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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10/28 20:56:52
Name steady_go!
Subject 사신(死神)......그에게 남은 것은 단 하나의 커다란 문.
제 1경기 사신의 낫은 턱 밑에 와 있었다.

수많은 전략을 생각해온 사신은 조심히 우브의 턱날에 보이지 않는 낫을 드리웠다.
자,가까이 다가와라. 그리고 나의 낫에 베여라!
우브의 목에 조금씩 보이지 않는 낫은 다가갔다. 그리고......그의 목에 붉은 피를 흘리게
만들었다.
목에서 흐르는 뜨거운 피의 감촉에 우브는 황급히 놀라 손으로 막았지만 이미 손으로 막을 출혈이 아니었다.
필사적으로 오른 손으로는 목의 상처를 막고 왼손으로 든 벌쳐로 최대한 시간을 끌려고
했으나 사신은 이미 한 발짝 물러나 대비를 갖추고 있었다.
결국 조금씩 흐르던 출혈은 우브의 힘을 빼놓았고 그를 쓰러지게 만들었다.

제 2경기 우브의 숨겨진 단검은 먹히지 않았다.

그대로 당할 우브가 아니었다. 그는 조심스레 사신의 뒤로 다가가 몰래 단검을 빼들었다.
자, 와라. 그리고 내가 당한 것 처럼 너도 쓰러져라. 하지만 사신의 눈은 이미 천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우브의 그림자에 숨겨진 단검을 본 사신은 그 단검을 미리 던져놓았다.
그리고 차분히 차분히 힘을 모으고 있었다. 단검을 뺏긴 우브는 당황스러웠지만 그 역시
한번의 공격을 위해 힘을 비축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신은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우브의 공격은 읽혀졌으며 그는 사신의 공격을 읽을 수 없었다. 그것으로 승부는 끝났다.

제 3경기 사신의 숨겨둔 한 수. 그리고 우브의 철벽 디펜스.


사신은 다음 전장이 자신에게 불리한 815임을 알았다. 그리고 그 전에 자신의 동료였던 전사의 영혼이 싸움의 처녀에게 끌려가 패배하였던 것을 알기에 그는 숨겨둔 하나의 필살기를 꺼내 들었다. 이번에는 우브의 뒷통수를 노렸다.
뻔히 보이는 위치였지만 다급해진 우브에게는 보이지 않을 것이다.
사신의 자신감은 통할 수 있었다. 그의 질럿 다수와 드라군은 조금씩 우브의 SCV를 잡아내었다.  황급히 자신의 뒤에 사신이 다가왔음을 안 우브는 방어 태세를 갖추었지만 사신의 공격을 날카로왔다.
하지만 우브 역시 만만치 않았다. 1경기와는 달리 치명상은 피하면서 자신 역시 한 방을 준비하고 있었다. 힘겹게 벙커를 지어가며 자신의 명성 중 하나인 방어를 충실하게 해내고 있었다.
급조된 모래성은 거대한 파도에 휩쓸려 무너질 수 밖에 없었다. 성급한 필살기는 사신에게 빈틈을 가져다주었다.
시즈탱크에 의해 게이트와 로보틱스는 부셔졌으며 사신의 본진에는 별 다른 병력이 남아 있지 않았다.
우브는 그의 빈틈을 발견하였고 그리고 검을 드리내었다. 벌처는 성공적으로 사신의 가슴에 다가갈 수 있었으며 그를 베어낼 수 있었다.

제 4경기   최종전. 지옥의 강림.

사신은 비록 한 경기는 내주었고 그것이 자신에게 불리한 전장을 가져다 주었지만 그에게는 믿음직한 동료들이 있었다.
지옥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는 동료들은 호심탐탐 우브를 노리고 있었다. 우브는 3경기에서 얻은 승리로 조금씩 사신을 몰아 부치고 있었지만 사신은 혼자가 아니었다. 그는 리버와 드라군을 셔틀에 태워 지옥의 문을 우브의 눈 앞에서 열었다.
지옥에서 빠져나온 리버 4기와 드라군은 결국 우브의 숨통을 끊고 말았다. 마지막 순간,
우브의 눈동자에 비친 것은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대 전사의 영혼이었다.
사신의 낫은 그 차가운 낫으로 자신의 적을 쓰러뜨렸다.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우브의 패배였다. 그리고 역사의 한 페이지에 사신의 이름이 쓰여지는 날이었다.


-종- 왕좌는 단 한자리뿐.

사신은 낫에 흐르는 피를 닦아내며 자신을 내려다 보고 있는 황제의 그림자를 보았다.
그리고 그의 날카로운 두 눈은 황제 역시 자신의 낫을 피해 갈 수 없음을 암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황제는 위대한 전사의 영혼마저 이긴, 최강자였다. 그의 두 눈 역시, 나에겐 수많은 경험이 산처럼 버티고 있음을 말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전성기 때의 힘을 되찾았다. 너 역시.....나에게 도전한 전사처럼 쓰러질 것이다.


이제 왕좌는 자신 위에 올라 설 단 한명의 절대자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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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l-ra-ra(All
05/10/28 20:58
수정 아이콘
결승 벌써 부터 두근두근
제이스트
05/10/28 20:58
수정 아이콘
멋진 축하글입니다. !

결승 진출 축하드립니다.
결승에서도 멋진 모습 보여주시길!
mw_ss_ri
05/10/28 20:58
수정 아이콘
제 글 위에 steady_go! 님의 글이 있다니 영광이네요 ^^; 좋은 글 쓰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오늘은 기분이 정말 좋네요.ㅠㅠ 오랫만에 잠을 편히 잘 수 있을듯...
05/10/28 21:00
수정 아이콘
아 정말 기분좋은 밤입니다~
김정화
05/10/28 21:00
수정 아이콘
멋진 글입니다^^ 푸하하 저도 이렇게 글 잘쓸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ㅠ.ㅠ
3,4위전은 초대형 물량전 예상~ 결승전은 피터지는 머리싸움 예상합니다^^
차선생
05/10/28 21:00
수정 아이콘
우와 표현력이 끝내주시네요~~~!!

그런데 오영종 선수는 오히려 815를 노리고 나온것 같더군요.
해설진도 그렇고.. 815는 이길 것 확신한듯..
815는 불리한 전장이라기 보다는.. 필살기 전장??
진공두뇌
05/10/28 21:00
수정 아이콘
2005 1st 스타리그 - 머신의 강림
2005 2nd 스타리그 - 투신의 강림
2005 3rd 스타리그 - 사신의 강림

신들린 2005년
05/10/28 21:01
수정 아이콘
사신의 낫~ 터렛을 쳐내셔요~
희노애락..
05/10/28 21:01
수정 아이콘
멋지네요.. 이런글이 올라와야죠.. 이런 감동스러운 경기후에는!

사신토스.. 정확합니다..!
05/10/28 21:01
수정 아이콘
진공두뇌//헉... 신들의 전쟁....이군요..
새로운시작
05/10/28 21:01
수정 아이콘
정말 글 멋지네요 ^^
정말 감동 그자체
김동욱
05/10/28 21:01
수정 아이콘
최연성 선수가 져서 아쉽긴 하지만, 오영종 선수, 질레트배 당시 박성준 선수와 같은 느낌을 주더군요. 그나저나 이번 SO1 스타리그는 대박이군요.
김준철
05/10/28 21:02
수정 아이콘
오늘 지대로 였습니다 최연성선수 2경기 당한전략또당하고 4경기 쩝 레이스로 본진 정찰만제대로 했더라면 참 아쉬움이 많이 남는군요
아테나
05/10/28 21:02
수정 아이콘
아...행복한 밤이예요. 새로운 스타탄생을 위한 문으로...임요환이라는 거물급, 황제는 넘치지요. 감사합니다. 그 둘의 결승을 볼 수 있어서.
부들부들
05/10/28 21:03
수정 아이콘
사신토스. 너무 멋진 닉넴이에요.
애송이
05/10/28 21:04
수정 아이콘
그나저나 스겔 너무하네요.
또다시 부커빨로 만들려는 안쓰러운 모습이 참...

어쨌든 사신토스 짱!
05/10/28 21:05
수정 아이콘
황제와 암살범의 대결이라~
그렇다면 두뇌싸움인데요.
Fast&Past
05/10/28 21:05
수정 아이콘
강림.. 음하하
LHforever
05/10/28 21:12
수정 아이콘
정말 기대됩니다. 개인적으로는 3,4위전이 더욱 화끈할것 같다는...
적어도 이번주만은 예외로(시드가 걸려있는 선수에 한해서) 프로리그 제외시켜주면 안될까요? T1은 선수층도 두터운데...
지더라도 연습시간이 부족했다는 소리나 아쉬움은 없었으면 좋겠네요.
Soulchild
05/10/28 21:14
수정 아이콘
멋진 글입니다. 혹시 리버가 3기가 아니었나요??
제이스트
05/10/28 21:15
수정 아이콘
셔틀 3 드라군 3 리버 3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333 조합이라는 후문이 있습니다. :)
멧돼지콩꿀
05/10/28 21:16
수정 아이콘
최수범의 3파워가 오영종에게로....
근데 오영종은 토스인데???
청수선생
05/10/28 21:27
수정 아이콘
글 숫자 덜덜덜
05/10/28 21:28
수정 아이콘
오우~ 멋진 글이네요~^^ 결승,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그냥:-)
05/10/28 21:29
수정 아이콘
333 맞네요 그럴듯한데요 ㅎ
My name is J
05/10/28 21:43
수정 아이콘
기대됩니다...정말 두근두근-

저번주..이번주 경기들로 다가올 3,4위전과 결승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증폭되고 있습니다!
05/10/29 19:30
수정 아이콘
이렇게 좋은 글을 아케미님의 리뷰가 아니었다면 놓칠뻔 했습니다.

정말 글 잘 쓰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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