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스 논쟁글뿐만 아니라 요즘 불판이나, 명경기 복기글들을 봐도 테사기 이야기는 자주 언급됩니다.
'테사기'라고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메카닉 효율이 문제다, 마인이 문제다 등 테란이 너무 강력해서 너프해야
하는게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경기 흐름을 예측하면서 이 타이밍에 테란이 뚫어서 이겼지만 테란은 져도 5대5 혹은 할만하니까
테란은 사기다. 라는 이야기도 종종 하시는데, 그 말인 즉슨 '테란 선수가 잘해서 이긴게 아니라 종빨로 이긴거다.' 라는 의견과
진배 없지않나요. 길게 풀어서 썼을뿐이지 '테사기' 라고 주장하시는거죠.

  특히 이영호 선수가 경기가 있는날 불판이 열리거나, 명경기 리뷰글로 올라오면 테사기 이야기가 거의 무조건적으로 나옵니다.
심지어 이영호 선수가 져도 테란은 사기 소리 듣습니다. 얼마전에 김민철 선수의 명경기 관련 게시물에서도 '김민철은 정말 잘했고
기본적으로 테사기인데 이영호가 못해서 졌다.' 라는 이야기가 나왔었죠. 져도 사기 소리 듣는데, 이기면 얼마나 욕을 먹겠어요.

  개인적으로 이해가 잘 안되는 부분인데, 왜 선수를 평가하는데 이중잣대를 적용해서 이영호는 종빨 소리를 들어야 하나요.
김택용 선수가 엄청난 피지컬로 저그를 때려 잡는건, 김택용 선수만 가능한 슈퍼 플레이고, 이렇게 잘했지만 토스는 쓰레기종족이고
이영호 선수가 원팩에서 트리플까지 먹는 기가 막한 배짱 플레이와 방어력은 이영호니까 가능한게 아니라 테란이니까 가능한건가요.
실상은 이영호 선수도 이렇게 배째다가 한방에 뚫려서 지기도 하고, 분석해서 나온 상대에게 이리저리 휘둘리다 지기도 하고,
타이밍 러쉬를 시도할때면 항상 성공하는게 아니라 종종 막히고 무난하게 지기도 합니다.

  옛날부터 테란잡고 테프전 해보신분들은 알텐데, 과거 정석적인 타이밍이었던 6팩 타이밍 러쉬를 요즘 테란들은 왜 안 가고
아머리 돌리면서 멀티 늘리겠어요. 토스가 캐리어 안 가니까 무난하게 흘러가면 뚫을만한 타이밍이 없어요. 요즘 테란이 토스
타이밍러쉬로 제압하면 진짜 판을 잘 그렸고, 컨트롤도 엄청 잘 한거에요. 무난하게 어택땅 찍고 마인만 슬쩍 박는게 아니구요.

  며칠전 경기였었죠. 아이러브스타크래프트 행사에서 이영호 VS 김택용전에서 준비한 빌드, 판짜기도 판짜기인데,
옵저버 피해서 왼쪽으로 크게 도는 테란 병력 움직임을 보면서 저는 혼자 크게 감탄했습니다. 간발의 차이로 옵저버의 시야에
안 걸리고 김택용 선수 본진 근처까지 무사히 진출하는 마린, 탱크 병력들의 무빙이 지금의 이영호를 있게 만들어준
양산형 테란과 살짝 다른 움직임이라구요. 이렇게 잘했는데도, 불판에서는 프레기라서 졌다는 늬앙스의 의견들이 보이더라구요.


  밸런스 논쟁글에서 테사기니 테뻔뻔이니 하는건 상관없습니다. 애초에 그런거 토론하려고 만든 일종의 불판이니까요.
그런데 단순 경기 불판이니 복기 글 같은곳에서 테사기 이야기 하는걸 보면, 이영호 선수의 팬 입장에서 영호 선수가 아무리
멋진 플레이를 보여줘도 다른 사람들은 "네가 응원하는 선수는 종빨로 이긴거야!"라고 무시하는것 같아서 허탈합니다.

차라리 맵이 테란에게 너무 좋다고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