.
심지어 같은 학년 랭킹 1~2위를 다투던 다른 친구도 지금 나락에 갔죠.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본문의 잘 풀린 케이스와 정반대의 결말이다보니, 다시금 생각도 나고 씁쓸해지네요 헣.
수리검
24/11/08 12:38
수정 아이콘
허허허 국내농구 조금만 관심 있으신 분들이라면

고려대+소풍 까지만 들어도 누군지 딱 떠오를 듯 ..
24/11/08 13:07
수정 아이콘
무슨일인지 궁금하네요 두 농구천재 나락간 내용좀 알고싶네요 허허
감옥간 이야기도 알고싶고요
드라고나
24/11/08 13:08
수정 아이콘
정상헌 방성윤 으로 인터넷 검색하시면 됩니다
수리검
24/11/08 13:17
수정 아이콘
전자는 정상헌 후자는 방성윤

전자는 아주아주 유명한데 농구 실력보다는
악마의 재능/게으른 천재/돌아온 탕아 (...) 등등으로 더 유명하죠

고교시절부터 초 고교급 유망주로 각광받았으나
멘탈에 문제가 있다는 소문도 끊이지 않았습니다
고려대학 시절 숱하게 팀을 무단이탈 (본문의 소풍) 해서
물의를 일으키다 자퇴하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재능을 높이 사서
프로팀에서 지명했지만 또또 훈련불참/무단이탈이 이어지며
결국 방출& 은퇴엔딩

그리고 친척(처형이였나) 살해로 수감중입니다

방성윤이야 뭐 워낙 유명한 선수고
나름 레전드 소리 들을만한 선수생활을 보냈지만
폭행/사기 등에 연루되며 역시 말년이 좋지 못합니다

그래도 은퇴 후 3X3 농구도 하고 ..
정상헌이랑 비교하기는 억울하죠
24/11/08 12:45
수정 아이콘
허허...저도 누군지 알것 같군요. 두 농구천재가 똑같이 나락을...
도날드트럼프
24/11/08 12:48
수정 아이콘
나락을 가버린 역대 최고의 재능러 2분 중 한명이네요
농구 안하겠다고 뛰쳐나간 사람을 연고전 전에 도저히 안되겠어서
억지로 불러다가 1주인가 2주인가 연습시켜서 내보냈고
심지어는 캐리까지 했다는 전설의 재능...........
드라고나
24/11/08 13:04
수정 아이콘
뒷자리 있던 농구부 친구가 정씨인가 보네요
도날드트럼프
24/11/08 12:51
수정 아이콘
그럼 이시준 감독대행은 중학교 때 별다른 시험공부 없이 수업만 듣고
반에서 중간은 한거네요..........진짜 대단하다.............
울먹임을 참고 승장 인터뷰 하는게 인상적이었고 섬세한 스타일 같아서 여농에 맞는 지도자인거 같습니다
수리검
24/11/08 12:58
수정 아이콘
전 같은 반 같은 경험은 없었고
학교가 과천이였는데 당시 대우제우스 훈련장인지 숙소인지가
과천에 있었어요
인천 연고 팀이 왜 거기있는지는 나도 몰루 ..

가끔 분식집에서 보고 사인도 받고 하다가
언젠가 과천시민회관 코트에서 농구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3:5 로
시합할 기회가 있었는데

나름 길거리 농구 전국대회도 나가는 동아리였고 (저만 일반 학생)
아무리 프로라고 해도 아예 이름도 못 들어온 후보선수 들인데다가
3:5 니까 이정도는 해볼만 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개같이 처발렸 ..

그 뒤로 뭐 유튜브 누구정도면 프로에서도 어쩌고
이딴 소리 나오면 그냥 웃습니다
프로선수와 일반인은 같은 종족이 아닙니다
스핔스핔
24/11/08 17:01
수정 아이콘
와 3대5인데도 그렇군요 덜덜
24/11/08 13:01
수정 아이콘
엇. 저도 중3때 제 짝이 농구부였습니다.
굉장히 하얗고 멀끔하게 생긴 친구였는데, 키가 엄청 컸어요.
한번은 체육시간에 달리기를 했었는데, 제가 이겼던 경험이 있네요.
오전엔 안들어오고 가끔 오후에 와서 잠만 자다 가는 친구였는데, 알고보니 저보다 한살이 많더군요.
농구부에서는 1년 꿀리는게 종종 있는 일이라고...
이 친구도 프로가 됐고, 하얗고 멀끔한 얼굴 덕에 여자팬도 엄청 많았습니다.
나중에 코치도 됐던데...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크크
드라고나
24/11/08 13:09
수정 아이콘
혹시 짝이던 분이 김씨인가요
24/11/08 13:30
수정 아이콘
와. 맞습니다. 이름까지 맞춰 보시지요.
드라고나
24/11/08 15:55
수정 아이콘
허옇고 말끔하고 키 엄청 크고 1년 유급하고 여자팬 많았던 농구선수면 김동우다 싶습니다

https://v.daum.net/v/20200605133833079?d=y
24/11/12 08:54
수정 아이콘
역시.. 팬들의 지식은 대단하군요.
24/11/08 13:30
수정 아이콘
오 저도 아는 친구가 하나 있어요
피지컬이 좋아서 중학교때까지 불량한 친구들과 불량하게 지내다가 약체 농구팀이 있는 고등학교에 입학해 고1때 웬 여자때문에 농구 시작하더니 반년도 안돼서 전국대회도 나가고 팀도 하드캐리했는데, 국내 최고 고등학교와의 시합에서 부상을 입어서 가슴벅찬 열정을 끌어안고 박차올라 외치고 싶어 크레이지 포유 크레이지포유
24/11/08 14:00
수정 아이콘
아니 여자? 웬 여자? 하면서 엄청 몰입해서 읽었는데 부들부들
24/11/08 14:26
수정 아이콘
혹시 저랑 같은 학교??? 
윤석열
24/11/08 15:29
수정 아이콘
저는 제 전 여자친구가...
파쿠만사
24/11/08 15:30
수정 아이콘
저는 농구는 아닌데 초등학교때 학교에 야구부가 있어서 같은반이었던 친구가 있었는데 나름 친하게 지냈던 친구인데 한동안 모르고 있다가 그친구가 있는 고등학교가 무슨기인지는 깅 아닌데 초등학교때 학교에 야구부가 있어서 같은반이었던 친구가 있었는데 나름 친하게 지냈던 친구인데 한동안 모르고 있다가 그친구가 있는 고등학교가 봉황대기 우승해서 한화로 갔따고 들어서 당시 싸이월드 하던때라 혹시나해서 연락 해봤는데 반갑게 아는척 해줘서 고마웠던 친구가 생각나네요. 그리고 1군에서 큰 활약은 못했지만 05년에 플옵 갔을때 엔트리에 들어서 당시 군대 있을때 티비로 봤던 기억이 납니다. 좀더 잘됬으면 했는데 생각하면 항상 아쉬운 친구 였습니다.
찬양자
24/11/09 01:35
수정 아이콘
제 뒷자리는 함지훈 선수였습니다.
같이 만화책 돌려봤던 기억이 있네요.
24/11/10 00:52
수정 아이콘
저는 배구부로 유명한 중학교 출신인데 나무위니 보니 후배중에 프로가 좀 나왔는데 한명은 무려 mvp 출신이군요. 하지만 사고를 쳐서 논란이..
24/11/10 21:37
수정 아이콘
저는 초등학교 같이 다녔던 친구 중에 노승준이라는 선수가 있습니다. 계성고 진학했다가 프로 입단 했다는 이야긴 들었는데 그 이후 소식이 전무하네요 크크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2638 [일반] 피지알 정치글에 대한 기준 [53] 방구차야4427 24/11/12 4427 18
102637 [일반] 동덕여대 공학전환 논란과 시위 , 총장 입장문 (수정) [152] 유머10505 24/11/12 10505 12
102636 [일반] 삼성전자가 53,000원까지 밀렸습니다.. [143] 뜨거운눈물9801 24/11/12 9801 4
102634 [일반] 소리로 찾아가는 한자 49. 얽힐 구/교(丩)에서 파생된 한자들 [6] 계층방정1499 24/11/12 1499 2
102632 [일반] 일본 어느 고등학교 스쿨밴드의 유튜브 커버 영상을 보고서… [11] 투투피치5437 24/11/12 5437 6
102631 [일반] 뉴욕타임스 10.27. 일자 기사 번역(쇼팽의 새로운 곡이 발견되다.) [10] 오후2시3464 24/11/11 3464 5
102630 [일반] fomo가 와서 그냥 써보는 이야기 [41] 푸끆이7156 24/11/11 7156 12
102629 [일반] 견훤의 삶을 알아보자 [13] 식별4938 24/11/11 4938 20
102628 [일반] 바둑 / 국제 메이저 세계대회 대회의 진행 사항을 정리해보았습니다. [30] 물맛이좋아요6980 24/11/11 6980 8
102627 [일반] 조금 다른 아이를 키우는 일상 3 [23] Poe5630 24/11/11 5630 61
102626 [일반] 과부하가 걸릴 것 같은 정도로, 많은 생각들. [18] aDayInTheLife5515 24/11/10 5515 5
102624 [일반] 금 은 비트코인 / 금은비/ 자산의 소유 [16] lexial7224 24/11/10 7224 3
102623 [일반] 미국 일반인들의 자산대비 주식투자비율이 역대 최고치를 갱신했다고 합니다 [46] 독서상품권11391 24/11/10 11391 3
102622 [일반] [팝송] 혼네 새 앨범 "OUCH" [3] 김치찌개2870 24/11/10 2870 0
102621 [정치] 탁란과 연가시 그리고 간신 [권력의 명멸] [8] singularian4838 24/11/10 4838 0
102620 [일반] <아노라> - 헛소동극, 그리고 그 뒤에 남은 것.(노스포) [5] aDayInTheLife3051 24/11/09 3051 4
102619 [정치] 세계화에 대한 일반론 [15] 번개맞은씨앗6398 24/11/09 6398 0
102618 [정치] 세계화와 장벽의 정치 [18] 슈테판5737 24/11/09 5737 0
102617 [일반] 우리나라가 대체 언제 중국 문화를 뺏어가려 했을까? [66] 럭키비키잖앙10650 24/11/08 10650 2
102616 [정치] 기어코 박장범을 kbs 사장으로 임명하려는 용산 [35] 카린10104 24/11/08 10104 0
102615 [정치] 트럼프의 당선, 정치인은 됨됨이 따위가 어떻든 유권자를 대표하면 그만. [86] 깃털달린뱀9468 24/11/08 9468 0
102614 [정치] 또 최저치를 경신한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129] Davi4ever13991 24/11/08 13991 0
102613 [일반] 중국의 서부개척시대, 남북조 시대를 알아보자 [9] 식별4628 24/11/08 4628 2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