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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4/04/26 02:54:16
Name Kaestro
Link #1 https://kaestro.github.io/%EA%B0%9C%EB%B0%9C%EC%9D%BC%EC%A7%80/2024/04/23/re-%EC%A0%9C%EB%A1%9C%EB%B6%80%ED%84%B0-%EC%8B%9C%EC%9E%91%ED%95%98%EB%8A%94-%EB%B8%94%EB%A1%9C%EA%B7%B8(3).html
Subject [일반] [개발] re: 제로부터 시작하는 기술 블로그(完)
[개발자의 블로그는 살아서 변화한다]

개발자의 블로그란 것은 굳이 말하자면 디자이너와 작가가 개발자에게 직통 연결을 상시 가지고 있는 서비스와도 같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글을 쓰다가 다음 포스트로 넘어가기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면 이를 바로 만들어 주고, 글이 몇 개 없을 때는 일렬로 늘어놓다가 글이 많아지면 카테고리로 분류하고 싶어지는 등의 변화의 요구가 즉각적으로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다음은 제 블로그의 변천사 사진 몇 장입니다.



처음에는 단순하게 흰 화면에 일렬로 글을 늘어놓았다가, 여백이 신경쓰여 그라데이션을 넣어보고, 숱한 항의(?) 끝에 이를 삭제하고, 가운데를 그림자 처리를 통해 종이가 놓인 것 같은 이미지에 카테고리 버튼을 넣은 뒤에, 끝내는 격자 형태로 글을 나열하고, 추천글 항목을 추가한 뒤에 최근 글을 보여주는 것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이처럼 자신에게 전권이 주어진 개발자의 블로그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하는 생명체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의 눈을 끌기 위한 노력]

녹조라떼 급의 안구 테러 수준이었던 제 최초의 블로그 디자인이 제가 장난 친 것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제 나름대로는 어떻게 하면 들어온 사람이 제가 작성한 컨텐츠에 집중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서 나온 결과입니다. 해당 디자인을 한 것은 마케팅 관련한 책 중에서 ‘좋아 보이는 것들의 비밀’이라는 것을 읽고 나서 하게 된 결정이었습니다. 해당 책에서는 색상과 빛의 밝기, 각도와 같은 것을 활용해서 좋아 ‘보이는’ 것을 통해 사람의 시선을 끌 것을 이야기하고 있었고 그 관점에서 봤을 때 저기에 표현돼있지 않은 제 블로그 더 이전의 형태는 너무 단조로웠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시선을 가운데로 유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빛을 배치하면 될까?’라는 고민에서 시작해 제 블로그 전체 테마인 초록색 그라데이션에 억지로 맞추려다보니 나왔던 저 끔찍한 디자인은 주변 분의 꾸짖음과 함께 그림자를 이용해서 종이가 가운데에 올라온 것 같은 심플한 디자인으로 변경됐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 글의 카테고리가 4개를 넘어가면서부터 한 줄로는 사람들이 읽고 싶은 글을 찾기 어려워지는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격자 패턴 배열을 자주 사용하는 커뮤니티(pgr21, 홍차넷 등) 것들을 참조해서 추가하고, 여기에 더해 추천 글 항목과 최신글을 보여주는 기능을 더해서 홈 페이지를 지금의 모습으로 만들었습니다.


[ui이 바뀌면 컨텐츠도 변화한다]

이렇게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면 재밌는 것은, 제가 쓰는 글 역시도 이에 맞춰서 변화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가장 크게 글쓰기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화면에 맞추어 이동하는 목차 기능을 추가한 이후였습니다.



해당 기능은 장문의 글을 작성한 것을 제가 면접 전에 복기하는 과정에서 원하는 구간으로 넘어다닐 수 있는 기능이 있으면 글을 읽기에 편리할 것 같다는 생각에서 추가한 것이었습니다. 헤더로 소제목들을 작성해두면 이를 목차로 자동 생성해주는 해당 기능을 만든 이후와 이전에 쓴 글을 비교하면 이후의 글들은 훨씬 더 명확하게 구조화 되어 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그런 기능에 적합한 글이 되게끔 제가 글을 쓸 때 의식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덕분에 블로그를 막 시작했을 때보다는 조금은 덜 부끄러운 글들을 쓸 수 있게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심심할 틈이 없었던 3개월]

절대 쉬운 일이었다고 말하기는 힘듭니다만, 굳이 말하자면 지난 세 달 동안 기술 블로그를 운영한 경험은 자영업자로 비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무료로 웹 호스팅을 해주는 서비스 하나만 가지고 글을 쓰고, 이를 보기 쉽고 가능한 예쁘게(이게 제 최선 맞습니다) 디자인하고, 이를 남들이 보게 만들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하는 경험을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지난 3개월 동안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단 한 순간도 심심할 일은 없었네요. 글을 쓰다보면 새로운 기능을 만들고 싶어지고, 새로운 기능을 만들면 이를 글로 쓰고 싶어지고, 그 글을 쓰면 이를 남들에게 알리고 싶어지는 등의 선순환이 꾸준히 이루어지다보니 어느 새 제 블로그도 곧 100개의 포스트를 채울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본인이 한번쯤 스스로 개발한 서비스를 운영하는 경험을 해보고 싶은데 방법을 잘 모르신다면, 깃허브 페이지와 jekyll을 이용한 기술 블로그 운영을 추천드립니다. 그것은 분명히 개발자로써의 인생에 웃으면서 추억할만한 제 신호등 같은 경험 하나쯤은 남겨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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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하서
24/04/27 11:01
수정 아이콘
jekkly에서 추천하시는 theme이 있을까요? 저는 예전에 chirpy를 썼는데 최근 update하려니 여러 version 문제가 생겨서 바꿀까도 생각하고 있어서, 혹시 추천 있으신가 해서요 ^^
24/04/27 11:10
수정 아이콘
저는 cayman쓰고 있는데, 본인이 front를 아예 다 만지는게 가능하시면 minima를 쓰는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저도 지금 돌아가서 다시 하라고 하면 minima 쓸 것 같네요.
생각보다 front를 그렇게까지 많이 건드릴 일은 없더라구요, 할만합니다
24/04/28 23:22
수정 아이콘
티스토리나 네이버 블로그는 어딘가 아쉬운 면이 있어서 저도 github pages를 사용해보려 하고 있었는데 작성하신 글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시작할땐 자바스크립트 열심히 넣어서 휘황찬란하게 만들어야지... 했는데 지속가능성을 생각하면 심플하게 만드는걸로 크크
24/04/29 02:39
수정 아이콘
크크 도움이 되셨다고 말씀해주시니 굉장히 기쁘네요
github pages로 블로그를 만들면 마인크래프트 같이 자기 집을 꾸미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게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휘황찬란하긴 힘들어도, 하나씩 붙이다보면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자기만의 개성이 드러나는 것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나중에 시작하시게 되면 쪽지로 주소 보내주시면 구경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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