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글에도 적었지만 하스스톤의 거의 모든 카드들은 wow tcg에서 넘어온 카드들이 많습니다.
물론 시스템 자체가 다른지라 일러스트는 같더라도 능력치가 조금씩 달라져서 더 좋아진, 혹은 더 나빠진 카드들도 있지만요.

하지만 단언컨데 어느 카드도 Leeroy Jenkins 만큼 못쓸만큼 구려지진 않았으리라 생각되어지는군요.
..해서 왜 Leeroy Jenkins 가 (조금 과장해서) 쓰래기가 되어버렸는지 변명(?)아닌 변명을 해보려 합니다.

..왜냐하면 제가 참 좋아했던 카드거든요. 내 리로이 돌려놔라 이놈들아..

저번글에는 말씀드리지 않았지만, 사실 wowtcg의 영웅은 faction(얼라이언스/호드)이 존재하고, 그에 해당되는 faction의 ally만 덱에 넣을 수 있습니다.



예를들어 위 이미지의 블엘 고통흑마로 덱을 짠다면, 호드의 ally와 흑마의 skill, 그리고 고통흑마의 skill의 카드가 들어갈 수 있게되죠.(추가로 영웅이 장착 가능한 무기/방어구와 중립 ally 정도)

또한 각 진영의 ally들은 거의 고유의 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얼라이언스의 elusive와 호드의 ferocity 입니다. 이 두 스킬은 (명시되어 있지 않지만) 초판부터 각 진영에게만 주어진, 암묵적으로 서로의 ally에겐 없는 능력 입니다.



물론 거듭된 확팩의 추가, 특히나 얼라이언스에 늑대인간이 추가되며 이 암묵적인 룰이 살짝 깨지긴 하지만, 적어도 초판이 발매된 이후로 수년간은 얼라이언스의 ferocity, 호드의 elusive는 볼 수가 없었습니다. 정 쓰고싶으면 해당 능력이 있는 중립 ally들을 넣어야 했었죠.

(참고로 ferocity는 하스스톤의 돌진, elusive는.. 하스스톤의 은신과 비슷합니다만, 공격한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고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없을 뿐이지 스킬의 대상은 될 수 있는 개념의 능력입니다.)

이쯤에서 Leeroy Jenkins를 보겠습니다.



(잘 보시면 카드 하단 공격력과 방어력 사이의 글씨가 보라색인게 보이실겁니다. 카드 등급이 epic..이라는 소리가 되겠습니다.)

이놈의 능력은 [리로이 젠킨스가 나올때, 모든 당신의 ally들을 exhaust 시킨다. 그들은 다음턴에 ready되지 않는다.] 와 [리로이 젠킨스!!!!라고 외친다->리로이는 이번턴에 ferocity를 얻는다.] 입니다.

물론 나올때 내 ally들을 exhaust 시키고, 다음턴에 ready되지 않는(하스스톤과 비교하면 내 소환수 전원에 빙결) 패널티가 있지만, (그 당시엔) 유일하게 얼라이언스에 붙은 ferocity라는 잇점과, 발동비용 4로 튀어놔와 6점이라는 말도 안되는 효율을 보여줬던 카드입니다.

죽어버리면 발동비용 4로 6점때렸으니 그만, 혹은 상대방이 살려줬으면 부담없이 다시 6점 때리러 달려버리면 그만, 인 카드인거죠. 반면에 상대방 입장에선 4턴에 공격력 6이라는 ally는 크나큰 부담입니다. 생명력이 1점이라 스펠을 한장 소비하자니 아깝고, 냅두자니 공격력 6이라는게 부담이고. 짜증나는 상황이 되어버리는거죠. 게다가 말씀드렸다시피 얼라이언스엔 통상 ferocity가 없으니 상대방이 예상하기가 힘들었기에 적절한 타이밍에 나오기만 하면 쏠쏠히 재미를 볼 수 있는 카드였습니다.

어쨌든 이랬던 리로이가 하스스톤으로 넘어오면서 꽤나 못쓸 카드가 되어버렸는데 가장 큰 이유로는, 어느 직업의 덱을 짜던 ferocity(=돌진)을 마음껏 넣을 수가 있어졌기 때문입니다. 또한 상당히 제한적이었던 protect와 비교해서 하스스톤의 [도발]은 거의 만능의 능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wowtcg의 protect는 한턴에 한번 발동(protect 능력이 있는 ally를 exhaust 시켜주며 선언)이 가능한 반면, 도발은 그런거 없이 살아있기만 하면 일당백도 가능하기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