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알에 K.DD라는 분이 계셨습니다. 어쩌다 우연히 만나게 되었고 그분이 저에게 협곡을 소개하셨습니다.
그리고 1랩에 룬조차 없는데 리시없는 짜오를 돌리게 하셨지요. 잊지 안케따.
이게 제가 처음만난 롤이라는 게임입니다.
뭔, 이런 개같은 게임이 다 있어.
근데 왠지 재미있을 거 같더라구요. 당시 제가 10시쯤 운동가는 게 루틴이었는데 슬금 슬금 몰래 피방으로 쨌습니다. 뭔 다 큰 성인이 지 하고 싶으면 하는거지. 이게 상식인데 진짜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헬스장 앞 피방에서 AI깨기. 제일 웃긴건 질 뻔도 한 적이 있었다는 겁니다. 당시 알고리즘이 시간이 흐를수록 AI에게 돈이 더 많이 들어가는 구조라서 어느 순간 스노우볼이 저쪽으로 굴러가게 되지요. 진짜 초짜들 다섯명이 머리를 짜 내서 한명씩 잘라먹고 [역전승]을 한 것이 기억나네요. 네 맞습니다. AI를 상대로.
물론 지금은 몰겠지만 나중에는 혼자해도 이길 정도가 되었지요. 아직도 기억나네요. AD의 메자이 비술의 검.
아 그리고 몇달동안 진짜 초인적인 인내력으로 피방에서만 롤을 했습니다. 왜? 집에서 하면 인생을 조질거 같아서.
그리고 제 컴에 롤을 깔던 첫날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아 내가 이렇게 인생을 조지는구나.]
실재로 인생을 조졌습니다 한 5년 정도?
그리고 슬슬 일겜에 발을 들이게 됩니다. 이때 인생 일대의 실수를 저지릅니다. 애니의 Q설명을 잘못 읽은 겁니다. 상대 미니언을 제거하면 마나가 20이 찬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소모되는 마나도 20이었던 겁니다. 즉 이득이 아닌 상황이지요. 근데 진짜 아무생각 없이 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모든 애니를 했었지요. 미드애니 서폿애니 원딜애니 탑 애니. 정글도 진짜 시도했는데 그건 안되더군요. 이때 제 절친이 – 지금 공기업 차장님이십니다. - 모르가나 원툴이었는데 봇에 원딜 모르가나 서폿애니 원딜애니 서폿 모르가나 이 바보짓거리를 매일밤마다 했었지요. .... 뭐랄까... 그땐 늙었었지요....
결국 왠지 모르겠지만 애니는 너프 너프 너프 (아니 그러니까 제드도 아니고 왜 애니를?) 먹고 진짜 온몸비틀기 발버둥을 치다가 결국 애니를 접었습니다. 한 15년까지 체소 천단위로 플레이 한 듯.
제일 기억나고 제일 후회되는 경기는 제가 하드케리하던 게임이었습니다. 그냥 전장을 지배하고 있다가 쿼드라 킬을 먹었는데 상대편 마이가 빽도어를 하고 있었던 상황입니다. 저야 궁과 스킬이 다 빠졌고 마이는 4:5 상황에서 멀쩡하니까 당연히 제가 지는 싸움이었는데.... ....
저는 비겁하게 타워안에서 허깅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경기는 이겼습니다. 저 덕분에. 그리고 저는 애니플레이(약 4000판 플레이함)상 유일하게 펜타킬 할 기회를 놓쳤습니다. 물론 아마 90퍼 확률로 졌을 겁니다. 그 경기도 졌을 겁니다. 하지만 10%의 확률로 4000게임가까이 한 경기중에 기억에 남을만한 업적을 쌓을 기회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안전한 길을 선택했지요. 진심 일종의 트라우마로 남아있을만한, 그리고 제 삶의 방향이 어떤지 – 안전한 소시민의 삶을 살아가는 것-를 결정하는 결정적 순간이었다고 지금도 회고합니다.
그리고는 그나마 익듁한게 원딜이라 원딜로 전향했었더랬습니다. 여기서도 웃긴게 진짜 머리털나고 지금까지 단 한번도 이즈를 플레이 한 적이 없슾셒슾. 케이틀린, 애쉬를 기본으로 미포까지였나? 나머지 챔들은 아마 찍먹 수준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이 손가락으로는 미포가 종착지였지만. 밴픽따라 애쉬 캐틀이 보조하고.
그래도 골딱티어에서 쉽고 편한 미포는 괜찮은 챔이었습니다. 제일 기억나는 경기는 잘큰 미포 vs 잘큰 르블랑. 뭔 개소린가 싶지만 의외로 힐 들고 타워 옆에서 싸우니까 폭딜로 르블랑을 이기더군요. 이 경기는 승리! 뭐 그게 중요한 건 아니고. 제가 원딜을 최종테크로 선택했다는 거지요.
뭐 어찌저찌 읽는분들 지루하시니까 다 생략하고.
저번에 한 말 재탕이지만 이때 쯤 롤에 슬슬 지쳐갈 때였습니다.
학원강사입니다. 12시에 마치고 집에와서 7시까지 롤을 하다가 4시간 자고 12시쯤 출근해서 12시까지 일을 하다 12시에 퇴근하고 7시까지 롤을 하다가 4시간 자고 12시 쯤에 출근해서.....
사람새끼가 아니었지요. 저번에는 별거 아닌거처럼 이야기했지만 추억도 많습니다. 이때 사귄[?]남학생들이 제일 많은 시기였지요. 지금도 존경하는 원딜놈, 롤만 시켜주면 절대복종하던 지금 카이스트 재학생, 저한태 패드립칠뻔했던 쓰로워 고대생. 롤은 잘 던저야 실력향상이 되는 게임입니다. 그 결과가 저는 골드 그새끼는 플레로 나타났고.
결론은 제가 원딜을 마지막으로 롤을 접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거기에 데프트가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게... 같은 롤을 하는 사람인데도 이해가 안되는 게 있습니다.
왜 우지를 그렇게 고평가 하지? 왜 데프트를 그렇게 고평가하지?
‘객관적인 데이터가 있는데? 도대체 왜?’
사실 이글을 싸게된 계기는 오늘 9시에 롤드컵 결승이 있어서가 아닙니다. 롤드컵 결승을 위해 DRX유투브를 복습하면서 나온겁니다. 선수들의 개인방송을 보면서. 대화와 스킬샷 쓰는 리듬을 보면서. 거침없이 DRX라는 개인 솔랭방송을 오늘 거의 봅습 다 했었습니다. 이게 전 프로경기보다 더 와 닿았습니다. 내가 이 재미에 롤을 했구나. 내가 이래서 데프트 팬을 했구나. 사실 정규리그만큼이나 유투브 솔랭 하이라이트 및 개인전 화면을 즐겨봤던 것 같습니다. 그 특유의 협곡의 띵! 띵! 소리를 보면서.
언젠가의 그 플레이가 기억납니다. 뭐 대단한 건 아닌데... 제로의 영역. 거기에 들어섰던 기억이 납니다. 진짜 다 보였습니다. 열명의 챔프의 위치가 제 머릿속에 입력되고 q,w는 아니었지만 궁극기와 점멸체크는 안되었지만. 그래도 열 명의 챔프의 위치와 그 챔프의 궁의 위치가 입력되고 거기에 따라서 무빙을 치고 결국 한타를 이겼던 그 제로의 영역. 프로는 밥먹듯 했었던 그 편린의 끝에 닿았을때의 그리고 그 덕에 아슬아슬한 한타를 원딜의 – 당시 케틀이었음 – 그 느낌. 아니 골딱이 그정도 했으면 잘한거 아니에요? 물론 다음판은 바로 허둥지둥 키보드 우당탕탕이었지만.
대충 이런 삶을 몇 년 살아온 게이머가 데프트를 보면 사랑하지 않는 게 이상합니다. 골딱이 하고 싶었던 꿈에도 그리던 바로 그 플레이를 현실에서 체고의 게이머를 상대로 하고 있는데.
그게바로 idea아, 뭐야 아이디어잖아.
그게바로 이데아지요. 제가 살아오면서 꿈을 꿔왔던 걸 제 눈앞에 보여주던 선수.
당시 세계체강 IG를 상대로 혼자서 밟아버렸던,
(이건 진짜 갈드컵아닙니다.) 룰러를 상대로 6분에 퍼스트 타워를 깨던,
당시 막을자가 없었던 씨맥팀을 혼자서 꺾었던 그 카이사 바론퐈이팅!
모든 원딜플레이어들이 잠들면서 상상하는 그 플레이를 실재로 프로 상대로 보여주던 선수.
참고로 전 데프트의 최고 절정기였던 EDG시절의 플레이를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기던 지던 잠자리에 들면서 그날 경기를 복기하며 ‘아, 내가 이랬으면 결과가 달랐을테데, 아! 내가 이 시점에 이렇게 해야 했는데’를라고 후회하던 그 하루하루를 현실로 만들어 준 게 바로 데프트 였습니다. 신의 한 수. 데프트 본인이 이루지 못했다고 후회하며 아직도 현역으로 남게했던 그 신의 한수에 대한 갈망. 이걸 공유하지 못한다면 왜 그렇게 5:5 팀 게임인 리그오브 레전드에서 1/5을 담당하던 그 원딜 하나따위가 이렇게 추앙되는지 알지 못할 겁니다.
드림 리얼라이저. 꿈을 현실로 만드는 사나이. 이건 진짜 프로 경기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이야기입니다. 프로는 5:5 경기를 하는 사람들이고 그 공식에 따르면 진짜, 아니 진짜 고스트가 데프트보다 뛰어난 원딜입니다. 이건 탑이나 미드 위주 플레이어들은 진짜 공감하실 겁니다. 아, 뭐 근데 어쩌라고. 저는 서폿에서 원딜로 포변한 유저거든요. 그래, 고스트 잘하지. 진짜로.
(그리고 진짜 갈드컵 봉인하려고 참고 참은 말인데 제가 그래서 21년 구마보다 테디를 높게 평가한 이유입니다. - 물론 지금의 구마유시는 제가 결승이 6시간도 안 남은 지금도 잠을 못이룰 정도로 벌벌 떨면서 대단한 선수입니다. 솔직히 선수 랭킹만 따지만 LCK에서는 룰러 – 구마 – 데프트가 정배라고 생각할 정로도)
진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프트는 대단한 선수입니다. 롤 시청자들 전부는 의아해 할지도 몰라도, 아니 심지어 손롤하는 협곡의 소환사의 2/3는 의아해 할지도 몰라도.
체소한 서폿이나 원딜에 뜻을 두었던 사람이라면 이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아무리 우지의 타이틀이 낮았었더라고 니가 원딜라러면 우지를 무시할 수 없 듯.
아무리 데프트의 커리어가 초라할지라도(LCK2회 LPL2회 MSI 1회, 근데 초라한 게 맞음. 진심으로) 그에게는 인비지블 썸씽이 있었지요.
데프트에 대한 글이라기 보다는 데프트를 응원했던 저 자신에 대한 글이었습니다.
뭐 3줄요약할게요.
싸랑한다 데프트.
너님 덕분에 그동안 6년이 즐거웠다 데프트.
이렇게 헤어지기 아쉬운데 1년만 더 만나자 데프트.
그냥 롤겔 배회하다가 건진 말입니다.
Q) 과거의 나에게 조언을 한다면?
A) 하던대로 하면 좋은 결과 나올것 같아서 아무 조언 안하겠다.
예전에 재즈 음악중에서 이런게 있습니다.
I did it my way.
제가 아는 사람들 중에 진짜 가장 마이웨이를 겪은,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한낱 전자 기업 오락의 정보쪼가리에 모든것을 걸었던 사람의 한마디입니다. 실력이 누가 '낳'다고 주장할 수는 있습니다. 누가 진짜 체고의 원딜러라고 주장할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그런데 말이죠.
리그오브 레전드라는 이....
이...
이...
한 분야에서 진짜 누가 가장 그 끝을. 별을 향해서 향했던 - heading to the star- 그 사람이 누구였는지는
이거 하나만큼은 진짜 이거 하나만큼은 바로 그, 그, 그 페이커 보다도 더 그 끝을 추구했던 사람이 있다고 저는 당당히 말하겠습니다.
경기에서 져서 분해서 솔랭을 돌리고, 이겨서 신나서 솔랭을 돌리고, 진짜 자신이 연습을 너무 많이해서 실력이 떨어진거 아닐까
걱정해서 연습량을 줄였다가 화들짝 놀라서 연습량을 늘리고.
리그 오브 레전드의 프로리그의 염소(GOAT)는 누가 말할 것도 없이 페이커 이지만.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게임의 진짜 프로경기뿐 만 아니라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게임의 GOAT가 있다면
저는 데프트를 꼽고 싶슾니다. 그런 선수였지요.
데프트만큼이나 프로로서 이기기를 갈망하는 선수는 세계에 한 천명쯤 될 겁니다.
그런데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게임의 플레이어로서 이기기를 갈망하는 선수는 데프트가 진짜 더 원 인거 같습니다.
신의 한 수.
저는 이번 결승에서 데프트가 그 신의 한 수를 봤으면 합니다.
데프트 선수. 김혁규 선수. 저보다 나이도 어리지만 혁규형이라 부를께요.
원래 포르쉐타면 다 형입니다.
형은 형의 길을 다 했어요.
진짜 이기적인 말이지만 오늘 세 경기만 이겨줘요 혁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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