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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4/07/03 21:48:49
Name 소주파
Subject [일반] 횡단보도 건너, 편의점 앞, 일방통행로 길가 (수정됨)
20240703-204022


자꾸 새어나오는 한숨이 겨워서 아직 많이 남은 연차를 소진한다는 핑계로 어제는 출근하지 않았습니다. 

하루에 몇 번을 오가는 길목, 여느 때처럼 야근을 했다면 내가 걷고 있을 그 시간 사고에 쓸린 자리는 
온종일 카메라로 어수선하면서도 대체로 숙연하였습니다. 

제 있을 자리를 못 찾고 선 저 삐딱한 깃발이 거슬리다가도, 
서로 수고했노라며 주고 받았다면 훨씬 좋았을 자양강장제 몇 병과 
잔에 따르지 못한 소주가 잠시 발길을 붙잡았습니다. 

오늘따라 유난하게 정차한 택시들을 단속하는 구청 사람들과 
보행신호가 들어온 다음에도 뒤 없이 내달리는 모래색 미니가 
우리는 여전하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사흘 전과 비슷하게 다들 아무 일 없던 것처럼 살아가겠지만, 
종종 오가던 1층 은행에 행여 낯선 얼굴이 보이거든 또 한 번 생각날 것 같습니다. 

사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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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ICE NC
24/07/03 22:46
수정 아이콘
일방통행길이면 반대쪽 방향은 신경 쓸 필요가 없는데 그 방향에서 차가 돌진해 왔으니 아무도 피할 겨를이 없었겠지
바람돌돌이
24/07/04 08:09
수정 아이콘
말 그대로의 총알같은 속도로 2톤짜리 차가 날아왔기에 반응할 방법이 없는 일이었다고 봅니다.
24/07/04 08:56
수정 아이콘
전쟁영화 보면 여유롭고 조용한 풍경이 나오다가 부지불식간에 웃고 떠들던 사람이 죽어나가고 포탄에 산화되어버리는 것도 아니고 갑자기 차가 인도로 날아들어가지고 사람들을 덮쳐서 아수라장이 된다?
상상이 안갑니다.
농으로 삶은 전쟁터다. 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농이 아니었나봅니다?
테오도르
24/07/04 16:53
수정 아이콘
정말 참담합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평안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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