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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4/14 16:25:05
Name 배추열포기
Subject 조금 뜬금없을지 모르는 세 종족에 대한 사색
안녕하세요. 가입하고 첫 글을 올리네요.
많은 분들이 이번 승부조작 사건으로 인해 좋아하던 팀이나 선수에게 실망하고 계시는 듯 합니다.

일단 저는 주종이 테란이라 이영호 선수를 좋아하게 됐고, 바늘 가는데 실 가듯 KT를 좋아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선수나 팀을 떠나서 그 이전에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 자체를 사랑합니다.
여전히 리그가 펼쳐지고 여전히 게임중계를 시청할 수 있다면 저는 스타판을 떠날 수 없을겁니다.
(그래도 전 비교적 담담한 편이네요. 스타역사와 같이 해온 날이 촘촘하지 못했기 때문일까요...;
또 이번 사태가 스타판이 망할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생각되는 것도 있고요...)

어쨌든 저와 같이 순수한 게임 자체를 사랑하시는 분들과 이번일로 마음이 혼잡하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제가 생각하는 '키워드로 보는 세 종족의 특징'에 대해 적어보았습니다. 얼마나 공감이 되실지는 모르겠지만
잠깐의 휴식이 되는 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편의상 존칭은 생략했으니 양해해주세요)


테란.
테란을 나타내는 키워드 - 진지전투 / 방어 / 화력

시즈탱크를 주축으로 바이오닉 부대와 메카닉 부대로 주력 유닛이 나뉘는 조금은 독특한 종족 테란...
마린은 뛰어난 전투효율에도 불구하고 단독으로 활약하기에는 체력이 약하고 벌처는 특유의 진동형 공격방식
으로 인해 효과적인 공격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때문에 백방으로 화력을 발휘하는 공성모드 탱크를 호위하는
형태의 진지전투 방식으로 싸우게 된다. 이러한 특징은 공격시에도 탱크를 호위하며 전진해 나가는 '조이기'
형태를 만들어낸다.

이렇게 테란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시즈탱크 덕분에 테란은 '우주방어테란'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타고난 방
어의 종족이다. 특히 같은 테란끼리 맞붙을 경우 주요지를 누가 먼저 쟁취하느냐 하는 '거점방어' 형태가 가장
두드러지며 프로토스전에선 지형을 이용해 싸우거나 모일수록 강력해지는 화력을 이용해 '방어 후 공격'의 형
태로 진행이 된다. 지형적 이점을 보기 힘든 허허벌판에선 상대가 가장 약한 시기에 진출해서 타격을 주는 타
이밍러시가 하나의 중요한 공격방식이 되기도 한다.

타 종족 입장에서 테란의 제일 부럽다고 할 수 있는 점이자 테란 최대의 장점을 들자면 바로 '화력'일 것이다.
전 종족을 통틀어 최강의 화력을 자랑하는 시즈탱크와 마린&메딕의 뛰어난 전투효율성, 골리앗의 무시무시한
지대공 미사일, 작지만 무서운 지뢰의 파괴력은 단연 세 종족중 최강이다. 테란의 필살기는 다름 아닌 모인 병
력의 화력이라 할 수 있겠다. 특별한 필살기성 후반유닛은 없지만 한번 모인 병력은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것이
테란의 장점이다.

그 외에도 언제 어디서나 쓸 수 있는 스캔, 레인지 유닛의 특성을 살린 다양한 맵에서의 적응력과 지형적 이점,
띄워다닐 수 있는 건물, 수리와 힐링을 이용한 재활용성, 친근한 외모.. 등의 장점이 있다.


프로토스.
프로토스를 나타내는 수식어 - 맷집 / 고급스킬 / 유닛간의 조합 / 자원수집력

고도의 종족이라기보다 판타지종족 같은 프로토스. 온몸에 쉴드를 치고 우직하게 달려가는 질럿 돌격대와 원
거리 지원부대 드래군, 마법사격인 하이템플러, 중무장 돌격대 아콘, 암살자 다크템플러 등... 이런 판타지틱한
점이 많은 프로토스 유저들이 느끼는 매력일 것이다. 프로토스의 힘의 주력은 바로 상대종족을 불문하고 주력
으로 쓰이는 질럿이다. 초반유닛임에도 튼튼한 맷집을 앞세워 탱크의 포격과 벌처의 마인을 역이용한다. 물론
극초반엔 공격력도 훌륭하지만 역시 질럿하면 튼튼한 체력이 가장 큰 장점이다. '우주깡패질럿'이란 별명이 있
을 정도다.

프로토스의 위력은 이런 질럿의 몸빵 역할과 더불어 강력한 고급스킬에서 나온다. 대부분의 저그유저가 두려
워하는 프로토스 유닛은 하이템플러와 아콘, 리버일 것이다. 운집력이 좋고 체력이 약한 저그유닛들에게 사이
오닉 스톰의 대량살상 능력은 무서울 수 밖에 없다.

자원만 받쳐준다면 프로토스는 만능의 종족이 된다. 소수 별동대 견제, 패스트 필살전략, 옵저버를 활용한 정
보전, 고급스킬을 동반한 유닛간의 강력한 조합... 각각의 유닛이 상당히 다방면에 활용될 수 있다. 그러나 유
닛이 비싸고 단순 기본병력의 전투력은 세 종족중 최하위인 것이 단점이다.

하지만 유닛의 비싼 가격은 종족 특유의 자원수집력이 보완해준다. 건물을 소환해놓고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프로브의 우월한 자원수집력은 프로토스의 힘의 원천이다. 유닛이 비싼만큼 많이 먹고, 많이 먹는만큼 많이 뽑
는 것이 프로토스의 승리공식이라 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섬맵에서의 이점, 능동적인 돌파와 화끈한 전투스타일, 판타스틱한 특수마법 등의 장점이 있다.


저그.
저그를 나타내는 수식어 - 전투력 / 물량 / 생산력

전투를 위해 탄생한 순수한 전투종족 저그... 우수한 초식동물만을 택하여 사나운 괴물로 변모시킨 저그의 유
닛들은 체력은 약해도 연사속도, 기동성, 운집력이 좋아 전투력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건물을 파괴시키
는 속도는 저글링과 히드라를 따라올 유닛이 없다. 또한 초반의 저글링부터 레어 단계의 럴커와 뮤탈, 하이브
단계의 디파일러&울트라&저글링까지 상대를 무너뜨릴 수 있는 카드가 많다는 것도 한가지 장점이다.

저그의 유닛들은 한기한기가 체력이 약하지만 대신 엄청난 숫자로 그 약점을 보완한다. '물량엔 장사없다'라는
말이 있듯이 해처리의 다량생산 체제에 의한 인해전술은 매우 강력하다. 아무리 스톰으로 지져대도 물밀듯이
밀려오는 히드라웨이브는 전의를 상실케 한다. 후반의 하이브체제에서는 이러한 물량에 다크스웜이나 플레이
그 같은 실용적인 마법까지 더해져 적은 머릿수로도 상대를 제압할 수 있게 해준다.

저그는 체제전환이 굉장히 유연한 종족이다. 테란과 프로토스가 저그를 상대할 때 가장 궁금한 점은 '뮤탈일까
럴커일까?'이다. 동시에 생산력이 좋아서 단시간 내에 체제를 전환해 순식간에 몰아칠 수 있고 피해를 복구하는
재생력 또한 좋다.

그 외에도 손쉬운 대량생산, 어택땅으로 밀어부치는 쾌감, 부가가치(?)를 지니는 뮤탈컨트롤 등의 장점이 있다.


이렇게 세 종족에 대한 제 사색을 적어봤습니다. 개인적인 견해지만 여러분의 생각과 다르거나 이건 아니다 싶은건
지적해 주시길...^^ 제가 테란유저다 보니 다른 종족에 대한 이해는 부족할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스타나 디아블로처럼 게임 안에 스토리가 녹아든 듯한 작품을 좋아하는데요. 프로토스와 저그라는
종족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정말 게임과 비슷하게 싸울 것 같고 비슷한 종족상성이 생길 것 같고 해서 좋아합니다...
제가 좀 망상이 심한가요? -_-;

아무튼 제가 초보인지라 브루드워가 갓 출시됐을 때 나올법한 얘기들만 적어놨는데요... 그래도 잠깐이나마 스타의
본질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되셨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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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jiyoung
10/04/14 16:30
수정 아이콘
처음에 저그를 선택한게, 그냥 배우기 쉬워서였습니다. 라바도 세 개씩 되고 남들이 배우기 쉽다던 프로토스는 너무 어렵더라구요. 물론 테란은 너무너무너무 어려워서 아예 선택도 안했습니다만. 요즘엔 테란으로도 가끔 플레이하는데요, 그럴 땐 상대편이 저그로 해주시면 좋더라구요. 제가 사람이다보니, 테란에 감정이입되서 괴물들을 무찌르는 느낌도 들고; 하지만, 전 저그유저라는거...
10/04/14 16:47
수정 아이콘
저그 유저이며 스타를 10년간 하고 있는데, 토스가 너무 어렵더군요.
상대가 저그이든 테란이든 무난하게만 하면, 프로게이머들 하는 걸 본게 있어서 어느정도 따라가는데...
저그상대로는 한번 삐끗하면 관광가고, 테란상대로는 벌쳐한테만 쓸리기도 하네요.

사실 ICCUP C 이하 정도까지만 해도 저그로 레어단계에서 물량공세를 펼쳐 테란 잡을만 합니다.(이후 디파없이 울트라가면서)
써주신 물량, 생산만으로두요. B이상은 테란이든 토스든 하이브유닛을 잘써야 하네요.
워낙 옛날 스타일의 저그라 디파일러를 잘 못써서 장기전가면 다지네요-_-;; 레어타임에 많이 이익봐도 결국 지더군요.

그래도 뭐니뭐니해도 저그는 물량이죠.
오늘 김명운 선수 플레이를 보면, 그런거 다 필요없고 적재적소에 유닛 갖다 놓기만 해도 되긴
하겠네요. (상대플레이 완전히 읽고) 허나, 아마레벨에선 물량이죠!
possible
10/04/14 16:49
수정 아이콘
저도 저그 유저입니다. 저그를 나타내는 수식어에 기동성이 꼭 들어갔으면 하네요... 발업 저글링, 히드라, 뮤탈, 울트라 등 우수한 기동성을 바탕으로 게릴라도 하고 전투도 하죠... 개인적으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아바타 같은 3D로 스타크래프트 연대기를 영화로 만들어 줬으면 하는 소망이 있네요....
민트줄립
10/04/14 17:01
수정 아이콘
테란의 힘에 전략성과 드랍쉽 공수부대를 이용한 공수작전 또한 존재하죠.
드랍쉽 공수부대는 소수의 바이오닉 병력만 가지고 어마어마한 타격효과를 낼 수 있는데
이건 마치 2차 세계대전의 노르망디 상륙작전과 101공수부대를 연상케 합니다.
(상륙작전을 개시하기전, 공수부대가 프랑스에 주둔한 나치군의 주요 보급로를 끊고 난전을 유도했었습니다.)
임요환 선수의 키워드인 전략성과 드랍쉽을 빼먹으면 섭하죠.

그리고 테란의 전술운용을 보면 실제 전쟁에서 쓰일만한 전술들이 많습니다.

드랍쉽 공수부대의 난전은 2차 세계대전의 101공수부대를 상징하고
메카닉을 이용할 떄 쓰이는 시즈모드 탱크-벌쳐-골리앗-마인의 배치에 의한 종심방어 전술 또한 실존합니다.

또한 과거 최연성 선수나 이영호 선수가 즐겨쓰는 메카닉 병력의 '전격전'은
롬멜의 전차부대가 2차 세계대전시 폴란드를 비롯한 유럽을 속전속결로 점거할때 쓰던 전술방식입니다.

테란의 전술들을 보면 과거 역사에 나왔던 실전에서 쓰였던 개념들이 많이 도입되어 있습니다.
밀가리
10/04/14 17:10
수정 아이콘
스타2에서 테란의 화력과 조합은 프로토스 한테 뺏기고(탱크 뽑으면 생큐), 안그래도 부족한 기동력은 프로토스,저그에게 더욱 밀리고..

테란 화력의 중심인 시즈탱크 체제가 무너지면서 고전하고 있고 있죠.
10/04/14 17:59
수정 아이콘
문득 궁금한 점이 있는데요, 원래 질게에 올리려고 생각은 계속 하고 있었는데 못 올리고 있다가 이 자리를 빌어 질문 좀 하겠습니다.

테란이 건물을 띄울 수 있다는 설정은 왜 나온 건가요? 혹시 싱글 스토리라든지 블리자드의 의도가 있는 건지.. (당연히 의도가 있겠지만 그게 뭔지;)

지금이야 시대가 달라져서 테란 사기라는 말이 안 나오지만, 그 말에 힘을 실어주는 요소들 중 저 이유도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아무데나 지을 수 있고 100%는 아니지만 많은 건물들을 띄울 수 있다는 것들이요. 특히 저그로 할 때 멀티 게릴라를 들어가거나 엘리전이 되었을 때 커맨드가 두둥실 떠오르면 진짜 화딱지가... -_-;; 플토나 저그도 넥서스, 해처리만이라도 띄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ㅠㅠ 해처리가 뜨면 크립 문제가 발생하긴 하겠지만 -_-
10/04/14 20:20
수정 아이콘
2ndEpi.님// 여러 행성을 떠돌던 인간들이 좀더 생존에 적합하기 위해서 이동형 건물을 지었다는 식으로 나올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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