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시즌 챔피언십 첫 날 경기에는 그룹스테이지 첫 경기와 승자조 경기가 진행됐습니다.
결과는 예상대로였지만, 과정은 예상대로가 아니어서 재밌었습니다.

A조에서는 팔콘이 8강에 진출했습니다.
LCQ에서 돌아오기 시작한 경기력이 어느정도 궤도에 오른 느낌입니다.
AG.AL을 가볍게 2:0으로 잡고, 웨이보와는 혈전 끝에 3:2로 승리했습니다.
프로퍼의 폼이 완전 미쳤고, 썸원도 23년도 월드 챔피언의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한 점이 고무적이었네요.
웨이보는 진짜 잘 했는데 아쉽게 됐습니다.
팔콘을 상대로 5세트까지 끌고 왔고, 선공에서 3점을 얻어내면서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왔는데...
수비에서 과감한 여우길 사용이 패착이 되면서 고속도로가 났고, 결국 최종전으로 내려갔습니다.
그래서 A조에서는 웨이보, AG.AL, VP 세 팀 중 한팀만 살아남게 됐는데, 누가 올라올 지는 모르겠네요.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것은 웨이보지만, VP도 웨이보를 상대로 한 세트를 땄고,
AG.AL은 첫 날 부진했지만 루시우-모이라만 버리면 다시 잘 할 것 같아서 말이죠.
B조에서는 당연히 라쿤이 올라갔는데, 올라가는 과정이 쉽진 않았습니다.
바렐을 상대로는 쉽게 이겼지만 팀리퀴드에게 역스윕을 당할 뻔 했습니다.
3, 4세트를 압도적으로 내줘서 항저우의 악몽이 재현되나 싶었는데, 그래도 5세트에서 잘 수습했습니다.
B조의 남은 자리는 리퀴드가 차지할 것 같습니다.
지난 항저우 때도 잘 했던 제러가 여전히 좋았고, 인펙티드나 루팔, 베가 모두 기대 이상이었네요.
바렐과 ROC는 리퀴드와는 격차가 많이 나서 패자조에서 1승을 두고 멋진 승부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국팀이 없는 유일한 조 C조에서는 알 카사디야가 1위를 차지했습니다.
승자조에서 북미 1위 Geekay와의 경기에서 역스윕 당할 뻔 했지만 간신히 이겼습니다.
이번에 유럽 팀들이 우승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외국 관계자들의 말이 있었는데, 그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유럽의 자존심은 지켰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여기도 Geekay가 무난하게 2위를 차지할 것 같습니다.
팀 CC도 항저우 때와 별 차이가 없었고, 남미 팀 ZK는 개인 피지컬이 돋보이는 장면 몇 개를 제외하면 예상대로였네요.
D조에서는 예상대로 T1이 8강에 진출했습니다.
다른 조 1위가 승자전에서 고생끝에 올라간 반면, T1은 무실세트로 쉽게 올라갔습니다.
흠 잡을 것 없는 완벽한 경기력이라서 더 할 말이 없네요.
원래는 Twisted Minds가 진짜 잘한다. T1을 제치고 1위를 할 수도 있다라는 말까지 있었는데, 과대포장이었습니다.
Sign에게 2:1로 패배하면서 T1은 만나보지도 못했으니까요. 역시 유럽쪽 관계자들의 말은 믿을 게 못 됩니다.
아마 Sign과 최종전에서 붙을 것 같은데, 두 팀이 붙었던 첫 경기가 팽팽했던 만큼 엄대 엄일 것 같습니다.

오늘 10시부터는 패자조와 최종전 경기가 펼쳐집니다.
비록 AG.AL을 제외한 한국 팀 경기는 없지만 오늘 경기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