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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4/01/05 11:19:12
Name 사람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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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일반] [서평] '변화하는 세계질서', 투자의 관점으로 본 패권





0. 서론

저자 레이 달리오는 브리지워터라는 헤지펀드를 이끄는 이 분야에서 살아있는 전설로 꼽히는 분입니다. 보통 헤지펀드 하면 개별 주식, 산업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 혹은 시장에 대한 자신만의 통찰로 돈을 버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근데 이분이 특이한 게 투자에 관한 것을 [역사에서 배운다]라는 겁니다. '아니, 옛날 지표 보고 투자하는 건 당연한 거 아님?'이라 하실 수 있는데, 이분은 그런 수준이 아니라 아예 멀리 가면 기원전, 짧게 잡아도 '합스부르크 제국의 쇠퇴'에서부터 풀어나간다는 겁니다. 보통은 투자의 역사라 해봐야 1900년대 초 주식시장 정도에서 시작하는데 아예 시야의 범위가 다른 수준이죠.

그래서 이 책은 꽤나 독특합니다. 투자서라기보다는 세계사, 그 중에서도 국제정치 같으면서도 정작 풀어나가는 방향은 일반적인 역사학자와는 다르게 철저하게 '경제적인 관점'을 뼈대로 분석합니다. 애초에 이분은 학자가 아니라 투자 하다가 '어, 시장에서 예상 못하는 일들이 벌어지네?' -> '알고보니 이게 특수한 일이 아니라 사실 과거에도 계속 되풀이 됐던 일이었네?' -> '역사를 분석해서 앞으로의 투자에 대비하자'라는 프로세스로 공부하신 분이라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죠.

전 역사, 경제 둘 다 환장하는 사람이라 정말 재밌게 읽었고, 깊고 치밀한 내용전개, 통찰력에 감탄이 나오더군요. 특히 읽고나서 많은 생각이 꼬리를 물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책 소개 겸, 내용 정리 겸, 제 생각 정리용으로 가볍게 글 써보려 합니다.




1. 제국의 흥망

이 책의 핵심은 '국가도 탄생과 소멸의 큰 사이클이 있고, 그 안에서도 수많은 세부 사이클이 존재한다'입니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소리일 수도, 개별적인 특수성을 무시하고 너무 일반화한다 할 수도 있지만 저자는 차근차근 수많은 논거와 역사적 사실을 통해 이를 풀어나갑니다.

가장 큰 국가의 사이클은 첨부한 것과 같습니다. 1. 새로운 질서의 탄생, 2. 부상, 3. 정점, 4. 쇠퇴, 5. 다시 새로운 질서 입니다.

단계에 따라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1. 새로운 질서]
기존 질서가 혁명이나 전쟁 등으로 무너지고 새로운 질서가 출현합니다. 나라의 건국이라고 봐도 됩니다.

[2. 부상]
처음 건국된 나라는 구체제의 모순을 정리했습니다. 이전의 불평등은 완화되었고, 그로 인해 사회 분위기도 활기찹니다. 들뜬 분위기에서 교육 수준이 높아지고 혁신이 일어납니다. 혁신은 생산성 향상을 이끌고 사람들은 부유해지며, 다시 인적자본에 투자하는 선순환이 이루어집니다. 수많은 새로운 발명품, 혁신이 나타나고, 그로 인해 산업이 성장하며, 사람들이 부유해지며 다시 교육이나 생산적인 일에 돈이 투자됩니다. 사람들은 근면성실하고 희망에 차 있습니다.

[3. 정점]
오랜 성장이 정점을 찍습니다. 기술, 산업은 최첨단을 달리고 쌓인 부로 풍요를 누립니다. 자국산 물건이 전세계에 팔리고, 이 무역로를 보호하기 위해 군사력이 증대됩니다. 전세계가 자국의 영향권 하에 있으며, 넘쳐나는 부로 금융 중심지가 됩니다. 그리고 그 나라의 돈이 '기축통화'가 되어 우월한 지위를 확보합니다. 기축통화는 전세계에서 그 통화(혹은 채권)을 가지고 하고 싶기 때문에 낮은 금리로 부채를 조달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다시 생활수준이 오르고, 투자도 활발해집니다. 나라의 황금기이고, 예술과 문화가 크게 발전합니다. 다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풍요가 추후 쇠퇴의 씨앗이 됩니다.

[4. 쇠퇴]
부유해진 부작용으로 임금이 과도하게 오르고 사회가 나태해집니다. 후발주자는 패권국을 부강하게 했던 기술, 혁신을 베끼며 추격합니다. 패권국은 점점 경쟁력을 잃습니다. 이전에는 찍소리도 못하던 도전자들이 이제는 군데군데 시비를 겁니다. 패권국은 자국의 무역로,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과도하게 군비가 증가합니다. 사회 내부적으로도 오랜 성장 끝에 불평등이 극에 달합니다. 사회는 양극화 되어 서로가 서로를 증오합니다. 대화와 타협보다는 극단적인 대립, 교착상태로 치달아 버립니다. 이렇게 사회 문제 조정능력이 저해됩니다. 또한 기축통화를 통해 편하게 빌렸던 부채가 과도해집니다. 내부 갈등, 군비 등으로 재정적자는 심화되고 점차 부채에 허덕입니다. 기축통화 지위는 유지하지만 점점 통화의 신뢰성이 떨어집니다.

[5. 새로운 질서]
내부의 갈등이 극에 달해 내전, 혁명이 일어나든, 도전자가 전쟁으로 들이 받든 결국 패권의 종말이 옵니다. 전쟁에서 지면 당연히 나락이고, 이겨도 결국 그 빚을 감당 못하고 파산합니다. 사람들은 기축통화를 버리고 다른 자산으로 갈아타며 기축통화의 지위를 잃습니다. 그리고 그 빈자리에는 다시 새로운 질서가 탄생합니다.


대충 이런 사이클입니다. 사실 뭐 어려울 것도 없습니다. 요약하면 '승승장구하며 성장하다 정점을 찍고, 결국 불평등과 과도한 부채가 터져 망한다'입니다. 국가 단위로 봤을 때는 새로운 왕조인 거고, 세계 단위로 보면 새로운 패권국인 거죠. 패권의 관점에서는 기존 패권국의 4번, 쇠퇴기에 접어들 때 신흥 패권국이 2번, 부상하면 결국 패권이 전환됩니다.

저자는 이를 합스부르크 제국의 멸망 이후 네덜란드 제국의 부상, 네덜란드 제국의 쇠퇴와 그를 따라한 대영제국의 부상, 대영제국의 쇠퇴와 그의 후계 미국의 부상을 통해 이러한 사이클이 역사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잘 보여줍니다.


저자는 현재의 국제정세가 여태까지의 패권의 교체와 놀랍도록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합니다. 패권국이던 미국은 현재 정점을 찍고 쇠퇴기에 접어들었습니다. 기축통화의 특권이 독이 되어 과도한 재정적자, 경상수지 적자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불평등은 커리어 하이를 찍고 사회가 양극화 됐습니다. 세계화의 결과로 패배한 북동부 제조업 노동자들의 분노는 겉잡을 수 없이 커져 트럼프를 당선시켰습니다. 미국의 정치는 점점 조정기능을 잃어가고 서로 대립하고 있습니다. 높은 임금으로 제조업은 공동화 됐으며 경쟁력도 잃어가고 있습니다.

반면 중국은 떠오르는 해입니다. 빠른 속도로 미국과 체급이 비슷해졌고, 교육과 기술개발을 저돌적으로 밀어붙입니다. 중국의 대학 수준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으며 화웨이의 사례를 보듯 5G 등 일부 기술에서는 아예 미국보다 우위를 차지합니다. 인공지능 등 타 기술들도 무섭게 따라오거나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국제적인 영향력도 커져 미국주도의 질서에 균열을 내고 있습니다.

저자는 단순하게 '중국이 미래의 패권국이고, 미국은 무조건 패한다'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과거는 이러했고, 현재는 이러한 신호를 내고 있으니 우리는 이를 사려깊게 살펴보고 대비해야한다고 말합니다. 그저 무책임하게 낙관적으로 '달러는 절대로 무너지지 않고 미국은 영원히 패권국일 것이다'라며 손 놓고 있다가 모아놓은 자산이 박살나는 꼴이 나지 않도록 그에 대비하라는 거죠. 주식시장이란 게 원래 수십년의 호황 끝에 수십년의 불황으로 뒤통수 후리는 게 한 두 번이 아니거든요. 어쩌면 지금이 호황 사이클의 끝일 지도 모르니.




2. 드는 생각

[1) 독특한 관점]

전술했듯 저자는 근본적으로 투자자이지 역사나 경제학자가 아닙니다. 그래서인지 여타 역사서, 경제학 서적과는 다른 독특한 관점이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부족하나마 경제학도로서 경제학의 스코프로 세상을 바라봅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인간은 이코노믹 애니멀이 아니고 비합리적인 선택도 많이 저지릅니다. 그걸 단순히 '비합리적이다'라고 단정 짓는 게 아니라, 다른 법칙에 따라 움직인다는 걸 얘기한다는 점에서 특이합니다.

사실 역사를 볼 때 우리는 개별 인물, 사건, 정치에 초점을 맞춥니다. 경제적 상황은 사실 부가적으로 언급하고 넘어가는 사안에 지나지 않죠. 반면 경제에서는 경제 현상 설명에 주력하니 역사의 흐름에 무관심하고요. 이런 부분이 아쉬웠는데 이 책은 '경제'를 단단한 뼈대로 삼고 이야기를 진행해나갑니다. 분명 개별적으로는 알고 있던 사실이지만 '이런 관점으로 볼 수도 있겠구나'하는 부분이 많아 즐거웠습니다. 이 책의 매력은 결국 이런 통합적인 시야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삼국지로 치면, 황건적의 난이 단순 배경 설명이 아니라 오히려 핵심 흐름이 되는 것입니다. 큰 틀에서 '한나라의 쇠퇴'를 다루는 것이지요. 나라가 오래 되면서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정치는 퇴행합니다. 그렇게 커진 사회 갈등이 황건적의 난을 시작으로 결국 붕괴하는, 그런 관점인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집중하는 난세의 영웅의 난립, 합종연횡, 전쟁 등은 그런 큰 흐름의 각론일 뿐입니다.

[2) 성장과 불평등에 관한 인식]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구절은 [전체에게 유익한 정책(예를 들어 자유무역, 세계화, 인력을 대체하는 기술 등)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 정책의 혜택이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돌아가지 않으면 전체가 위험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다.] 입니다.

경제학도로서 꽤나 충격적인 지적입니다. 왜냐하면 경제학은 최적 효율성을 찾는 학문이거든요. '전체 파이가 커진다면 일부가 손해를 봐도 괜찮다'라는 공리주의적 입장이 기본입니다. 그래서 생산성을 떨어뜨려 파이를 줄이는 '반세계화, 보호무역' 등을 극혐합니다. 결국 생산성 하락으로 모두가 고통받거든요. 오히려 '생산성이 높아지다보면 장기적으로 하류층에게도 이득이다'가 기본 마인드이죠. 분명 맞는 말입니다. 사람이 온전히 냉철하게 이득만 따지는 '경제적 동물'이라면 말이죠.

현실이 그렇던가요? 사람은 기본적으로 별로 합리적이지 않습니다. 때로는 이득보단 감정의 지배를 받습니다. 개인을 넘어 국가단위로도요. 전쟁은 결국 승자와 패자 모두 잃는 lose-lose 게임입니다. 그래서 전쟁이 안일어나던가요? 아니, 오히려 인류사는 전쟁사죠. '아무리 가난해도 내전 일어나 사회가 혼란에 빠지고 황폐화지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라고 백날 주장해봐야 희망을 잃은 하류층이 수긍하고 찌그러집니까? 아니, 오히려 '너 죽고 나 죽자'식으로 죽창을 들고 다 때려부숴버리죠. 당연하지만 결과는 파멸입니다. '에이 설마 자폭버튼을 누르겠어'라고 생각해봐야 의미 없습니다. 인간은 그런 동물이니까요.

그러니까 결국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현실과 타협해야합니다. 아무리 생산성이 높아지고 전체 파이가 커진다고 부르짖어봐야 그게 죽창을 부르는 분란의 씨앗이 된다면 일정 부분 양보해야겠죠. 좀 비효율적으로 보이더라도 '기름칠'을 해야합니다. 왜냐하면 그 쓸데없어 보이는 돈낭비가 아끼다가 박살나는 것보다는 훨씬 낫거든요.

근데 그렇다고 무작정 '사회 안정을 위해 성장을 희생해야 한다!'라는 결론이 나올 수는 없다는 게 또 복잡한 점입니다. 나 혼자 안정적으로 정체하면 결국 저 무간지옥에서 발전한 애들이 내 뚝배기를 깨버리지 않겠습니까? 우리는 이미 잘 압니다. 아편전쟁이라고. 아니면 송나라를 멸망시킨 몽골제국이라든가. 생산성에만 집착하면 빈부격차로 내부에서 사회가 폭발하고, 그렇다고 안정에만 집착하면 사회가 발전하지 못하고 천천히 가라 앉습니다. 그리고 발전한 외세가 밖에서 박살내버리는 딜레마에 빠져버리는 겁니다. 결국 핵심은 어떻게든 사회의 불만, 빈부격차 등을 눌러 사회 안정을 이룩하면서도 일정 부분 성장해나가야 하는 거죠. 당연하지만 이건 진짜 말도 안되게 어렵습니다... 슬픈 현실이죠.

저는 이걸 일종의 국내판 '총과 버터'라고 봅니다. 총과 버터는 국방비와 복지의 은유입니다. 국방비에 돈을 쏟으면 나라는 안전해질지언정 국민들은 팍팍해지고 내부 불만이 차올라 안에서부터 폭발합니다. 그렇다고 복지와 사회 안정에만 힘 쏟으면 나라가 허약해져 외세에 나라가 망합니다. 끔찍한 이지선다죠...

어쨌든 저는 이 책을 읽고 경제학 제일주의 시각을 어느정도 반성하게 됐습니다.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는데 이걸 이렇게 체계적으로 엮어서 보니까 더 새롭더라고요.

[3) 서양과 동양의 차이?]

흔히들 서양은 개인주의고 동양은 전체주의라는 말을 합니다. 산업혁명, 발전에 관해서도 '서양은 지들끼리 치고받고 싸우다보니 결국 발전했다'면 동양은 일극체제가 유지되다보니 발전할 동인이 적어 정체했다는 거죠.

사실 저렇게 이분법으로 나눌 수 있나 싶습니다. 이것과 관련해서 어디선가 읽은 리콴유의 시각이 떠오릅니다. '중국인의 DNA에는 분열의 공포가 새겨져 있다' 정도였던가요. 사실 우리는 막연히 '지들끼리 경쟁하면 발전한다~'라고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중국도 통일제국 인식이 세서 그렇지 분열돼서 치고받은 기간도 상당히 긴 나라입니다. 앞서 말했듯 결국 분열과 혼란은 성장의 발판을 박살내버립니다. 기술이 발전하고, 사회 전체 부가 증가하고, 사회 제도가 발전하여 결국 산업혁명으로 이어지려면 안정적으로 긴 번영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앞서 말했듯 그러면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내부 혼란으로 폭발합니다. 산업혁명? 기술의 전수? 당장 집이 불타고 재산이 약탈당하고 기술자가 살해당하는데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 리가 없잖습니까. 오히려 퇴보하면 퇴보했지. 문화대혁명 같은 끔찍한 일이 단지 마오쩌둥의 개인의 실책일 뿐일까요? 역사적으로 혼란에 빠진 사회에선 그거보다 더 끔찍하고 광범위한 약탈과 파괴가 만연했습니다. 그렇게 발전이 리셋돼버리죠.

결국 중국, 넓게보면 동양인들은 이 '무질서에서 오는 혼란'을 뼈저리게 체화했다보니 그 반작용으로 사회 안정에 집착하는 정서가 생긴 게 아닌가 싶습니다. 어차피 경쟁하고 발전해봐야 그게 다 끔찍한 파멸로 이어질 뿐이라면, 차라리 그런 지옥이 강림하지 않도록 사회를 유지하는 게 옳지 않겠습니까? 이미 춘추전국시대에 그런 끔찍한 살육에서 교훈을 얻은 유학이 탄생했고, 이런 교훈은 역사를 통해 계속 강화 됐겠지요.

근데 결국 그게 오랜 평화 끝에 서양 열강의 침탈로 이어졌다는 게 역사의 아이러니입니다만. 어쩌면 발전의 원동력은 경쟁이 아니라 '적절한 수준의' 경쟁일지도 모르겠군요.

[4) 중국에 대한 시각에 대한 의문]

사실 이 글을 읽으면서 들었던 가장 큰 의문은 '중국은 장기적으로 떠오르는 국가가 맞는가?' 입니다. 미국이 쇠퇴해가는 건 맞는 것 같습니다. 내부 발전 동력은 아직 상당하지만 빈부격차와 그로 인한 정치의 극단화가 어디로 튈지 모르거든요. 근데 중국은?

현재까지의 추세로만 보면 중국은 성장하는 해가 맞습니다. 빠르게 경제성장을 일궈내고, 기술은 일정 부분 세계 최고에 이르렀으며, 국제적인 영향력도 커지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 추세를 확 꺾어버릴 요소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끔찍한 인구구조죠. 인구가 성장한다면야 저도 장기적으로 중국의 부상에 베팅하겠습니다만, 중국은 이미 인구 감소 국가에 접어들었습니다. 이대로 가면 외부에 영향력 투사가 아니라 내부 노인 빈곤층 부양만으로도 골골대다 쓰러질 상황이죠. 서구에서도 최근 피크 차이나론이 급격하게 나오고 미국도 좀 여유를 찾은 것 같습니다. '쟤네 사고만 안치게 묶어두면 지 알아서 자멸하겠는데?' 같은.

레이 달리오가 정말 방대하게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했는데, 이 '인구구조'를 간과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합니다. 당연히 성장하는 국가는 인구가 늘죠. '국가 단위의 미친 산아제한', '끔찍한 저출산'은 비교적 최근에 생겨난 현상이니까요. 이전에는 이렇게까지 극단적으로 영향을 끼칠 요소가 아니었을테니 무시할만 합니다.

물론 레이 달리오는 중국에 대해 굉장히 박식하고 이해도도 깊습니다. 중국 설명할 때 '합필분구 분구필합' 얘기 하는 거 보면 답이 나오죠. 잘 모르고 대충 겉만 보고 찬양하는 인간은 아니라는 소립니다. 근데 동아시아인으로서 제가 감히 얘기해보자면, 레이 달리오는 중국에 대해 '근본적으로 외부인'이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물론 이해도와 깊이는 장난이 아닙니다만, 근본은 서구 마인드를 장착한 서구인이란 겁니다. 깊이가 얕고 틀렸다가 아니라, 놓친 부분이 있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요. 동아시아인으로서는 굉장히 당연해서 말 할 필요도 없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바깥 사람은 더더욱 알아차리기 힘든 그런. 저자도 그래서 최대한 단언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접근을 하는데, 그게 꼭 '외부인의 시선으로 알지도 못하면서 재단한다'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분명 좋은 태도는 맞는데, 그게 일정부분 자기 검열이 돼서 부정적인 결론을 도출하는데 방해하는 느낌? 뭐랄까 지식의 저주같은 느낌입니다. 가끔은 똑똑한 학자보다 저잣거리 필부가 훨씬 더 핵심을 꿰뚫기도 하는 것처럼요.

'그리고 꼭 사이클대로만 가는가?'라는 의문도 있습니다. 중국은 분명 성장하는 나라입니다. 그런데 빈부격차는 웬만한 쇠퇴기 국가 이상으로 쩔어줍니다. 국내 정치와 체제로 누르고 있어 안보일 뿐 이게 얼마만큼 커졌는지, 어떻게 터질 건지 파악조차 되지 않습니다. 정치적 불안정은 당연히 나라를 터트릴 위험이 있죠. 2번과 4번이 섞인 기묘한 상황인 겁니다.

미국도 마찬가진데 미국의 양극화와 극단화는 분명 쇠퇴의 요소임에 분명합니다. 부채도 장난 아니고요. 근데 그렇다고 생산성이 하락하는가?는 모르겠습니다.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국가고 다른 나라들 싸대기 때리면서 성장하는데요. 특히 '최첨단 기술' 분야의 성장을 독점하는 것도 의문의 요인입니다. 세계의 가장 유능한 인재는 미국에 몰리고 험악한 경쟁을 통해 혁신을 쭉쭉 뽑아내는데 과연 내부 갈등으로 터지지 않는 이상 쇠퇴하는 게 맞나? 란 생각이 듭니다.




3. 총평

굉장히 깊은 내공과 엄청난 통찰력을 가진, 그러면서도 재밌는 책이었습니다. 좀 의문인 부분도 있지만 저자도 그런 부분을 잘 알고 있는데다, 완벽하게 세상을 예측해내는 건 신이 아니고는 불가능하죠. 여기까지 일궈낸 것만으로도 찬사받아 마땅합니다.

전체적인 난이도는 중상 정도? 내용이 막 어렵거나 한 건 아닙니다. 단지 다루는 내용이 너무 방대하다보니 배경지식이 있어야 수월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세계사, 경제, 채권 구조, 금융 시스템 등을 알아야 좀 수월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그 문턱만 넘으면 정말 쉽고 재밌습니다.

사실 제가 한 요약은 정말 책의 일부의 일부, 그것도 불완전하게 찌그러뜨린 요약에 가깝습니다. 저것만 보면 레이 달리오가 무슨 중뽕에 빠진 머저리처럼 보이는데 절대 아닙니다. 단순화 하다보니 디테일이 다 잘려나갔을 뿐... 기축통화와 부채, 자산을 중심으로 꾸준하게 책 전체를 풀어내는 건 예술의 경지에 가깝습니다. 역량 부족으로 제가 다루지 못한 게 아쉽네요.

좀 두꺼운 책이고 진입장벽도 있어서 선뜻 강추하기엔 어려운 책이긴 합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국제정세, 경제에 관심 있는 분들은 읽는다고 절대 후회하지 않으실 거라고 장담합니다.

글이 또 쓸데없이 길어졌는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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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05 11:21
수정 아이콘
아래 그래프대로 본다면 미국은 15번 쯤 와있다고 봐야할까요..
Liberalist
24/01/05 11:44
수정 아이콘
미국과 중국 간 관계의 기묘함은 미국이 제국의 정점을 지나 쇠퇴한 것은 맞는데, 중국도 마찬가지로 정점을 지나 쇠퇴하고 있는 걸로, 그것도 더 빠르게 이뤄지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입니다. 지금까지는 레이 달리오의 분석대로 쇠퇴하는 패권국과 팽창하는 패권국이 서로 바톤터치 하는 식으로 넘어가는 이행 과정이 분명히 있었는데 말이죠. 그렇다고 미국, 중국을 뺀 제3의 플레이어가 등장할거냐 하면, 그 유력한 후보인 인도가 힌두 근본주의로 치달으면서 꼴아박는 행태로 봐서는 영...
사람되고싶다
24/01/05 13:15
수정 아이콘
확실히 중국이 아니라 진짜 예전 영국, 미국처럼 받아낼 국가가 나온다면 모르겠으되 그럴 깜냥이 있는 나라가 없어서 앞으로도 꽤 오랫동안 미국의 세기가 지속될 것 같습니다. 내부 문제만 해결하면 다시 날아오르겠죠.

사실 인도는 중요한 국가인 건 맞는데 서구에서 같은 민주주의 국가라고 너무 띄어준 게 크다고 봅니다. 중국 이상으로 한계가 큰 나라기도 하고. 물론 충분히 남아시아, 인도양의 패자까진 수월하게 오르겠지만 그 이상은 글쎄요. 본인들도 그렇게는 생각 안하지 않을까요. 사실 전지구를 다 아우르는 현 미국같은 패권국이 향후 몇백년 내로 나오긴 할까 싶습니다.
24/01/05 14:18
수정 아이콘
미국이 완전히 세계를 주무르는 대신 조정 및 관망 정도로 하는 포지션으로 바꾸고 중국이 탈락한 이후 혼란이 발생하는 다극화 포지션으로 가겠지요
안군시대
24/01/05 12:00
수정 아이콘
문제는 중국 또한 통화발행 단계를 지나갔다는거.. 그게 미국처럼 국채발행을 통한게 아니라 부동산을 통한 간접적인 방법이었다는 차이일뿐.
마샬스피커
24/01/05 12:02
수정 아이콘
말씀하신대로 통찰력 있는 사람이고 재미있는 책이지만 지정학의 문제에 관해서는 너무 현실을 납작하게 바라본 것에 가깝다고 봅니다.
중국이 미국을 제칠 확률은 거의 없고, 미국의 세기는 몇 십 년이 아니라 몇 백년을 갈 수도 있거든요. 쇠퇴를 논하기에는 너무 이릅니다.
사람들은 미국이 1945년 이후 만들었던 전후 체제(자유무역, 세계화)가 후퇴하는 것을 미국의 쇠퇴로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둘은 다른 것이죠.
사람되고싶다
24/01/05 13:01
수정 아이콘
사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미국은 앞으로도 세계최강대국으로 번영할 거고 중국은 고꾸라지겠죠. 사실 미국이 고립주의 가는 것도 쫓겨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귀찮은데서 발 빼고싶다는 심리에 가까우니까요. 안마당은 확실히 잡고 있을 거고.
단지 저를 포함한 한국인들이 그 체제와 미국의 패권을 동일하게 느끼는 게 아무래도 좀 큰 것 같습니다. 저번 글에도 썼는데 우리나라는 아직도 약간 국제정세를 냉전기 같은 느낌으로 받아들이다보니 '미국이 발 뺌 = 패권 상실'로 보는 느낌이랄까요. 사실 미국이 세계의 경찰 노릇 하면서 뒷치닥거리 다 해주던 우리 입장에서 미국이 발 빼고 알아서 잘 살라고 떠나는 게 패권 상실이랑 뭐가 다르냐고 받아들이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긴 합니다.

다만 걱정인 건 트럼프로 대표되는 양극화와 갈등 문제에요. 미국을 밖에서 거꾸러트릴 나라는 없겠지만 이건 잘못하면 내부에서 터질 문제라서... 물론 레이 달리오도 이야기 했듯이 위기를 잘 수습해서 넘기면 다시 날아 오르는 거고요.
마샬스피커
24/01/05 15:35
수정 아이콘
마지막에 말씀주신 내용이 아마도 우리가 살아갈 2000년대 전체의 향방을 가를 중대한 사건이 될 수 있다고 보는 편입니다.
현재 미국은 정치적으로 엄청난 갈등을 겪고 있고 그로 인한 반발로 외부세계에 대한 비용에 거부감을 느끼는 비율이 점차 올라오고 있죠.
거기다 중국, 러시아 같은 강대국은 이 기회를 지역 패권 확장의 기회로 보고 있구요.
만약 미국의 내분과 정치적 혼란이 잘 수습되지 않는다면 세계로부터 미국의 후퇴는 더 가속화될 여지가 있고, 이렇게 되면 미국 외의 세계는 엄청난 변화에 직면하게 될 터입니다. 당장 현재의 세계를 가능하게 했던 공급망 개념부터 모두 변화하게 되겠죠.
미국의 내부 변화가 어떻든 결국 후퇴는 늦냐 빠르냐일 뿐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어차피 세계는 과거 1945년 미국이 유일한 강대국으로서 자유주의 패권을 확장시키던 폐허가 아니지요. 미국이 모두 관리하기에는 덩치가 너무 크고 민족성 때문에 과거와 같은 형태의 제국주의는 가능하지도 않습니다. 미국은 핵심 이익이 되는 지역을 냉전 시대처럼 순위별로 관리하게 될 것이고 쉽게 자유무역을 하던 시기는 이미 지나가버릴 겁니다.
자유무역의 이점을 누리지 못하는 비용, 지역 패권국과 경쟁하기 위한 군비 경쟁, 삶의 질이 올라온 민주 국가들의 노동 생산성, 인구 감소, 환경. 모두 엄청난 비용 상승을 잠재하고 있고 과거 대변혁시기(19c~)에 이루어졌던 폭발적인 과학기술의 발전과 세계화에 맞먹는 어마어마한 생산성 향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약간 다른 이야기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잘해낼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인구 감소가 가속화되고 이에 따르는 비관론이 늘어날수록 한국은 특유의 빠른 변화와 적응력으로 오히려 생산성 향상을 엄청난 오기로 이루어내는 국가가 될 수도 있지요. 요새는 한국에 대한 비관론이 판치는데 결국 이런 컨센서스가 모여 또 다른 변화를 이루어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덴드로븀
24/01/05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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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말에 나온 책이니 데이터는 당연히 2019~2020년 정도까지가 최신이었겠죠.

코로나19가 시작되기전까진 언젠간 결국 중국이 미국을 넘어설거다 라는 이야기도 상당히 많이 나왔었구요.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최소 10~20년내에
[16. 기축통화 지위 상실] 이 미국과 달러에게 벌어질 가능성이 도대체 얼마인가? 에 대해 1% 이상이라고 답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가 궁금해질 뿐이죠.
사람되고싶다
24/01/05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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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인구문제로 인한 피크 차이나론이 나온 게 코로나 이후 얼마 안 돼서긴 하죠. 뭐랄까, 코로나를 거치면서 좀 급격하게 태세전환한 느낌이 많이 듭니다. 인구문제라는 게 분명 그쪽에서는 수십년 동안 고래고래 소리 질러 오던 문제인데 닥치고서야 깨닫는 게 좀 웃기긴 합니다만... 우리나라만 그런 게 아니고 세계가 더 그렇더라고요.
No.99 AaronJudge
24/01/05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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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크 그쵸
소황제 소리 처음 나온게 수십년 전이니까…근데 이 정도 속도로 급격하게 치달을 줄은 또 몰랐을것같기도해여
HA클러스터
24/01/05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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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쯤 전에 아리쑤리랑 님이 여기 자게에 글을 여럿 올려주셨는데 대부분 이글과 반대되는 스탠스였죠.
저는 그분 글이 좀더 현실성 있게 받아들여집니다.
사람되고싶다
24/01/05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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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아리쑤리랑님 팬이고 국제정세 관련은 거의 그분 글로 입문했습니다. 저도 세계에 대한 제 스텐스는 그분 의견이 베이스입니다.
다만 그분 글은 미국이 세계의 경찰 노릇 하면서 계속 경영할 거라는 느낌이셨지만 저는 미국이 자의로 세계의 일부를 놔버릴 거라고 본다는 정도만 다르긴 합니다. 미국은 여전히 제일의 초강대국으로 잘 살아남겠지만 그에 따른 질서나 수혜는 더이상 주변이 받아먹기엔 힘들어지는... 우리 입장에선 좀 갑갑한 미래이자 현실이죠.
No.99 AaronJudge
24/01/05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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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동의합니다

어느새…2019년 글에 쓰셨던 [중국이 정말로 미국을 뛰어넘고 유일 초강대국이 되려면 4년 안에는 해야한다]의 4년이 거의 다 지나갔네요
라멜로
24/01/05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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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댓글에도 많은 분들이 써주셨지만 이 책이 21년도에 나왔죠
대략 2~3년 정도밖에 안 지났지만 이 사이에 중국은 인구구조 이전에 경제 자체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망고베리
24/01/05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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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제국보면 쇠퇴 후 나라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다시 중흥기가 찾아오죠. 제 여생과 인류의 평화를 위해 미국도 그러길 바랍니다
24/01/06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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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로마로 갈라지고 나서도 동로마가 최강국의 지위를 500년 가까이 더 유지했으니..

미국도 혹시 동서미국으로!?
파르셀
24/01/05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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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이미 모든 면에서 꺾이기 시작한 국가죠

미국도 상태는 안좋지만 여긴 여전히 리드 및 전세계 브레인 흡수라는 미래가 있는데

중국은 자국 인재도 수용할 방법이 없어서 유출시키는 국가입니다
잉어킹
24/01/05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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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이미 두번째 짤의 [12.빈부격차 ~ 13.과도한 채무] 과정 진행중으로 보이구요.
앞으로 떠오를 국가는 딱히 안보이지만 그나마 억지로라도 꼽으라면 사우디 아리비아 같네요.
iPhoneXX
24/01/05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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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이기든 미국이 이기든 여기 있는 세대들이 경험할 정도 수십년 안에 무언가 일어날꺼 같지는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국만 놓고 보면 확실히 저 분이 이야기한 많은 요소에 있어 한계점에 봉착한 듯한 느낌은 받는데, 저자가 이야기한 중국이 그 대체가 될꺼냐는 현 시점에서는 의문이 들긴 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어보면 인사이트 얻을만한 요소는 꽤 있었던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24/01/05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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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SQQQ 살까요?
(농담입니다)
No.99 AaronJudge
24/01/05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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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경제학원론 배울때 맨큐가 계속 강조하는 부분들이
경제학도가 되기 위해 장비해야 하는 관점들같긴 한…데
사실 제 개인적인 정치적 관점(케인즈 좋아합니다 크크)이랑은 조오금 차이나긴 했었습니다 크크

그래도 이런 관점도 있구나 하면서 재미나게 공부했지만요

레이 달리오는 [중국 너무 좋아하는거 아님?] 소리도 많이 들으시는 분이긴 한데…그래도 뷰는 다양할 수록 좋죠
2000년대-2010년대 초반엔 레이달리오 아저씨 말이 정말 찰싹같이 들어맞을 줄 알았는데 요즘 보면 중국도 좀…잘 모르겠어요
미국이 정말 끝없는 상승을 구가할것만같은 사기 국가긴
한데 여기도 경제적 양극화나 정치적 양극화가 좀 마음에 걸리죠…
24/01/05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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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이 후임 잘 찾아 넘기고 집단지도체제 유지했으면 제쳤을 거라고 봅니다.
24/01/05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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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요즘은 중국이 쇠퇴하기 시작과 더불어 폭주하면서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지기 시작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고 레이달리오 자신도 중국과 서방이 충돌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얘기하든데 그럼 양진영의 군사적 차이를 고려해보면 그렇게 되면 중국으로서 영 안좋다는 것을 알텐데요
크레토스
24/01/05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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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도부는 자기들이 쇠퇴한다고 생각 안하기 때문에 그런 진단은 좀 현실과 거리가 있다고 봅니다.
중국 지도부는 시간이 자기들 편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24/01/05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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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이거 관련해서 중국이 급박해 보인다고 어느분이 글 발제를 올린적이 있고 전문가들 최근 중국이 쇠퇴하기 시작하면서 더 공격적으로 행동한다고 보는 여론이 늘어나기 시작했거든요
크레토스
24/01/05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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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력이 세지면서 중국 외교는 덩샤오핑 이후 점점 공격적이 됐습니다.
도광양회를 덩샤오핑이 내세웠지만 세기가 바뀌기도 전인 97년에 이미 유소작위(해야 할 말은 한다)로 방침이 바뀌었고 이후 화평굴기를 내세운 후진타오 때 센가쿠 갈등이 일어나자 일본에 희토류 수출 금지로 굴복시켰습니다. 시진핑 집권 초기엔 또 주동작위(해야할 일을 주도적으로 한다)로 외교방침이 바뀌어서 지금까지 내려오는 거죠.
시진핑은 집권 초기부터 신형대국관계 내세우면서 미국에 태평양을 반으로 나눠먹자는 말까지 했고요. 그 당시에 중국이 쇠퇴한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을텐데 그때도 이미 공격적이었습니다.
24/01/05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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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yna.co.kr/amp/view/AKR20230821152800009
https://pgr21.co.kr/freedom/90326?divpage=20&sn=on&keyword=%EC%95%84%EB%A6%AC%EC%91%A4%EB%A6%AC%EB%9E%91
그때도 공격적이긴 했는데 적어도 대만에 대한 직접적 위협적 군사행동은 최근에 더 거침없어졌거든요 이미 이얘기가 3년전부터 외신쪽에서 조금씩 나오다가 이번에 피크차이나론이 불거지면서 주목받게 됬죠
샤한샤
24/01/05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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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오는 이야기들 보면 오히려 2등국가가 정점을 찍고 지금이 아니면 못한다는 절박함이 있을때 1등에게 덤비는 오판을 하는 것이다 라고 하긴 하더군요

중국이 미국을 모든면에서 압도해버리면 차라리 평화롭게 패권교체가 될 수 도 있는데 중국이 이제 내리막길 가는게 너무나 자명하니까 오히려 전쟁이 날거라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크레토스
24/01/05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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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arca.live/b/irstudies/74390938?target=all&keyword=%EC%96%91%EC%95%88%EC%9D%80&p=1

일단 국제정치 전문가들은 72%가 양안전쟁이 일어나지 않을거라 보고 있습니다. 일어날거라 보는 사람들은 단 6%죠.
러시아가 전쟁 일으키기 전 국경이 긴장상태일 때 러시아가 무력 사용할거라고 본 전문가는 56%고요.
중국의 강경한 입장 같은 것만 크게 보도되기 때문에 착각하기 쉽지만 기본적으로 중국은 군사력 사용을 기피하는 나라입니다.
이건 제 생각이 아니라 국제정치학자들의 중론이에요. 실제로도 미국 러시아가 80년대 이후로도 대여섯번씩 전쟁하던 동안 중국은 중월전쟁이 마지막이고 이후 제대로 된 전쟁이 없었죠.
사람되고싶다
24/01/05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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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저도 이쪽에 가깝습니다. 서구놈들 중국이 주변국에 패악질 부릴 때는 불구경하더니 자기네한테 위협 되니까 과장해서 엄살부리는 느낌이에요.

오히려 요즘 들어서 중국 외교가 훨씬 조심스러워졌다는 평가도 많더라고요. 옛날 소국 대국 패악질 이미지가 너무 강렬해서 그렇지 요즘은 발언 수위도 조절하고 주변국에 구애도 꽤 잘 하고 오히려 협력국 늘리려고 용쓰는 모양새라더군요. 개인적으로 중국을 신뢰하진 않습니다만.

근데 대만 문제는 진짜 모르겠어요. 진짜 열전까지 갈 것 같진 않은데 그 직전 수위까지는 치달을 거 같고, 그러다 어어하다 전쟁으로 끌려들 가능성은 열려있는 것 같습니다. 1차대전의 교훈이 알려주듯 전쟁이란 게 의외로 어이없는 사소한 사고 하나로 터질 수도 있는 거라... 1차대전 직전까지도 그런 대전쟁 벌어질 거라 아무도 생각 안했는데 어어 하다 거기까지 굴러가버렸죠...
샤한샤
24/01/05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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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렇군요?

진짜 중월전쟁 이후로 뭐 무력투사 한적이 없네요. 인도랑도 몽둥이랑 철조망으로 싸우지 총질은 안하고 있고...
우리나라에는 내일이라도 전쟁날 것 같은 기사들만 소개되는데 전문가들은 생각이 전혀 다르군요..
부르즈할리파
24/01/05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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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미 국무부 자료가 화제가 된 게 있었죠.
선박 건조능력(capabilities) 중국이 미국의 232배(...)
건조비용 중국이 미국의 1/3

결국
중국 해군력은 지금 싸우면 쳐발릴게 뻔하고 나중가면 동중국해 한정으로 역전할 수 있기 때문에 먼저 전쟁을 일으킬 이유가 없죠.
앙겔루스 노부스
24/01/05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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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 국정챈이 이렇게 또 퍼지는군요. 챈주양반 좀 알려지길 바라는거 같긴 하던데 말이죠
마샬스피커
24/01/05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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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하신 논지가 [중국은 어떻게 실패하는가]에 나온 내용이죠.

정점을 달리는 신흥 강국이 더 이상 현재의 전성기를 구가할 수 없다는 사실이 명백해지고, 지금 공격하지 않으면 기존 패권국에 대항할 수 없다는 절박함이 무리한 도발을 하게 만든다. 역사적 사례는 1차 대전의 독일, 2차 대전의 일본. 현재는 중국이 그렇게 보인다.

시기는 2020대 중반. 제 1 목표는 대만. 대만을 병합하면 불리한 지정학적 여건을 상당히 극복하고 첨단 기술에서의 우위를 일부 장악. 유일한 정통성을 갖춘 중화 국가라는 정치적 안정성의 확보.

최근 들어 중국이 유화적 행보를 보이고 있고 무력 충돌 가능성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건 맞지만, 만약에 이대로 간다면 CCP가 붕괴할 가능성도 덩달아 높아집니다. 중국은 평화롭게 망하든가, 뭐라도 한 번 해보든가 양자 택일의 상황에 내몰리고 있는건 맞다고 보여집니다. 거기다가 미국 자체의 패권을 건드리는게 아니라, 미국이 세계로부터 한 발 빼는 틈을 타 대만 정도는...? 이라고 오판할 가능성이 결코 낮지는 않다고 보여지네요. 물론 미국은 대만을 패권과 연관지어 생각하니 미국 또한 적절한 전략을 구사하는게 필요하겠죠. 위협과 신호를 적절히 섞어서.
24/01/05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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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서평 내용이고 저자에게는 약간 동의하는 부분은 있고 전체적으로 쓰니님의 서평에 고개가 끄덕여지네요. 저러한 관점으로 세계의 정세과 경제의 흐름을 보는 시선은 좋지만 모든 역사가 그렇든 반복되는 듯 하면서도 그대로 반복되지는 않죠.
미국은 정점에서 내려오는 패권국가가 맞지만 중국은 정점조차 도달하지 못하고 미국보다 빠르게 내려가고 있죠. 그런데 그 밖에 흥하는 제3국도 딱히 보이지 않죠. 즉 지금은 미국의 쇠퇴기이기도 하면서 전세계의 쇠퇴기이기도 합니다. 굳이 따지자면 세계화의 쇠퇴기이죠.
전문가들이 미장, 달러를 외치는건 저런 역사적인 세계 흐름을 몰라서가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외엔 답이 없기 때문입니다.
역사적 패권국가와 미국이 다른건 일단 앞도적인 격차에 있습니다. 역대 어느 패권 국가도 미국만큼 세계 경제적으로 큰 파이를 가져간 적은 없었다고 봅니다. 여기에 선진화된 경제, 금융 시스템이 큰 방패 역할을 합니다. 이 또한 패권국이 역사를 통해 배운 것이죠. 그래서 예전 같았으면 무너졌을 위기도 완강히 버티며 또한 그런 위기를 다른 나라에 떠넘기며 버티고 있습니다. 미국이 쇠퇴하는 끝에는 아마 중국을 포함한 미국외 모든 국가의 경제적 폐허 상태가 더 먼저 도달해 있을 겁니다.
그리도 그 다음 과거와의 차이는 핵과 미국의 군사력에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더이상 과거와 달리 전쟁은 패권국의 운명이 바뀌는 변수로 동작하지 못합니다.
물론 미국도 국내외 정치 외교적인 문제가 없는 것 아니지만 타 국가 또는 연합도 마찬가지이거나 더 심한 내홍을 겪고 있죠. 그래서 농담 삼아 미국이 패권국가에서 내려오면 다음 패권국은 미국2가 될 것이다 라고 얘기하는 것이죠.
다만 한가지 남은 변수가 있다면 기후변화라고 생각합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전세계적 재앙의 결과에 따라 초기화가 될 수도 있고 이득을 보는 나라가 생길 수도 있겠죠. 아무래도 덩치가 큰 미국이다 보니 더 아프게 맞을 거라는 생각이 들긴하거든요. 다만 다른 국가들도 같이 피해를 볼 것이고 특히 적도 라인의 후진국이나 개발도상국이 지금도 가장 큰 피해를 겪고 있다 보니 이게 상대적 격차를 무의미하게 만들 수 있는 재앙이 오는 날에는... 세계 경제를 걱정할 수준은 아닌 시나리오죠.
결국 생각해볼 수 있는 근미래의 모든 경우의 수에 미국이 패권을 놓칠 경우의 수가 보이지 않습니다.
24/01/05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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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타이완에서 온 분하고 오랜 시간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타이완 사람들이 생각외로 중국과의 전쟁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미국 등으로 탈출하는 계획을 세운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듣고 놀랐습니다.
얘기하다가 제가 보기엔 남한은 북한과의 전쟁으로 더 걱정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고, 타이완은 지나친 걱정을 하고 있는 거 같다고 했더니
남한의 군사력은 북한을 압도하지만 타이완은 그렇지 못하다니 당연한거 아닌가라고 하더군요.
우리가 보는 것보다 현지 분위기는 중국-타이완 무력 충돌을 더 심각하게 보는 것 같아서 흥미로왔습니다.
사람되고싶다
24/01/05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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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전쟁은 꼭 대만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주목하는 이슈입니다. 사실 현 국제정세에서 북한을 신경쓰는 나라는 거의 한국 하나라 봐도 무관합니다. '어 맞아, 그런 놈도 있었지 참' 수준의 존재감이죠. 오히려 존재감이 너무 사라져버린 북한이 사고칠 걸 걱정해야하는 수준. 동아시아의 화역고 하면 백이면 백 대만을 꼽을 겁니다.

다음주 토요일이 대만 대선인데 거의 전세계가 주시하고 있는 빅이벤트입니다. 여기서 친중파냐 독립파냐에 따라 동아시아는 물론 전세계 정세가 판이하게 달라지겠지요.

예전에 대만 관련 글을 썼었는데 참고하시면 도움이 되실지 모르겠습니다.(https://pgr21.co.kr/freedom/98767)
아이군
24/01/05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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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그림에서는 상당히 동의합니다.

미래에 대해서는, 현재 상황은 유럽 보다는 동아시아와 비슷하다고 봅니다.
작은 여러나라들이 경쟁해 나가는 유럽에서는 하나의 패권이 가라앉으면 다음 패권이 뜨기가 쉬운 반면에, 아시아는 사이좋게(?) 쇠퇴해 나가는 기간이 꽤 있죠....

EU나 중국이 미국을 대체하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 같고, 극우화로 인한 갈등심화는 전세계적인 일이라 그냥 당분간은 세계적으로 사이좋게 쇠퇴할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가 그 다음인데..... 이쪽은 반쯤 예언의 영역이라 잘 모르겠습니다.

1.지구온난화, 세계대전으로 인한 인류 멸망
2.로마 붕괴 이후의 암흑기와 비슷한 세계적 암흑기
3. AI가 미국을 대체해서 세계 패권을 쥠

정도로 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엄준식
24/01/05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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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인구구조를 논하시는분들이 흔히 하는 착각중의 하나가 인적자원의 비율이죠. 중국에서 대학교육이 보편화된것은 90년대생 이후입니다. 90년대 이후 출생자들의 비율이 높아지는 순간까지 중국은 끊임없이 성장할겁니다.
사람되고싶다
24/01/05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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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얼마 전에 중국 인적자원에 관련된 책 소개하는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https://pgr21.co.kr/freedom/100422)
분명 나아지고 있는 건 맞는데 여태까지 쌓여온 저학력 노동자층이 막대하고 교육 투자에 대한 결과가 나오려면 못해도 1~20년은 걸리는데 그 전에 인구감소로 골로가지 않을까 합니다. 분명 중국 일각에서는 나름대로 혁신하고 더 발전할 건 맞는데, 다른 데서 발목을 잡겠죠.
파르셀
24/01/05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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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그 브레인들이 취업할 양질의 일자리가 이미 없고, 일자리 증가속도는 지지부진한데 엘리트는 계속 늘어서 노답입니다
공부맨
24/01/05 20:18
수정 아이콘
레이달리오는

경제학자도 아니고
지정학자도 아니고
그냥 투자자인데

책은 어느정도 흥미있게 봤지만

보고 드는 생각은 중국에 투자를 얼마나 크게 한거야?란 생각이 ....
(나 중국에 투자했으니까 니들도 투자해.. )
크낙새
24/01/05 20:24
수정 아이콘
1월2일 미국 재무부에서 발표한 일일재정보고서를 보면 미 연방정부의 부채가 34조달러, 한화로 4경5천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발표됬습니다.
특히 미국채의 수요가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서 중국과 일본에서 미국채 투매가 나오는걸 보면 임계점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생각이 듭니다.
뭐 사람마다 견해는 다르겠지만 4경5천조원의 부채가 지금 현재도 점점 늘어나는데 그래도 나는 미국과 달러의 영속성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시는 분들이 많은가보네요.
앙겔루스 노부스
24/01/05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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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이 주제야 무진장 할 말이 많은 이야기긴 합니다만, 단기적으로 봐야할 이슈는 지금 중국의 부동산위기입니다. 물론 상황이 당연히 안 좋습니다만, 지금 중국 조정의 부동산 정책의 방향성은 일관되게 부채조정입니다. 정떡 댓글일 수 있어 안되었십니다만, 지금 한국이 부채조정이 지지부진한 걸넘어 아직도 방조를 넘어 조장하는 듯이 보이는 것과 비교하면 중국쪽의 방향성 자체는 훨씬 합당한 방향이긴 해요. 개인적인 지론이 어차피 중국도 한번은 공황을 맞아야 한다, 라는 거긴 했습니다. 오히려 지난 30년간 공황없이 계속 크는 바람에 오해도 편견도 공포감도 더 심해져버린 면이 있죠. 이번에 깔쌈하게 경제위기 한방 맞고 거품을 빼고나면 인구가 어쨌건간에 한동안은 괜찮을겁니다 한동안은. 지금 제가 말하는게 단기적관점이어서기도 하구요. 민주국가라는 한국도 노인빈곤율이 40%인데도 노인들 알아서 살다 죽으라 하면서 잘만 버티는데 공산국가인 중국이 그걸 못/안할거 같진 않거든요.

그렇게 거품을 한번 빼고나면 한동안은 성장탄력이 다시 나올 수 있을겝니다. 지금 중국이 확 처진것처럼 보이는 가장 큰 이유가 달러강세 위안약세인데, 이것도 언젠간 - 아니 그냥 당장 올해부터 미국금리인하로 완화될거기도 하구요. 심지어, 조정의 통제하에 부동산 거품을 큰 위기없이 해소해내기라도 한다면, 지속적으로 중국 고평가의 원인이 되어왔던 것중 하나인, 경제에 대한 통제능력이란 점이 오히려 강력히 증명되는거기도 하고, 지금으로선 그럴 확률이 낮지도 않다고 보는지라.

글구 중간에 서양은 개인주의 동양은 전체주의라고 쓰셨는데, 정치용어로서 전체주의는 파시즘등등 오히려 서양에서 등장한 권위주의적 사상을 일컫는거에 가깝기 때문에, 사회적 관점이란 점에서 보자면 집단주의라고 쓰시는게 더 적절하다고 봅니다
사람되고싶다
24/01/05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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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최근의 중국 경기 둔화는 부동산 위기도 크지만 근본적으로 전세계적 수요 감소 때문이라고 봅니다. 수출 주도 경제 돌리던 나라 줄줄이 다 때려 맞고 골골대고 있죠. 벌써부터 무슨 인구구조니 일본식 장기 불황이니 하는 건 한참 섣부른 판단이라고 봅니다. 인구구조 폭탄 때려맞기엔 한 10년은 남았다고 봐요. 막대한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하고 나서야 본격적으로 위기가 실현될 거라.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금융 자유화도 안 됐고 관치금융 특성상 결국 부동산 위기도 잘 넘길 거라 봅니다. 부채 비율 낮추는 것도 분명 맞는 방향이라고 봐요. 다만 그게 한국의 IMF 같이 전방위적인 구조조정인가?에 대한 의문이 첫 번째고 두 번째는 그 이후에 회복을 도와줄 우호적인 상황이 될까? 입니다. 전자는 부동산 부분은 분명 구조조정이 되겠는데 국진민퇴로 대표되는 현재 가장 비효율적인 국영기업이 줄줄이 도산하고 날아갈 수 있겠느냐?고 후자는 한국이 IMF 이후 중국 코인 타서 급격하게 회복 + 성장한 것 정도의 외부 조력이 있을까 싶거든요. 오히려 세계화의 종말로 좀 더 적대적인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물론 공급망 재편이 그렇게 서구에서 떠드는 것만큼 쉽게 될 거라곤 생각 안하는데, 힘들게 일어나야 할 때 발걸음 무겁게 할 정도는 충분히 할 것 같거든요.

전체주의 부분은 저번 글에서도 잘못 썼는데 지적 감사합니다. 집단주의 쪽이 훨씬 맞네요.
24/01/05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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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1인당 소득 3만불에 기초연금이라도 주지 중국은 진짜 별볼일 없는데 노령화된 노인들 그렇게 죽으라고 내몰기야 가능은 하겠지만 쉬운일이 아니고 진짜 죽으라고 저항할텐데 엄청난 사회혼란 감수해야 할걸요
파워크런치
24/01/06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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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 워 라는 책을 읽어보시면 되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러시아가 각종 스파이를 보내 미국의 반도체산업을 따라가려 했는데, 체제의 한계에 따라 베끼시오 전략이 안 먹혀서 결국 실패했다는 게 너무 흥미로웠거든요. 단순 기초과학 등 연구기술 면에서는 미국이나 러시아나 비슷했는데, 양산을 효율적으로 하려고 공정 하나하나를 개선하는 건 "부자가 되고 싶다" 는 개인들의 열망 덕분에 가능했고 이것이 결국 현재 미국의 기술패권을 만드는 힘이 되었거든요.

위에서 말씀하신 혁신 vs 사회안정의 문제는 지금 대한민국에 혁신기업이 없는 것과도 어느정도 일맥상통하지 않나 싶습니다. 미국의 경우 빠르게 우버, 리프트가 도입되어 전세계로 퍼지고 교통서비스를 훨씬 원활하게 낮은 가격에 사용가능한 것, 한국의 원유가격연동제 때문에 우유 및 빵가격이 올라 높은 소비자물가로 고통받는 것 등... 사회 전체를 위해 혁신을 드라이브하되 피해보는 사람들에게 실업급여 등으로 지원을 하면 좋을텐데, 현재는 특정 집단을 위해 변화를 아예 틀어막고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강요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다소 문제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사람되고싶다
24/01/08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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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워 재밌는 책이죠 흐흐. 그 책 읽고 중국의 반도체 자립에 대한 부분은 한시름 놨습니다. 미국의 칩스법도 저자가 꽤나 관여했다고 들었는데 초크 포인트를 잘 짚었더라고요. 진짜 효율적으로 중국 성장 날개를 꺾어버린 거 보고 감탄했어요. YMTC랑 CXMT 조져놓은 건 진짜 현대 한국의 재조지은 수준이고... 트럼프 되면 이런 세련되고 효과적인 방식 다 갖다 버리고 무식하게 관세만 때려박을 것 같아서 걱정됩니다...

한국의 사회적 자원 배분은... 사실 할 말은 많지만 정게 가야하는 내용이다보니.
포카칩은소금맛
24/01/07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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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프로젝트때문에 책을 못 읽어서 너무 아쉬웠는데, 서평덕에 그나마 좀 갈증을 해소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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