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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3/09/27 11:16:27
Name 노틸러스
File #1 1학기.pdf (122.3 KB), Download : 71
File #2 2학기.pdf (119.5 KB), Download : 55
Link #1 https://www.instagram.com/esports_dr.lee/
Subject [기타] e스포츠산업 이론 강의 3년. 우리는 어디까지 왔는가 (수정됨)
안녕하세요 과거 PGR21의 겜게 담당 운영진이었다가 지금은 한직으로 물러나 늘 사퇴 타이밍을 잡으며 운영진 회의 내 찬성 거수기를 담당하는 노틸러스입니다. 지난 21년 12월, 22년 2월에 유사한 수업에 대해 말씀드린적이 있는데, 이제 벌써 3년째가 되어가고 있는 시점 피지알에는 어느 정도 이야기를 나눠봐도 되지 않나 싶어 다시금 글을 써 봅니다. 추석 전이라 할일도 없고

1.그동안 무슨 수업을 했는가
- 21년도 1학기 1학점짜리 세미나 과목(e스포츠산업학개론)에서, 현재는 3학점 전공 수업으로 발전했습니다.
- 수업명은 각각 1학기 "e스포츠팀비즈니스의이해", 2학기 "e스포츠마케팅과팀브랜딩" 입니다.

2.강의 개설 및 발전 배경
- 기존 대학의 e스포츠학과가 집중하였던 실기 및 부대 기술(미디어 등) 관련이 아닌, 온전히 e스포츠와 e스포츠산업을 위주로 한 이론강의를 개설하고자 하였습니다.
- 강의를 들은 학생들의 반응이 매우 좋았고, 여러 e스포츠 아카데미(GGA, T1A)의 관심으로 협력이 진행되어 수업의 볼륨이 계속해서 풍성해졌습니다. 

3.무엇을 가르치나
- 1학기 수업에서는 e스포츠산업과 관련된 모든 것을 가르칩니다. 역사, 산업발전, e스포츠철학, e스포츠연구, e스포츠비즈니스 등이 포함되어 있는 주제입니다.
- 2학기 수업에서는 e스포츠산업체(주로 팀)가 어떠한 방향의 비즈니스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강의합니다. 마케팅, 팀빌딩, 스폰서십 등의 비즈니스가 주된 수업 내용입니다.
- GGA와의 협력시에는 젠지 사옥에서 특강/발표를, T1A와의 협력시에는 T1 사옥에서 특강/발표를 진행하여 현장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관련 사진과 활동은 링크되어있는 제 공개 인스타 계정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4.학생들의 변화는?
- 초창기 제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소위 "찐"들이 많았습니다. 진짜 e스포츠(와 게임)를 너무 좋아하는데. 대학에서 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이 마련되지 않아 아쉬워하는 학생들이 주 수강층이었습니다.
- 현재 제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50:50으로 나뉩니다. 'e스포츠를 잘 아는 학생' 50, 'e스포츠를 잘 모르지만 니네가 유망한거 같아 보이니 한번 들어는 주겠다는 학생' 50 정도로 보입니다.
- 매 학기 정원 증원은 당연할 만큼 수업의 인기가 높습니다. 저희 학교의 경우 수강신청에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하는데, 학생들이 풀마일리지를 넣고도 대기번호로 밀리는 참사가 발생하기도 할 정도입니다. 이번학기 20명 정원에 71명이 신청해 51명의 학생들이 마일리지를 땅에 버리게 되어서 대단히 미안했습니다.
- 수업을 들은 학생들이 e스포츠와 관련한 몇몇 회사에 취업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들이 e스포츠산업의 지속가능성을 계속해서 유지하는 인재들이 되길 바랍니다.

5.니가 뭔데 가르치냐
- e스포츠 교육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장실기와 산업이론. 저는 스포츠레저학박사로서, 현장실기를 가르치시는 e스포츠학과 교수님들이 미처 다루시지 않는 e스포츠산업에 대한 이론적 베이스의 내용들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가 가르치기 어려운 현장의 이야기는 여러 연사님들의 특강으로 보강하고 있습니다.
- 지난해 수업은 GGA와 협업하였고, 현재 수업은 T1 esports academy와 협업하여 전문성을 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초창기 성승헌캐스터님을 시작으로 젠지 아놀드 허 CEO님, SBXG 이필성 대표님, 크래프톤 이민호 총괄님, EJN 박찬제 대표님, T1 안웅기 COO님(예정) 등 각 회사의 고위직부터 각 팀(젠지, 한화생명e스포츠, T1 등)의 여러 실무자 분들까지 다양한 분들께서 학생들과 만나 교감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해 주셨습니다.

6.e스포츠 학문화의 목표는
- e스포츠는 자생한 산업으로, 산업이 먼저 발전하고 학문이 뒤늦게 덧씌워지는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아직까지는 학문적 토대가 많이 부족하지만, 여러 학교들과 학과들이 발전하고 있고, 의무교육 단계에서도 e스포츠의 학문화가 시작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 여러 분들의 방식이 다를 수 있지만, 저는 "e스포츠의 지속가능성"은 학문화에서 시작된다고 믿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이 산업이 영속성을 얻을 수 있도록, 미약하게나마 힘을 보태고자 합니다.

7.강의에서 도출된 단점은
- 여전히 매 학기 수업이 개설될 수 있을지 조마조마합니다. e스포츠 전자오락 께임 그거 나쁜거 아니냐
- 여기에서 배출된 학생들이 실제로 필드로 갈 수 있느냐, 가서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느냐는 더욱 어려운 문제이기도 합니다.
- 그 외 단점은 우리 모두가 제일 잘 아는 부분입니다. e스포츠가 가지는 태생적인 애매함. 특히 IP사에 편중될 수 밖에 없는 구조, 그리고 대중의 시각.  
- 그래도 시행착오들이 여러 곳에서 진행되고 있고, 어떤 방향으로든 발전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8.끝으로
- 궁금하신 것이 있으시면 댓글 주시면 가능한 만큼 답해드리겠습니다.
- 강의계획서는 1학기, 2학기 파일이 업로드 되어 있습니다. 
- 처음 강의 시작할 때만 해도 '안 된다', '불가능하다' 의 의견이 많았는데, 어찌저찌 흘러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 특히 e스포츠에 관해 연구하고 싶은 주제가 너무 많은데, 시간과 사람과 돈과 인력이 부족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이득이 될지에 대한 확신도 없구요. 미래가 불확실하지만, 매일 발전해서 e스포츠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어떻게든 달려가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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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CircleEast
23/09/27 11:27
수정 아이콘
(수정됨) 비단 e스포츠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고 대부분의 스포츠에 적용되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만, 게임단을 운영하는 구단 입장에서 e스포츠 시장에서 수익을 올리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자력으로 살아남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흔히 말하는 '쩐주'에게 기댈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e스포츠판은 점점 재벌가의 mz세대 자녀들, 혹은 코인재벌들의 펫구단, 그게 아니면 국가차원에서 e스포츠를 하나의 전략사업으로 밀어주는 지역(사우디라던가)의 구단만이 돈을 펑펑 쓰면서 살아남는 환경으로 변해 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현 시점에서 e스포츠계 안팎의 여론인 것으로 압니다... 이에 대한 반론으로 e스포츠 구단들이 자력으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는 실제 사례, 혹은 이론적 모델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노틸러스
23/09/27 11:34
수정 아이콘
말씀하신 것 처럼 e스포츠가 부족해서 자생을 못하냐? 는 아니기는 합니다. 대부분(특히 한국)의 스포츠 팀이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고..
개인적으로는 100%자생이 아닌 일부 자생의 방향으로 가늘고 길게 가는게 맞는게 아닐까 싶긴 합니다.

반론이라 하기엔 거창하지만 지난 해 Faze clan의 사례가 혜성처럼 등장했고, 말아먹었습니다. 그러니까 아직은 없다고 보는게 맞고, 이론적 모델로는 여러 방안들을 고민하는 단계입니다.
OneCircleEast
23/09/27 11:55
수정 아이콘
그렇군요.... 그렇다면 e스포츠산업을 학문으로써 분석하고 탐구하는 입장에서 현재 e스포츠산업의 상황과 가까운 미래를 고려할 때, LCK 구단들의 연봉 지출 상황이 전반적으로 적절하다고 생각하시는지, 아니면 과열되어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그것도 아니면 오히려 선수들의 연봉을 더 지급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하고 거기에 대한 간략한 이유도 이야기 해 주실 수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노틸러스
23/09/27 12:32
수정 아이콘
식사하고 와서 답이 늦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다들 아실거라 생각하는데, 결론만 말씀드리자면 과연 그만한 가치창출을 하느냐? 의 부분입니다. 물론, 다른 프로스포츠도 선수들의 연봉인플레가 심하기는 합니다만은.. 현재의 e스포츠, 특히나 롤판이 전주들에게 그만한 가치를 주느냐? 는 의문이 다들 드실거라 생각합니다.

다만 이것을 어떻게 연착륙할 것이냐가 문제인데, 이것은 게임사에서도 인지하고 있는 문제이고 여러 방안(샐러리캡 등)을 사용하려 하는 상황이니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OneCircleEast
23/09/27 12:48
수정 아이콘
자세한 답변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질문이 있는데 e스포츠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 쩐주들... 개인일 수도 있고 기업일 수도 있는데 여튼 그 쩐주들이 e스포츠에 투자....라고는 하지만 일반인들이 볼 때 사실상 기부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돈을 쓰고 있는 이유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미래의 레저스포츠 산업으로서의 희망이 보이기 때문에 투자를 한다'같은 막연한 기대감이 아니라, 실제로 투자한 돈에 대한 구체적인 회수방안이 있어서 투자를 하는건지, 아니면 정말 그냥 내 재산을 몇십억씩 갖다 박을 정도로 e스포츠를 맹목적으로 사랑하는건지.... 노틸러스님이 전주들과 직접 대화를 나눠보셨다거나 혹은 업계에서 전해들으신 이야기가 있다면 들어보고 싶습니다.
노틸러스
23/09/27 12:54
수정 아이콘
공개적인 자리에서 말씀드리려니 언어를 정제해야 해서, 간단히 나누어 보았습니다.
1.실제로 돈이 됨(글로벌 한정 아주 소수의 팀)
2.미래를 위한 투자(대기업의 홍보 수단, 특히 젊은층을 대상으로 한)
3.투자자를 위한 투자(그럴듯한 스토리로 전주를 홀려 투자로 몸집을 키운 후 엑싯)
4.내돈쓰는데 무슨 이유가 있니(글로벌 한정 몇몇 팀)

사실 저도 궁금한 방향의 기업/팀이 몇몇 있기는 합니다. 다만, 산업이라는 것이 늘 100%의 인풋과 아웃풋으로 나뉘지는 않더라구요. 가령 누가 봐도 사양산업인데, 거기에 투자하거나 몸담고 게씨는 분들이 있는 것 처럼 말입니다. 명확한 답변을 내리기 매우 어려운 문제이지만, 그렇게 흘러가는 현상이다 정도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23/09/27 13:25
수정 아이콘
아시안게임 이후의 e스포츠를 바라보는 시각에 대하여 어떻게 전망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현재 e스포츠에 대한 공중파 노출이 높아졌지만 그에 대한 부정적 반응도 많은 것 같은데, 기업이나 산업을 바라보는 입장에서는 어떻게 바라보는지 궁금합니다.
노틸러스
23/09/27 13:43
수정 아이콘
질문이 다소 넓은 범주를 포함하는 것 같아, 저도 넓은 방향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다소 중언부언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일단 아시안게임은 호재가 맞다고 생각합니다. 결과가 더 좋게 나와면 좋겠지만.. 어떠한 방향으로든 게임사의 IP를 기존의 메가스포츠이벤트판에 끼워넣는게 쉬운 일은 아니었을텐데, 정식 종목으로 시작한 것 만으로도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판단해요.

다만 말씀하신 것 처럼 이것이 실효성이 있냐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이 다소 존재하는데, 이것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스포츠산업은 '잘 모르는 계층이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잘 아는 계층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성향이 있어서 이것을 어떻게 조화시키고 이용하느냐가 산업의 성장을 좌우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현재의 게임판이 유지될 것이냐, 중국의 정치적 상황, 글로벌 한파 등 여러 한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올림픽 같은 기존의 질서에 포함될수만 있다면 '죽을 거 같은데 죽지는 않는' 소위 말하는 '코인'을 더 얻는 방향이 될 것이라 봅니다.

+ 사우디 등의 오일머니 동향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1등급 저지방 우유
23/09/27 19:49
수정 아이콘
학생은 아니지만 때론 내가 학생시절에 이런 강의를 들었으면 어땟을까..싶기도 합니다
brightics
23/11/08 09:13
수정 아이콘
올해 2월에 졸업했는데 대학에 저도 이런 강의를 듣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 있었으며 좋았을텐데.. 라는 생각이 드네요..

지금은 지방에 근무중이라 주말만 서울에 올라가는데 특강 들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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