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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2/27 01:30:01
Name Eternity
Subject [잡담] 규동
규동...


많은 사람들이 '규동'이 뭔지는 알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일본에서는 밥 위에 먹거리를 얹어 내는 '덮밥' 류에 '동' 이라는 말을 붙이죠.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규동 말고도 우나동, 까스동 등등이 있지요.

  

'규' 는 한자의 우(牛)의 일본식 발음이지요.
즉, 규동.. 이란건 소고기 덮밥인 셈입니다.

  

2000년 여름에 일본에 갈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때 히토츠바시 대학교에 다니는 애들과 자주 어울렸었죠.
히토츠바시 대학교의 학생식당이
제가 다니는 학교식당밥보다 나으면 나았지 못한 수준은 아니었지만,
(물론 가격비교만하면 한국 쪽이 더 싸긴 했습니다만.. 물가차를 감안해야겠죠.)
왜... 학교식당 밥보다는 다른게 먹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야기하기를,
'한국 대학생들은 학교식당 밥 말고도 이러저러한걸 먹고는 하는데,
일본 대학생들이 그냥 편하게 먹는 음식이 없느냐.. 그걸 먹어보고 싶다..'
라고 했었습니다.

(물론 영어;;로 말한 겁니다. 전 일어를 그다지 잘 하는 수준은 아니라서요..^^;;;)




그러자 오까다, 유타, 나오키 들이 서로들 이야길 하더니 두 가지를 이야기하더군요.
하나는 우동이었고, 나머지 하나가 바로 규동이었습니다.
(쓰고 보니 우동도 덮밥 같지만.. 여기의 우동은 우리도 종종 먹곤하는 '우동' 맞습니다..;;)




같이간 친구들 모두,
어차피 우동은 한국에서도 먹는다
규동에 도전해보자.. 하는 마음에
만장일치로 '규동'을 외쳤었지요.




그러자 그들은 우리를 골목을 돌아돌아 어느 허름한 분식집(?)으로 데려가더군요.
왜.. 대학가 근처에 있는.. 새로 생긴 깨끗한 분위기가 아니라
좀 생긴지 오래된 허름한 곳 있잖습니까.
그리고 벽에는 뭔지 모르게 덕지덕지 붙어있는 종이쪼가리들..
그 일본 친구들에게 저 종이들이 뭐내고 물어보니,
4인분짜리 특제 규동을 30분 안에 먹으면,
그 규동값은 공짜에,
가게 안에다가 저 종이를 써서 붙일 수 있다더군요.




일어를 몰라서 하나하나를 다 읽어볼 수가 없었지만,
친구들 말에 의하면 '해냈다' 라는 말이 거의 대부분이라더군요...
여덟 번 만에 해 냈다.. 라는 글도 있다나요.
대한건아로서 일본땅에 내 이름하나 박자.. 라는 생각에,
일본친구들이 모두 무모하다고 반대했지만 강행하고,
보통 규동이 250엔 하는데, 800엔 짜리 그 특제규동을 시켰었죠.

(일본 물가를 감안하면, 250엔 짜리 식사는 정말 싼 거죠...)

  



뭐.. 결국 그 식당 벽에 제 이름을 붙이지는 못했습니다만...;;;;;;




그래도 그 규동은 제 입맛에 정말 잘 맞더군요.
그 특제 규동의 실패 이후에도 일본에서 열흘동안 머물면서
종종 몇 번 더 규동을 먹곤 했습니다만,
한국에 와서는 규동을 다시 먹어보기가 쉽지않더군요.
우리나라에서 괜찮은 규동이라고 해 봐도
일본에서 먹었던 것 같은 맛의 규동을 찾기는 힘들더라구요.

(신촌 '간사이' 가 그나마 제 입에는 좀 나은 것 같기는 합니다만...)






오늘 집에 들어와서 우연히 신문을 보니,
일본에서 광우병 파동으로 미국 쇠고기 수입을 금지해버린 탓에,
일본에서 규동이 사라졌다고 하더군요.
뭐.. 나중에 수입이 재개되면 다시 나오겠지만,
그 기사를 읽고 뭔가 옛 추억이 떠올라 끄적여봤습니다.

  


PS. PGR분들, 서울에서 괜찮게 규동을 하는 집 아시면 좀 가르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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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클럽
04/02/27 01:36
수정 아이콘
규동이라 일드에서 많이본 대목 이네요. 혹시 소바 잘하는집 없나요?(대구)
솔리타드제이
04/02/27 01:37
수정 아이콘
지금 새벽인데....너무 배고프군요...
생생우동이라도...-_-;....
나이트클럽
04/02/27 01:41
수정 아이콘
앗 저번에 사다 놓은게 있던데 함 먹을까요 하지만 낼 아침 부터 선약이 있어서...
04/02/27 01:45
수정 아이콘
건대입구 일대에 소문난 규동집있다고 들었습니다만; 잘 모르는; (퍽!)
피자조아
04/02/27 01:49
수정 아이콘
이터니티님,저도 규동 좋아해요~~ 피지알 대구벙개(그 날이 올지)있음 규동 먹으러 가지요~ , 나이트클럽님,대구분이라 반가워서 읽기만하다 몇달만에 코멘트 다시 달아봅니다. 소바라..음.. 전 덮밥류를 좋아해서 소바 잘 하는덴 모르겠네요~ (^_^)
하루나
04/02/27 01:56
수정 아이콘
일본의 유명한 요시노가의 규동이 사라졌다는 이야기는 저도 얼마전에 봤습니다만.. 광우병이니 조류독감이니...흐음..그러고보니 저도 오늘 가츠동을 먹었는데;;; 거기 주방장이 일본분이셨어요..들어가자마자 이랏샤이마세~라고 하시고..(저도 대구네요^^ 거기 맛있더군요..거기;;; 갤러리존옆골목에...)
피자조아
04/02/27 02:04
수정 아이콘
하루나님,갤러리존 옆골목이면 미야꼬같군요~ 미야꼬 국내 첫 지점이기도하구~ 일본인 사장님과 한국인 사모님이 계신곳~ 거기 웬만한 메뉴는 다 입에 맞더군요~ (^_^)
미츠하시
04/02/27 02:23
수정 아이콘
서울엔 없나요 괜찮은 일식집이라도 알려주시면 감사^^
woltramania
04/02/27 02:49
수정 아이콘
저도 신촌 간사이를 애용하고 있고 오늘도 들러서 오야꼬동을 먹었습니다. 좀 모자라는듯 해서 3500원짜리 야끼만두를 더 시켰는데, 20분만에 나온 그 만두는 숫제 부침개 썰어놓은 거 더군요. 모양도 맛도 별로입니다.
신촌 간사이 강추입니다만 야끼만두만은 말리고 싶네요.
04/02/27 06:11
수정 아이콘
로그인하게 만드시는군요:)

요시노야는 못가보았지만 얼마전에 스키야(요시노야와 함께 일본의 2대규동체인점입니다.)
를 다녀왔는데(집앞이라 자주 갑니다;)규동이 아닌 '톤'동을 팔고있더군요.
(톤은 '돼지돈'입니다.)

역시나 소고기와 돼지고기는 맛이 틀린지라 못먹겠더군요:)

- 그러고보니 pgr 첫글이네요.
차이코프스키
04/02/27 08:26
수정 아이콘
저는 왜 규동이 입에 안맞는지;;; 오사카에서 젤루 유명한집이라고 해서 갔었는데 별루 였어요. 대신 우동은 맛있더군요.
Ruppina~*
04/02/27 11:28
수정 아이콘
전 입이 싸서 그런지, 비싼 규동은... 그닥 맛난 줄 모르겠고.
지하철 앞의 요시노야 규동은 어째 달달한 게 제 입 맛에 딱-_ㅠ

... 우동과 규동, 돈 없는 서민(유학생 및 배낭족)들의 다정한 친구-///-
04/02/27 12:31
수정 아이콘
나밋쪼 도 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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