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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7/10/03 04:56:38 |
Name |
솔로몬의악몽 |
File #1 |
ScreenShot_17_10_03_04_57_40_000.jpg (190.2 KB), Download : 33 |
Subject |
[오버워치] 39세 아저씨의 실버 달성기 (수정됨) |
실버가 뭐 그리 대단하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말입니다...
시즌1 28점 브론즈(최고 점수 33점)
시즌2 1,499점 브론즈(최고 점수 2,004점)
시즌3 1,220점 브론즈(최고 점수 1,220점)
시즌4 883점 브론즈(최고 점수 1,139점)
시즌5 908점 브론즈(최고 점수 1,275점)
인 39살, 이제는 게임을 더 잘하게 될 일이 없는 아저씨에게는 일대 사건입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예전에 배치에서 점수를 퍼줬던 시즌2를 빼놓고는 매번 브론즈에 머물렀었습니다.
언젠가 글을 올렸었지만 스타2에서 다이아를 찍고 나서 생각이 든게, 제가 그 게임을 하며 다이아 이상으로 올라가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었습니다.
평균 APM이 300은 훨씬 넘어가는 그 곳에서, APM 100도 간신히 채우는 제가 살아남기는 거의 불가능하다는게 제 결론이었죠.
그래서 그 게임을 접고 평소에 간간히 하던 오버워치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시즌5까지 나날이 점수는 떨어지고, 힐러 모스트에 간간히 탱을 하던 저는 스스로 올라갈 수 없음에 좌절해야만 했습니다.
그러다 이번 연휴에 게임을 하는데, 본캐 다이아라는 사람과 한 팀으로 게임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사람이 하는 말이 "왜 이 점수에 있으세요? 골드, 플래에도 이렇게 케어해주는 힐러 많지 않는데요?"라고 하더군요.
그 자리에서는 어휴 아니에요 아니에요라고 말을 했습니다만, 속으로는 정말 그렇단 말이야?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마음 먹은게, 한 번 해보자, 골드는 아니더라도 실버는 한 번 찍어보자 라는 생각으로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이번에 그 브론즈 숲을 뚫고 올라오며 지킨 원칙이 있는데요...
1. 무조건 힐러 선픽, 힐러 둘 이상 나오면 디바 선택
가장 자신 있던 메르시가 상향된 것은 이번 승급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메르시와 루시우 두 캐릭으로 거의 올라왔고요, 각자 승률도 61%, 62%로 꽤 준수합니다.
루시우에 비해서 한타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던 기존 메르시였는데, 이제는 두 캐릭 모두 궁을 쓰면 한타에서 상당히 팀에 도움을 줄 수 있더군요.
사실 메르시의 상향이 없었으면 아직도 브론즈에 있었을겁니다.
아나와 젠야타는 전혀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현재 메타에서 가장 중요한 캐릭들이란건 알고 있지만 둘 다, 에임으로 총알을 맞추는 것이 되어야 한다는 캐릭이라는 것 때문에 포기했습니다.
탱커를 할 때도 윈스턴은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뛸 타이밍과 돌아올 타이밍을 잡는 것을 잘 모르겠더군요.
손을 가장 잘 타지 않고 생존력이 좋은 힐러와, 너프되었지만 그래도 매트릭스라는 절대 무적 스킬이 있는 디바만 가지고 게임을 했습니다.
절대로, 저 자신을 신뢰하지 않았습니다.
딜러요? 제 솔져 목처가 0.8입니다. 에휴...
2. 절대 같은 팀과 싸우지 않는다
사실 전 그런 면이 있었습니다. 한조, 위도우 엄청 싫어하고요, 공시메 싫어하고요, 공바스 싫어합니다.
내가 회사에서 상사 부하직원 뒤치닥거리 하기도 바빠 죽겠는데, 내가 게임에서도 니 뒤치닥거리 해줘야 하냐는 마음이 분명 강했습니다.
그래서 한조, 위도우, 공시메, 공바스 나오면 힐러 좀 하다 안될 것 같다 싶을 때 저는 그냥 공토르를 잡았었습니다.
네가 하고 싶은대로 하니 나도 하고 싶은대로 한다는 마음이었습니다.
이러다 다툼도 많이 생기고, 마이크로도 많이 싸웠습니다.
이것부터 고쳤습니다.
저 공토르 승률이 29%더군요. 저걸 다 이기지는 못했더라도 무승부로 만들어보려 노력했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이크로 싸우면, 나야 속이 편해졌겠지만 같이 있는 팀의 사기도 분명히 떨어졌을 것입니다.
다시는 다시는 싸우지 않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공바스가 나오던 뭐가 나오던 힐러 픽하고 끝까지 해보기로 결심했습니다.
사실 딱 한 번 다툼이 생긴적 있었는데, 어떤 듀오였나가 여자 한 명 잡고 갑자기 여혐 드립을 치길래, 마이크 끄고 키보드로 싸운 적은 있습니다.
과거를 미화해보려 했는데 싸운 적이 있기는 하네요...;;;
그래도 힐러 잡고 최선을 다하긴기는 했습니다만...;;;
3. 듀오를 적극적으로 이용했습니다
사실 기존에는 듀오하는 것을 의도적으로 피했습니다.
제가 게임을 잘 못한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한 번 잘했다 해서 듀오를 하게 되면 폐까 될지도 모른다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 저보고 골드급 힐러라고 해준 것이 큰 용기를 주더군요.
아니, 제가 골드급 힐러면, 누구하고 듀오를 해도 욕은 안먹을거 아니겠습니까? 그런 마음으로 게임을 했습니다.
사실, 이 점에서 힐러가 유리하기도 한게...사실 브론즈에는 가끔씩 누군가의 부캐, 대리가 있기 마련입니다.
근데 그런 사람들도 혼자서 브론즈에서 올라가기는 힘들어하더군요.
그런 사람들에게 잘하는 딜러, 탱커보다는 아무래도 힐러가 더 희소가치가 있는 모양입니다.
게임을 하다보면 그런 분들의 듀오 요청을 많이 받기도 했고, 승률이 굉장히 높았습니다.
그리고 그런 분들과 함께 하다보면, 저 자신도 게임을 보는 눈도 높아지고, 움직임도 좋아지더군요.
아니, 뭐 최소한 5딜 1힐도 흔치 않은 브론즈에서 믿을 수 있는 아군 하나 있는게 이렇게 좋은 일인지 이전에는 미처 몰랐습니다...;;;
4. 보이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전 사실 눌변이고, 발음이 좋은 편이 아니어서 마이크를 켜두고서도 말을 많이 안하는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브리핑도 하다보니 늘더군요.
상대방이 어디에 누가 있는지, 어떤 상태인지 할 수 있는대로 말해주려 노력했습니다.
제가 본 적이 어디에 있는지, 우리 뒤에 트레이서가 나타나고, 작은 방에서 솔져가 나타나고 할
근데 사실 브리핑보다 더 효과가 좋았던 것은 격려였습니다. 신기하더군요.
팀이 좀 말리더라도, 괜찮아 괜찮아 우리 거의 한 칸 먹었었어 우리 나쁘지 않아 다시 한 번 가보자, 이렇게 말하다보면 팀이 거점을 뚫어냅니다.
딱 한 칸 먹고 막히더라도 좋아 좋아 완막하면 이기는거야 심플해서 좋다 이러면 완막하게 됩니다.
마이크는 제가 싫어하는 픽들이 나와도 좋습니다.
야 뭐 빼. 이런 말을 하는 것보다는 "한조님, 물론 잘하시는 것은 프로필을 봐도 알 수 있지만 지금 상대방에 파라가 나올 가능성이 있으니 좀 더 범용적으로 쓸 수 있는 픽으로 바꿔주시면 우리가 좀 더 편하게 이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라고 말을 하면 바꿔줍니다.
그것도 "나 원래 패작이었는데 메르시가 말을 이쁘게 해서 바꿔준다"라는 판도 있었습니다. 그것도 두 번이나요.
그리고 그렇게 픽을 바꾼 사람들이 캐리를 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이렇게 게임을 하다보니 어느덧 점수가 올라가더군요.
물론 중간 중간 트롤판들도 만나고, 패작도 만나고, 상대방에 말도 안되는 에임을 가진 부캐들도 만나고 했습니다만 그래도 이기는 판이 지는 판보다 많아지는 점수가 상승을 하더군요.
이기면 이길 수록 이 게임도 재미있어지고요.
사실 제가 더 올라갈 수 있을거라는 생각은 잘 들지 않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제가 잘한다는 느낌보다는 운이 좋아서 버스를 타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도 제가 이뤄낸 것이 약간은 자랑스럽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심해의 상징이라는 실버이지만, 저에게는 그 어느 것보다 성취하고 싶었던 은빛 문양이거든요.
그래서 조금은 자랑해볼까 싶어, 약간의 글을 올려봅니다.
모두들 즐거운 게임 생활 되세요. 그러다보면 그래도 목표로 하던 곳에 한 번은 올라오게 되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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