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4/10/12 18:56:10
Name 식별
Subject [일반] 기노시타 히데요시, 가네가사키의 전설을 쓰다

이전 글에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Ashikaga_Yoshiaki.jpg 기노시타 히데요시, 가네가사키의 전설을 쓰다
아시카가 요시아키 足利義昭

 노부나가를 등에 업은 아시카가 요시아키(足利 義昭)는 쇼군(将軍)에 즉위하고는 야마시로국을 자신의 직할지로 삼았다. 오다 노부나가는 그렇게 오다-아시카가 연립정권을 수립한 뒤, 자신의 영지로 철군했다. 



Akechi_Mitsuhide2.jpg 기노시타 히데요시, 가네가사키의 전설을 쓰다
아케치 미츠히데 明智光秀

 오다 군이 교토에서 물러난 틈을 탄 미요시 세력과 결탁한 사이토 타츠오키가 쇼군이 기거하는 혼코쿠지(本圀寺)에 쳐들어왔으나 교토 방비를 위해 근처에 주둔 중이었던 친(親) 오다-아자이 세력, 특히 아케치 미츠히데 등의 분전 덕에 패퇴시킬 수 있었다. 


 쇼군 아시카가 요시아키의 목숨을 구한 오다 노부나가는 그의 임시 어소인 혼코쿠지가 방어에 취약하다고 판단하고 니조성을 쌓는 등, 연합 정권은 이때까지만 해도 공고해보였다. 그러나 실권을 쥐길 원하는 쇼군과, 그를 꼭두각시쯤으로 생각하는 센고쿠다이묘의 동상이몽은 얼마 지나지 않아 파국을 맞았다. 


 쇼군은 허수아비 신세를 한탄하며 각지의 다이묘들과 비밀리에 연락하기 시작했고, 오다 노부나가 또한 쇼군의 어명을 빌어 각지의 다이묘들에게 교토로 상락해서 사실상 자신에게 충성 맹세를 할 것을 종용했다. 




# 1569년, 32세, 열흘동안 열 여덟개의 성을 함락시키다.



800px-Emperor_Ogimachi2.jpg 기노시타 히데요시, 가네가사키의 전설을 쓰다
오기마치 천황 正親町天皇

 이해 봄, 오기마치 천황은 "노부나가를 부쇼군직에 임명하고 싶노라"는 의사를 전달했으나 이번에도 노부나가는 천황을 무시했다.




Mori_Motonari.jpg 기노시타 히데요시, 가네가사키의 전설을 쓰다
모리 모토나리 毛利元就

 한편, 이 해에 남쪽 규슈 지역의 모리 모토나리(毛利元就)가 다지마슈고(但馬守護) 야마나(山名) 가문을 견제해달라는 요청을 보내왔다. 오다 노부나가는 이를 승낙, 다지마 방면으로의 출진을 명하였으며 그 총대장으로서 기노시타 도키치로 히데요시를 임명했다. 일설에 따르면, 자그마치 2만에 달하는 대병력이었다고도 한다. 



히데요시는 이 전쟁에서 "열흘 동안 열 여덟 개의 성을 함락시켰다."



이로써 수도의 서북방 지역을 안정시킬 수 있었으며 기노시타 히데요시는 이 전쟁에서 일군을 지휘할 역량이 있음을 입증해보였던 것이다. 




# 1570년, 33세, 가네가사키의 전설



Asakura_Yoshikage2.jpg 기노시타 히데요시, 가네가사키의 전설을 쓰다
아사쿠라 요시카게 朝倉義景



 오다 노부나가의 다음 목표는 에치젠(越前)의 다이묘 아사쿠라 요시카게(朝倉義景)였다. 




Old_Japan_Echizen.svg.png 기노시타 히데요시, 가네가사키의 전설을 쓰다

 에치젠은 새로운 거점인 수도 지역과 원래의 본거지 미노 지역을 동시에 침략할 수 있는 거슬리는 지역이었다. 더욱이 아사쿠라 요시카게는 상경해서 배알하라는 쇼군의 어명(사실상 노부나가의 명령)을 무시하고 있었다. 아시카가-오다 연립정권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아사쿠라 가문은 아자이 가문과 전통적 동맹 세력이었기에, 그들을 치는 것은 자칫하면 혼인동맹으로 맺어진 아자이 가문의 지지를 잃어버릴 수 있는 결정이었다. 


 그리고 1570년 봄, 오다 노부나가는 아사쿠라 요시카게를 조정에 대항하는 반역자로 선포하며 대대적인 침공을 감행했다.



 아사쿠라 가문의 성들이 하나 둘 함락되었고, 오다 측의 낙승이 점쳐지는 분위기였으나, 급보가 날아들었다. 아자이 나가마사가 아사쿠라 가문을 구원하기 위해 출진했던 것이다. 그는 오다 노부나가의 여동생 오이치와 혼인한 매제이기도 했다. 


 오다 노부나가는 이때, 아자이 가문이 배신하였다는 급보를 전해듣고는, "헛소리!"라고 일축하며 현실을 부정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信長公記』 



 아자이-아사쿠라 연합은 자그마치 2만이 넘는 군세가 되었으며, 무엇보다 양쪽에서 오다 군을 협격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오다 군은 퇴각은 기정사실이었으며, 당장 퇴각 과정에서 오다 노부나가 자신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나 걱정해야하는 신세가 되었다. 그리고 이 중대한 퇴각전에서 최후미 부대의 총대장*, 즉 신가리(殿)의 역할을 맡게된 것이 바로 기노시타 토키치로 히데요시였다. 히데요시는 이때, '죽을 운명'이 되었던 것이다. 


*신장공기『信長公記』나 미카와모노가타리『三河物語』에 따르면 총대장은 히데요시였으나, 히데요시 이외에 아케치 미츠히데, 이케다 카츠마사와 같이 더 높은 지위의 무사가 퇴각전에 참전했기에 히데요시가 총대장은 아니었을 것이란 일설또한 있다. (『武家雲箋』) 그러나 어찌되었든 최후미에서 적을 맞았던 것만은 교차검증된다.



이 싸움이 바로, 훗날 '가네가사키의 무너짐(金ヶ崎崩れ)', 혹은 '가네가사키의 퇴로(金ヶ崎の退き口)'로 불리는 퇴각전이다.



이 때 그는 겨우 십 수명의 호위 병력만을 거느린 채, 기적적으로 교토로 생환하는 데 성공한다. (4월 30일) 



오다 가의 제장들은 히데요시의 귀환에 마치 귀신이라도 살아돌아온 걸 보는 듯이 했으며, 오다 노부나가는 그에게 직접 황금을 하사했다고 한다. 오다 군은 이렇게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계속)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류지나
24/10/12 20:29
수정 아이콘
나가마사가 은근히 인기있는 다이묘더라구요. 노부나가의 매제가 된 이상 굽히고 살았으면 더 좋은 결말을 얻었을지도.
24/10/14 10:45
수정 아이콘
어느시대에나 모략가보다는 신의를 지키는 장수가 좋은 평가를 받죠.
Liberalist
24/10/14 11:02
수정 아이콘
의리남 + 오이치와의 로맨스 때문에... 나가마사가 NHK 사극이든 노부나가의 야망이든 죄다 꽃미남으로 나오는데는 다 이유가 있죠 크크크
Undertaker
24/10/13 00:23
수정 아이콘
전국무쌍할때 보던 전투네요.
24/10/14 10:42
수정 아이콘
히데요시를 벌레보듯하던 시바타 가쓰이에도 수고했다고 할정도의 퇴각전. 거지꼴로나마 살아남았죠.
지금부터 본격적인 출세기가 시작되겠군요.

아네가와는 그냥 부대1이었으니 넘어가고..
Liberalist
24/10/14 11:01
수정 아이콘
가네가사키 이후의 히데요시는 연공서열만 시바타, 니와 정도에 밀릴 뿐, 오다 가 최고위 중신이죠.
24/10/25 14:48
수정 아이콘
시리즈 더 안써주시나요… 재미있게 보고 있었는데 연중된거 같아서요
24/10/25 15:09
수정 아이콘
조만간 더 써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2468 [일반] 2024년 노벨경제학상 - 국가간의 번영 격차에 대한 연구 [30] 대장군8225 24/10/15 8225 2
102467 [정치] 문헌일 구로구청장 사퇴.. 내년 4월 보궐선거 [40] 버들소리12803 24/10/15 12803 0
102466 [일반] 카리스마와 관료제 그리고 그 미래 [14] 번개맞은씨앗4795 24/10/15 4795 0
102465 [일반] [2024여름] 아기의 터 파는 자세 / 덤 사진 (움짤 용량 주의) [23] 소이밀크러버5021 24/10/15 5021 23
102464 [일반] [2024여름] 작년에 이어 올해도 참여해봅니다. [6] 뿌루빵3228 24/10/15 3228 10
102463 [일반] 소리로 찾아가는 한자 41. 등불반짝거릴 형(熒)에서 파생된 한자들 [6] 계층방정1995 24/10/15 1995 3
102462 [일반] PGR21 2024 여름 계절사진전을 개최합니다 及時雨2034 24/09/21 2034 0
102461 [일반] [역사]빔 프로젝터는 왜 TV보다 비쌀까? | 프로젝터의 역사 [8] Fig.14755 24/10/14 4755 7
102460 [일반] 가을 테마 음원이 오늘 발매되었는데... 지금이 가을 맞을까요?-_-;; [2] dhkzkfkskdl3042 24/10/14 3042 0
102459 [일반] [예능] 흑백요리사 감상문(스포 있음) [14] 라울리스타5083 24/10/14 5083 24
102458 [일반] 병무청 설립이래 최초 "자발적 대리입대" 적발 [43] 계피말고시나몬8026 24/10/14 8026 1
102457 [일반] (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이 드라마 미쳤네요!!! [44] Anti-MAGE8199 24/10/14 8199 3
102456 [일반] [서평]《왜 내 사랑은 이렇게 힘들까》- 모든 애착이 다 가치가 있지만, 모든 사람이 다 안정 애착을 누릴 수 있다 [2] 계층방정2693 24/10/14 2693 4
102455 [일반] 전성기 이주일 선생님의 위상을 나름 느낄 수 있는 사진 [42] petrus9908 24/10/13 9908 4
102454 [일반] 요즘 본 영화 [8] 그때가언제라도8550 24/10/12 8550 2
102453 [일반] 『채식주의자』 - 물결에 올라타서 [18] meson8254 24/10/12 8254 35
102452 [일반] 고급 휘발유는 왜 비싼가? 및 잡설 [22] 좁쌀9282 24/10/12 9282 4
102451 [일반] 추억은 미화되기 마련이다. [17] 럭키비키잖앙7500 24/10/12 7500 8
102450 [일반] 기노시타 히데요시, 가네가사키의 전설을 쓰다 [8] 식별4225 24/10/12 4225 5
102449 [일반] [2024여름] 인생 첫 유럽 여행 [30] 시무룩3026 24/10/12 3026 13
102447 [정치] 윤석열 정부의 뉴라이트 성향 역사 기관장들의 망언 잔치 [70] 카린11694 24/10/11 11694 0
102446 [일반] 소리로 찾아가는 한자 40. 22-39편 정리 계층방정3055 24/10/11 3055 2
102445 [일반] <전란> 후기(노스포) [14] 라이징패스트볼6302 24/10/11 6302 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