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컨셉은 유명한가? 싶으면서도
마이너하고 취향타는 명작극장입니다.
1. Inscryption (인스크립션)
유희왕식 딱지겜 + 덱빌딩 + 방탈출이 합쳐진 겜입니다.
스포를 최대한 피해 설명하면....
어떤 게임이건 재밌다 재밌다 해서 실제 했을때,
실망하거나 혹은 기대에 못 미쳤던 경우가 많은데
이 게임은 그걸 기분 좋게 배신해 버렸습니다.
음습한 분위기와 어두컴컴한 배경
뭔지 모를 이상한 세계관. 음산한 배경음. 끈끈한 긴장감은
한 껏 위축된 저를 순식간에 게임 안으로 납치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귀신에 홀린듯 미친듯이 게임을 하게됩니다.
너무 설레발 떠는거 아닌가? 싶지만
잔뜩 기대를 해도 배신하지 않을 정도로 잘 만들었고
초반 몰입도는 레전드로 꼽아도 손색 없을 정도로 압도적임다.
프뷁 시즌1 처음 봤을때 임펙트 정도?
단점은 역설적이게도 초반이 너무 재밌다는 겁니다.
중반에 접어들면 초반 페이스의 긴장감과 포텐이 쭉 하락해
이걸 지적하는 부정적 의견이 많고,
카드겜 자체의 완성도를 문제삼는 경우도 많습니다.
덱빌딩이 주는 뽕맛은 강렬하고 짜릿하지만,
조건이 너무 쉽고 밸런스 붕괴가 심하다는 반응도 있습니다.
'초반엔 좋았지만 하다보니 실망스러웠다.'
같은 대체적으로 용두사미 느낌의 평가가 많슴다.
킹치만...
꼬리는 부실하더라도, 대가리가 비상식적으로 비대하면
'압도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는걸 이 게임은 보여줍니다.
엔딩을 본 저도 게임 전체적으로 봤을때,
중후반부도 솔직히 나쁘진 않았긴 헌데...
그래도 이 게임에 악담하시는 분들과
속았다는 분들 의견도 공감하는 편입니다.
그만큼 초반부가 개쩝니다...크크
정가 22,000원을 주고 초반부만 해도 돈 값하는 게임.
게임 불감증에 걸려 강렬한 체험을 원하시는 분께
강력히 추천드립니다.
2. 그노시아
아싸 개찐따도 혼자 할 수 있는 마피아 게임이 있다?
1인 마피아 게임으로 알려진 그노시아입니다.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모든 캐릭터들이 AI답게 합리적 사고를 갖췄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현실 마피아게임에서
누군가가 명백하게 모순된 발언과 행동을 하며
화술로 작두를 타는 플레이가 여기선 통하지 않습니다.
현재 시민과 마피아 수를 카운팅 하고,
의사의 보고 등 모든 경우의 수를 따졌을 때
컴퓨터들은 바로 답을 내놓기 때문입니다.
'A가 확정시민이네!' or 'B가 마피아네!' 같이요.
또 명백한 모순인 상황은 AI가 바로 지적합니다.
이런 특징 때문에 관련 커뮤니티엔
'이 상황에 제가 왜 마피아라고 들킨건가요?'
'갑자기 A가 확정시민 취급 받는데 왜그런거죠?'
같은 질문이 가장 많이 올라옵니다
그럼 그냥 AI들이 북치고 장구치는거
구경하는 묘수풀이 겜 아닌가?
란 생각이 들 수 있겠습니다. 뭐.. 맞는 말이지만,
그게 재미가 있는지 없는지는 다른 얘깁니다.
흠... 생각보다 재밌습니다.
적이 누구건 호감이면 무한정 쉴드치는 멍청이.
위험하다 싶으면 라인 싹 끊고 바로 꼬리자르는 철면피.
믿어주는 척, 친한척하다 뒤통수 때리는 양아치.
참가자들이 합리를 기반해 행동한다 얘긴 했지만...
애들 대다수 설계가 좀 과하게 또라이...들이고
경우의 수에 한해서만 칼같이 카운팅되고
하는 행동들은 다 지 꼴리는(?)대롭니다.
자신 외에는 모두가 적인 개인전이기에
시작부터 끝까지 개같이 치고박고 싸웁니다.
이 게임의 가장 특징적인 점이
마피아 게임에 RPG요소를 도입시킨겁니다.
매 판이 끝날때마다 이기든 지든 플레이어는 경험치를 얻고,
포인트로 능력치를 성장시킬 수 있습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스토리로,
마피아 게임은 끊임없이 계속되지만
플레이어만 기억을 유지한채 루프하고,
나머지는 매번 기억이 리셋된다.
라는 설정을 차용합니다.
이런 특징이 그노시아를 단순 마피아 시뮬레이터에서
스토리 게임으로 만드는 변곡점이 됩니다.
'어? 이 설정을 어디서 본거 같은데?'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영화 '엣지 오브 투머로우' 랑 플룻이 비슷하더군요.
게임 룰과 스토리를 엮어 마피아 초심자도
쉽게 룰을 배울 수 있도록하고,
반복 플레이가 수반되는 한계를 루프 설정으로 해소.
루프 할때마다 스토리가 진행되는 하데스식 전개는
참신하면서도 괜찮다...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루프물은 개연성이 생명인데, 처음부터 끝까지
어색한 부분을 못 느낄 정도로 스토리가 잘 짜여진 편입니다.
(특히 참가자를 '죽는다'가 아닌 '콜드 슬립' 한다는 개념이 참 적절합니다)
처음엔 이해하기 힘든 개성 과한 AI들도(저거 미친x 아니야?)
루프를 거듭하며 그들의 과거를 알게 되고
무수히 뿌려졌던 복선과 퍼즐조각들이 하나로 맞춰지는 순간
연이어 이어지는 피날레에 감동과 여운을 느끼게 됩니다.
단점은... 루프와 레벨업을 거듭하다보면
플레이어가 '너무 강해지는' 순간이 오는데,
각각의 캐릭터 성격과 행동 패턴이 머릿속에 쌓여
체감 난이도가 급격히 떨어지게 됩니다.
또 후반부터 진행을 위해 특정 이벤트를 봐야되는데
찾기 너무 어려워서 공략이 강요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뭐.. 그 노잼 구간만 지나면 엔딩까지는 일사천리니
그 부분만 개선되었으면 좋겠네요.
가격은 현재 26,000원. 플탐은 18~25시간?
정도 되는것 같습니다.
무튼.. 마피아 룰을 곁들인
잘 만든 스토리 로직게임 그노시아 추천합니다.
공식은 아니지만 유저 한글화가 정말 잘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