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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2/19 23:37:36
Name 킁킁
Subject 정말 반신반의했습니다
2001 sky 배에서 저에게 필 꽃힌 김정민 선수..

1.07 시절 임요환 선수와 함께 테란을 이끌어온 선두주자라고

말들은 많았지만 정작 제가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이후로 그의 경기를

보는건 기쁨 보다는 고통이었습니다

4강에서 8강으로..다시 16강으로..듀얼로..챌린지로..예선으로..

계속해서 떨어져만 가는 그의 성적과 팬카페에 그가 남겼던

똑같은 내용의 글들..

자신을 책망하며 앞으론 잘해보겠다 다짐 또 다짐..

그러나 지켜보아도 나아지는건 없었고 한참 뒤 같은 내용의 글만이 또다시

올라올 뿐..

겜티비에서 본선에 오르지 못한 8명을 모아놓고 펼친 깜짝 대회에서

(그러나 그 멤버는 본선 이상이었죠..홍진호 임요환 박정석 등등) 자신의 숙적이던

박정석 선수와 홍진호 선수를 잡아내고 작은 우승을 일궈낼때

어랏! 했습니다만..

엄청난 스케쥴의 압박에 시달리던 그들과 예선 통과조차 하지 못해 그 리그 이외엔

힘쓸곳이 없던 김정민 선수였기 때문에 우승을 할 수 있었던 거다

라는 견해를 입증이라도 해주듯 연이은 패배 패배 패배..

결국 참지 못하고 정민동을 나왔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선수가 지는걸 지독히도 싫어하는 제가 선택한건 바로 도피였죠..

그 이후 한참이 흘러..그가 없어도 프로게임계는 잘도 흘러갔고 저 또한 어느새

다른 선수들에게 관심과 열정을 쏟아붓던 나날들..

그러던중 프리미어 리그가 개최되는데 그 멤버속에 김정민 선수가 있더군요

사실 제가 그의 팬이지만 의아하기도 했습니다 저속에 가까스로 들어가긴 했지만..

과연 그가 잘 해낼 수 있을까..

그냥 관심을 갖지 않는게 내가 스트레스 받지 않는 방법이 아닐까..

그러나 그의 경기가 있는 날에는 결국 VOD를 틀고..

한경기..두경기..토스를 상대로 보내오는 승전보에 기뻐하다가도

저그를 상대로 보내오는 패배에 안돼..안돼..를 되뇌이며 고개를 가로젖던 나..


그러던 그가 프로리그에서의 아슬아슬하고 무언가 부족해 보이는..하지만 결국에 가서는

이기는 모습을 보여주더니

자신의 카페에 요즘 누구라도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라는 글을 남기고

챌린지리그 엠겜의 팀리그 MSL 까지..정말로 누구라도 이겨내는 더마린이 되었습니다

허나 엔터더 드래곤에서 홍진호 선수를 상대로 일궈낸 신승 이후야 말로

그가 정말로 새롭게 테란주자의 한자리를 꿰어찰 수 있는지 판가름 할 시험무대라고 보았

습니다 저는..

2004년 들어 무서운 승률을 보여주는 그이지만 하위리그가 아닌 본선 그것도

승자조 4강이라는 꽤나 높은 위치에서 이윤열 이병민 최연성 강민 조용호..

현재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선수들로 포진된 그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지 못한다면

그는 여전히 아직은 아직은 이라는 소릴 들어야만 하겠죠

그러나 가슴 졸이며 지켜보게 만든 오늘 그가 드디어 해내네요

다른 선수도 아닌 pgr 랭킹 1위인 이윤열 선수를..그것도 단판이 아닌 3판2선승제 의 게임

에서 이겨내고 말았습니다


첫경기 원스타에서 5기까지 모이는동안 한번도 움직이지 않았던 나다의 레이스가

컴퓨터같은 타이밍에 날라가 드랍쉽을 잡아내고..쏟아져 나오는 탱크..쏟아져 나오는

벌처에 유린당할 때만 해도 이윤열 선수의 감각적인 경기운영에 놀랐고

클래식한 냄새가 나는 김정민 선수의 플레이에 적잖이 실망했습니다..

그러나 2경기 한번 틈을 찾아내자 미친듯이 달라들어 승부를 결정지어버리는

과감함에 반했고

3경기 약간은 뻔해보일 수 있는 이윤열 선수의 수에 (사실 원팩 상태에서 전혀 움직임

이 없는걸 보고 저거 벌처로 일꾼 잡고 투스타 올리겠구만..이라는 예상 충분히 가능했

죠..3스타포트이긴 했습니다만 ^^;;) 역시나 전혀 흔들림없이 대처하고

쉬지않고 옆길로 돌아 한번..두번..세번..네번 의표를 찌르는 몰아치기에

한번더 반했습니다


더마린 부활! 부활! 하고 여기저기서 외치지만

지금 그가 보여주는 모습은 예전의 단단함을 보여주는데서 그치지 않습니다

현재 최고의 테란들이 공유하는 트렌드를 따라잡았으며 그런가운데

좀더 안정적이고 소프트하며 집요합니다

이에 대해 얘기하자면 글이 끝도 없이 길어질것 같아 그만둡니다만..

여하간 그의 요즘 경기를 보면서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표현한 것입니다


2주후 그는 다시한번 시험무대에 오릅니다

상대는 오늘 그가 이겨낸 나다와 동급..혹은 그 이상이 될지도 모를

선수입니다

만일 그마저 이겨낸다면 2004년은 김정민의 해가 될것이다 라는 데

올인하겠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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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2/19 23:47
수정 아이콘
김정민 선수, 대단합니다. 솔직히 이 정도 수준까지 재기할거라고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과거에 좋은 성적을 내다가 현재 약간 부진한 다른 선수들의 귀감이 될 만 합니다. 김정민 선수 VS 조용호 or 강민 선수의 결승전을 보고 싶네요.
04/02/19 23:53
수정 아이콘
sky배때 임정호선수와의 포비든존 역전승을 보고 팬이전 저였지만
그이후 정말 이긴경기 세보라고하면 세볼정도로 많은경기에서 패하셨고
김정민선수도 마음고생많이해서 팀숙소도 잠시 나가보고 했던걸로 기억
합니다만 이제 확실히 부활에 성공하신거 같네요
오늘경기 `2:1 정도로 이윤열이 이긴다`라고 생각했던 저였고
많은분들 역시 그렇게 생각하실거라고 믿고있엇는데 ...
김정민선수마저 부활해버린다면 테란진영은... -_-;;
비류연
04/02/19 23:58
수정 아이콘
코토리님의 댓글 중
그 이후 정말 이긴경기 세보라고 하면 세볼정도로 이부분 정말 재밌습니다 -_-b
오늘 김정민 선수는 정말 완성형 테란이상의 단단함을 보여준 것 같습니다.
SlayerS[Dragon]
04/02/20 00:01
수정 아이콘
스포일러 포함이라고 적어놓는게 좋을듯 싶네요^^. 제목만 보고 들어왔다가 경기내용이 있다면 경기결과를 알고싶어하지 않는 분들께 잘못이 될테니까요^^.스포일러 포함이라고 적어넣기를 부탁드립니다^^.
04/02/20 00:25
수정 아이콘
아..글쎄요
저같으면 경기결과 알지 않으려 한다면 pgr 에 오지 않을껏 같습니다만..
빛나는 청춘
04/02/20 00:31
수정 아이콘
킁킁님 저도 님과 같은 부류였습니다.. 한 때 김정민 선수의 경기를 보고 한눈에 좋아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밀려들기 시작하는 그의 패배에 저 또한 뒤 돌아 섰던 그런 팬이었습니다. 물론 전 정민 선수가 팀을 옮기는 때 쯤 돌아 왔지만 말입니다..그러나 그 때 당시에도 여전히 그는 힘들어 했었죠,., 하지만... 아마 그런 힘든 상황과 고통은 오늘날이 있기 위한 과정이었나 봅니다.
저도 이젠 피하지 않고 그의 팬으로 당당하게 남기로 했습니다.
킁킁님도 그러시길 바랍니다..^^
04/02/20 00:41
수정 아이콘
오늘 김정민 선수의 플레이는 유난히 멋있었습니다. 약간은 앞경기(최연성 Vs 이병민)의 경기가 조금은 중장경기가 나왔지만, 김정민 선수의 경기는 깔끔하면서도 질질 끌지 않는 그런 맛이 있다고 할까요?! 저번 프로리그에서의 재경기이후에 정말 멋진 경기를 본것같습니다. @@
이석현
04/02/20 00:42
수정 아이콘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경기 결과를 알고 싶지않다면 pgr에 안오는게 당연한겁니다..
04/02/20 00:48
수정 아이콘
부류..라니 어감이 이상해요 ^0^;;;
빛나는 청춘
04/02/20 01:21
수정 아이콘
킁킁// 헉 부류라는 어감이 이상하게 들린다니...죄송하군요..
보통 그런식으로 말하지 않나요...^^;; 생각을 다시 해봐도,,
알맞은 단어가 생각이 안나네요... 그냥 알아서 잘 이해해 주세요~^^
레디온
04/02/20 01:22
수정 아이콘
외모와 같이 깔끔하게 경기를 풀어나가는 김정민 선수.
요즘 참 잘 하는구나.. 하고 보았더랬지요.
슬럼프를 이기고 우뚝 선 강한 근성이 참 맘에 듭니다.
앞으로도 승승장구하시길..
04/02/20 01:54
수정 아이콘
프리미어리그의 호성적에도 김정민선수의 화려한 부활!..에 대해서는 반신반의 했던 게 솔직한 생각이였습니다, 홍진호 선수를 꺾을 때 만해도 홍진호 선수의 최근의 슬럼프와 경기내용자체는 홍진호선수에게 손을 들어줄만했지만 오옷하는 기대감을 갖게 되었습니다(사실 아주 쬐-끔 원망도), 오늘 당당히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정민 선수의 화려한 재부활을..(예전에 온게임넷에 코크배였던가요. 그때 이미 눈물의 테란 이라고 정일훈님이 부르시곤 했었죠^^; 그래서 재부활이라고 붙여봅니다^^)

김정민 선수, 시작전의 동영상 처럼 '예전의 나를 생각하게 해준 msl'로 만드시길 바랍니다^^(..라고 하면 다른 선수 팬들이 뭐라하시려나^^;;;)

(더불어, 오늘 이윤열 선수의 패배는 김정민 선수의 잘함을 제외하고 레이쓰에 대한 과신이였다고 생각합니다. 첫경기는 승리의 공신이 되었지만, 두번째경기에서는 이길 타이밍이 있었습니다. 아머리가 늦고 팩토리를 잔뜩 올리던 상황이였기 때문에 잔뜩 모으지 않고 이용했으면 좀 더 좋은 결과가 있었을 꺼라 생각합니다. 세번째 경기는 김정민 선수가 눈치를 채서 상성이 맞물린 전략이 되어버렸구요)

ps - 왜 빛나는 청춘 님 닉네임이 빛나는 성춘으로 보였던 걸까요(..)
04/02/20 02:41
수정 아이콘
이 과년한 처녀 가슴을 두근두근하게 만드셨으니 책임지셔야 합니다^^; (생긴건 아직 소녀입니다만..-_-;;)
싸이코샤오유
04/02/20 09:12
수정 아이콘
김정민선수에게 찬사를 보냅니다. 본래 재방송 보려고 왠만하면 안읽을려고 했지만.. 김정민선수의 승전보라니.. 역시나 반신반의하며 클릭했습니다. 경기내용을 알게 되었으나.. 재방송도 재미있게 볼듯합니다.
플토매냐
04/02/20 10:14
수정 아이콘
김정민 선수가 승리하셨군요. 정말 잘되었네요.
괴물인지 뭔지 단칼에 날려주세요.
김정민 선수가 우승하셨음 좋겠네요. 경기를 아직 못본지라. 빨리 봐야 겠네요.
Marine의 아들
04/02/20 10:48
수정 아이콘
-_-;이럴수가.
다른분들과 달리 전 김정민 선수가 많이 부진할 무렵 팬이되었답니다.
그 이유는 잘 모르구요-_-a

그래서 전 요즘 구름위를 떠다니는 기분을 느낀답니다-_-
으하하하하
너무 좋아요ㅠ_ㅠ
BeGiNner
04/02/20 10:59
수정 아이콘
정민님 처음 본게 언제였더라, 2002년도? ㅇ_ㅇ; 그정도는 된 것 같은데;
한때 부진하셨던 모습에 많이 가슴아팠습니다만, 정민님 믿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멋진 모습 보여주시구요...^^ 요즘 정민님 성적이 너무 좋아서; 팬으로서 정말 기쁩니다 +_+
04/02/20 13:14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론 모든 테란유저에 대한 극렬한 Anti 진영에 속하는데, 오늘 이윤열 선수 경기운영에서 전에는 볼 수 없던 무언가를 느꼈습니다. 이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장문의 글을 써야 할 것 같지만 간단히 이야기하고 싶군요. 큰 대회 4강에서 김정민 선수와 같은 단단한 플레이를 구사하는 테란에게 오늘같은 빌드를 사용할 만큼의 자신감과 여력(?)이 있는 유저가 과연 몇이나 있을까 라는 생각이구요. 이윤열 선수 이미 많은 업적을 이루었고 단순히 이기는것 그 이상의 무언가를 추구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군요. 멋집니다. 비록 팬이 아닌 안티팬이지만..
페널로페
04/02/21 09:50
수정 아이콘
김정민선수..결국 해냈군요..저도 사실 놀랐습니다..전 2차전만을 봤는데..그때 나다군이 이기는 모습을 봐서.. 오늘도 역시인가했는데 .. 정 반대의 결과..^^;; 암튼 더마린..앞으로 더욱 나아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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