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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3/10/30 18:18:01
Name 후추통
Subject [일반] 피와 살점이 흐르는 땅, 팔레스타인 (7) 피흘리는 백향목
검은 9월 이후 PLO는 요르단을 떠나 레바논으로 이동합니다. 이스라엘 북부에 접경된 레바논 남부는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많이 살던 지역이었고 레바논 정부는 1969년 PLO와 카이로 협정을 맺어 사실상 이 지역을 방관해버립니다. 당시 레바논 주류세력이었던 기독교 마론파는 이 접경지대는 마론파나 다른 기독교 세력이 살던 곳도 아니고 이슬람 떨거지들이 사는데다 팔레스타인 떨거지들도 와서 사는 것이니 별 신경조차 쓰지 않았습니다.

팔레스타인이 온갖 사건을 벌이기 전까진 말이죠.

PLO가 레바논으로 온 직후인 70년 12월 22일 이스라엘-레바논 국경지대인 아비빔에서 학생들을 태우고 등교하던 스쿨버스 양쪽에서 총격과 RPG 집중공격이 쏟아져 어린이 9명을 포함 12명이 죽고 25명이 다쳤습니다.

72년 5월 30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와 연계된 일본적군파 대원 3명이 이스라엘 로드 공항(현 밴구리온 공항)에서 공항이용객들에게 총기를 난사하고 수류탄을 던져 26명이 사망하고 80명이 다칩니다.

74년 4월 11일 이스라엘 키르야트 시모나에 역시 아비빔 사건을 일으킨 세력이 들이닥쳐 야누스 코르차크 초등학교를 습격했는데 학생들이 없자 인근 건물에 들어가 어린이 8명을 포함해 18명을 죽이고 16명을 다치게 한 뒤 이스라엘의 진압부대가 오자 자폭 자살한 키르야트 시모나 학살을 벌입니다.

한달 뒤에는 마아롯 지역의 네티브 메이어 초등학교에 무장세력이 쳐들어와 학생과 교사를 인질로 잡고 이스라엘에 수감된 로드 공항 사건 실행범 중 하나인 오카모토 고조를 비롯한 수감자들과 아랍인들을 풀어주라고 요구하다가 샤이렛 매트칼이 진압작전을 시작하자 인질들을 사이에 설치된 폭발물을 터뜨립니다. 이미 이들은 침투시점에 직물공장에서 일을 마치고 퇴근하던 기독교 아랍계 여성들의 통근차량에 사격해 여성 1명을 살해했고 마아롯 지역에 있는 민간인 거주 구역에서 치안대라고 속여 문을 열게 한뒤 임신 16개월차인 임산부인 아내를 포함한 부부와 4살난 아들을 죽이고 5살 딸어게 부상을 입힙니다. 당시 벙어리였던 3개월 된 아들만이 어떠한 상처도 입지 않았죠. 결국 이 결과 31명이 사망하고 70명이 다칩니다.

이후 75년에 사보이 호텔 공격사건과 크파르 유발 인질 사태 등 PFLP와 DFLP가 벌인 사태로 인해 이스라엘은 정말 머리 끝까지 화가 났습니다. 이런 사건이 벌어질때마다 이 무장세력들의 본거지와 난민캠프에 대한 보복 폭격을 퍼부었죠. 여기에 레바논 남부에 대한 순찰을 강화하긴 했지만 여전히 문제가 남았습니다.

이 상황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은 레바논에서 무시못할 숫자가 되었는데 75년 초에 무장병력만 보면 아라파트의 파타가 7천명, 시리아 지원을 받는 팔레스타인 바트당 무장세력인 앗 사이카가 4500명 DFLP가 2500명 PFLP가 2천명 등 총합 2만 1천여명이 넘어섰습니다.

여기에 레바논 주류를 차지한 마론파도 PLO가 눈엣가시였습니다. 이는 프랑스가 1차적으로 조장한 분열과 마론파 기독교도, 수니파, 시아파가 각기 국가관이 상이한 것이 최종적으로는 권력배분으로 겨우 봉합한 상황에서 팔레스타인 난민이 들어오면서 이 겨우겨우 틀어막은 봉인이 언제 깨질지도 모르고, 여기에 PLO내에도 PFLP나 DFLP의 리더인 조지 하바쉬와 나예프 하왓메는 기독교인이었음에도 아랍 민족주의를 지지하는 바람에 팔레스타인 내의 기독교인들도 마론파와 적대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여기에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이 이스라엘과의 국경을 침범해 테러를 저지르고 사람을 납치해 오는 등 이스라엘의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었고, 이스라엘은 이스라엘대로 공군과 포병을 동원해 레바논 남부의 팔레스타인 난민 캠프를 두들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PLO 본부가 있는 베이루트에 특수부대를 투입시켜 테러용의자들과 팔레스타인 지도자들에 대한 납치, 체포, 암살, 처형을 해대는 바람에 레바논 전 지역은 계속 시끄러워집니다.

결국 75년 4월 레바논 정부가 마론파가 운영하는 회사에 어업권을 주고 이에 반발한 시아파 어민들에게 레바논 군이 강제진압을 시작하면서 결국 불이 붙습니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 PLO의 전사들이 버스에 나눠타고 마론파 팔랑헤당이 예배를 거행하는 교회에 총격을 가했고 팔랑헤 민병대들도 이에 응전하면서 27명이 사망합니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마론파 팔랑헤 민병대와 팔레스타인-무슬림 민병대간 총격전이 시작됩니다.

이로서 시작된 서로간에 대한 적대심은 단순 전투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저격, 로켓탄을 상대방 시설에 날려대고 누구든 가리지 않고 PLO , 마론파, 시아파, 수니파, 정교회 민병대들은 각기 검문소를 설치하고 종교를 확인하며 본인들과 적대할거라 예상되는 인사들을 납치, 고문, 처형하는데 골몰합니다. 얼마나 심각했는지 이런 행동은 다른 국가의 외교관이라고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여기에 서로 기본적인 학살은 패시브로 장착해서 적게는 수명, 심하면 천여명을 학살하는 사건이 계속 벌어집니다. 결국 이런 학살이 이어지자 무슬림과 기독교인들은 자기 종파가 지배하는 지역으로 피신했고, 이는 레바논 내 난민을 양산했으며 베이루트는 사실상 무슬림과 팔레스타인 난민이 장악한 서 베이루트와 마론파가 거주하는 동 베이루트로 나뉘었고, 호텔 전투라고 불리는 베이루트 해안선에 늘어선 호텔들이 각 민병대가 장악해 총격, 저격, 포격을 하며 서로를 죽여대는 행위를 벌이기 시작합니다. 여기에 레바논 정부와 레바논 정부군은 이런 상황에서 아무것도 하지도, 할수도 없었습니다. 국가 조직 자체가 대통령은 마론파, 국무총리는 수니파, 국회의장은 시아파에 내각 각료와 군 직위도 이런 종파간 나눠진 상태에서 서로 죽여대는 상태이니 되려 자신들이 지지하는 민병대에 가담해 싸워대고 학살해대는 것이 더 당연한 상태였거든요. 그리고 이 와중에도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은 국제적군과 반 이스라엘 세력의 도움을 받아 에어 프랑스 139편을 납치해 우간다로 간 사건을 벌이는 등 온갖 짓거리를 벌이게 됩니다.

PLO의 주 자금원은 사우디, 이라크, 리비아 등의 산유국들의 지원금이었고 아라파트는 그 자금을 본인에게 돌리는 한편 이 자금에 대한 PLO의 자금  감독을 일체 인정하지 않아서 결과적으로 PLO의 활동 자금, 아니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들이 하는 모든 행동에 대한 자금은 결국 아라파트의 주머니에서 나왔고 아라파트는 이 돈으로 본인의 지도력에 대한 도전을 용납하지 않는 동시에 자신을 충실히 따르는 종파와 게릴라들에 대해서는 풍부한 금전보상을 하며 PLO를 완전히 장악하고 아라파트에게 확고한 충성을 바치도록 만듭니다. 결국 아라파트는 PLO의 수장으로 있던 이때만 하더라도 본인이 팔레스타인 게릴라와 테러리스트에 대한 통제력이 없었다는 말은 거짓말이었습니다.

이렇게 팔레스타인이 끼어들며 난장판이 되어 피바람이 부는 레바논은 이것도 부족하다는 듯 피폭풍이 불어들 준비를 합니다. 그리고 이 레바논의 참극은 이제 시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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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wnTeamisDown
23/10/30 18:33
수정 아이콘
(수정됨) 다음편엔 다른 주인공 이스라엘이 등장할 차례군요.
이동네는 피가 마를날이 없는 동시에 왜 팔레스타인난민이 갈곳이 없는지를 보여주는 일이죠.
23/10/30 19:37
수정 아이콘
완결되면 몰아서 보려했는데 못참고 봐야겠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한쓰우와와
23/10/31 01:14
수정 아이콘
뭐랄까... 읽다보면 PLO는 역병신 같은 느낌입니다. 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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