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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10/04 21:34:00
Name 토돌냥
Subject 순희의 스타일기 3편 - '지호락'

*출처는 비타넷. 팬칼럼 中 '순희의 스타일기' 란 이름으로 연재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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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닝이 50원 물가인상 되기 전이요, 마린이 메딕없는 솔로부대였던 그 옛날하고도 옛날.
인류 4대 성현 중 하나라는 공자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知子 不如樂之者

여기서 한자만 보면 정신이 혼미해지는 그대 !
포기하지마시라. 해석이 뒤따르니 ~

이 문장의 뜻은 아시다시피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만 못하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만 못하다' 이다.
흔히 우리가 '지호락(知好樂)' 이라 부르는 것인데
뜬금없이 이 이야기를 왜 하느냐.

지난 연재에서 필자는 '로고스'와 '파토스'에 대해 이야기하며
우리 순희들이 가지고 있는 열정을 유감없이 발휘하자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Artemis 라는 분이 리플로 말씀해주셨듯,
일부 순희동지들은  '파토스' 즉 '열정' 에만 집중한 나머지
'로고스'와의 균형감각을 상실한 듯 보이는 경우를 종종 본다.

이스포츠와 게이머를 좋아하는 열정만으로 모든 것이 가능한가?

본인이 소위 '오프' 라는 것을 갔을 때 일이다.
즐거운 마음으로 경기를 관람하고 돌아왔지만 몇가지 불쾌했던 일이 있었으니

첫째는, 가장 많이 인구에 회자되는 개념없는(-_-) 자리맡기 행태
둘째는, 지금 이야기 하고자 하는 "지호락 - 지락" 의 경지에 다다른 분들에 의해서였다.
경기 시작 전에는 선수의 등장과 동시에 열광적으로 소리를 지르고 플래쉬를 터트리던 팬 두분께서 경기가 시작하자 화면에는 별 관심이 없는 듯 잡담을 하기 시작했다.
거기까진 참을만 했으나 필자로 하여금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한 한마디가 있었으니 강력한 KO펀치로 본인을 다운시킨 그 한마디 !!

"언니, 저기 떠 다니는게 뭐야?"

그렇다. 그것은 스타를 세번만 해 보아도 안다는(?) 우리의 종이 비행기
'레이스' 였던 것이다.
다소 극단적 예를 들었다 핀잔을 받을지 모르나
현장에 가면 심심치않게 이런 분들과 대면하게 되는게 작금의 현실이다.

앎(知) 의 단계를 조기졸업(?) 하고 바로 좋아하는 단계로 돌입한 이런 유형과 달리 즐김(樂)의 경지를 상실한 분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열렬히 두손모아 기도하거나, 눈물을 글썽이는 팬의 모습을 우리는 종종 볼 수 있다.
언젠가 그런 모습을 보고 엄재경 해설위원께서
"좋아하는 선수를 응원해주시는것은 좋지만 경기를 즐기셨으면 좋겠다"고 한 일이 생각난다.

물론 '지호락' 삼단콤보를 두루 겸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필자도 가장 열렬히 사모하는 한 선수의 경기에 대해서만큼은 즐기지 못하고 승패에 집착함을 실토한다.

하지만 우리가 좋아하는 그 선수가 하는 경기에 대해 기본적인 지식조차 가지고 있지 않다면 아무리 좋아한들 그 행위가 과연 얼만큼의 의미를 지닐 수 있을까?
또한 게임이라고 하는 것의 본래적 목표인 '즐김' 상실했다면 과연 그것이 올바른 길일까?

자, 나는 이제 나 스스로와 우리 모두에게 묻고 싶다.
그대는 아는가? 좋아하는가? 즐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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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리
05/10/04 21:40
수정 아이콘
혹시 성이... 박?
05/10/04 21:41
수정 아이콘
특정 선수의 경기와 그 팀 간의 경기를 제외하고는.
무조건 좋아하는 쪽이었습니다만.
이제는 풍월도 가끔 읇습니다.
보다가. 아 뭐~~ 해야되는데.. 라고 중얼거리는데.
해설하시는 분이 ~~ 해야죠!! 라고 외치시면, 왠지 뿌듯 하다는 ^^;;
그래도 여전히 보는 정도에 지나지 않아서,
컴퓨터와 한판 하기도 버겁습니다만..
헐.헐. 뭐. 이정도로도 충분히 즐겁네요.
좋아하다보면, 알게도 되고 즐기게도 되는것 같습니다.
토돌냥
05/10/04 22:11
수정 아이콘
바람돌이리/ 성이 박 맞습니다 ~ 하하하 ~ 스스로 순희라고 인정하는거죠. ^-^;;
silence / 좋아하다보면 알게도 되고 즐기게도 되는 것 같다 <- 참 공감가는 말씀이네요. ^-^
05/10/04 22:28
수정 아이콘
글 잘 쓰시네요.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저도 알고 좋아는 하지만 즐기지 못하고 손을 모으게 되고 바닥을 내리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죠.^-^;;;
겜방사장
05/10/04 23:00
수정 아이콘
호지랗.......- _-
05/10/05 00:08
수정 아이콘
아 근데 정말 궁금한것이 있는데, 만약 오프가는 여성팬들 중에 레이스 조차 모를 정도로 스타를 모른다면 어떤 재미로 그곳에 힘들게 가는거죠?
어느선수가 스타를 잘하는지 못하는지 정도는 알고, 스타 경기에 재미를 느껴야 팬이 될수 있는것 아닌가요?;;
스타 못한다고 비꼬는 것이아니라, 가끔 그런 분들이 있다고 들었는데 정말 궁금합니다.
토돌냥
05/10/05 00:22
수정 아이콘
gog/ 저도 그게 참 궁금합니다 ;;; 들리는 말에 의하면 대충 해설이나 분위기를 보면서 내가 좋아하는 선수가 이기는 분위긴지 아닌지를 안다고 하네요. 저도 그런 분들과 말을 나눠 본 적이 없어서 자세한건 ㅠ
나다NaDa나다NaDa
05/10/05 00:37
수정 아이콘
지호락에서... 호지롷을 떠올린 나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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