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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7/17 13:35:29
Name 애벌레의꿈
Subject [스타2] 송병구 선수 응원과 스타2 이야기 조금.
요즘 스타2판은 밸런스 문제며 GSL문제며 날카롭고 첨예한 말들이 많이 오고 가는것 같아
선수 응원글 겸 주절거려봅니다.

1. 이승원 해설 멘트를 조금 카피해서 응용해보자면
  여러분들은 왜 스타 방송을 보시고 e스포츠를 응원하십니까?

각자 개개인마다 이유는 다르겠지만 전 개인적으로 즐겁고 신이나서 보기 시작했던것 같습니다.

대학때 학교앞에서 자취를 하던 시절, 집에서 들고나온 아버지의 고물 노트북이
오늘 내일 하다가 사망해버리는 바람에 전 당시 학교앞 피씨방에서 과제들을 하곤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피씨방이 특이했던건지 다른 피씨방들도 그랬는지까지는 모르겠는데
작은 텔레비전이 놓인 휴게실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뭐, 당시에는 피씨방만 들어서도 스타 소리만 들리던 때이니 휴게실에서는 거의 대부분 스타방송을 켜 놓았었죠.

과제하다 김밥이나 라면 먹으러 휴게실에 잠깐 앉아 옹기종기 모여앉은 사람들과 함께
곁눈질로 스타 경기들을 보긴 했지만 스덕이라 할만큼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아, 그냥 임요환이 스타 제일 잘하는구나... 잘 생겼네 인기있겠다
어랏 작년은 임요환이더니 올해는 이윤열이라는 애가 제일 잘하나 보다...
우와 진짜 잘하네... 쟤네는 밥만 먹고 저거만 하나보다....

스타실력은 그저 일꾼 뽑고 초반에 질럿이나 저글링 열심히 뽑아서
친구들과 팀플할때 최악의 블랙홀이 되는 것만은 면하는 수준이었고
(스타를 할 줄은 알아야 모임에서 소외되진 않던 시절;;;;)
1:1은 무조건 초반러쉬 아니면 친구랑 로템 반반먹고 200 어택땅 스트레스 풀기가 다였습니다.
남동생 친구가 당시 특공테란 김선기 선수였는데 동생통해 스타 가르쳐 달라고 했더니
일단 빌드부터 익혀야 한다길래 빌드? 그건 뭐야? 먹는거야? 하는 수준의 초경량 라이트 유저였죠.


그렇게 피씨방에서 실험 레포트나 작성하던 어느날
휴게실에서 평소와는 다른 소리가 터져나왔습니다.
임요환이나 이윤열, 홍진호 선수등 인기있는 프로게이머들 경기엔 언제나
환호나 감탄하는 소리들이 터져나오던 피씨방에서 경악을 금치 못하는 신음소리들이
터져 나오더군요

뭔데 또 저래? 하는 마음으로 휴게실에 들어가니
손바닥 두개 펼쳐놓은 것 같은 작은 텔레비전을 쳐다보는 백여명의 우글거리는
입들이 저마다 어이없다, 말도 안된다, 진짜 저거 핵 아닌데도 가능하냐
등등의 말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죠.

그리고 화면에는 본적도 들은적도 없는 충격과 공포의....
메딕도 없는 땡마린들이 중공군처럼 우르르 몰려나와 군화로
울트라를 밟아 죽이고 있었...-_-;;;;;;

그전에도 스쳐지나가며 몇번 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 인상에 강렬하게 남은
최연성감독의 선수시절 경기는 그 경기가 처음이었죠. 너무 정신없이 봐서
누가 상대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데 나중에 찾으려고 해도 못 찾겠더군요.
2003년 초겨울 무렵의 경기였습니다.

신기하기도 하고 호기심도 생겨 이전과 다르게 집중해서 최연성 선수 경기들을
몇개 더 챙겨보다가 빠져들면서 종족마저도 토스에서 테란으로 바꿔탔습니다.
그때는 다른 생각 하나도 없이 그저 신나고 재밌어서 경기들을 계속 보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테란이 저렇게 까지 강한 종족이었단 말야?!!!!

여담으로 안 그래도 승보다 패가 훨씬 더 많던 제 배넷 아이디에 엄청난 패만 늘게 해준 선택이었죠 -_-;;;
빌드 개념도 모른채 레이스들만 잔뜩 뽑아댔으니....당연한 결과였죠.
분명 쵱의 레이스는 몇기 안 모였을때도 엄청나게 강력했는데 내가 모은 레이스는
인구수의 대부분을 차지할만큼 모아도 강해지지가 않았...ㅜㅜ

그렇게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신나고 재밌어서, 신기해서 빠져든
경기들 덕분에 스덕이 되고 유학생이 되어서도 스타만큼은
꼬박 꼬박 챙겨 보다 보니 어느새 십년 남짓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비록 스덕으로 사는동안(;;;) 대부분의 시간동안 멀리 떨어져 살았기에 직관도 몇번
제대로 못 다녀봤지만 취미란에 당당하게 스타크래프트 경기 시청이라고 적어 넣을만큼
외로운 타지생활 제일 즐거운 일이 스타 경기를 보는 것이었던 열렬한 스덕이었는데....
(당시 은퇴를 앞둔 프랑스 노교수님은 스타크래프트가 스타워즈같은 영화라고 생각하셨는지
영화감상이라고 적으면 될걸 뭐하러 길게 적었니...하시며 넌지시 수정액을 건네셨죠-_-;;;)

중계권 파동, FA독소 조약, 승부조작, 지재권분쟁, 방송국 폐지...
사소(?)하고 자잘한 것들 다 빼고 몇가지 굵직한 것들만 모아도 그 당시 일들이
생각나 머리가 욱신 거리는 일들을 겪을때만 해도
신생 스포츠가 어쩔 수 없이 치뤄야 할 홍역이라고 생각했었더랬습니다.

그런데 브루드워가 거의 반 강제로 종료가 되고 병행시즌이 되고 나서는
경기들을 보는데, 아니 경기를 하는 선수들을 보는데 입에서 쓴내가 났습니다.
비유적인 표현이 아니라 정말로 입안에서 쓴내가 느껴졌습니다.
신체 어딘가가 면도칼에 에이는 것 같은 기분도 느꼈습니다.
2008년 본진인 최연성의 은퇴와 올드들의 대거 몰락때 한 차례 가슴앓이를
하긴 했지만 병행 시즌 때만큼은 아니었다고 말할 수 있을정도 였죠.

외부의 문제나 제도적인 문제가 터지는건, 속상하고 열받고 화나지만 견딜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십년을 응원하고 사랑한, 어느덧 저보다 한참 어려진 막내동생뻘의 어린 선수들의
말못할 아픔을 지켜 보는 건 정말 고통스럽게 느껴졌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봐야 당시 선수들의 마음고생과 혼돈을 제가 어떻게 안다고 감히 말 할 수 있을까요...)

2008년 올드들 대거 은퇴나 2012년 브루드워 강제 종료후 자날로의 이전이나
뭐가 그렇게 다르냐고 반문하실 수도 있을거 같습니다.

2008년도... 씁쓸했죠.
전 아직도 권수현 선수의 이름이 기억나거든요;;;;( 권수현 선수에 대해 아무 유감없습니다;;;;)
최연성의 마지막 개인리그 경기 상대 선수였죠. 볼땐 몰랐지만 사실상의 은퇴경기.
은퇴경기인줄 몰랐었는데도 보면서 많이 울었더랬죠.

한명, 두명...장강의 앞물, 뒷물 소리까지 들어가며, 이판의 전설들이 제대로 된 은퇴식은 커녕 예우를 갖춘 동영상 하나 헌정 못 받고 떠나갔지만...
소식조차 알 수 없이 떠나간 선수들이 더 많았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남을 사람들은 남아 코치도 되고 해설가도 되고 공군에 입대해서 비록 한두경기 이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는걸 보여주기도 하고....
가슴 앓이야 했지만 어쩔 수 없는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라고 그렇게 다독일 수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팀은 응원하던 팀이니 티원, 선수들은 딱히 본진은 없이 잘하는 편 우리편을 외치며 두루 좋아하며 명경기들을 즐겼던 것 같네요.
뭐 그중에서도 특별히 외모로 뽑힌, 잘 생긴 멤버들로 구성된 이스포츠의 유일한 아이돌 그룹 -_-;;;;;택뱅리쌍을 편애하긴 했었죠;;;;

(한참 택뱅리쌍이 날릴때 제가 컴에 사진을 깔아둔적이 있었는데 친구가 보고
새로나온 아이돌이냐고...크크크.
프로게이머라고 했더니 외모순위 1,2,3,4위냐고 해서 성적순이라고 하니 놀라던 크크크)

그런데 브루드워 강제종료는 적어도 제게는 기존 올드들의 몰락과는 또 달랐습니다.
지금껏 밥만 먹고 스타 그거 하나만 해왔던 선수들인데,
말이 시리즈이고 같은 장르의 게임이지 취미도 아니고 초단위로 승패가 갈리는 승부의 세계에 놓여있는
프로선수들 입장에서는 인터페이스며 빌드며 완전히 달라진 게임으로의 강제 이전이었죠.

장강의 앞물이고 뒷물이고간에 그냥 물이란 물은 다 밀려나가고 강바닥이 보이는 것 같은 기분...


굳이 말하지 않아도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혼란스러워하고 힘들어하는게 눈에 보일 정도였죠.
이렇게 선수들이 힘들어 할때일 수록 더 열심히 응원해줘야겠다는걸 머리로는 알겠는데
가슴으로 알긴 알겠는데... 손이 가질 않더군요.
그전에는 어떤 난제들이 있었어도 선수들의 명경기를 보는 순간만큼은 재밌었는데
그 재미를 포기 할 수 있다고 생각될 정도로 눈이 가질 않아 어느 순간 부터 경기들을 보지 않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스타2가 싫기도 싫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어쩔 수 없이 실력이 다한 것도 아닌데....
아직은 보여줄게 더 남았을 선수들인데...
불과 저번달까지 프로리그에서 날라다니던 그들인데...
볼수 없게 만든것만 같은 스타2가 제 눈에 곱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김택용 선수의 현란한 커세어 다템을 더 이상 볼수 없게 만들었고
송병구 선수의 신기에 가까운 셔틀 리버도 더는 볼 수 없고
어느샌가 조용히 라면을 끓이던 이영호 선수의 혀를 내두를 강력함도
폭군 이제동의 그 미칠듯한 뮤짤도
모두모두 갑자기 리셋시키거나 볼 수 없게 만든게 싫었던 것 같네요.

유저 입장에서는, 대체 무슨 생각을 하면 배틀넷 시스템을 이렇게 불편하게
만들어 놓은걸까 내 유일한 즐거움인 공방 팀플이 블리자드는 못마땅했던건가
이걸 유즈맵이라고 만든걸까, 맵들은 어쩌면 이렇게 하나같이 유닛 분간하기도 어렵게 어둡게 깔아놓은걸까  
밑도 끝도 없는 불만만 늘어놓았습니다.


아아 그래요. 쉽게 말하면 하기도 보기도 싫었습니다.
코치로라도 볼 수 있던 쵱도 군대가고 없겠다.
남은 선수들이 마음에 가시처럼 걸리지만
드디어 십수년만에 스타크래프트 안녕~할 때가 왔구나 싶었죠.



한 일년 정도... 안하고 안 봤던것 같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스2는 한번도 안 본거죠. 브루드워 종료와 병행 즈음해서 멈췄으니...


2. 솔직하게 말하면  순수하게 게임 그 자체 때문에 안 사리라던 군심을 사고
   프로리그를 다시 보게 된건 아니었습니다.

게임이 아니라 사람들이 먼저 생각났습니다.

안 보는 기간에도 내내 울먹이는 동생을 한 길가에 버려두고 온 것같은
그런 불편한 마음이 가슴 한 구석에 있었으니까요...

택신과 용택이를 왔다갔다 하면서 어헣 어헣 거리며 웃던 택은 스2에서는 우주모함을 안 쓰려나,
제발 쓰지 말아야 할텐데... 커세어가 없어서 어쩌나....

손가락 다 굳어간다며 엄살이란 엄살은 다 부리다가도 날개달린 것 같은 리버를 보여주며
유유히 결승까지 가주시던 우리 송엄살은 아직도 프징징이신가...

모니터 수백대는 녹이고도 남을 레이저를 눈에서 쏘아대던 승부의 화신 제동이는 스2에서도 그 승부욕 어디 안갔을거 같고
막내지만 어려서부터 고생한 덕에 (-_-;;;) 애어른 같던 영호는 아직도 일렉트릭 로미오를 틀어놓고 끝판왕 자세로 자 세팅을 할까...

브루드워의 마지막 정점을 찍었던 올마이티 허느님은 조금만 더 브루드워가 진행됐었으면 어디까지 더 갈 수 있을지 모를 선수였는데...
마지막에 못 이길것 같던 이영호를 기어이 한 번은 이기고 브루드워를 끝낸 철벽 김민철은 그 단단한 운영을 스2에서도 보여주고 있을까...


그렇게 끝도 없이 선수들 생각이 나더군요. -_-
(이건 뭐 헤어진 연인 궁금한것도 아니고 ㅜㅜ)

그래서 작년 프로리그가 끝나갈 무렵,  잔뜩 낯설어 하며 (스2는 거의 처음 보다시피 했으니까요) 프로리그 경기들 몇개를 몰아서 틀어놓고
경기는 제대로 보지도 않고 먼저 선수석에서 익숙한 선수들 얼굴 부터 찾았습니다.

택용이는 더 어른스러워졌네, 영호는 그대로구나, 제동이도 그대로고...
그렇게 한명 한명 확인하면서 안쓰러운 마음이 가득이었는데
그런데 뱅, 우리 뱅은 어디 갔지????


삼칸 벤치에 앉아있는 송병구 선수를 하마터면 못 알아 볼뻔...했습니다 -_-
두번째 하이파이브 장면에서야 집중해서 본끝에 간신히 찾아내었죠.
도대체 안본 사이에 뱅에게 무슨일이 생겼단 말이더냐...
일년도 채 안됬구만 ㅜㅜ

기겁을 하고 그 자리에서 경기를 꺼버리고
송병구 스타2 성적부터 검색했습니다....;;;;
왜인지 안봐도 송병구 선수 얼굴을 본것만으로도 성적이 짐작이 가긴 했지만 설마 싶었습니다.
설마설마 싶었는데 눈을 압박하는 패패패패패......패

아, 이건 본격 송병구 선수 살찐거 운운하는게 아닙니다 ㅜㅜ
유경험자로서 별 일 없어도 10kg쯤 쉽게 찔 수 있다는걸 압니다;;; 빼는게 어려워서 그렇죠
그리고 본판 불변의 법칙으로 살쪄도 뱅은 잘 생겼습니다;;;;
(제 기준 택뱅리쌍 외모순위 넘버 원은 사심 조금 더 담아 뱅입니다. 저 남자 아님-_-;;;;)

다만 송병구 선수는 몸관리 하는걸 성적관리 하듯이 하는걸로 알고 있었던게 컸죠...
만약 살찐 만큼 성적이 안나온다라고 계산하면....;;;;; (정말 안 좋아 보이던 송병구 선수 표정은 덤이었습니다;;;;)


그리고 연이어 무엇이든 가르쳐 주는 곳과 피지알 검색 몇번만으로...
택의 어헣어헣 웃음소리를 듣기 힘들어졌다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리쌍은 여전히 잘하고 있지만 개인리그에서는 아직 예전의 자리를 못 찾았다는것도...
하지만 제일 충격이었던건... 제일 잘 버텨주지 않을까 싶었던 뱅의 믿기 힘든 부진의 흔적....


연맹과 협회팬들이 대립할때 너무한다 싶었던 재능, 설거지 운운 논란에도 큰 관심은 없었습니다.
아니 오히려 전 반대로 택뱅리쌍이 제일 걱정됐었습니다.
일거수 일투족이 다 관심의 대상이 되는, 모든 주목을 받는 선수들이었으니까요.
(뭐, 물론 그에 따른 명성과 대접을 받았지만요;;;)
안 그래도 몇년을,  조금만 부진해도 택뱅리쌍에서 빼야 되니 말아야 되니 논쟁의 화두에 서며 스트레스에 시달렸던 선수들인데
스2에서  잘하던 못하던 제일 먼저 주목 받을거고 당장의 결과에 따라 입에 오르내릴게 뻔했으니까요.

그래도 그 네명이라면 어떻게든 잘 해나갈수 있지 않을까....
아니려나, 다들 연차도 오래되기 시작했고 거의 새로운 게임이니 오히려 더 적응하기 여러우려나....
그런 걱정들을 했던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걱정이 현실로...그것도 가장 아끼는 택뱅이 ㅠㅠㅠㅠ


네 선수를 골고루 좋아했다 해도, 테란 팬이라 이영호 선수의 등장이 반가웠다 해도,
깨물어 더 아픈 손가락은 제게는 리쌍보다는 택뱅이었거든요.
그리고 굳이 저만의 택뱅림픽을 해보자면 아무래도 택보다는 송병구 선수를 조금더 아꼈던 것 같습니다.
플레이 스타일도 넷중에 제일 좋아했었구요.


언제나 둥글둥글, 헤실헤실 순둥이 같은 웃음을 짓지만 경기에 들어가면
우직하고 시원한 플레이를 펼치며 강직하고 날카로운 총사령관으로 변하는 신기한 친구.
솔직하다 못해 거침없는 인터뷰로 포모스 댓글 천개는 기본으로 달고 다녔지만
(그래도 다행이야 쵱보다는 덜해서 ㅠㅠ;;;;)
상처도 고민도 혼자 안으로 삭이는 것 같던.... 그런 선수...로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날 그 성적들을 물끄러미 보면서....


그래, 그만큼 버티어 내며 그 자리를 유지했던게 용했던 거구나...
그동안 프로리그고 개인리그고 너무 잘해왔어서 잊어버리기 일쑤였던 것 뿐이지,
어느새 데뷔 10년차, 맏형이었었지...송병구 선수가....
아끼고 좋아하는 선수라면서 그런것도 제대로 파악 못했었구나....
아니, 기복은 좀 있었지만 늘 다시 잘하곤 해서.... 상기하기 싑지 않았던 거구나...

2005년 꼽꼬마일때 잔뜩 긴장한 얼굴을 하고선 패기넘치게도 황신을 뽑아들던 에버 조지명식때의 모습이 엊그제 같은데....
프로리그에서 쵱 이기고 펄럭펄럭 한바퀴 뛰던 모습에 꿀밤 때려 주고 싶던 때가 바로 어제 같은데
진짜 버틴게, 아니 그동안 최정상급에 머물렀던게
대단했던거구나... 지금 성적이 떨어진게 이상한게 아니라.


그렇게 생각은 하면서도 속상한 마음은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선수가 정말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올드들이 하향하는게 자연스러운거라고 해도 이건 그 경우가 다르니까요.
불과!!! 전년도까지만 해도 프로리그에서 날라다니며 다승2위 토스 1위를 했었는데,
1년도 안되어 패패패패... 이걸 받아들이기가 정말 힘들었겠다 싶더군요.


10년을 삼성의 에이스이자 프렌차이즈 스타였고, 스타판의 아이콘으로 죽기살기로 노력하며 그 자리를 지켜왔는데
갑자기 들이닥친 종목변환과  적응 실패로 인한 부진으로 자신의 자리에서 밀려나고 입지가 줄어든다는건...
말이 쉽지 그 누구도 쉽게 이겨내기 어려운 일이죠.


정말이지 잘 하고 있던 선수들 손목을 비틀어 못하게 만들어 놓은 것만 같아
그러지 말자 다짐하고 다시 보는거였는데도 괜시리 원망스럽고 울컥하더군요.
세월이 지나 실력이 떨어지게 되더라도 쌓인 연륜으로
한번씩은 클래식은 영원하다는 감탄사와 찬사를 받으며
전설로 남은 선수생활을 마무리하고 다음 후배들에게 자리를 넘기는 모양새가
왜 이리도 이스포츠에선 어렵단 말입니까.


관중도 없는 썰렁한 스테이지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경기하는 선수들의 어두운 표정을
보면서... 끝도 없는 회의론만 늘어놨습니다.
누가 저 어린 선수들을 사지로 몰아넣었냐며, 10년 스덕이면 그 책임 저에게도 없진 않을텐데
(대부분의 머리 아픈 문제들은 스킵해왔던...) 혼자 울분만 더 토해냈죠.


그렇게 속상해하며 제대로 보지도 못한 프로리그가 끝나니...
임요환 감독 사임!!!! 우리 택신 은퇴!!!!!! (무려 아프리카까지 날아갔....-_-;;;;)
김가을 감독 사임!!!!  허느님 은퇴!!!!! ( 택신따라, 아니 더 먼저 아프리카로 떠났...)
거기다가 무려 프로리그 우승팀 웅진 스타즈가 모기업 위기로 해체 -_-;;;;
거기에 따른 선수들 줄줄이 비엔나로 또 은퇴!!!!

내가 뭘 보려고 이 판을 다시 기웃거렸더란 말인가....-_-;;;;;
기어이 끝을 보게 되는건가 싶었습니다.

그 와중에 쵱이 돌아오고
뱅은 에너하임까지 가서 와우를 해봐서 그런지 하스스톤 재밌다고...(자랑이냐-_-;;;)
예전같으면 '성적도 안 좋은데 당장 끊고 연습해욧!!' 이라고 뱅갤에 한마디 썼을텐데...
글로벌 파이널 무대 아래에서 관객석에 앉아 이제동 선수 결승 올라가는걸 보며 자막까지 잔인하게
'부럽다'고 뜨는걸 보고는 저 속이 속이 아닐텐데 싶어 모른척 하게 되더군요.


회의와 냉소는 전염성이  강했습니다.
저부터가 회의적이기도 했지만 좋은 소식이 있나 싶어 들락거리는 대부분의 게임관련 커뮤니티에서는
다들 스2망했다 이대로 망하나 망할거다는 분위기가 대세였고
처음에는 그래도 이 판이 살아남길 바라는 마음으로 돌아왔는데
당시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일들과 맞물리기까지 하면서 저도 모르게 무작정 회의적이고 냉소적으로 변해갔던 것 같습니다.


이 시대 최고 무력한 말이라고들 하죠...
아마, 안 될거야.


열릴지 안 열릴지도 모른다던 프로리그가 다행이 무사히 열리고
개편과 함께 쾌적해진 경기장, 나무랄것 없던 스포티비의 운영등등으로 팬들도 하나둘씩
돌아오고... 송병구 선수는 무려 16연패를 끊어냈지만....
한번 자리잡은 냉소는 여전히 남아있었던것 같습니다.

물론 다행이라 생각하긴 했죠. 그렇게 관중도 별로 없던 프로리그가 끝이 아니었어서 다행이고
연패로 신기록을 세우고 송병구 선수가 은퇴하지 않은게 어디냐 딱 그런 마음이었습니다.
총사령관이 패만 기록하다 전장을 떠나는건 아닌가 제일 걱정되었었는데 그게 아닌게 어디냐며 위안을 삼았죠.

라운드가 진행이 되면서 경기들이 정말 재밌어 지면서 조금씩 집중이 되더군요.
본연의 재미, 본연의 재미 운운하시는 분들이 꽤 있는걸로 아는데,
진지하게 프로리그를 보신다면 생각이 좀 바뀌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정말 날이 갈수록
재밌었습니다.

하지만 그 재미있음이 그렇게 마냥 근심없이 신나기만 할 수는 없더군요.
스튜디오에서 열리는 GSL 결승전 ,
테징징을 하자는게 아니라 진짜 내 사랑 내 종족 테란이 어쩌다 여기까지 몰렸나 싶은 밸런스 문제...
생각해보니 왜 그렇게 경기를 경기로만 즐기지 못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럭저럭 1,2라운드가 흘러가고
2라운드의 부진을 씻고 3라운드를 전승으로 씹어먹는 중이던 티원을 응원하면서 식사를 하던
어느 한가로운 점심시간-_-;;;;
한경기만 더 이기면 3:0으로 티원이 이기는 날이었었죠.

2:0으로 뒤지는 상황에서 송병구 선수가 출전을 했습니다.
물론 전 이날 해설진들의 호들갑(?) 처럼 송병구 선수가 이긴게 신기하지 않았습니다.
연패를 하던 당시의 모습을 다 못봐서 그런지 몰라도, 제 기억속엔 다승왕 2위가 불과
얼마전이었으니까요. (물론 브루드 워였지만...)
그리고 뱅은 연패를 끊어낸 뒤에도 이영호선수랑 한번씩 주거니 받거니도 했었고 김준호 선수도 에이스 결정전에서 이기기도 했었죠.

그러나 저는 티원팬, 뱅도 소중하지만 우리도 라운드 전승 우승 같은거 한번 해보자며 악의 축 티원팬답게
정의를 외면하고 열심히 티원을 응원하고 있었는데...;;;;

화면에 비친 송병구 선수 얼굴...

샐러드 먹던 포크를 저절로 내려놓게 되더군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뭐 때문에 그날 3세트 5세트 직전의 송병구 선수 표정에 넋나간듯이 홀렸는지는...;;;;
쵱감독은 베르세르크의 가츠 같은 고독한 눈빛에 홀렸다던데... (누가 가츠테란 아니었달까봐...)

송병구 본인이 아니니 심정이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지난 10년간 숙명처럼 팀의 운명을 어깨에 짊어져 왔던 에이스로서의 본능같은 것이었을까요...
그 표정은 반드시 이기겠다는 이글이글한 비장함이라기 보다는
자식을 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전쟁터 한복판으로 뛰어드는 백전노장의 얼굴... 같았습니다.
(그낭 제 보기에 그랬다는 겁니다..;;;)

이 정도 무게감쯤의 전장은 우스울 만큼, 수도 없이 중요한 전장에서  무게감을 견뎌내며  화려한 승리를 해 왔었으나
이제는 이길 수 있을지 없을지 본인도 장담하기 힘들어진 노장.... 그러나 반드시 뛰어들어가야 하는 전장.
긴장이야 오랜시간 따라다닌 숙명같은 것이련만... 여기서 지면...여기서 지면....
극심한 스트레스와 한숨이 범벅이 된 얼굴과 눈빛....


제 기억력이 굉장히 나쁜 편이 아니라면 전 뱅의 그런 표정을 솔직히 처음 봤습니다.
평상시에는 헤실헤실 거리는 순둥이지만 경기석에 앉으면 경기전이건 경기중이건
대게의 경우 무표정한 얼굴이었던걸로 기억하거든요.
(대게의 경우라고 쓴건... 쇼...쇼핑록;;;;)
경기가 끝난뒤에야 뭐 누구나 온갖 희노애락이 나타나지만요.


아무튼  마침내 에이스 결정전까지 끝났을때,
티원 전승 라운드 우승이고 나발이고 내팽개치고 두손 맞잡고 송병구 선수를 응원하던 제 입에서 환호성이 터지기도 전에...
승리의 gg 소리와 함께 손바닥을 얼굴로 가져가던 뱅....


네,올드들을 응원했던 경험이 있는 피지알러 분들은 아마 아시는 마음일겁니다....


불과 얼마전까지 위너스 리그에서 올킬 3킬 아무렇지도 않게 하던 뱅이,..
'고작' 하루 2승에 눈물까지 보이는 걸 보고 저도 따라서 울어버렸습니다.
뱅이 눈물을 보이는건 결승전이어야만 하는데... 엉엉 이러면서요.-_-;;;;


사실 여기까지만 해도 송병구 선수는 올해의 아니 스타 역사의 MVP였습니다.
데뷔 11년차... 그 연차에 대부분은 은퇴했거나 하거나
현역으로 남아도 공군이 아닌 다음에야 승리는 커녕 패배하는 모습도 방송경기로 보기가 쉽지 않았었죠.

주전 엔트리에는 올라있으나 경기에 출전은 못하고...
멋쩍은 웃음으로  벤치에 앉아있다가 후배들 하이파이브를 쳐주다가
팀의 순위가 어느정도 확정이나 되거나 공군 에이스 상대로 어쩌다 한번씩 나왔던 모습들을... 가슴 아프게 기억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하루 2승씩 해가며 3 라운드 최강의 팀이라는 티원을 상대로 위기에 몰린 팀을 구하다니!!!!!


연차와 나이가 전부가 아니다 모든건 마음먹기 달렸다.
나이 들어도 열심히만 하면 부진 씻어내고 얼마든지 잘 할 수 있다.
남일을 두고 현실 무시한 채 입으로야 무슨 말 인들 못하겠습니까.
정작 본인이 행동으로 해내기 어려운 일이니 어렵다고 하는 거죠.
(엄옹 들으시라고 하는 소리만은 아닙니다 크크크)

그렇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적이고 최고라고 치켜세울 수 있는데도
송병구 선수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고 말하고 싶었나 봅니다.


2승 이후 3연승, 4연승....어느새 7연승까지 찍더니
작은 대회라지만 쟁쟁한 선수들을 이기고 ESTV 컵 우승!!!
코드S 통과로 모자라 GSL 16강까지!!!!!!



32강 뚫고 16강 올라가던 날, 전 일하면서 몰래 경기를 켜놨다는 것도 잊고
두손 번쩍들고 꺄아악 송병구 송병구를 외쳤습니다;;;; (쫓겨날뻔...-_-;;;;;)


정말 묵어있던 무언가가 가슴속에서 뻥 뚫리는것만 같더군요.
뱅이 16강에 올라갔어!!! 라고 한국에 전화걸자마자 외쳐데고
프로브 뽑을 줄 아는 사람만 만나도 송병구 선수 이야기를 하고 다닙니다.


그 믿을 수 없는 기록이 이어지던 기간에, 정말 몇년만에 이렇게 스타를 보면서 신이 난건지도
모르게 정말 즐겁고 신이 나더군요.
경기를 보는 그 순간만큼은 모든 걸 잊고 정말 신이 났으니까요.


그래, 원래 이렇게 신나고 재밌어서 보기 시작했던게 스타였었지....
새삼 초심도 떠오르더군요.


뱅이 부진을 떨쳐내고 잘하는데 제가 왜 이렇게 신이 나는지 흐흐흐
( 뭔가 이런 상황이 과거에도 몇번 반복됐던것 같다면 그건 제 기분탓입니다.-_-;;;
비교가 안되는게, 이번 부진은 과거의 부진들과 그 깊이가 달랐단 말입니다 ㅜㅜ...
음....마음먹으니 이렇게 잘하는데 설마 작년 부진기간에 와우를...? 이라고 슬며시 의심해보는것도 제 편견탓일겁니다!! )


3. 어쨌거나 그렇게 신나하다가 문득...평상시에 늘 알고 있다고 입으로만 떠들었지만
실은 몰랐던 것 같은 송병구 선수의 노력이 새삼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주변에서 뭐라 떠들건 말건 묵직하게 흘려온 송병구 선수의 땀방울과 노력이,
모든 선수들의 노력이 가슴에 둔탁하지만 강하게 와 닿았습니다.
제 멋대로의 해석인지는 모르겠지만 하고 싶은 말도 와 닿았습니다.


당신들이 쉽게 망하네 마네 팔짱끼고 시니컬하게 떠드는 그 순간에도
나는, 우리는 응원하는 팬들을 위해, 그리고 지금껏 달려온 꿈을 위해 노력하고 있노라고...
당장 은퇴해도 아무도 뭐라하지 못할, 군 입대가 시급한 지금 이순간에도
포기하지 않고 말없이 이렇게 노력하고 있다고... 말이죠.

스갤에서는 간혹 송병구 선수를 송노인이라고도 부르더군요;;;
전 이렇게도 말해보고 싶습니다.
'송노인과 바다' -_-;;;;;;

어렸을적 무릎에 절 앉혀놓고 어머니가 어린이용 노인과 바다를 처음 읽어주시면서
평생을 어부로 살아왔던 노인은 힘들게 잡은 물고기를 상어들에게 모두 뺏길 수도 있다는걸
알고 있었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력을 다해 물고기를 잡고 상어에게서 물고기를
지킨건 그게 그 노인이 어부로 최선을 다해 살아왔기 때문이라고...
우리 인생도 죽을때가 되면 뼈만 남은 고기를 가지고 돌아와야 했던 노인처럼 아무것도
남지 않겠지만 살아있기에 사는 동안 포기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야 하는거라고.

6살무렵이었으니 -_-;;; 하시는 말씀뜻은  한 마디도 못알아 듣고
왜 용왕님이 나타나 상어들을 물리쳐 주시지 않았냐는 질문이나 던졌던 것 같습니다. (용왕님만 나타나면 다 해결돼는데 왜? 본격 데우스 엑스 마키나-_-;;;)
그래도 그때 그 말들은 지금도 가끔 기억이 나곤합니다.


그리고 요즘은 송병구 선수를 보면서 그때의 어머니 말씀을 떠올립니다.
어쩌면 죽기살기로 힘들게 잡은 물고기를 잃게 될지도 모르지만
설령 그렇다 해도 인생의 절반 가까이 업으로 삼아오면서 가지게 된 지혜를 통해
최선을 다해 상어로부터 물고기를 지키겠다는 그 우직한 노력....


우리들의 영원한 총사령관 송병구 선수...

그거 아나요?
예전에 우연히 봤던 댓글중에 송병구 선수를 칭찬하면서
아마 스물 일곱까지도 좋은 성적을 내며 오래오래 선수생활 할거라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그 팬은 (그게 벌써 오륙년 전이니까)  아마 쓸 수 있는 최대한 긴 시간을 잡아 한 말이었을테죠.
아무리 강한 전성기를 지녔던 선수라도 오륙년이 지나면 그만큼 성적 내기가 어렵다는걸 많은 선수들을 보며 알기에 쓴 소리일겁니다.

그런데 지금 송병구 선수 스물 일곱이고 아직도 정말 잘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미 최대치 최고치 다 이룬겁니다. ( 너무 부담 갖지 말라고 치는 약....-_-;;; 이 아니고 진심입니다)

8강이고 결승이고 더 높은곳에 설령 끝끝내 올라가지 못한다고 해도
지금까지의 모습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사실 브루드워까지의 모습으로도 송병구 선수는 이미 전설입니다)

하지만 이미 충분하다고 말하는 팬들에게 흥, 그정도 가지고? 라는듯이  더 높이 올라간다면, 그러기만 한다면
너무 신이 나서 부부젤라 들고 에펠탑에 올라가 송병구를 연호하며 부부젤라를 불 것 같습니다.
아니오. 유급휴가 몰빵해서 한국가는 비행기표를 끊겠습니다. 크크크
응원은 현장에서 해야 제맛이란걸 긴긴시간 혼자 모니터 부여잡고 응원하면서  알게돼서...ㅜㅜ

그러니, 지금 만큼은 끝.... 같은거 생각지 마시고 정진하기를,
그 결과는 성적에 상관없이 빛날거라 믿거든요.

진짜 미친듯이 응원하고 있으니, 그런 팬들 수도 없이 많을테니 화이팅 하시라구요^^


4. 그리고....

저를 비롯한 많은 분들께 던지고 싶은 질문....
스타2 망할것 같은가요?

당연히 각각의 대답은 다 다르실테지요.
그리고 제가 위에 다소 부정적으로 적어놓았지만 기실
그 회의적인 시선 뒤에는 진심어린 걱정이 같이 하고 있다는것도 알고 있습니다.
(스2 노잼이라 난 안하는데? 망할거야 뭐 이런 사람들은 제외하구요-_-)

다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앞일은 알 수 없다' 입니다.
현실을 무시하고 마냥 낙관론만 펼치는 것은 무지에 가까운 것임을 알고
현실을 직시하고 이것저것 개선책들을 세우는것이 지금의 어려운 상황에
제일 도움이 되는 것도 맞겠지만 설령 모든것이 수포로 돌아간다 해도
미래는 알 수 없는 영역이니까 맡겨두고 단순하게 즐기는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어서요.
(가끔은 아니 자주 선수들 화이팅이나 단순하게 즐기고 신나하던 글이 올라오던 피지알이 그립습니다 ㅜㅜ)


당장 내가 평균 수명까지 살지 내일 당장 죽을지도 알 수 없고
온갖 데이터와 이론들로 분석을 해도 작은 변수 하나에 역사가 달라지기도 하는데
스타판이 3,40년뒤에도 살아남아 있을지 아닐지 확언 할 수는 없는 거죠.


그래서 망상이라고 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전 꿈을 꿔 보기로 했습니다.


3,40년쯤 뒤에 아들,딸, 며느리, 사위, 손주들 다 이끌고 스타 월드컵 결승장을 찾는겁니다.
그때 쯤 되면 스타 5? 스타 6? 숫자가 무엇이든 상관없습니다.
경기장 모습은 해리포터의 쿼디치 월드컵 경기장 같이 생겼고 눈앞에 3D로 경기들이 펼쳐집니다.
눈앞을 붕붕 날라다니는 인터셉터,저글링을 소탕하는 해병들의 모습들이 실감나게 펼쳐지는 거죠 (말하다 보니 어째 애들이 보기엔 좀 잔인..할수도..;;;)
맨 앞줄에는 케스파 위원들과 전설적인 선수들이 일어나 손을 흔들고
사람들이 열광할때마다 저는 손자, 손녀들에게 그들이 선수 였던 시절 얼마나 열심히 노력했었는지, 그 경기들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설명해주는 모습을 꿈꿔 봅니다.

그때까지 제가 건강하게 살 수 있을지 없을지,
스타판이 남아있을지 아닐지,
세계 자원난이 해결되어 있을지, 빈부격차가 사라졌을지 아닐지
전쟁은 사라졌을지 아닐지 아무것도 모릅니다;;;;-_-
당장 한국은 과거 청산이나 제대로 했을지, 남북통일은 이루기나 했을런지
그런것도 알 수 없습니다.

모두 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 책임중 하나일테지만...
그 모든 것들을 알 수는 없습니다...
다만 작은(?) 꿈 하나 정도 그렇게 꿔봅니다.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땀방울을 흘리는 한, 남아있는 팬들이 경기들을 진심으로 즐기고 사랑하는 한
스타판, 그렇게 쉽게 망하지는 않을거라고 소심하지만 강하게 말해보고 싶습니다.
그러다 보면 또 모르지 않겠냐고도 말해봅니다.

재미도 없는 글 길게 주저리주저리 쓴거 같아 창피하지만,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경기 즐기러 쉔젠 iem 보러 갑니다. (휴가라 요즘 아예 피지알에 붙어 사네요 흐흐흐)
오늘 송병구 선수 나옵니다!!!! 뱅리건들 응원합시다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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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이
14/07/17 13:46
수정 아이콘
진심이 묻어나는 글 잘 봤습니다.

저도 스1때 뱅빠여서, 가끔 스갤에서 택빠하고 싸워보고 그랬을 때가 있는데,
스2로 전향되면서 스타에 대한 마음을 접었거든요.

그래도 가끔씩 송병구 승리소식 올라오면 경기를 챙겨보곤 합니다. (볼줄도 모르지만..)
애벌레의꿈
14/07/17 14:09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그런데 뱅팬이셨으먼 가끔 경기 보시면... 보다보면 익숙해지기도 하거든요... 정말 재밌습니다. 크크크
이렇게 스2 팬 영업질을 합니다 ㅠㅠ
asdqwe123
14/07/17 14:07
수정 아이콘
전 정명훈선수 팬입니다. 져도 좋으니 경기하는 모습만 봤음 좋겠네요. 택배리쌍을 유일하게 견제할수 있는 선수였는데 도통 안보이니 가슴아파요. ㅠㅠ
애벌레의꿈
14/07/17 14:11
수정 아이콘
아, 티원팬에게 명훈이도 진짜 아픈 손가락이죠 ㅜㅜ 정말 잘 하다가 갑자기 날벼락... 테란이 약해지면서 더더욱 보기 힘들어졌죠 ㅠㅠ
강한 선수고 아직 어리니까 툭툭 털고 일어날겁니다. 명훈이 생각보다 강단있습니다
하카세
14/07/17 14:07
수정 아이콘
정말 뱅선수 좋아하시는 마음이 느껴지네요. 스포티비에서 뱅구나올때마다 채널고정하고 응원하게 되더군요. 뱅구 화이팅
애벌레의꿈
14/07/17 14:14
수정 아이콘
앗 흐흐흐 뱅구 응원하신다니 반가워요 저도 열심히 응원하려구요
14/07/17 14:08
수정 아이콘
본문에 나왔던 최연성 감독의 경기는 프로리그 최연성 vs 박태민 신개마 인 것 같습니다.
애벌레의꿈
14/07/17 14:13
수정 아이콘
박태민 선수와의 경기였군요!! 자주 가는 블로그 가서 당장 뒤져봐야 겠네요. 그날 이후로 이상하게 그 경기만 못봤어요;;;
가루맨
14/07/17 14:29
수정 아이콘
정말 몰입하면서 재밌게 봤습니다. ~_~
자연스레 추천을 누르게 되네요. 흐흐.
저는 스타1 시절에는 열혈 토스 팬이라 택뱅리쌍보다 육룡을 더 좋아했는데(어차피 택뱅은 교집합이지만), 스타2로 넘어와서는 이상하게 택뱅리쌍에 무한 애정을 갖게 되더군요(거기다 안타깝게도 육룡은 송병구만 남은 채 완전히 와해되었고).
임요환과 이윤열이 떠난 상황 속에서 스타 판에 마지막 남은 최고의 네임드인 이 선수들이 잘해야 스타2가 살아날 수 있다는 마음도 알게 모르게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애정은 가면 갈수록 커지면 커졌지 줄지 않았습니다.
이 선수들이 얼마나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부단히 노력했는지를 쭉 봐 왔기 때문에 너무나 고마웠을 뿐이에요(택은 먼저 떠나가 버려서 조금 밉기도 ㅠㅠ).
비단 뱅리쌍 뿐 아니라 다른 올드 선수들이 분전해 주면 그렇게 기분이 좋더라구요.
아무튼 뱅리쌍을 포함한 모든 올드 선수들 화이팅입니다!
더불어 사랑스러운 스칼렛도! +_+

PS. 오늘부터 송병구 선수의 IEM 경기가 있는데, 이번에는 꼭 좋은 성적 거뒀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하필 조가... 조가... ㅠㅠ
애벌레의꿈
14/07/17 14:36
수정 아이콘
저도 올드들 보낼때 마음고생하면서 택뱅리쌍 너네는 오래오래 잘해라 그런 심정이었는데 진짜 스2에서 분투하는걸 보면 눈물이 다 납니다
(택은.... 그것도 나름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믿고 싶어요. 삼성과 티원은 또 상황이 달라서...ㅠㅠ 지금 명훈이 경기 나오지도 못하는걸 봤을땐 말이죠)

저도 IEM조보고 걱정했는데 뱅 공항에서 열심히 했다고 잘하고 오겠다고 인터뷰 한거 보고 조금 안심 했습니다 흐흐...가 아니라 아마 진짜 힘들겁니다 -_-;;; 그나마 할만한 선수가 방태수라니 gsl 8강 가는것보다 저 조 뚫는게 더 어려워보이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하니 결과와 상관없이 좋은 경기력 보여주지 않을까 기대중입니다
Socceroo
14/07/17 16:59
수정 아이콘
좋은글 잘봤습니다. 2009년쯤부터 송병구 선수 응원해왔는데 요새 그래도 잘하고 있어서 좋더라구요. 요번 프로리그 마지막을 잘마무리해주길 바라고있네요
애벌레의꿈
14/07/17 18:35
수정 아이콘
앗 삼성은 통합 포스트 시즌에 출전 못해서 ㅠㅠ 아쉽게도 프로리그에서는 못 보지만... 다음주에 GSL 48강이 남아있어요^^
Socceroo
14/07/17 18:42
수정 아이콘
아아 착각했네요....크크
애벌레의꿈
14/07/17 18:44
수정 아이콘
네 크크, 저도 제가 송병구 선수 경기하는걸 보고 싶어서 삼성이 4강 올라오길 바라는 날이 올줄은 솔직히 몰랐어요 크 팀은 그래도 티원이었는데...
14/07/17 17:02
수정 아이콘
저도 송병구 선수가 정윤종 선수를 잡을때 소름이 쫙 올라오더군요
올해 프로리그 1라운드때만 해도 기본적인 컨트롤 실수로 지는 일도 왕왕 있고 그랬기 때문에 이제는 힘들다고 봤는데
다시 총사령관의 포스를 어느정도 회복해주니 정말 대단합니다.
오랜기간 프로게이머 생활이 쉽지도 않을뿐더러 정상에서 바닥까지 떨어지면서 마음고생이 심했을텐데
이렇게 다시 힘을 내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더랬죠...
애벌레의꿈
14/07/17 18:36
수정 아이콘
저도 무엇보다 제 자신을 많이 돌아보게 된것 같습니다. 신나고 즐겁기도 했지만, 저렇게 어려워 보이는 상황에서 순둥이같던 선수가 그걸 이뤄내가는걸 보면서...나는 뭘 했던가 싶고 그랬더랬죠
회전목마
14/07/17 17:27
수정 아이콘
8년 염보성 팬하다 은퇴후 관심이 없어졌는데
(정확히는 엠겜의 해체 이후)
프로리그 연승행진 후 GSL 활약을 듣고
생전 가지 않았던 오프를 세번이나 가게 만든 선수
(2006 신한 결승을 가긴 했지먼 월드컵보러 간거라)

앞으로도 계속 좋은 모습 기대하고 싶어요
애벌레의꿈
14/07/17 18:38
수정 아이콘
앗 염보성 선수 팬이셨군요!!! 염선생도 많이 좋아했었는데...ㅜㅜ 팀들 해체하면서...에효....
오프 갔다 오셨나봐요^^ 저도 이번 여름에 잠깐 한국가는데 GSL오프부터 갈 생각이에요 흐흐흐
14/07/17 17:58
수정 아이콘
님의 글을 보며 저도 오랜만에 좀 추억에 잠기네요. 감사합니다
애벌레의꿈
14/07/17 18:38
수정 아이콘
댓글 달아주셔서 저도 감사합니다
콩먹는군락
14/07/17 18:06
수정 아이콘
송병구 탈락 ㅠㅠ 님 그러지 마요 ㅠㅠ
애벌레의꿈
14/07/17 18:19
수정 아이콘
??? 아 네 저도 방금전까지 봤어요. 탈락...할 수도 있죠 ㅜㅜ 대진운 진짜 안좋다고 생각했었는데....;;;; 뭐 다음주에 코드A 있잖아요^^ 또 응원하면 되죠. 그 정도 중심은 잡혀 있을거에요 뱅은...
콩먹는군락
14/07/17 18:20
수정 아이콘
흐흐 제발 불꽃을 태워주길 기원합니다
사신군
14/07/17 18:46
수정 아이콘
스타1종류후 제맘과 같네요
스타2 이런 겜따위가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스타리그 한다고해서 보기시작할때 당황했죠
팬은 다어디갔지.. 지나가다 신도림경기장보고 충격과 공포 누워봐도 되겠다..
지금프로리그를 보면 진짜 선수이름콜만 나와도 짜릿합니다 이만큼 다시돌아왔구나..
그렇게 이망겜따위가 스타1를 없애 했던 제가 스타2군심부터 차근차근배우니 스타1만큼은 아니지만 RTS명작은 맞구나 재미있구나느꼈던거같이 강민대부터시작해서 개인이아니라 kt팬이지만 뱅은 플토유저로서 사랑이죠
애벌레의꿈
14/07/20 08:45
수정 아이콘
저도 뒤늦게 보면서 당혹스러웠던 기억이 생각나요 ㅠㅠ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진짜... 남들이 망한다 망한다 해도 이만큼의 저력을 회복한 것만도 어디냐 싶고
회복한 만큼 더 좋아질 수 있을거라 믿거든요.
신용운
14/07/17 20:37
수정 아이콘
이영호 팬이여서 그런지 이 글들이 너무 깊게 와닿네요. 그래도 스2 전환하고 초창기때는 성적도 그럭저럭 잘 내고 그랬는데 지금은 코드S 진출은 둘째치고 하루2패를 해도 놀랍지않은 모습을 보니 씁쓸하기만 해요. 그래도 좋은성적 낼거라 믿습니다. 뱅리쌍 모두 좋은성적 내기를!!

ps 생각하니 MLG에서 우승못한게 이영호 개인에게는 정말로 아쉬워요. 지금으로 치면 티어2 대회인데.. 당시 우승했던 이승현 선수도 같이 응원하는 터라 참으로 복잡했었죠.. 내가 응원하는 선수가 미워질 정도로 말이죠. 흑
애벌레의꿈
14/07/20 08:46
수정 아이콘
흐흐흐 이영호 선수 코데스 잔출했습니다!!! 골수 테란팬으로서 이영호 선수의 선전역시 기원하고 있어요.
뱅리쌍은 그런 의미에서 거는 기대들이 남달라 함들겠단 생각을 늘 해요
라라 안티포바
14/07/17 21:02
수정 아이콘
맨날 '우리 병구형' 하던 남자 뱅리건들만 보다가
(그 경기장에서 부부젤라 처음불던 뱅리건이 제가 아는 동생입니다...-_-;;;)
송병구 여성팬분을 보니 뭔가 신기하네요~

사람이 참 이상한거 같아요.
전 임요환 선수로 이스포츠에 입문했고, 그래서 임요환 선수는 저의 이스포츠 지분의 70% 이상을 차지합니다.
그래서 그 임요환 선수가 최정점에서 주춤하던 틈에, 새로운 최정점으로 올라선 이윤열 선수가 그렇게 미웠드랬지요.

세월이 흘러흘러 우연한 계기로 다시 스타를 보게 됐는데,
은퇴 직전의 이윤열 선수에게서, 과거에 느껴졌던 질투심과 적대감은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 없고
제가 전혀 모르던 선수들에게 신나게 밀리고 언제 군대가나, 언제 은퇴가나 하는걸 보니, 참 오만 감정이 다 들더라구요.

저는 이영호 선수의 게임 스타일을 좋아하지 않아서, 그리고 플빠+덴빠의 조합이라 이영호 선수를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이영호 선수가 모조리 휩쓸던 2010년...토스를 너무 휙휙 쓸어버려서 정말 눈에 가시같은(?) 선수였습니다.
이영호 선수가 없었다면, 정명훈 선수가 송병구 선수만큼의 대접은 받았을텐데...하는 것도 있었구요.

그래서 종목 전환을 계기로, 택뱅리쌍으로 굳어진 장기집권 체제가 깨지길 바랐던 것도 내심 있었습니다.
특히 옥션올킬 스타리그에서 한참 재능론이 부각되며 '이영호 선수는 짜장면 배달을 했어도 몇년 내에 명동에 중식 레스토랑을 차렸을 것이다' 라는 댓글을 보고 나서는 기가 찰 정도였고, 8강전에서 김성현 선수에게 역스윕을 당하고 나서는 통쾌함까지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그런 감정이 오래 가지는 않더군요.
김택용선수의 은퇴와 아프리카행, 딱 봐도 비관적으로 보이는 스타2리그의 미래...
그와중에 해외대회에서 우승하며, 스1 스2를 전부 우승한 이제동 선수를 필두로
e스포츠 최고의 스타였음에도, 현재와 같은 굴욕적인(?) 대접을 받아가면서도 묵묵히, 남은 팬들에게라도
좋은 모습 보여주겠다며 최선을 다하는 이영호, 송병구 선수와 그 외 프로게이머 선수들을 보면서
e스포츠가 알던 사람만 알던, 그 시대의 냄새가 느껴졌습니다.

맨날 논쟁하다 지친 것도 있고, 지금은 제가 스타2를 챙겨볼 여력이 없어 보고 있진 않습니다만...
늘 마음 한켠으로 응원하고 있습니다.
애벌레의꿈
14/07/20 08:56
수정 아이콘
마음 한켠으로 응원하다보면 언젠가 돌아오실지도...? 크크크

음...택뱅리쌍 시대에 대한 생각은....
전 그냥 택뱅 덕분에(?) 생긴 희귀한(-_-;;;) 시대였다고 개인적으로는 평가하고 있어요.
딱 갈라 나눌순 없지만, 원래데로라면 대충 2007은 택, 2008은 뱅의 시대여야 했고 둘다 시대최강자...였어야 하는건데 -_-
택의 미칠듯한 기세로 스타리그 4강까지 올라가 결승 절대 못 올라가기....와 뱅의 미칠듯한 기세로 결승까지 올라가 우승 기부...;;;;로
인해 최강자 및 스타 역사가 꼬이면서 택뱅리쌍 장기 집권 체제에 들어갔다고 생각해요.
( 전 2007,8년도는 택뱅이 리쌍보다 실력이나 승률 모든 면에서 앞선다고 생각해서요.)

임이최마 모두 정점을 찍고 집중력 저하, 스트레스, 흥미감소등등의 고통을 호소하면서 하향세를 그렸던걸 생각하면
택뱅입장에선 시대의 최강자 방점은 못 찍었었어도 오히려 4인 체제가 더 좋았을수도 있구요....

뭐 어쨌거나 택뱅리쌍이라는 4명의 실력자가 장기집권한 덕에, 정확히 말하면 스타 플레이어들의 장기집권이
그나마 올드들의 대겨몰라과 임과 마의 몰락 이후에도 스타판을 유지시켰던 큰 힘이었고
(스타 플레이어는 어느 스포츠판에서나 리그의 흥행과 직결되니까요 ㅜㅜ)
택뱅리쌍 다음의 스타가 탄생하기에도 좋은 토양이라고 생각했던것 같아요.
무려 택뱅리쌍 모두를 물리치고 탄생하는 최강자 일테니 또 다른 의미로의 스토리라인과 붐업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했었지요.
뭐 이젠 스2전환으로 다 부질없는 이야기가 됐지만요 ㅠㅠ
김캐리의눈물
14/07/18 11:12
수정 아이콘
뭐랄까요.. 저도 어느 악질 스1팬들처럼 말은 안했지만 속으론 스2를 많이 깎아내리던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응원하는 허영무 선수는 스타1이 끝나고.. 스타2에서도 계속 게이머생활을 할것이기에 병행리그부터 본격적으로 스타2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스2를 싫어했음에도 자날 6.9일때 산건 함정..)

처음엔 의무감에 보았습니다.
스타판의 인기가 예전같지 않았기에 예전같았으면 싫어해서 보지도 않았을 KT/T1경기까지도 다 챙겨봤으니..

그치만 어느순간부터 저는 이 게임을 즐기고 있게 되더라구요. 제가 가지고있던 스타2에 대한 모든 편견들은 머릿속에서 사라졌습니다. 스타2도 멋진 역전경기가 있고 쫄깃한 외줄타기같은 재미도 있고.. 가끔은 실소를 금치못할 ome경기까지

제가 보던 스타1과 다를바 없더군요.
거기에 지난 프로리그에서 삼성칸을 위기때마다 구해주던 제가 응원하는 허영무 선수의 멋진 활약덕분에 더욱 몰입하며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지난 프로리그가 끝나고 허영무 선수의 은퇴소식에 충격을 받고 더는 스타2를 보지 않으리라 생각했지만

이 재미있는 게임을 포기할 수 없더라구요.
응원하지 않으리라 다짐했던 삼성칸을, 부진에 빠졌던 송병구 선수를.. 지면 안타깝고 이기면 내 일처럼 기쁘고..

큰 위기가 찾아왔지만 그럼에도 꿋꿋히 버티고 있는 스타판이 너무나도 고맙고 사랑스럽습니다.


그래도 작년과 달리 올해는 희망적인 소식들도 하나씩 들려오고.. 오랜 가뭄뒤에 비가 오는것처럼 서서히 스타판도 좋아지는게 아닐까 하고 내심 기쁘네요.

휴대전화로 덧글 쓰려니 한세월에.. 힘드네요 크크 위에 무슨얘길 썼는지 보지도 못하니..
14/07/18 14:42
수정 아이콘
2004년 챌린지를 우승하며 등장했던 '거물급 토스' 송병구...

패기 넘치던 신인시절이 생각나네요...

엄옹이 거물급 토스가 나왔다면서 포장열심히 하던게 지금의 송병구가 되었네요..

추억에 젖는 글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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