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오버워치 이스포츠는 소위 챔피언십 위크를 맞이했습니다.
이미 웨이보가 우승한 중국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유럽, 북미, 한국, 일본 & 퍼시픽)의 우승팀 및 월드 파이널 진출팀이 결정되는 주말이였죠.
직전에 쓴 글에서 재밌는 경기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너무 많이 나와서 만족스러웠던 한 주였습니다.

먼저 북미에서는 두 파트너 팀 리퀴드와 SSG가 결승에서 만났습니다.
리퀴드가 전승 행진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무난한 우승을 할 것 같았지만, 패자조에서 사쿠라 이스포츠, 지케이를 연이어 꺾은 SSG의 저력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승패를 주고 받으며 7세트까지 경기가 진행됐고, 마지막 맵인 지브롤터에서 추가시간에 승패를 결정짓는 마지막 한타가 열렸는데...
SSG의 탱커 호크 선수의 디바의 메카가 궁극기 게이지 99%에서 터지면서 리필을 시도조차 해보지 못했고, 경기는 리퀴드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피해를 17만 더 줬어도 궁극기를 채워서 판도를 뒤집을 수 있었는데, 정말 극적으로 승패가 갈렸습니다.
이로서 북미에서는 리퀴드가 1시드, SSG가 2시드, 지케이가 3시드로 월드 파이널에 올라갔습니다.

유럽에서는 예상대로 알 카시디아와 트위스티드 마인즈의 라이벌리가 계속 됐습니다.
OWCS에서의 경기 뿐만 아니라 사우디 자체 대회에서도 매번 만나는데, 역시 유럽의 라쿤 팔콘 다웠습니다.
결승전은 4:1로 트위스티드 마인즈의 승리로 끝났는데, 그 전에 열린 승자 결승에서 만난 두 팀의 경기는 진짜 재밌었습니다.
특히 4세트 이스페란사는 제가 본 어떤 밀기 경기 보다도 충격적이었는데, 경기 막판에 벌어진 일들을 정리하면...
(참고로 이스페란사의 길이는 142.41m입니다.)
3분 47초 - 알 카시디아가 123.3m까지 밀면서 승기를 잡습니다.
1분 17초 - 트위스티드 마인즈가 134.94m까지 밀면서 역전합니다.
추가 시간 - 알 카시디아가 다시 이걸 뒤집어서 이깁니다.
오버워치 2에서의 밀기 모드는 보통 한 쪽이 100m만 넘어가도 게임이 끝났다고 보는데, 이걸 뒤집는 장면이 두 번이나 연속으로 나왔습니다.
한 번만 나와도 역대급 역전인데 말이죠.
뒤이은 5세트 플래시포인트도 보기 힘들다는 패패승승승이 나왔지만, 4세트만큼의 도파민 폭발은 아니었네요.
아무튼 유럽에서는 1번 시드 트위스티드 마인즈, 2번 시드 알 카시디아, 3번 시드 팀 펩스가 옵니다.
젠지는 에이스인 엑조디알 선수의 인터넷 접속 불량 문제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VP를 잡고도 월드 파이널에 진출하지 못했습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두 개의 대회가 동시에 열렸습니다.
먼저 퍼시픽과 일본의 대항전에서는 OWCS 재팬 우승팀인 바렐이 OWCS 퍼시픽 우승팀인 노즈블리드 이스포츠(구 블리드)에게 승리하고 스톡홀름행 티켓을 얻었습니다.
늘 OWCS 아시아 대회를 하면 퍼시픽 > 일본 지역이었는데, 드디어 일본이 처음으로 상성을 극복했습니다.
탑드래곤, 슬리 두 용병을 영입한 순간부터 재팬 지역에는 적수가 없었고, EWC에서 중국 3번 시드인 ROC를 잡을 만큼 강팀이었기 때문에 예상된 결과긴 한데, 일본 오버워치 인기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모두의 관심사였던 로드 투 월드 파이널. 한국 팀 간의 대회는 최고였습니다.
역대급으로 노잼이었던 스테이지 3 정규시즌은 모두 이걸 위한 희생이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요.
첫 경기였던 팔콘 대 온사이드 부터 풀 세트를 가는 경기가 나올 때 부터 심상치 않았는데, 둘째 날 라쿤 vs 팔콘, T1 vs WAE도 예상을 할 수 없는 전개가 펼쳐졌고, 마지막 날 결승에서의 라쿤 대 팔콘 경기는 정점을 찍었습니다. 제가 여태까지 본 옵치 경기 중에 세 손가락 안에 꼽힐 만큼 엄청난 경기였습니다. 서로의 장단점을 카운터치기 위해 온갖 조합이 다 나왔는데, 라인하르트 미러전까지 보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작년부터 계속 국내 대회 및 국제 대회 우승팀은 라쿤 아니면 팔콘이었고, 라팔전은 너무 많이 봤으니 새로운 얼굴이 좀 나왔으면 좋겠다 싶어서 늘 제타, T1, WAE 등의 팀을 응원하는 편이었는데, 라쿤 팔콘이 다른 팀들은 범접할 수 없는 경기 퀄리티를 뽑아내니까 할 말이 없네요. 두 팀이 다 해먹어도 상관 없으니 명경기 많이 봤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올 해 오버워치 대회는 11월 26일에 시작하는 월드 파이널 단 하나만 남았네요.
늘 오버워치 글 봐주셔서 감사 드리고, 월드 파이널 직전에 프리뷰 글과 함께 돌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