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리그오브레전드 대회 중 가장 중요하고 규모가 큰 대회인 롤드컵이 어제 시작되었죠.
그러나 처음으로 제공된 라이엇 주도 중계는 단순 실망을 넘어 기존 중계와 비교하면 최악 그 자체였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부터 개인적으로 실망스럽게 느꼈던 부분을 적시해보고자 합니다.

1.연출,CG
기존 방송사들 중계에 비하면 심플하긴 하나, 롤드컵이라는 대회의 긴장감이나 테마를 살리지는 못한다고 생각한 연출,CG들이었습니다.
이건 호불호가 갈릴거라고 생각이 되긴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기존 LCK보다도 밋밋하니 정말 별로였습니다.

2.화질
이건 기존 방송국들도 소스를 받아서 송출하는거라 기존에도 화질 문제는 있었다고 합니다만..
저는 오히려 체감상 이전이 더 나았다고 생각되더군요.
이전에는 CG나 자체제작한 부분들은 원본송출이 되었던 반면 이번에는 통째로 전부 송출을 해서 그런게 아닐까 생각되기도 하는데..
그걸 떠나서도 게임 내 화질도 이전보다 별로라고 느껴지더라고요.

3.음악
기존 방송사들, 특히 OGN은 대회에서 음악을 선곡하는 능력이 기가 막혔는데요.
이 음악이 별거 아니라고 느꼈었는데, 오늘 비교해보니 정말 큰 역할을 하고 있더라고요.
배경에 깔리는지 아닌지도 모르겠는 픽밴 음악부터 경기 전, 경기 종료 후 음악들..
정말 기억에 남는게 하나도 없고 긴장감이나 중요한 대회라는걸 인식시켜주는 분위기 전환이 하나도 안되더군요.

4.인터뷰
이건 아예 라이엇에서 대놓고 나 준비 안했다~는걸 보여준 부분이죠.
통역을 아예 준비를 안했다고 인터뷰 자체를 패스시켜? 이게 한국에서 하는 대회가 맞습니까?

5.게임 내 통계,정보
개선되기 전 그렇게 까이던 OGN보다도 게임 내 정보가 부족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미 개선된 방송국의 게임 내 통계와 정보를 체감한 시청자들이고요.

6.오프닝
게임 들어가기 전 매번 트는 오프닝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린다고 쳐도
이렇다 할 제대로 된 오프닝조차 하나 없는게 정말 아쉽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오프닝으로 주의 환기시키고 게임 들어가는거 자체가 분위기도 환기시키고 시청자에게 긴장감도 부여해준다고 봐서..

7.객원해설
매년 롤드컵마다 들어왔던 객원해설들이 없는것도 아쉬웠습니다.
뭐 중계진이야 이번에 라이엇에서 테스트해보기 위해서 기존 해설들만 쓰겠다고 말할수 있다는건 알겠는데, (애초에 왜 롤드컵이 테스트 무대가 되어야 하는지도 모르겠지만..)여기 적었던 모든 문제점이 함께 어우러져 그냥 노력 자체를 안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객원해설들이 롤드컵때 해주는 해설들이 개인적으로 정말 좋았는데, 이걸 1년 걸러야 한다고 생각하니 정말 아쉽더라고요.
뭐 객원해설은 사람 취향차이고 기존 해설들에 더 집중하길 원하시는 분들도 많으니 넘어갑시다. 이거 말고도 문제는 한두개가 아니니까요.

8.영어 클라이언트
물론 저같은 롤 자주 본 사람들은 클라이언트가 영어라고 해서 게임 중계에 대해 정보가 누락된다거나 하진 않는데..
아무리 그래도 한국에서 하는 중계인데 위에 써놓은 모든 문제점과 함께 보니 7번과 비슷하게 그냥 시도 자체를 안했다고 생각이 되더라고요.

9.파일럿 프로그램
중간 중간 틀어주는 파일럿 프로그램이라던가 롤드컵 특별 프로그램들.. 이런 프로그램들을 보며 롤드컵이라는 축제분위기를 느껴보는것 또한 롤드컵 기간의 큰 즐거움이었는데, 1년을 아예 통째로 날려먹는다고 생각하니.. 그것도 오랜만에 한국에서 하는 롤드컵인데 정말 아쉽다고 생각되더라고요.
더블리프트와 레클레스 데리고 한국 맛집 먹방, 외국 선수들의 한국 인상 인터뷰 등.. OGN이면 한국에서 하는 롤드컵을 마치 물만난 물고기마냥 정말 재밌는 영상 많이 뽑아냈을텐데.. 1년..아니 거의 4년마다 오는 기회를 통째로 날려버리다니..

10.분석 데스크
이건 섭외한 사람들이 있다고 하니 언젠간 하겠죠. 근데 왜 당장은 안하시는거죠? 외국은 당장 하고 있잖아요?

0.소결
위에 언급한 사항 전부 전부 기존 제작진이 정말 그리워지는 하루였네요.
이번 롤드컵 내내 라이엇이 이렇게 저퀄리티로 대충 던져버리고 중계할 작정인지 궁금합니다.
라이엇 첫 제작이라고 해서 기대했는데 정말 실망스러웠습니다.

무엇보다도 1년에 한번 있는 롤팬들 최대의 큰잔치인데 이렇게 중계하고 대충 치워버릴려는 마인드가 보이는거 같아서 괘씸하기까지 하더라고요.
역량이 안되면 롤드컵까지는 기존 방송사에 맡기던가.. 올스타전까지도 이렇게 날로 먹을 심산이신건지..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지만 이건 첫술을 뜨는둥 마는둥 한거나 마찬가지잖아요.

저같은 시청자 입장에서는 라이엇이 자체적으로 해야하는지, OGN이 자체적으로 해야하는지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그냥 중계 퀄리티가 좋으면 만족합니다.
게다가 전 OGN이 평소에 시청자 피드백 들은척 만척 하고 있다가 스포티비 들어오니까 그제서야 허둥지둥 고쳐나가는 모습을 크게 비판했던 시청자중 한명입니다.
근데 기껏 방송사한테 제작환경 다 회수해놓고 이렇게 나몰라라 대충 중계한다?
솔직히 오늘 꼬라지 보니까 롤드컵 1달 내에 준비될거라고는 생각되지도 않고 4년만에 한번 돌아오는 기회 뻥 차 버릴 심산이신것 같던데..

누가 봐도 충분한 준비가 안됐는데 왜 한해 최대의 롤 팬들의 축제인, 그리고 4년마다 단 한번뿐인 한국에서의 롤드컵부터 자체제작한다고 하신건지?
저번 한국에서 했던 롤드컵에도 잡음이 있어 아쉽게 생각했던 유저로서 왜 한국에서 하는 롤드컵마다 이렇게 꼭 한번씩 잡음을 내시는지 궁금합니다.

+추가) 위에 비판한 목록 중 몇 부분(CG,음악,게임 내 정보 미제공 등)은 기존의 라이엇 LCS 자체제작팀이 관행처럼 해왔던것들이 물론 있긴 합니다.
그런데 외국 시청자들도 기존 LCK의 선진화된 중계와 파일럿 프로그램들을 극찬하는 지금, 시청자들이 왜 몇수는 아래인 LCS식 중계시스템을 봐야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미 OGN과 스포티비의 하이퀄리티 중계를 본 시청자들이 과연 이정도 시스템에 만족할지 의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