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번 2025 T1 홈그라운드 중 1일차 T1vs젠지 LCK 경기 "원정관람"을 하고 온 간략한 후기입니다.
사진을 함께 좀 올리면 좋을텐데 찍은 사진이 별로 없기도 하고, 사실 좀 귀찮기도 해서 글로만 써 봅니다;;
전 DK 팬이고, 캐니언 이적 후 젠지를 두 번째 응원팀으로 두고 있는 LCK 팬입니다. 지금은 젠지 팬들에게 거의 금지어 처럼 되어버려서 좀 씁쓸하지만 앰비션의 삼성 갤럭시 시절 가장 응원했던 팀이기도 했었는데, 앰비션 떠난 이후 왠지 정이 안붙어서 플레임 따라 담원으로 갔다가 한참이 지난 뒤에 어찌어찌 다시 젠지도 많이 응원하고 있네요 흐흐
스타크래프트 시절엔 종종 직관도 했고, 결승전도 두세차례 갔었는데 롤은 젠지팬인 지인 덕분에 2024 스프링 결승 때 처음으로 직관을 해 보고 이번이 두 번째 직관이었습니다. 결론부터 말 하자면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만족스러웠던 원정관람이었습니다.
경기장
다들 알고계시겠지만 영종도에 위치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행사가 열렸죠. 자차와 대중교통 중 고민하다가 여러가지 이유로 결국 대중교통을 선택했습니다. 공항철도 노선 "공항화물청사" 역에서 인스파이어 아레나로 가는 무료 셔틀이 있어서 가는 길은 생각보다 편했었습니다. 다만, 송파 쪽에서 출발했는데, 절대적으로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은 어쩔 수 없어서 접근성은 확실히 아쉬웠습니다. 지방에 계신 분들이 오기엔 많이 어려웠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경기장도 매우 좋았습니다. 의자도 매우 편리했고, 앉은 상태에서 다리만 좀 당기면 앞으로 사람이 지나갈 수 있을 정도라서 좌석 간격도 만족스러웠습니다. 다만, 경기장 전체를 둘러볼 때 오는 느낌은 2024 스프링 결승이 열렸던 KSPO돔이 좀 더 멋졌다는 생각이 들긴 했습니다. 그냥 원형에서 오는 멋이 더 좋았던 개인취향 정도 때문이라고 보긴 합니다.
스크린 크기가 조금만 더 컸으면 하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그건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보고, 아래쪽에 큰 미니맵을, 스크린 사이드 쪽 보조 스크린에 선수들 캠을, 그리고 챔피언 정보창을 스크린 하단의 보조 스크린으로 빼서 디스플레이 한 구성은 매우 좋았습니다. 기존 스포츠와 다르게 직관을 가도 경기 자체는 TV와 동일한 화면을 보게되는 부분에서 오는 아쉬움을 조금은 덜어주는 환경이었습니다.
경기
리그 전승도, 긴 연승도 끊어진 결과라서 역시 아쉬울 수 밖에 없긴 했습니다. 두 팀 모두 캐나다-사우디로 이어진 강행군을 거의 같은 일정으로 소화하고 돌아왔고 (T1이 MSI에서 한 경기 더 했죠), 젠지는 오자마자 수요일 경기도 한 상태였습니다. 그래도 1경기를 입롤로도 하기 힘든 한타와 함께 잡아서 2대0으로 이기고 빨리 집에 보내주려나보다 싶었지만 아시다시피 승패패 역전패... 게다가 3경기를 너무 처참하게;; 져서 힘이 좀 빠지긴 했었네요.
다만 정말로 힘든 일정을 달려온 것을 알고, 이미 롤드컵 진출도 확정됐고, 2위와의 승차도 많이 벌어져있는 상태이다 보니 좀 아쉽다 정도이긴 했습니다. 만약 롤드컵 확정도 안 된 상태에서 치열한 순위싸움 중이었다면 '아쉽다' 정도로 끝났을 것 같진 않긴 합니다 흐흐
응원
아래 노틸러스님의 글을 보니 응원이 작년에 비해 훨씬 적당한 수준이었다고 하는데, 전 좀 별로였습니다. 작년에는 대체 어느정도였길래... 싶기도 하네요. 다만 응원이 문제가 있었다고 할 정도는 아니고, 그냥 어디까지나 개인적 기준에서 짧은 시간이긴 해도 경기 시작 후 해설이 들리지 않을 정도의 응원은 좀 별로였던 정도입니다. 이건 사람에 따라 재밌다고 느낄 수도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구단 칭찬
여기서 구단은 젠지입니다. T1쪽 부스는 아예 가보지 못해서...
사실 원정팀 공간이 큰 것도 아니어서 굿즈 및 이벤트 관련 공간은 크게 말 할 것은 없고, 젠지 구단 측에서 원정 팬들을 위한 귀가 버스를 준비했습니다.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출발하여 고속터미널 - 잠실로 이동하는 코스로 운행을 해서 대중교통으로 갔던 팬들이 매우 편하게 서울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서울역도 거쳐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잠시 했는데, 생각해보니 서울역은 공항철도로 바로 갈 수 있더군요. 정확한 정보는 아닙니다만, 일부 버스가 남았다는 것으로 보아 모든 팬들이 탈 수 있게 충분한 버스를 준비했던 것 같습니다.
2024 스프링 결승 당시 티켓 발권 부스 운영이 최악이었던 기억이 있어서 (젠지가 준비한 행사는 아니지만) 걱정이 좀 됐었는데 이번엔 만족스러웠네요.
아쉬웠던 점
1. 티켓 가격 - 이게 말이 되냐? 이런 것은 아닙니다만, Bo3 한 경기 보기위해 10만원 이상의 티켓을 사는 것은 좀 부담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CL 경기도 함께 볼 수 있긴 하지만 크게 관심 없는 사람이 많을거라서 말이죠. 물론, 여러가지 사정을 고려하면 어쩔 수 없지않나 싶긴 합니다.
2. 원정 팬들에게 인사 - 소소한 아쉬움입니다만, 이건 나중에 어느팀이든 홈스탠드 행사가 진행될 때 팀 차원에서 조금만 신경쓰면 좋겠다 싶은 부분입니다. 원래도 LCK 경기에서 진 팀은 따로 인사 없이 들어가긴 합니다만, 진 상황이라도 이런 홈스탠드 행사에 원정으로 와준 팬 석 쪽으로 와서 선수들이 한 차례 인사라도 하고 갔으면 어땠나 싶었습니다. 제가 봐온 젠지 선수들(뿐만 아니라 다른 팀 선수들도)은 분명히 팬을 아끼는 선수들이니 인사가 귀찮다거나 싫었다거나 한 것은 당연히 아닐테니 팀 차원에서 경기 종료 후 원정석 앞으로 가서 가볍게 인사를 하도록 준비했으면 어땠나 싶더라고요.
현재 이 정도 규모의 외부 경기가 가능한 것은 T1이 유일하겠지만, 규모의 차이를 두더라도 LCK 및 구단들이 여러가지를 고려하고 고민하여 이러한 행사가 좀 더 많아졌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던 홈그라운드 관람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