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4/01/13 22:53:19
Name 홍철
Subject [정치] 대만 대선에서 민진당이 승리했는데, 정치구도를 한국과 비교해 보니 흥미롭군요. (수정됨)
일반적으로 대만에서 민진당은 중도좌파, 국민당은 우파로 인식되는데 사회문화적 면에서는 사형제도를 제외하면 양당 모두 한국보다 확실히 진보좌파적이고, 경제분야에서는 민진당이 더민당보다는 보수적인 것 같습니다. 대만도 한국 뺨치는 부동산 폭등을 경험했지만 더민당처럼 징벌적 과세와 규제로 부동산 억제를 시도하지는 않았거든요.

한국 정치와 가장 큰 차이점은 양당의 외교정책으로, 국민당이 친중, 민진당이 친미반중이라는 것이죠. 그래서 정치구도도 한국과 유사하면서도 특이한 차별점이 발견됩니다. 기성 언론이나 자본 기득권세력은 국민당 편향이 한국의 국민의힘 편향보다 심하고, 특히 연예계는 제1세계 선진 민주주의 국가들 중 대만 연예계만 유일하게 보수정당에 편향되었다는 것이 민진당의 큰 약점입니다. 대만 연예계가 중국 눈치를 보느라 민진당 지지를 못 하니 민진당은 선거에서 연예인들 지지도 못 받죠. 그러나 이런 약점들을 완전히 상쇄하고도 남는 것이 2010년대 이후의 중국 위협론 현실화로 '안보 보수'가 친중 국민당을 버리고 반중친미 민진당으로 전향했다는 것입니다. 2020년 선거와 이번 선거에서 70대 이상의 노년층 세대가 민진당을 국민당보다 더 지지했다더군요.

결국 대만의 중국 위협론은 한국의 색깔론과 달리 현실적인 위협이다 보니, 대만 정치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하던 국민당은 친중 스탠스를 못 버리다 결국 2010년대에 기반이 붕괴하며 극적으로 몰락했고, 대만 정치의 기울어진 운동장의 수혜를 민진당이 누리게 된 것으로 보이네요.

추가로 대만도 우촌좌도 현상이 있지만, 수도 타이베이는 국민당의 핵심 지지층인 외성인 거주자 비율이 높아 한국처럼 부동산으로 인한 수도의 보수화 현상도 없었는데 전국 평균보다 국민당 표심이 강한 것이 특징이죠. (이번 선거에서도 민진당이 전국 선거에서는 여유 있게 승리했지만 타이베이에서는 수백 표 차의 초접전승이었습니다.) 타이베이에 외성인 비율이 높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타이베이의 민진당 득표율은 실제보다 저평가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대만에서는 등록 선거구에서만 투표해야 하기 때문에 상경 청년들의 표심은 미반영되기 때문이죠.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닉네임을바꾸다
24/01/13 23:07
수정 아이콘
(수정됨) 뭐 동시에 진행된 총선에선 한표차지만....국민당이 이긴거 같던데...
우리나라도 따지면 20대 총선...거기에 22년에 한 지선은 또 국민당이 이긴거보면 기반은 견고한거 같긴해서....
그냥 총통선거는 나눠먹힌거와 인물론에서 진거같은....
DownTeamisDown
24/01/13 23:11
수정 아이콘
예 그렇긴 합니다.
거기에 결정적인 캐스팅보드는 제3당인 민중당이 쥐고 있다는 점에서도요.
닉네임을바꾸다
24/01/13 23:11
수정 아이콘
그런데 저기는 내각해산권한이 의회가 지니고 있으니까....흠...
DownTeamisDown
24/01/13 23:23
수정 아이콘
그거 쓰기 힘든게 총통 해임권이 아니라 그 아래있는 행정원장(총리)를 해임하는 권한이라서요.
그리고 의회해산이 세트로 들어오는거라 쉽게 쓰기 힘듭니다.
총선 또 해도 의석 안줄어들 자신이 있어야하는거라 쉽게 못쓸겁니다.
물론 총통이 해산을 안시킬 수도 있는데 보통은 안그럴거라서
닉네임을바꾸다
24/01/13 23:27
수정 아이콘
그렇군요...뭐 그 각이야 알아서 재면 될거고...
24/01/13 23:17
수정 아이콘
대만은 출생지에서만 투표를 하나요?
24/01/14 08:26
수정 아이콘
타이베이 상경해도 자가가 아닌 이상 주소변경이 상당히 어렵다고 하더군요.
이유는 집주인이 해주기 싫어한다고 (이유는 세금관련인듯 합니다)
따라서 선거날 국민 대이동이 일어나는 진풍경이 벌어집니다.
이건 좀 부재자 투표를 해주던지, 아니면 애초에 주소변경이 어려운 현구조를 왜 방치하는지는 의문입니다.
몽키.D.루피
24/01/14 09:22
수정 아이콘
뉴스를 보는데 부재자 투표를 안하는 이유를 알겠더군요. 중국에 사는 타이완 사람들을 중국 정부와 기업에서 투표하러 가라고 휴가도 주고 비행기값도 할인해주던데 만약에 부재자 투표를 허용하면 중국발 의문의 부재자투표함이 대량으로 배송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No.99 AaronJudge
24/01/14 09:36
수정 아이콘
아;;;;;
안군시대
24/01/14 21:50
수정 아이콘
그것도 있고, 애초에 중국이 본토에 대만 투표소를 설치하는걸 허락해줄지부터...
ioi(아이오아이)
24/01/14 00:01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아직 징병제 1년 확대가 공식적으로 언제부터 발동 된다고 기사로 못 보고 한다는 말만 있는 걸로 아는데

과연 그게 시행 될지 궁금하네요. 진짜로 어린 청년들한테 아 니들이 고생 좀 해라, 나라가 힘들잖아 라고 기성세대가 빰을 쳐버리는 정책이라
Starscream
24/01/14 00:06
수정 아이콘
원래 반년정도였다가 올해부터 1년으로 연장됐습니다.
헤일로
24/01/14 00:37
수정 아이콘
우리랑 비슷하게 개발독재랑 민주화를 겪은 나라?답게 저도 글쓴이처럼 흥미있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문화예술계가 다른 제 1세계 처럼 좌파성향을 띄지 않는 다는 점을 글로 처음 알게 되었고, 신기하다고 생각이 드는군요.

대만도 민주진영에게 기울어진 운동장이구나.. 라는 말을 듣고 우리랑 동방상련 느낌이..흐흐
Myoi Mina
24/01/14 00:41
수정 아이콘
아무래도 연예계 거의 90%이상은 중국 진출해서 스타가 된 케이스라 저런 상황인 거 같기도 하고..
(그게 배우가 됐던,제작진이 됐던..)

뭐 어쨌든 선거 끝나자마자 바이든이 대만 독립 지원안한다고 밝힌 걸 보면,한참 여기저기 터지는데 중국까지 터트리고 다니는건 부담스럽긴 한듯..
라떼는말아야
24/01/14 00:53
수정 아이콘
중국위협론과 한국에 등치될만한 용어는 색깔론이 아니고북핵위기론이 되는 것이 맞는 것 같고, 북핵위기론은 매우 현실적인 위협이라고 봅니다
LowTemplar
24/01/14 00:57
수정 아이콘
음 이런 인터뷰도 있네요. 국민당을 친중 민진당을 친미 이렇게 하는 건 지나친 단순화라고..
기본적으로 2019홍콩의 영향이 매우 크게 미치고 있다고 하네요.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1124082.html
서린언니
24/01/14 01:00
수정 아이콘
제가 경험한 대만인 2명 30대 여성 20대 남성 이렇게였는데 중국 별로 안좋아하는 느낌이었어요
나무위키
24/01/14 08:24
수정 아이콘
3개의 정당들간의 견제가 유효하게 작동하는것 같아 조금은 부럽네요
안군시대
24/01/14 11:31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와 많이 유사한듯 하지만, 그렇다고 대만의 정치지형을 우리나라에 대입해서 생각하기엔 상황이 좀 많이 다르죠. 특히, 중국과의 관계 문제는 생각 이상으로 복잡합니다. 현재 전쟁을 하네마네 하고 있지만, 대만의 중소기업들은 중국을 빼놓고는 사업하기 불가능한 수준이라..
그래서 기업인들을 중시하는 우파가 오히려 중국과 친해지려는 것이겠죠.
유념유상
24/01/14 20:35
수정 아이콘
대만은 홍콩때문에 실직적으로 위험을 느끼고 있는 경우라..
24/01/14 22:23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 언론이 국민의힘 편향적인가요?
24/01/15 01:59
수정 아이콘
조중동에다 종편까지 있으니 기본적으로 국민의힘 편향이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1세계 선진민주주의 국가들 중 한국보다 언론지형이 보수편향적인 국가는 대만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정치적으로 압도적 보수우위의 사회인 일본도 언론지형은 일방적 자민당 편향은 아니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0702 [정치] 대만 대선에서 민진당이 승리했는데, 정치구도를 한국과 비교해 보니 흥미롭군요. [22] 홍철13118 24/01/13 13118 0
100369 [일반] [서평] '내가 행복한 이유' 그렉 이건 作 [6] cheme9463 23/12/01 9463 11
100134 [일반] 범죄자의 인권 [178] 우사고12184 23/10/26 12184 2
100007 [일반] 뉴욕타임스 10. 4. 일자 기사 번역(미국인은 교사가 되기를 원치 않는다.) [16] 오후2시8687 23/10/10 8687 5
99943 [일반] The Marshall Project 8.31. 일자 번역 (사형수의 인간성 회복) [7] 오후2시10123 23/10/02 10123 8
90235 [일반] 100만엔의 여인들 - 짤막한 감상기 (스포일러 약간) [2] 아난9688 21/01/30 9688 0
90022 [일반] 엄벌주의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는 글에 대한 반론 [87] 거짓말쟁이12411 21/01/14 12411 77
90011 [일반] 엄벌주의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141] 토루15106 21/01/14 15106 62
88614 [일반] 몇 편의 무협소설 추천 글. [46] Getback16453 20/11/03 16453 9
87748 [일반] 한국 문화는 얼마나 보수적인가? - 동북아 선진국들과의 비교 [54] 데브레첸13894 20/08/22 13894 35
86396 [일반] [단상] 유럽인이란 무엇인가? [22] aurelius10023 20/05/25 10023 18
79212 [일반] 화난 사람들을 달래주지 못하는 정부. [434] 미하라22659 18/12/09 22659 91
79155 [일반] (부분 번역) 형벌의 경중이 판결에 미치는 영향 [28] OrBef7099 18/12/05 7099 6
77862 [일반] [번역]무라카미 하루키의 옴진리교 사형집행 관련 기고문 [26] 及時雨19833 18/08/10 19833 55
77206 [일반] 우리나라 왔다가 어제 귀국한 두테르테 이야기 [171] Blackballad17943 18/06/06 17943 5
75895 [일반] 사형 / 국가이미지 [69] lexial10633 18/02/22 10633 6
75891 [일반] 현실적으로 사형 집행이 한국에 손해가 되는 이유 [83] Misaki Mei20111 18/02/21 20111 89
74368 [일반] [스페인] 카탈루냐 사태 10/28일자 최신 상황 [25] aurelius11584 17/10/28 11584 1
73497 [일반] 원말명초 이야기 (11) 하늘의 천당, 지상의 천국 [9] 신불해7176 17/08/29 7176 52
72332 [일반] 영국 총선에서 과반 확보에 실패한 메이 총리가 DUP와 연정협상을 하고 있습니다. [11] 루저5945 17/06/11 5945 2
70872 [일반] 잡생각들 (1) 장기매매는 악행인가. [106] 이라세오날9723 17/02/28 9723 2
69448 [일반] 최근 읽었던 일본 미스터리 소설들 [39] ESBL7789 16/12/16 7789 1
67106 [일반] 14세 청소년이 아버지를 살해하는 사건이 일어났네요. [35] 릴리스8966 16/08/20 8966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