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3/12/15 20:06:44
Name TAEYEON
Subject [일반] [똥글] 양녕이 태종에게 보낸 편지 (수정됨)


온갖 해괴망측한 일들을 벌이고 다니던 양녕은 결국 인내심의 한계를 느낀 태종에 의해 세자에서 폐위되고 맙니다.
양녕이 폐위되는 결정적인 사건이 바로 어리 스캔들인데 내용은 대충 넘어가고 이때를 전후로 해서 매번 태종에게 용서를 구하던 양녕이 도대체 무슨 미친생각인지 아래와 같은 편지를 보내면서 스스로 파멸의 구덩이로 들어갑니다..(..)


아래는 양녕이 태종에 보낸 편지의 내용 일부

전하를 모시는 여인들은 다 궁안에 들이셨는데 모두 중하게 생각하여 받아들인 것입니까?
어리를 내보내라 하셨으나 그녀가 살아가기 어려우리라 생각하였고 또 바깥에 내보내 사람들과 어울리게 되면 모양새가 사나울것이기에 내보내지 않았습니다.
  
지금에 이르도록 신의 여러 첩을 내보내어 곡성이 사방에 이르고 원망이 나라안에 가득하옵니다.

한 고조는 재물을 탐하고 여색을 좋아하였으나 마침내 천하를 평정하였고 진나라 왕 광은 비록 어질다는 평은 들었으나 그가 즉위함에 이르러 나라가 망하였사옵니다.

전하께서는 신이 끝내 효도하리란 것을 어찌 알지 못하십니까?

무릇 임금은 사사로움이 없어야 할 텐데 신효창은 태조를 불의에 빠드렸으니 그 죄가 무거운데 용서하시었고 김한로는 오로지 신의 마음을 기쁘게 했을 뿐인데 버리셨으니 공신들이 이로부터 위험해질 것입니다.


전후사정을 모른 채 봐도 사실 좀 돼먹지 못한 표현들이 있는데(..)
양녕이 그간 했던 온갖 행동들과 어리 스캔들에서 보여줬던 행동들을 보면 이거 진짜 찐으로 미친놈 아닌가?싶습니다.
이걸 본인 스스로 직접 적어서 태종에게 보냈으니 진짜 미친놈이 맞을지도?
참고로 이 사건의 여파로 양녕을 쉴드쳐주던 황희에 대한 실망감때문인지 태종이 파직시켰다가 상왕으로 물러났을때 세종에게 다시 불러들이라고 권유한 덕분에 간신히 살아남았고
세자의 장인이었던 김한로는..(..) 저 어리라는 여인을 숨겼다가 다시 세자궁에 들인 것, 김한로 자체가 태종 본인의 과거 합격동기이자 같은 스승 밑에서 공부했던 친구였던 것, 정치적인 권모술수와는 거리가 좀 멀다고 생각해서 세자의 장인으로 삼아준건데 그 실망감이 오죽컸으면 그대로 한큐에 보내버립니다. (그래도 죽이진 않았음)

추가로 어리는 이후 결국 양녕과 함께 하게 되는데 양녕이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 틈을 타서 양녕의 유모와 김한로의 첩이 빡쳐서 어리를 구타해버렸고 결국 어리는 그날로 자살해버립니다.
뒤늦게 집으로 돌아온 양녕은 어리가 자살했다는 말을 듣고도 그래서 뭐 어쩌라는 듯 그냥 악기 연주하면서 그에 관한 한마디도 안하고 썡갓다고...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겨울삼각형
23/12/15 20:12
수정 아이콘
저 양녕이 죽지도 않고 오래 살아남아서 계유정난때 수양대군 편을 들어서...
23/12/16 02:52
수정 아이콘
양녕이 수양대군 편 안 들면 판세가 바뀔만했을까요? 안 그럴 것 같은데.
따마유시
23/12/17 21:29
수정 아이콘
그냥 등신이 등신짓한거고 약간의 합리화만 시킨거지 벌어질일은 벌어졌다고 봐야죠. 물론 그렇다고 저치가 한일이 정당화 되지는 않겠지만요
전자수도승
23/12/15 20:13
수정 아이콘
공염불
23/12/15 20:13
수정 아이콘
사이코패스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일찍 죽기라도 하지, 오래도 살아 꼴에 또 종친 원로랍시고 수양쉬레기 부추기기나 하고. 후우...
일모도원
23/12/15 20:19
수정 아이콘
어릴때 멋도 모르고 왕자릴 잘난 세종한테 양보만 좀 철없지만 멋진 형인 줄 알았는데
실상은 미친놈이었고..
23/12/15 20:38
수정 아이콘
잘 기억이 안나는데 이 편지가 용의 눈물에서는 폐세자 결정 내리기 전 마지막 상소로 각색되지 않았던가요?
태종이 드디어 양녕이 개과천선 한거 아닌가 싱글벙글하다가 '오오 세자가 편지를? 어서 들라하라.' 이러고 편지 읽는데 이민우 나레이션으로 본문의 편지내용 나오더니 부들부들 하면서 세자 폐위를 논하겠다고 하고 끝났던걸로 기억하는데 크크
Bronx Bombers
23/12/15 22:08
수정 아이콘
용의 눈물의 양녕은 실제 역사 대비 굉장히 미화된 케이스라 본문같은 막장 내용은 안 나왔던 걸로 기억합니다
대충 '소자는 군왕 자리는 관심 없으니 어쩌구 저쩌구.....'내용이었던 걸로

양녕의 양아치스러움이 제대로 고증된 건 태종 이방원이 거의 처음이었을 겁니다.
눕이애오
23/12/15 21:14
수정 아이콘
되먹지 못하누아들마저도 나라를 위해 숙청해버렸다면 태종은 역사에 어떻게 남았을까 새삼 궁금해지네요
재활용
23/12/15 21:25
수정 아이콘
그랬다면 완전 조선의 이반 대제...;
23/12/16 09:09
수정 아이콘
하지만 태종이 못한걸 영조는 해내는데...
23/12/15 21:32
수정 아이콘
까도 까도 괴담만
양아치 그자체의 삶을 살다 간 쓰레기죠
23/12/15 21:58
수정 아이콘
태종의 어두운면은 이어받은 양녕과 밝은 부분을 이어받은 충녕이 각각 존재한다면 결국 어둠의 태종이 조선을 먹어치운거죠. 대충 착한부우와 나쁜부우가 싸워서 슈퍼부우가 된 느낌..
밀리어
23/12/15 22:12
수정 아이콘
태종이 반란에선 형제도 없는 악랄한 인물인데 양녕에게만큼은 너무 물렀다는 생각이네요
Bronx Bombers
23/12/15 22:21
수정 아이콘
이방원이 셋이나 아들들 돌 되기 전에 보내고 나이 30 다 되어서 겨우겨우 얻은 첫 아들이라.....
23/12/16 18:37
수정 아이콘
사실 자식들에게는 다 물렀습니다...
Karmotrine
23/12/15 22:16
수정 아이콘
뒤늦게 중2병 터졌나
사상최악
23/12/15 22:26
수정 아이콘
조선은 낭만이 있는 나라였네요.
아버지고 아들고이고 간에 일단 논리로 박아버리면 그만인 곳.
파프리카
23/12/15 22:40
수정 아이콘
어쨌든 못난 사위 덕분에(?) 김한로는 자연사할 수 있었군요.
23/12/16 01:24
수정 아이콘
(수정됨)
삭제, 우회 욕설(벌점 4점)
23/12/16 09:13
수정 아이콘
저 양녕이 임해군에 비하면 선녀긴 하죠. 양녕은 세자책봉까지는 되었었는데 임해군은 선조가 차마 세자책봉할 생각조차 못함.
23/12/16 09:25
수정 아이콘
현대에 세탁기를 그렇게 돌렸는데도 때가 안빠져서 GG친 케이스
Bronx Bombers
23/12/16 11:17
수정 아이콘
근데 양녕 미화는 생각보다 역사가 오래 되긴 했습니다. 심지어 숙종시절에 '성군이었던 아우를 위해 보위를 양보한 세자'라는 명목으로 공식적으로 사당에 모셔지기까지 했어요. 세조도 그렇고 양녕대군도 조선왕조실록이 완역되면서 평가가 극적으로 뒤집힌거라 현대 미디어가 단순히 세탁기를 돌려서 그렇게 된건 아니고 조선시대부터 행해졌던 양녕 미화 윤색이 실록 완역으로 벗겨졌다고 봐야죠
밀리어
23/12/16 13:05
수정 아이콘
그게 양녕이 자기는 깜냥아닌거 알아서 동생한테 물려주려고 악행을 했다는 세자양보설이라는데 근거가 있는건가요?

양녕이 혹독한 교육을 받다보니까 엇나간게 아닌가 싶거든요.
Bronx Bombers
23/12/16 13:06
수정 아이콘
전혀 근거 없고 오히려 세자 자리를 놓지 않으려고 발악하는 건 나옵니다.
23/12/16 15:11
수정 아이콘
어떤 분은 이승만이 양녕후손이라 미화된거라 하시기에 그런가보다 했는데 아니었군요.
가르쳐주셔서 고맙습니다.
23/12/16 20:04
수정 아이콘
조선시대에도 양녕 미화가 있었다니.. 처음 알았네요
카바라스
23/12/17 17:43
수정 아이콘
조선왕실 입장에서도 세자가 성군에게 아름답게 양보했다는 그림이 온갖 개망나니짓하다 쫓겨난것보다는 모양새가 좋았으니까.. 후자가 진실이긴하지만요.
겨울나기
23/12/17 17:24
수정 아이콘
숙종도 경종이 마음에 안 들었었나 하는 음모론 냄새가 스멀스멀…
23/12/16 19:17
수정 아이콘
흉-참 안 당한 걸 다행으로 알아야
노둣돌
23/12/18 09:54
수정 아이콘
양녕이 세자에 책봉된 나이가 만 10세입니다.
초등학교 4학년이면 철들 나이는 아니죠.
세자책봉에 즈음하여 발표한 태종의 교지는 이런 내용을 담고 있었다고 하네요.
'세자 양녕은 천성이 포악하고 글읽기에 소홀하므로 어진 사람을 곁에 두어야 한다'
다소 마음에 들지 않았다손 치더라도 부모가 이런 선입견으로 양육한다면 올바른 인성을 갖추기는 쉽지 않았을 겁니다.
태종의 책임이 적지 않았다고 봅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0486 [일반] 리디북스 메가 마크다운 라인업 확정 [48] 렌야11925 23/12/16 11925 0
100485 [일반] 보고 읽은 것 푸른 눈의 사무라이(넷플릭스) / 가여운 것들(엘러스데어 그레이) - 스포 주의 [4] mayuri8302 23/12/16 8302 1
100484 [일반] [팝송] 제임스 블런트 새 앨범 "Who We Used To Be" [6] 김치찌개5403 23/12/16 5403 1
100483 [일반] [똥글] 양녕이 태종에게 보낸 편지 [31] TAEYEON10116 23/12/15 10116 5
100482 [일반] 커뮤니티에서 외모에 대한 선망은 다른 부러움과 다른거 같다. [15] 마트과자11353 23/12/15 11353 0
100481 [정치] 김건희를 ‘살려준’ 검사들?? - 통정매매 녹취록 공개 [103] Janzisuka17579 23/12/15 17579 0
100480 [정치] 윤 대통령, 파리서 총수들 불러 폭탄주…엑스포 투표 나흘 전 [104] 빼사스16978 23/12/15 16978 0
100479 [일반] 인권에서 특권으로 - 경제적 자유 [7] 계층방정7537 23/12/15 7537 10
100478 [일반] 뉴욕타임스 12. 4. 일자 기사 번역(천연수소의 발견) [24] 오후2시10407 23/12/14 10407 7
100477 [일반] (스포)주술회전 2기는 애니 잘만들긴 했네요. ​ [21] 그때가언제라도8568 23/12/14 8568 0
100476 [일반] 11번가 콜옵션 포기에 대한 생각 (실수 삭제로 복구 업로드) [11] 깐부7550 23/12/14 7550 0
100475 [정치] 제3지대는 어디로... [137] 대장햄토리16255 23/12/14 16255 0
100473 [일반] 와인도 이렇게 열심히 사는데 / 와인의 역사 [25] Fig.112157 23/12/14 12157 19
100472 [정치]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가 신당 창당의사를 공식화했네요. [235] 홍철21398 23/12/13 21398 0
100471 [일반] Official髭男dism - SOULSOUP [12] 대장햄토리7811 23/12/13 7811 1
100470 [정치] 의사를 ‘살려준’ 검사들, 공수처 고발 [32] lexicon13635 23/12/13 13635 0
100469 [정치] (유머) 레알 유튜버가 키운 정치인 [47] VictoryFood14013 23/12/13 14013 0
100468 [일반] 내 총기, 다 어디갔어? [18] 영호충10900 23/12/13 10900 8
100467 [일반] 두 돌이 된 아이는 너무 귀엽고, 부부의 낙은 모르겠다 (육아일기) [28] 두괴즐9060 23/12/13 9060 33
100466 [일반] 강아지 하네스 제작기 (5) - 챗GPT와의 제품 논의 [16] 니체6534 23/12/12 6534 9
100465 [정치] 군수 딸이 시험 응시하니 선발 인원을 늘려 합격시킨 일이 일어났습니다 [55] will15798 23/12/12 15798 0
100464 [정치] '피닉스' 이인제 전 국회의원 내년 총선 출마 공식선언 [73] 흰둥14389 23/12/12 14389 0
100463 [일반] WIFI 7 내년 초 승인, SSD 가격 55% 상승 예상 [55] SAS Tony Parker 11891 23/12/12 11891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