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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12/12 02:26:09
Name The xian
Subject 나다(NaDa). 그대에 대한 생각. 바람. 그리고 소망
"내 심정을 얘기한 것뿐이다. 아직 결정된 것은 없고 비록 심란하긴 하지만 지금은 이 경기에 집중하고 있다."

"평소 그런 표현을 좋아하는데 이번 글은 나 혼자 하고 있던 생각을 풀어낸 것이다.
하지만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그냥 이번 대회에 집중하겠다."

"누가 올라와도 재미있는 결승전이 될 것 같다. 끝까지 잘 해서 우승하고 싶다."
"올드 게이머들의 대회이지만 나는 굉장히 큰 의미를 두고 있다."




나다. 그대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라고 말했지만 그대의 '심란함'에 대해 들려온 말들.
'믿기 어렵다', '때가 아니다'. '1년 안에 우승을 하겠다고 하지 않았냐', '이건 아니다', 그리고 여기에 차마 쓸 수 없는 많은 부정과 책망.

어안이 벙벙해하는 눈으로 그대의 심란함이 글로 드러난 것을 보고 난 뒤, 나는 의문이 들었다.
도대체, 그대의 심란함을 대면한 사람들은 뭘 부정하고, 책망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대의 힘든 여정을 지켜본 나는 이 말밖에 할 말이 없던데.

'되게 모질게도, 참 잘도, 그리고 참 오래 버텨 왔다'

는개가 내리듯 그대를 떠올리는 나의 가슴에는 우울하고 슬픈 눈물이 내린다. 영광만 가져다 준 것이 아니라 고통과 아픔도 가져다 준 그 길.
지금의 나다는 그 길 위에서 지쳐 있다. 앞에도 숱한 상처를 입었고 장비는 너덜너덜해졌고 등 뒤에도 베인 상처와 돌 맞은 멍이 남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대는 그런 속에서 누구보다 많이 싸우고 누구보다 많이 이겼고 그리고 그 누구보다 많은 위업을 달성했다.

대체 무슨 이유로, 그대를 책망하고, 누가 왜, 그대를 부정한단 말인가. 책망할 것도 부정할 것도 남아있지 않다...... 나에게는.

가능하다면 할 수 있는 감사란 감사를 모두 하고 싶다. 두 번이나 다시 일어나 우승하고 이기고 또 이긴 것이 감사하기 때문에.
오로지 프로게이머의 길을 가면서, 누구에게도 따라올 수 없는 기록을 남기고 싶은 소망을 이루었고, 또 이루고 있기 때문에.
늘 지켜보면서 무리한 말만 하던 나의 소망까지도 신경써서, 1000전째를 기분 좋게 이겨주었기 때문에.
우승은 이제 나다에게 없을 거라고 저주했던 이들은 그 저주를 돌려받았고, 나다를 지켜보던 이들의 절망은 희망으로 바꿔놓았기 때문에.


승리라는 것에 내가 집착해서 - 돌아보면 말이다 - 그래서 그대가 그랜드슬램 때처럼 누구든지 이겼을 때부터 그대에 대한 글을 썼다면
하늘 아래, 땅 위에 내가 제일 잘난 줄 알고 - 내가 잘난 것도 아니면서 - 내가 교만한 것보다 훨씬 더 기고만장했을지도 모르겠지만,
는적는적거리듯 지쳤던 때부터 그대에 대한 글을 썼기에 나는 그대의 모든 것을 감사할 수 있게 되었고, 참 다행이었고, 참 행복하다.


꿈이 무엇인지. 지금의 심란함에 대한 해답은 찾고 있는지.
이 세상에서 앞으로 남은 50~60년, 혹은 그 이상의 생애를 무엇을 하며 살아가려고 하는지. 그리고 거기에 내가 힘이 되어 줄 일은 없는지.

현재의 나다. 그리고 이윤열이라는 선수 마음 속을 들여다보고 싶다. 내게 그럴 능력이 있다면 말이다.


실제로 그대의 마음이 어떤지. 선수 생활을 더 하려 하는지 아닌지 그런 것도 궁금하다. 걱정이 된다기보다는 궁금하기도 하고,
로스트사가 8강전에서 보여준 눈물이 마지막 눈물이 아니고. 개인리그 우승 트로피 앞에서 마지막(?) 눈물을 흘려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으니.

이윤열이라는 선수가 더 이상 프로게이머가 아니게 된다 해도, 그대가 아름다운 청년으로 살아갈 거라고 확신하니 걱정은 하지 않는다.
'루저'도 아닌 훤칠한 키에, 몸맵시도 좋고, 이미 한 분야에서 큰 성공을 한 것은 어떤 인생을 살든 큰 재산이 될 거라고 생각하니까.

어떻게 결정을 했었고, 지금은 어떻게 마음먹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대가 그저 후회없는 결정을 하기를 바라고. 응원할 뿐.


지금 늦은 밤. 무엇을 하고 있을까.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있을까. 아니면 여전히 마우스를 손에 쥐고 경기를 준비할까.
는개가 늘 내려 우울한 바다가 되어 버린 나 같은 사람의 마음을 닮기보다는 좋은 것만 생각하고 좋은 것만 바라보기를.

일요일에는 원하는 것을 얻은 채. 홀가분하게 쉬기를. 나의 그대. 나다. 이윤열이라는 선수에게 영원한 주님의 축복이 있기를.


- The xi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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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dstrong
09/12/12 03:02
수정 아이콘
가끔 '난 참 바라는 게 많은 팬이다'라고 느낄 때가 있는 데
지금도 그런 거 같아요, 욕심인 거 알지만 보내 줄 수가 없네요.
힘들고 고된 이 길을 계속 걸어가줬으면 좋겠어요... 바람뿐이지만 말이죠.

요즘 마음이 싱숭생숭하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greatest-one
09/12/12 03:59
수정 아이콘
하아......

현재의 나다. 그리고 이윤열이라는 선수 마음 속을 들여다보고 싶다.

제가 하고팠던 말과 토시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네요...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요

정말 팬들을 울릴 위험한 생각을 하는건지...

저는 이제야 좀 나아가려는데...
고등학생이었던 그와 저 어느덧 너무 시간이 많이 흘렀네요.
그래도 그 자리에서 계속 있어줄거라고 생각했는데...
욕심일까요??? 정말 과한 욕심일까요??? 고작 있어주는 것으로도 더 바라지 않는데...
라구요
09/12/12 07:20
수정 아이콘
프로리그에서 아예 얼굴조차 나오질 않네요.
정말 뭔가 준비를 해온게 아닌가 기대반 걱정반입니다.
근데 시안님은 남자분인가요? 뜬금없는 질문입니다만 . ^^
FastVulture
09/12/12 08:16
수정 아이콘
하아......
중학교 1학년때부터 이윤열 선수의 팬이었는데..
지금 제 나이는 팬질을 시작할 당시의 이윤열 선수의 나이를 넘어버렸고...(그래봣자 아직 20대 초반입니다 ㅜ_ㅜ)
계속 바라는 것은 욕심...이겠지요?...
은퇴를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하고 싶은대로 했으면 해요.
찬우물
09/12/12 08:19
수정 아이콘
는개 : [명사]안개보다는 조금 굵고 이슬비보다는 가는 비.
는적는적 : [부사]물체가 자꾸 힘없이 축 처지거나 물러지는 모양.

크~ 정말 이쁜 말들이네요.^^ 이쁜 글 잘봤습니다.
유피테르
09/12/12 09:05
수정 아이콘
"나 믿어도 되는지 그대가 오늘 우승하는 꿈이 현실로 이루어 지는일"
리켈메
09/12/12 09:07
수정 아이콘
은퇴하는건가요 이윤열 선수 ??...
The xian
09/12/12 09:30
수정 아이콘
리켈메님//

아침에 일어나 어떤 분이 무슨 덧글을 남겼으려나 하는 기대를 아주 한순간에 무너뜨리시는군요.
이윤열 선수 관련글마다 당신이 밑도 끝도 없는 뒤틀린 적개심으로 배설하는 리플들을, 내 글에서까지 왜 봐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경고하는데 작작 좀 하시죠.
케세라세라
09/12/12 09:40
수정 아이콘
리켈메님// 이윤열 선수가 싫으시면 걍 리플을 달지 마시지 꼭 그런식으로 말해야 합니까?
xian님 만큼은 아니지만 저도 아침부터 기분이 더럽네요.
ROKZeaLoT
09/12/12 09:47
수정 아이콘
아작나는 영웅과 몽상가를 보며 그를 디스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지만.. 그 이후의 그의 행보는 저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그가 떠나간다는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겠죠. 하지만 왠지 안타까운건 어쩔수 없네요. 어느새 그의 팬이 되어버렸나 봅니다.
09/12/12 10:00
수정 아이콘
이런글에도 이상한사람 '하나' 있네요.
09/12/12 12:27
수정 아이콘
최연성/강민이랑도 싸웠고 박성준/박태민과도 싸웠고 오영종/마재윤이랑도 싸웠던 선수...
이제 4대천왕 이후로 가장 어울리는 강력한 4인방 택뱅리쌍과도 멋지게 싸워야 되지 않나요...
이윤열선수가 다시 각성해서 택뱅리쌍을 양대리그에서 격파하고 2,3차 전성기가 아닌 1차전성기때의 포스를 뿜어서 '니들이 아무리 해봤자 나한텐 안된다..' 라는걸 보여줬으면 싶었는데요...현실성없는 욕심인가요 ㅠ;;
스타카토
09/12/12 12:32
수정 아이콘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뽐뿌라는 싸이트에서 애용되는...메모기능이 PGR에도 있으면 너무나도 좋겠네요.
가끔 눈살을 찌뿌리는 분들을 볼때마다 메모기능이 정말 간절해 지네요
09/12/12 12:36
수정 아이콘
윤열 선수에 대한 댓글을 남기려다가 위 이상한 댓글을 보고 어이상실 중입니다. 쩝...

윤열 선수 이번 대회 때 좋은 모습 보여주고 리그 경기에서 다시 좋은 모습 볼 수 있길 바랍니다.

아...예전에 마재윤 선수를 고생고생 끝에 이겼던 그 때가 너무 생생하단 말야...ㅡㅜ
METALLICA
09/12/12 13:45
수정 아이콘
이윤열 선수 경기를 본 기억이 정말 오래된 것 같네요.
이윤열 화이팅을 외칩니다.
greatest-one
09/12/12 14:39
수정 아이콘
저런 인간이 제일 싫더라...진자
이렇게 욱하면서 반응해주면 더 좋아하겠지
그렇다고 가만히 있자니 열은 쳐받고...에효...
The xian
09/12/12 16:26
수정 아이콘
어쨌거나 유피테르님이 눈치챈 숨겨진 메시지처럼 꿈이 현실이 되어서 저는 너무나 기쁩니다.
포프의대모험
09/12/12 17:57
수정 아이콘
이번 결승을 보면서 경기력이 아쉬운걸 느꼈습니다
팀에서 입지를 얻을 수 없다면 공군이나 해설자같이 다른곳 에서라도 활동하는 이윤열선수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한가닥 날린 선수들은 전성기 이후에 여러 이름으로 아직 스타판에 남아있는데 너무 자신감을 잃으신것 같아 걱정됩니다.
최선으로 재기 차선으로는 다른 모습으로라도 다시 보고싶습니다
cutiekaras
09/12/12 23:26
수정 아이콘
좋은글에 열내면 자신만 손해겠죠
어쨌든 이윤열선수 장수(?)하시길 ㅠㅠ
우왕이
09/12/13 11:11
수정 아이콘
윤열선수 감사합니다..
끝까지 응원하겠습니다.
timedriver
09/12/14 09:45
수정 아이콘
세로반전이 있었군요.. ^^ 역시 대문호님의 팬이라 할만합니다.
지난 헤리티지에서도 마재윤 선수에게 1:0으로 리드할때 분명히 우승한다고 생각했는데 져서 무척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우승해서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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