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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8/20 11:43:41
Name DEICIDE
Subject 스타크래프트소설 - '그들이 오다' 34~36화
2005년 5월 8일 밤 0시 35분
서울 여의도 본사, MBC 경기장


  윤열은 스캔과 값싼 벌쳐로 프로토스의 병력 규모와 배치를 확인했다. 처음에 느낀 것은 ‘만만치 않다’ 라는 것이었다. 윤열의 벌쳐가 로템 중앙지역 깊숙한 곳에 마인을 매설했다. 부채꼴로 펼쳐진 프로토스의 병력은 아직까지 적극적으로 달려들지 않고, 옵저버와 드라군으로 최대한 마인을 제거하려고 했다.

  “지금 프로토스에게 지상 멀티가 없기 때문에, 단방향의 러쉬라는 것은 이윤열 선수에게 좋게 작용합니다! 공격 방향을 하나로만 집중할 수 있거든요?”

  대여섯기의 SCV 가 중앙 지역에 미사일 터렛을 건설하기 시작했고, 탱크의 대부대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여기저기 산발적으로 드라군과 벌쳐의 교전이 계속되었고, 프로토스의 병력은 12시에 주력 병력이 몰려 있었고, 3시와 9시에 각각 한 기씩의 셔틀을 대동하며 병력이 길목을 지키고 있었다.

  “이윤열 선수, 이 한방으로 끝내버려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게 좋습니다! 최대한 프로토스가 달려들게 하면서 병력적으로 이득을 취하는 구도를 가져가고, 미네랄 멀티를 안정적으로 가져가는 편이 가장 좋은 선택입니다! 그렇죠! 지금 커맨드센터 미네랄멀티 지역에 건설하고 있지요?”

  미네랄멀티 지역에 터렛과 탱크로 방어진지를 구축하고, 윤열은 미네랄 멀티 커맨드센터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윤열의 팩토리에서는 병력이 계속해서 충원되었다. 마침내 윤열의 주력 탱크부대가 로템 중앙지역 바로 아래에까지 진출했다. 바로 그 때.

  “프로토스 달려 듭니다! 프로토스!!!"

  프로토스의 12시에 모여있던 드라군의 대부대가 몰려 내려왔다. 드라군들은 먼저 빼곡히 심겨진 마인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하지만 그 머리 위로 시즈탱크의 포화가 내리꽂혔다.

  “퍼허엉!! 퍼헝!!”
  “키리릭!!”

  한두 기의 드라군을 잃자, 드라군의 대부대는 황급히 도로 12시로 후퇴하였다. 그 때를 놓치지 않고, 이윤열의 탱크 부대는 어클라이트 모드로 전환하고, 프로토스의 2시 지역으로 병력을 출발시켰다.

  “프로토스, 더 내려오지 못하고 후퇴합니다. 테란 병력이 많습니다! 프로토스가 정말 막기 어려운, 앞마당 먹은 이윤열의 한방이거든요! 이윤열의 병력이 치고 올라 갑니다!”

  파죽지세로 밀어붙이는 윤열의 기갑사단은, 소규모 교전을 거치며 진격해 들어갔다. 마침내 선봉에 있는 몇 대의 시즈탱크의 포화가 프로토스의 앞마당 어시밀레이터에까지 미쳤다. 프로토스의 턱 밑에까지 윤열의 대부대가 치고 올라온 것이다. 한편, 프로토스의 질럿 병력이 9시로 바쁘게 달려갔다.

  “끼익- 끼이잉-”

  프로토스의 앞마당 어시밀레이터를 파괴한 테란이 시즈모드를 풀었다. 더 이상 프로토스가 물러설 곳이 없는 바로 그 순간, 9시로 돌아가 있던 질럿 병력이 테란 병력의 옆구리를 급습했고, 12시와 3시에서 동시에 드라군과 질럿으로 테란의 병력에 공격을 감행했다. 아직 미처 시즈탱크의 시즈모드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었다.

  “끼이익- 끼잉! 퍼퍼퍼펑!!!”
  “파각- 파각- 퍼펑!”

  시즈모드와 마인이 달려드는 질럿 병력에게 작렬했고, 그 스플래쉬 데미지로 인해 질럿에 붙어 있던 테란의 벌쳐와 탱크 병력들도 삽시간에 터져 나갔다. 정일훈 캐스터가 악을 쓰다시피 소리질렀다.

  “프로토스의 병력, 12시의 드라군 주력, 9시의 질럿 주력, 3시의 생산병력이 동시에 테란을 공격해 들어갑니다! 이윤열 선수, 벌쳐가 12시와 3시에 너무 몰려있으면 안되요! 질럿의 주력은 9시입니다!”
  “이윤열 선수의 물량도 물량이지만, 프로토스도 굉장히 많습니다! 아, 이윤열 선수 제발 이겨 주기를 바랍니다!”

  12시와 9시에서 이루어진 동시공격으로 중앙에 있던 테란의 병력과 미사일 터렛 등은 거의 모두 파괴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프로토스 앞마당 바로 턱앞에 진치고 있는 테란의 주병력은 건재했다. 자신의 앞마당 즈음에 자리잡고 있는 테란의 병력을 향해, 아직 다수가 살아남은 프로토스의 대부대와, 지상에서 갓 생산된 프로토스 병력이 언덕을 내려와 공격을 감행해 들어갔다.  

  “끼리리릭- 퍼펑!!”

  질럿이 스파이더 마인으로 3~4기씩 산화해 사라졌다. 그 때, 공중에서는 2기의 셔틀이 미사일 터렛의 지대공 공격을 받아가며 탱크 부대위로 접근해왔다. 그런데 셔틀에 타고 있는 유닛은 질럿이 아니었다.

  “파지지지직!!!”
  “아, 사이오닉 스톰!”

  김동수 해설의 비명과 함께, 스톰이 탱크와 벌쳐들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탱크의 포격으로 한 발 이상의 스톰을 쓰는 하이템플러는 없었지만, 좁은 지역에 몰리다시피 하여 충분히 병력을 분산시켜서 배치하지 못한 윤열에게 사이오닉 스톰은 뼈아팠다. 프로토스의 질럿은 크게 줄어들어 있었지만, 체력이 줄어든 탱크와 벌쳐 부대를 다수의 드라군 부대가 압박해 들어왔다.

  “퍼펑! 퍼펑!”
  “콰앙! 끼리리릭!!”

  시즈모드 되어 있는 탱크 부대를 드라군 부대가 공격해 들어왔다. 시즈모드된 탱크의 포화가 작렬할 때마다 두세 기씩의 드라군이 녹아 내렸지만, 사이오닉 스톰으로 체력이 줄어들어 있었던 탱크들은 그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었다. 체력이 줄어든 탱크는 드라군의 플라즈마에 두세 방만 맞아도 터져 나갔다. 본진에서 달려 내려오는 질럿들이 탱크에 붙자, 마침내 테란의 공격 부대가 전멸하고 말았다.

  “파각! 파각!”
  “콰쾅! 콰쾅! 후아악!”

  병력이 많이 남아있지는 않았으나, 프로토스는 여세를 몰아 테란에게로 공격해 들어갔다. 테란의 미네랄 멀티를 견제해 보겠다는 생각이었다. 지속적으로 생산되어져 나오는 벌쳐가 밀고 들어오는 드라군의 주위에 황급히 마인을 심었고, 프로토스도 쏟아져 나오는 질럿들이 다시 한 번 테란의 전진라인을 두드렸다. 프로토스는 이제 미네랄멀티 부근까지 밀려 들어왔다.

  "퍼퍼퍼퍼펑!“

  미네랄 멀티 주위에 배치되어 있던 다수의 방어용 시즈탱크들의 불을 뿜자, 5~6기의 드라군들이 한꺼번에 녹아 내렸다. 황급히 놀란 프로토스가 질럿과 드라군 병력을 뒤로 후퇴시켰다. 그러자 벌쳐가 달려와서는 전진해서 스파이더 마인을 매설했다. 엄청난 규모로 벌어진 첫 전투가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아, 이윤열선수, 첫 번째 진출은 실패했습니다!”
  “진출은 실패했지만, 이건 무승부입니다. 이정도면 프로토스도 상당한 병력 피해를 입었고, 무엇보다 이윤열 선수가 미네랄 멀티를 성공했기 때문에 프로토스와 멀티 상황을 비슷하게 맞추어 나가고 있어요. 이윤열 선수가 무서운 것은 첫 타이밍 러쉬도 무섭지만, 그게 막혔을 때 뒤이어 이어지는 2차 러쉬의 물량 또한 어마어마하다는 것입니다.”

  한 차례의 대규모 전투가 끝나자 로스트템플 중앙 지역의 여기 저기에는 부서진 미사일 터렛의 잔해, 드라군의 잔해들이 널려 있었다. 그 때, 프로토스는 먼 8시 지역에 넥서스를 소환하고, 8시 입구를 벌쳐가 통과하지 못하게 파일런으로 막고 있었다. 때마침 윤열의 벌쳐 한대가 8시 지역을 정찰하다가 파일런에 막혔다.

  “예, 이윤열 선수. 8시 멀티 발견했죠. 저 8시 멀티가 완성되고 원활하게 돌아가기 전, 프로토스의 물량이 완전히 회복되어지기 바로 직전 타이밍을 노려야 합니다. 그런데 이윤열 선수, 아직도 5시 섬멀티 지역을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니겠죠?”

  옵저버가 5시 섬멀티 지역을 비추었다. 5시 섬멀티 지역에서는 스타게이트 1개와, 플릿 비콘이 지어져 있었고, 스타게이트에서는 불이 깜빡이고 있었다.

  “아, 프로토스 캐리어를 준비하네요?”
  “예, 5시 지역에서 프로토스가 캐리어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바로 그 때, 5시 지역에 이윤열의 스캔이 떨어지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지상에 멀티가 없자 윤열은 프로토스가 섬멀티를 가져갔을 것이라고는 생각하고 있었다. 아까 스캔으로 11시 섬멀티를 체크했고, 지금 5시 섬멀티를 체크한 것이다. 그런데 불이 돌아가고 있는 스타게이트와 플릿비콘을 확인한 윤열은 입을 꽉 다물었다. 자신감과 결의에 찬 표정이었다.

  “아! 예! 이윤열 선수 5시지역 확인했죠! 캐리어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 까지 스캔을 뿌려서 확인했습니다!”
  “이건 이윤열 선수에게 호재입니다. 이건 프로토스가 캐리어 준비하다가 밀려버리는 전형적인 스토리거든요? 이윤열 선수, 스캔으로 확인한 이상, 캐리어가 모이기 이전 프로토스의 지상군이 약화된 바로 그 타이밍, 그 타이밍을 이윤열같은 선수가 놓칠 리가 없습니다. 아마 지금 병력 모으면서 공격타이밍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자, 그런데 셔틀 한 기가 다가옵니다. 테란의 앞마당 지역!"
  "하이템플러일텐데요, 이윤열 선수, 이런 견제 당하면 안됩니다!“

  6시 언덕에 띄워놓았둰 엔지니어링 베이에 윤열의 앞마당으로 다가오는 셔틀의 움직임이 포착되었다. 셔틀이 터렛의 미사일을 맞으며 미네랄 뒤편에 날아들자, SCV들이 빠르게 위쪽의 온리 미네랄 멀티 지역으로 이동했다. 이윽고 질럿 한 기와 하이템플러 한 기가 드랍되었고, 사이오닉 스톰이 미네랄 필드 위로 떨어졌다.

  "파지직-“
  “아, 이윤열 선수 반응 좋아요! 긴장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미처 옮기지 못하고 남아 있던 SCV 중 두세 기만 피해를 입었고, 질럿과 하이템플러는 시즈탱크에, 셔틀은 미사일 터렛에 산화되었다. 안도하며 가슴을 쓸어내리려는 바로 그 때, 윤열의 6시 온리 미네랄 멀티 뒤편 언덕, 즉 윤열의 본진으로 또다른 셔틀 한 기가 날아들어왔다. 그 곳에는 시즈탱크 한 기만이 시즈모드되어있는 상태로 배치되어 있었다. 셔틀에서 내리는 것은 하이템플러만 4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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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5월 8일 밤 0시 35분
서울 여의도 본사, MBC 경기장


  “아아앗! 이윤열 선수, 미네랄 멀티지역 위험합니다!”

  “퍼헝!”
  “화악-”

  언덕 아래쪽에 있는 시즈모드되어 있던 탱크들이 포격을 가해서 하이템플러 한 기는 산화되었지만, 그 딜레이 시간 동안 우글거리며 몰려있는 SCV들의 머리위로 사이오닉 천지스톰이 작렬했다.

  “파지지지직-”
  “키이잉!! 퍼펑! 키이잉!!”

  윤열은 재빠르게 SCV 드래그 후 앞마당 리파이너리를 클릭해서 황급히 SCV를 대피시켰지만, SCV의 숫자가 너무 많았고, 작렬하는 스톰의 범위가 너무 넓었다. 다수의 SCV가 그대로 스톰을 맞고 폭사했다. 황급히 생산된 벌쳐들과 시즈탱크의 포화로 템플러들을 잡아주었지만, SCV를 반수 이상 잃은 다음이었다. 정일훈 캐스터가 비명을 질렀다.

  “아아, 이윤열 선수! SCV 피해가 큽니다!”
  “그래도, 그래도 전멸하는 사태까지는 막았고요, 이윤열 선수 이정도면 잘 막았다는 생각 하면서 빨리 잊어버려야 합니다.”

  윤열의 벌쳐 부대가 8시지역을 견제하러 떠났다. 하지만 이미 막혀있는 파일런 뒤로 3기의 포톤캐논이 소환되어 있던 상태라 돌파하지 못하고 벌쳐들이 후퇴했다. 김동수 해설이 윤열에 대한 안타까움이 가득한 마음으로 상황을 정리했다.

  “자, 자, 이윤열 선수 조금은 당황한 모습인데요, 당황하지 말고, 착실하게 물량 모으면 됩니다. 프로토스는 나와봤자 지금 상황에서 아직 캐리어 한두기거든요. 골리앗 갖추고 나와서 프로토스 주병력 잡아주고, 본진 밀어버린다음에 8시 멀티로 순회공연 가면 지금 미네랄 멀티까지 확보하고, 투아머리로 업그레이드도 충실한 이윤열 선수, 충분히 프로토스 캐리어 압도할 수 있습니다.”
  “이윤열 선수도 8시 멀티는 드랍쉽을 통한 견제 플레이가 어떨까 합니다. 지금 8시 잘 돌아가고 있거든요. 이윤열 선수 스타포트 있습니까?”

  옵저버가 윤열의 본진 한켠에서 지금 막 스타포트를 짓고 있는 모습을 포착해서 보여주었다.

  “예, 지금 짓고 있습니다. 조금만 빠르게 드랍쉽 플레이를 해 주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있는데요. 자, 자, 이윤열 선수 물량 보십시오! 다시 저만큼 모였습니다!”

  윤열의 본진과 앞마당에는 벌쳐와 탱크, 그리고 새로 추가된 골리앗이 다시 우글거리고 있었다. 프로토스가 잘 돌아가는 멀티가 현재 세 개. 윤열은 자신의 본진과 멀티의 미네랄이 거의 다 떨어진 것을 알고 있었다. 시간이 많지 않다. 바로 지금이다. 윤열은 바쁘게 공격유닛들을 부대지정하고, 공격명령을 지시하기 시작했다.

  “예, 이윤열 선수! 다시 진출합니다! 병력 올라 가네요!”
  “네! 첫 진출과는 상황이 다른게, 지금은 저 대규모 병력이 안전하게 출발하는 곳이 미네랄 멀티 지역이란 말입니다. 아까보다는 훨씬 프로토스의 진영까지 올라가는 길이 짧다는 이야기에요! 훨씬 짧은 시간 안에 좋은 자리로 진영 갖추고 싸울 수 있다는 이야기죠!”

  벌쳐, 탱크, 골리앗, SCV의 대부대가 해일처럼 진격해 나가기 시작했다. 테란 메카닉 병력의 업그레이드 상황은 공격력, 방어력 2단계씩 업그레이드 되어있는 상태, 프로토스의 병력은 공격력 2단계, 방어력 2단계, 쉴드가 1단계 업그레이드 되어 있는 상태였다. 프로토스의 지상군 주력 병력은 12시에 모여 있었고, 3시 지역에는 새로 생산되어진 병력들이 속속들이 모이고 있었다. 그 병력 규모를 보고, 김동수 해설이 잠시 의아해했다.

  “어……? 프로토스도 물량이 꽤 됩니다. 분명히 아까 캐리어를 생산 중이었는데도, 지상군 물량이 많네요. 지금 캐리어는 몇기나 모여있죠?”

  하지만 옵저버는 프로토스의 캐리어를 쉽사리 찾아내지 못했다. 5시 섬멀티 지역에 있는 스타게이트 1개에는 여전히 불이 깜빡거리고 있었다.

  “지속적으로 캐리어를 모으는 중인데요, 스타게이트 하나에서 캐리어 몇 기만 생산하고 지상군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건가요? 캐리어를 어디에 숨겨 둔 모양입니다.”
  “자, 그런데, 지금 말씀드리는 순간, 테란의 병력이 중앙에 자리를 잡기 직전에 프로토스의 병력이 밀고 들어옵니다!”

  다시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교전은 미니맵만 보아도 장관이었다. 12시에 모여있던 프로토스의 병력과, 3시 지역에 모여 있던 프로토스의 병력이 물밀 듯이 아래로 내려오고 있었고, 6시 지역에서 치고 올라오는 윤열의 메카닉 대부대의 병력과 중앙에서 맞닥뜨리고 있었다.

  “끼이익- 끼잉-”
  “테란 병력이 이미 자리를 잡았어요! 시즈탱크의 시즈모드 타이밍이 좋습니다!”
  
  김동수 해설의 말대로 테란의 시즈탱크 부대가 순간적으로 자리를 잡고, 그 앞을 벌쳐와 드라군들이 호위하고 있었다. 그러나 프로토스는 그대로 병력을 남진시켰다. 프로토스의 질럿, 드라군, 셔틀, 하이템플러의 조합과, 테란의 벌쳐, 탱크, 골리앗, 터렛의 조합이 로스트 템플의 중앙에서 일대 결전을 벌이려는 바로 직전.

  “응……?”

  윤열도, 해설진도, 경기를 기다리던 프로게이머들도, 경기를 보고 있는 전 세계의 모든 시청자도, 워포그(War-fog)를 뚫고 날아들어오는 너댓 기의 공중 유닛에 잠시 멈칫했다.

  “시잉- 시잉- 시잉-”

  채 그 유닛의 이름을 깨닫기도 전에, 시즈 모드하고 있던 테란의 시즈탱크들의 머리 위로 새하얗게 하늘거리는 원반들이 펼쳐졌다.

  ‘아…… 디스럽션 웹(Disruption Web)!!!’

  윤열이 잠시 그 어떤 반응도 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 커세어(Corsair) 5기가 발사 명령을 기다리고 있던 시즈탱크들의 머리 위에 5개의 디스럽션 웹을 뿌렸다. 그리고 그 즉시, 잠시간의 틈도 주지 않고 프로토스의 대부대가 테란 병력으로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마치 그 모습은 인간의 영혼을 뜯어먹으려는 악귀와 흡사했다. 아니, 그 프로토스를 조종하고 있는 외계인의 모습을 생각한다면, 악귀 바로 그 자체였다.

  “아.”

  윤열의 손이 가늘게 떨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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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5월 8일 0시 45분
서울특별시 성북구, 연립주택


  “윤열오빠……”

  아라는 두 손으로 입과 코를 가리고 불안에 가득찬 눈빛으로 TV 브라운관을 바라보고 있었다. 김동수 해설의 악을 쓰는 듯한 목소리가 아라의 귓전을 때렸다.

  “이윤열 선수!!! 당황하면 안됩니다! 웹,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고 침착하게 대응하면 돼요! 병력이 저렇게 우왕좌왕하고 있으면 안되죠!”

  아라는 안타까움에 가슴이 미어지는 것만 같았다. 윤열의 벌쳐와 골리앗 부대의 머리 위로 사이오닉 스톰이 연달아 떨어졌고, 이윽고 대규모의 드라군들과 소수의 질럿이 파도처럼 밀고 내려오며 벌쳐와 골리앗의 라인을 걷어내고 있었다. 당황한 윤열은 디스럽션 웹 안에 시즈모드 되어 있는 탱크들을 시즈모드를 풀고 후퇴시키지도 못 하고 있었다.

  “파지지직-”
  “퍼펑! 퍼퍼펑!”

  디스럽션 웹 안에 들어 있지 않은 시즈탱크들과, 여기 저기에 심겨져 있던 마인은 오히려테란 병력을 조금씩 갉아 먹고 있었다. 그 스플래쉬 데미지로 골리앗과 벌쳐들이 입는 데미지도 상당했다.

  “퍼퍼펑! 펑!”
  “키리릭! 키리릭!”

  드디어 디스럽션 웹의 장막이 걷히고, 묶여 있던 시즈탱크들이 불을 뿜기 시작했다. 드라군 4~5기가 한꺼번에 녹아내렸다. 하지만 벌쳐와 골리앗이 형성했던 방어 라인은 거의 사라지고 없었다. 그러자 여태까지 후방에서 참고 기다리고 있던 질럿의 대부대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탱크에게로 달라붙었다.

  “안돼…… 안돼요, 오빠……”

  아라는 울먹이며 터져 나가고 있는 윤열의 시즈탱크를 보았다. 시즈탱크 4기가 질럿의 마인 폭사 유도로 한꺼번에 터져 버리자, 아라의 가슴도 내려앉았다.

  “삐빅- 삐비비빅- 퍼헝!!”
  “아!"

  교전 후에 프로토스의 병력이 많이 남았다. 프로토스의 질럿 드라군 병력이 테란의 미네랄 멀티 지역으로 그대로 밀고 들어갔다. 그러나 손이 굳어져버린 윤열의 본진에는 생산되어진 병력이 얼마 없었다.

  “오빠, 안돼요…… 오빠……!”

  화면이 잠시 바뀌어, 소환되고 있는 프로토스의 12시 넥서스를 비추었다. 아라는 더 보지 못하고 눈을 질끈 감아 버렸다. 그 바람에 왼쪽 볼을 타고 눈물 한 방울이 흘러 내렸다.



2005년 5월 8일 0시 48분
서울 여의도 본사, MBC 경기장


  “이윤열 선수, 생산되어지는 병력으로 미네랄 멀티를 지켜 냅니다!”

  윤열은 황급히 값싼 벌쳐를 대량으로 생산해 내어, 미네랄 멀티로 밀고 들어오는 프로토스의 병력을 막아내었다. 드라군의 숫자가 얼마 되지 않고, 질럿 위주의 병력이었기에 간신히 막아낼 수 있었던 것이다.

  “아, 이윤열 선수! 어떻게든 개스멀티 하나를 더 가져가야 하는 상황인데, 8시지역에는 이미 프로토스의 멀티가 자리잡고 있단 말입니다. 지상으로 공격하기에는 너무 멀고, 드랍쉽을 활용하기에는 프로토스의 커세어가 부담스럽습니다.”
  “이윤열 선수, 이 난국을 타개해 나가기를 바랍니다. 자, 벌쳐 부대가 이동하죠?”

  윤열의 벌쳐 한 부대 가량이, 중앙에 자리잡고 있는 프로토스 병력을 시계 반대 방향으로 우회해서 12시 지역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옵저버로 벌쳐의 움직임을 파악한 드라군들이 방어에 나섰다.

  “펑! 퍼펑!”

  벌쳐들은 12시로 올라가는 길목에서 드라군 부대를 뚫고 올라가려다가, 결국 막히고 말자 더 올라가지 못하고 도로 후퇴했다. 그 와중에 벌쳐의 절반 정도가 사라졌다.

  “이윤열 선수…… 무언가 움직이죠?”

  이 때, 5시 섬멀티로 윤열의 드랍쉽 한 기가 움직였다. 프로토스의 커세어는 8시 지역에서 패트롤을 하고 있는 중이라는 사실을 윤열이 스캔을 통해서 확인한 후였다. 하지만, 드랍쉽 한 기는 너무도 초라한 병력이었고, 더군다나 5시 섬멀티는 자원이 바닥나기 직전의 멀티였다. 게임은 이미 너무나도 많이 기울고 있었다.

  “아…… 이윤열 선수! 아……”

  정일훈 캐스터도, 김동수 해설도, 더 이상 해설을 하지 못하고 탄식만 내뱉을 뿐이었다. 설상가상으로, 5시 섬멀티에 접근하던 드랍쉽을 조그마한 비행체들이 공격하기 시작했다. 상황은 절망적으로 변해갔다. 캐리어가 모이고 있었던 것이다.

  “……!!”

  윤열은 드랍쉽을 후퇴시킬 생각도 하지 못했고, 결국 드랍쉽은 싣고 있던 병력과 함께 캐리어의 인터셉터들에게 둘러싸여 속절없이 공중폭파되었다.

  “유…… 윤열아.”

  경기를 지켜 보고 있던 네 명의 프로게이머들은 경기석에 앉아있는 윤열을 바라보았다. 윤열은 모니터만 넋을 잃은 듯 바라보고 있었고, 키보드와 마우스가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요환의 눈시울이 붉게 달아올랐다. 가슴이 무너져내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다른 프로게이머들도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눈앞에 벌어지고 있는 상황들을 도저히 용납하지 못하고 있었다.

  ‘져……? 죽어……? 윤열이가?’

  윤열은 머릿속이 백짓장처럼 하얗게 되는 것 같았다. 미네랄 멀티 지역에 커세어들이 디스럽션 웹을 뿌리고 있었고, 질럿과 드라군, 캐리어들이 총공격을 감행해 오는데도 윤열은 그저 물끄러미 그 화면을 지켜보고만 있었다. 졌다. 졌다. 졌다. 하지만 지면 안 되는데. 지면 안 되는데. 지면 안 되는 거였는데.

  “퍼펑! 퍼퍼펑! 쿠아앙!”

  외계인들의 병력은, 마치 지구를 침략했던 그들의 모습처럼 이미 무력해진 윤열의 진영으로 난폭하게 밀고 들어왔다. 선두 질럿들은 윤열의 본진에까지 올라오고 있었다. 테란의 건물들이 화염에 휩싸였다.

  “아……”

  윤열은 가만히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보았다. 동료 프로게이머들이 눈에 들어왔다. 윤열은 천천히 한 사람 한 사람을 바라보았다. 강민, 김정민, 홍진호. 모두들 말할 수 없이 안타까운 표정으로 윤열을 바라보고 있었다.

  “퍼펑! 퍼펑!”
  “……!!”

  소란스러운 파열음과 수도 없이 울려대는 경고음이 윤열의 귀를 때렸다. 윤열은 쓰고 있던 헤드셋을 벗었다. 그제야 바깥 세상의 소리들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윤열은 마지막으로 요환과 눈이 마주쳤다.

  “윤열아……”

  요환이 공포와 경악에 질려버린 윤열의 눈을 보고, 혼잣말하듯 윤열을 불렀다. 바로 그 때, 윤열에게 남아 있던 최후의 건물이 파괴되었다. 그리고 화면에는 노란색의 글씨가 기계음과 함께 떠올랐다.

  <[ReD]NaDa was eliminated.>

  “……형.”

  그리고 거센 고함과 환성소리가 경기장 주변을 뒤흔들었다. 외계인들이 승리를 자축하며 내는 괴성이었다.

  “크와아아아아아!!!”
  “캬아아아악!”
  “크하하하하하!!!!”

  외계인들의 환호성이 프로게이머들을 더욱 짓눌렀다. 그 소름끼치도록 잔인한 환희를 귀로 들으며, 윤열은 성큼 성큼 자기에게로 다가오는 거대한 외계인을 바라보았다.

  “쿵! 쿵! 쿵!”
  “아악!!! 안돼, 윤열아!!! 안돼!!!”

  요환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비명을 지르며 달려갔다. 하지만 그 즉시 옆에 있던 외계인이 그를 붙들었다. 다른 프로게이머들은 미처 움직이기도 전에 뒤에 서 있던 외계인들이 그들을 단단히 잡아놓았다.

  “아……”
  거대한 외계인은 윤열의 바로 옆에 섰다. 윤열은 완전히 질려버린 표정으로 그 외계인을 돌아다보았다. 그 외계인은 윤열의 머리 전체를 거대한 손으로 움켜쥐고, 그대로 윤열을 들어올렸다.

  “아아아아아아아악!!!”

  윤열의 처절한 비명이 소란스럽던 경기장 주변에 울려퍼졌다. 이 장면이 그대로 TV를 타고 전 세계에 방송되고 있었다. 윤열은 자신의 머리를 움켜잡고 있는 외계인의 손을 붙들고 비명을 지르며 발버둥쳤다. 외계인은 윤열을 하늘 높이 들어올렸다.

  “안돼 이 X끼들아, 안돼!!! 윤열아!!!”

  요환이 외계인에게 붙들린 채 처절하게 울부짖었다. 있는 힘껏 손을 펼치고 팔을 뻗어 보았지만, 무력한 시위에 지나지 않았다. 사형을 집행하는 외계인은, 다른 한쪽 손으로 윤열의 허리를 움켜쥐었다.

  “크으으윽!!! 으아아아아악!!!”

  윤열이 고통에 몸부림치며 계속해서 비명을 질렀다. 그러나 거대한 외계인은 아랑곳하지 않고, 윤열의 머리를 잡고 있던 손과, 허리를 움켜쥔 손에 힘의 방향을 반대로 가했다.

  “투두둑.”

  잔인한 소리와 함께, 윤열의 비명이 멎었다.

  “아아아아악!!!!!! 윤열아!!!!!!”

  요환의 악에 받친 비명과 함께, 윤열의 몸이 땅에 힘없이 떨어졌다. 외계인이 윤열의 머리를 뜯어내 버린 것이다.

  “크르르르르르르……”
  “크아아아아앙!!!”
  “크하하하하하하!!! 크아아아앙!!”

  거대한 외계인이 피가 뚝뚝 떨어지는 윤열의 머리를 하늘 높이 치켜들자, 다시 한 번 경기장 주변에 모여있던 외계인들이 거센 함성과 환호를 질러댔다. 전 인류는 TV로 생중계되는 잔혹한 장면을 그대로 지켜보며, 공포와 절망에 얼어붙었다.

  “캬르르르르……”
  “쿵! 쿵! 쿵!”

  거대한 외계인은 윤열의 머리를 들고, 프로게이머들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천천히 한 사람씩 눈앞에 윤열의 머리를 들이댔다. 채 눈도 감지 못하고 죽은 윤열의 얼굴과 마주치자, 프로게이머들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단, 요환만은 여전히 외계인에게 단단히 붙들린 채 슬피 울며 이를 갈고 있었다.

  “이이이……!!!! 크흑!!!”

  그런 요환에게 망토 입은 외계인이 천천히 다가왔다. 요환은 붉게 변해버린 눈동자로 그 외계인을 노려보았다. 그의 눈빛은 분노와 슬픔으로 타오르고 있었다. 망토 입은 외계인이 요환에게 말을 걸었다.

  “무섭나, 인간?”

  요환은 흥분을 쉽사리 자제시키지 못하고, 붙들려 있는 몸을 꿈틀거렸다. 단 한 대라도 주먹으로 쳐버리고 싶었다. 망토 입은 외계인은 손을 벌려, 거대한 외계인의 손에 들려 있던 윤열의 머리를 넘겨받았다.

  “흠……”

  잠시 그 머리를 내려다보던 망토 입은 외계인은, 요환을 슥 올려다보았다. 요환이 이를 갈며 천천히 또박또박 말했다.

  “……네놈들을 모두 죽여버리겠다.”
  “훗.”

  망토를 입은 외계인이 낮게 웃었다. 그리고 손에 들고 있던 것을 멀리 던져버리며 뒤돌아섰다.

  “다음은 네 차례다. 준비해.”

  계단 아래로 굴러 떨어지는 윤열의 머리와 함께, 인류의 운명이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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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riot Man..
05/08/20 11:44
수정 아이콘
으악 이윤열 선수의 머리가...흑...
05/08/20 11:45
수정 아이콘
조회수 0에 봤습니다.
첫번째 댓글이겠군요..

할말이 없습니다..
05/08/20 11:45
수정 아이콘
아 뭡니까...-_-
Marriot Man..
05/08/20 11:47
수정 아이콘
Kala/^^; 제가 첫번째 댓글이네요. 죄송 그나저나 '그들이 오다' 처음부터 천천히 다시 읽어봐야겠네요...중간중간 읽어서 연결이 잘.ㅠ.ㅠ
이디어트
05/08/20 12:27
수정 아이콘
대단하네요... 오랜만에 몰입도 있는 소설을 읽는... 왠만한 판타지, 무협소설보다 훨씬 재밋네요-_-乃
아케미
05/08/20 13:16
수정 아이콘
이윤열 선수 죽이지 마…시지…T_T;;
부들부들
05/08/20 13:42
수정 아이콘
이거 읽을때 너무 깜짝..
이윤열선수를..ㅜ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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